체트니크가 만든 아이 오늘의 청소년 문학 40
장경선 지음 / 다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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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체크니트"라고 잘못 읽었다. 니트가 어떻게 아이를 만드나~ 하는 의심도 없이. 만약 "체트니크"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더라면 이런 실수는 절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그 체트니크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았다면 실수 자체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느꼈을지도.

체트니크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유고슬라비아 망명정부의 전쟁장관이었던 미하일로비치가 세르비아 건설을 위해 조직한 군사조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부터 인종 청소 등의 비합리적인 행보를 보여온 것 같다. 하지만 어디서 찾아보아도 1940년대 이후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체트니크가 만든 아이>를 읽고 나서야 그들이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이 연결된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는 바로 이 내전 속에서 일어난 한 첼리스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그 책이 놓친 부분을 바로 <체트니크가 만든 아이>가 채워준다.

나타샤는 사라예보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22일째 계속되는, 내전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연주되는 첼로 연주가 이제는 좀 지겹다. 하지만 길에서 만나게 된 금발의 아저씨와, 그 아저씨를 보고 도망가는 엄마, 고양이로 인해 갈등을 일으켜 감행한 가출 등으로 나타샤는 자신이 누구인지 직면하게 된다.

작가가 한국인이다. 평소 먼 나라의 내전에도 관심이 많아 아르메니아 학살이나 보스니아 내전으로 이미 작품을 몇 쓰신 것 같다. 읽는 내내 어색함이 없었다. 몰랐던 다른 나라의 역사가 이리도 아픈 건 우리 역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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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마법사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5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허진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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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라는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시리즈 네 권이 모두 있다. 아이도, 나도 정말 좋아하는 시리즈라서 애정하며 가끔 꺼내 읽는 책이다. 그런데 그런 다이애나 윈 존스의 또다른 책이 출간되었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스피~~~드! ㅋㅋㅋ

하지만 사실 책을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마법 책장" 시리즈가 초등 중학년 정도면 읽을 정도의 120-200페이지 정도의 책이라면 <7인의 마법사>는 무려 430페이지이다. 과연 초 3이, 아무리 다른 친구들보다 두꺼운 책 잘 읽고 독해력이 뛰어나다 해도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ㅋㅋㅋ 전체 구조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글자만 읽었다고~. 좀더 커서 읽자고 한 후 책장을 펼치니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다. 보통은 앞부분에 간단한 발단이 나오고 바로 전개에 위기까지 휘몰아치는 데 반해 <7인의 마법사>는 중반 이후가 될 때까지 도통 책이 하려는 이야기가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중심이 되는 등장인물들과 이 세상을 해하려는 7인의 마법사가 정말 찔끔~ 찔끔 등장한다. 이 사람이 주동자인가 싶으면, 저 사람이 등장하고 또 이 사람인가 싶으면 또다른 형제가 등장하고. 오~~~! 그러다 뒷부분에서 한꺼번에 휘리릭, 휘리릭~!!! 이야기가 한꺼번에 모아지며 해결되는데, 그 중간엔 어마어마한 반전이 숨겨져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참을성과 큰 세계를 그려가며 미스테리적 요소를 뜯어볼 수 있어야 이 책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끝까지 읽고 나니 역시나 다이애나 윈 존스라는 생각이 든다. 탄탄한 구성력 안에서 마음껏 세계관을 펼쳐놓고 감동과 재미 또한 잃지 않는다. 왠지 미소짓게 되고 뿌듯하고 즐겁다. 상상력이라는 건 아무것도 없는 바탕에서는 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꺼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꺼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은 책이 아닐까. 오늘은 <7인의 마법사>를 읽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를~!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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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칸타타
김병종.최재천 지음 / 너와숲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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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칸타타>라는 제목이 막~ 읽고 싶어지는 제목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 아래 내가 아는 얼굴과, "최재천"이라는 이름이 얼른 이 책을 집어들게 한다. 과학자이지만 자신의 분야에서든, 그가 항상 말해온 통섭을 직접 보여주려는 것인지 그 외 모든 분야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말하고 글로 펴내시는 최재천 박사님의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생명 칸타타>는 최재천 님과 함께 김병종님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김병종님을 잘 알지 못했고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귀한 분을 한 분 알게된 기쁨이 있다. <생명 칸타타>는 결국 김병종 님과 최재천 님의 각자의 이야기(수필)과 함께 두 사람의 대담이 실린 책이다. 평소 대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읽기 전에는 약간의 걱정이 앞섰지만 책을 모두 읽은 후인 지금은 이 대담이야 말로 이 책의 정수라는 사실을 알겠다.

