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 작은 공간, 넉넉한 삶
가토 교코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처음 신혼집을 구하러 다닐 때에 16평짜리 아파트를 구경한 적이 있다. 그 때에는 그렇게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둘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지금(우리 부부와 비밀이 많은 중학생 딸과 한창 어지르고 갖고 싶은 것 많은 4살까지)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닌데도 지금 안고 있는 이 많은 짐을 안고 그 좁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면, 글쎄... 솔직히 자신 없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왠지 도전 의식이 막~ 생기는 거다. 그래, 남들도 짐을 줄이고 스스로 조절해 가며 간소한 삶을 선택해 사는데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는 모두 8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고 있다. 최소 9평에서 18평까지, 2인 가족에서 무려 5인 가족까지 이들이 어떻게 이 작은 공간에서 넉넉한 삶을 꾸려가는지를 취재하고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가족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고 있어서 생각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저 이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좁은 집에 살기 위해선 큰 짐을 우선 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 예가 17평 5인 가족, 노코노코 마마 씨네 이야기이다. 가능한 큰 짐을 줄여 확보된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다양하게 이용한다. 모든 짐도 최소한으로 유지한다.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18평, 3인 가족 사이토 키 씨네의 예는 또 다르다. 자신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아무리 큰 가구라도 과감히 선택하여 적절한 곳에 놓아둔다. 하지만 집안 구석구석 깔끔해 보이도록 인테리어에 신경 쓰고 숨은 공간까지 이용해 수납하니 하나도 좁지 않아 보인다.

 

여러 가족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공통점을 찾게 된다. 이들 모두 스스로 좁은 집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점점 많아지는 짐을 수납하기 위해 근교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보다는 좀더 편한 입지를 위해 평수를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좁아서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좁아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생각하며 매일 정리에 더 힘쓰고 알뜰살뜰, 인테리어도 즐겨가며 좁은 집에서 행복을 찾아간다는 점이었다.

 

몇 년 전부터 정리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나도 몇 권 읽게 되었는데, 우리집은 짐도 많고 영~ 정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하우도 배우고(물론 실행이 잘 되지 않지만) 자극도 받아서 나도 좀 간소한 삶을 즐겨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이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뭔가 도전 의식이 생긴다. 사실 몇 달 전부터 집에 쌓이고 쌓인 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꽤나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겉으로 보기엔 하나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워낙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이들 때문이라고 해봤자 그냥 변명일 뿐이다. 나처럼 몇 달에 한 번, 몇 년에 한 번이 아니라 정리는 매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긴다. 조금 더 부지런한 주부가 되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또한 문학 소녀이고 싶었다. 어린이 동화에서 벗어나 "문학"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 이후로 사춘기의 감성과 함께 그 문학의 숲 안에서 살았다. 시를 필사하고 문학 노트를 만들고 작가에서 작가로 이어지며 나름 깊이있는 독서를 위해 애쓰던 때도 있었다. 그 독서가 계속 이어지진 못했다. 고등학생이 되며 손을 놓았다가 대학생이 되어서는 내세우기 위한 독서나 재미를 위한 독서를 했던 것 같다. 내게는 문학 소녀라는 말이 어리거나 유치한, 겉멋 든...이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말 순수하게 문학을 사랑하고 흠뻑 취해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문학소녀>라는 책을 읽으며 적잖이 당황했다. 한때는 '문학소녀'라는 말에 어떤 속뜻이 있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전혜린이라는 이름을 언제부터 알았을까 ...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책과 전혜린이라는 작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그림움 같은 것을 갖고 살았다. 어디선가 이름을 듣고, 책에 대한 소개를 듣고 문학소녀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는지, 여성들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불운한 삶과 남성들에 반항하는 듯한 이미지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렇게만 생각했던 작가와 책, 이미지에 대해 많은 것들이 뒤집어졌다. 여류 작가가 전무하던 시절, 1세대 여성 작가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녀가 바라던 것과 얼마나 다른 이미지로 덧씌워졌는지 등. <문학소녀>는 전혜린을 비롯한 그 시대 읽고 쓰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김용언은 전혜린의 삶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한다. 굉장히 많은 자료를 찾고 전혜린의 흔적을 쫓아 그녀가 어떤 가정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쓰려고 했는지 말이다. 가정 환경과 나라의 상황, 결혼 후 가난한 삶과 어린 시절 맛보았던 물질적 풍요, 지적 욕구와 현실 속 삶 속에서 전혜린은 너무나 극과 극인 현실과 이상 속에 힘들어했다. 그녀가 쓴 책 두 권을 통해 드러난 그녀의 사유 또한 온전히 그녀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낸다고 볼 수 없기에 저자의 이 작업은 무턱대고 선망하던 작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이자 덧씌워진 굴레를 벗기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결국 소녀들의 독서와 글쓰기는 훈육과 계몽의 주체, 많은 경우 '남성'들의 시선을 만족시킬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떤 소녀는 실존주의 문학을 '잘못' 이해해서 자살을 기도했고, 어떤 소녀는 '소녀답지 않은 현실 인식을 글로 썼기 때문에 옳지 않고, 또 어떤 소녀는 과도한 감상을 글로 쓰는 바람에 '열등하게'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어디까지나 공인된 권장 도서를 읽되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고 교양으로서의 지식으로만 습득해야 했고, 그럼으로써 '서녀다운' 순수성은 간직하며 남성-어른들의 귀여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대단히 복잡한 과제가 제시된 것이다."...157p

 

남성들의 수많은 질책과 비난이 있어도 꿋꿋이 그들만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그녀들이 존재했기에 지금의 우리들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온전히 평등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므로 더 나은 세상을 우리 딸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더 많은 문학소녀들을 지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 - 그림책 세계에 입문한 부모들을 위한 그림책 독서법
심선민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큰아이를 그림책으로 키웠다. 어떻게 놀아주어야 할지 몰라서 그저 가장 편한 놀이법을 택했던 것이 책 읽어주기였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어린 시절의 책 좋아하던 내 마음이 꿈