두 사람의 대담은 "생명"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고 이 대담을 이끌어 간 양영은 기자에 의해 심도 깊게 다양한 이 두 분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펼쳐진다. 김병종 님은 화가로서, 최재천 님은 생물학자로서 각기 다른 분야의 대가들에 대한 생각이지만 두 분 모두 자신의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분야를 위해 밑바탕이 되는 다방면에 지식과 견해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읽어나가면서 나 또한 굉장히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의 미래로까지 이어지고 다양한 시뮬레이션, 상상, 저변 등에 대한 이야기로 아주 풍요롭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접한 느낌이라 나 또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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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년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4
엘로이 모레노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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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목이 <INVISIBLE>이다. "투명 인간" 이라는 제목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고전 소설을 떠올리게 하니 한국 제목인 <보이지 않는 소년>은 아주 적절한 제목이 된 것 같다. 단순한 투명 인간보다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우리말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보이지 않도록 할 수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 보이지 않을 수도. 


처음 책장을 하나 둘 넘겨 읽기 시작하면 도무지 줄거리를 따라잡기가 힘이 든다. 한 장, 두 장의 짧은 챕터가 각각 다른 이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데다가 어떤 챕터는 "나"라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다른 챕터에서는 "~소녀", "~ 소년", "~ 여자" 등으로 서술되는가 하면 등장인물의 이름 대신 그 인물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소년이나 소녀를 수식하는 식으로 표현된다. 그러니 그 표현들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엉망으로 헷갈리게 될지도.


하지만 어떤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과 각각의 인물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쫓아 읽다 보면 결국, 이 사건을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소년이 어째서 자신 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여러가지 책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우메다 슌사쿠의 <모르는 척>이라는 그림책 형식의 동화책이나 제임스 프렐러의 <방관자> 같은 책들은 <보이지 않는 소년>과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소년>은 폭력을 당한 소년의 입장과 그 소년을 보고도 마치 보지 못한 척,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어른들의 시선에서 멈추지 않고 그 폭력을 행사한 소년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한 사건을 쭉~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장면들과 생각을 보여주고 마치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 독자가 짜맞춰가며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모든 전말을 알게 됐을 때 훨씬 더 많은 감정들이 오고 갔다.


2024년 디즈니플러스 방영 예정이라니, 아마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 같은데 화면으로는 또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초등 고학년에겐 조금 어려울 것 같고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나 읽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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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샌드위치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그 순간, 세상에 정말로 폭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그동안 텔레비전에서 폭력을 흔히 접했지만, 그건 자신과는 멀디 먼, 자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지금 여기, 바로 자기 앞에 그현실이 닥쳐 있었다.
폭력의 또 다른 모습도 보았다. 그건 사건을 보러 우르르 몰려들었지만 개입하지 않는 아이들, 싸움이 일어나면 봤다고 자랑하려고 핸드폰을 꺼내 드는 아이들, 사건을 본체만체하는 아이들 그리고 불의 앞에서 고개를 돌려 버리는 아이들이 저지르는폭력이었다. 아이들은 사건을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소년은 이같은 폭력의 두 얼굴을 발견하고는 다시 바닥을 내려다 봤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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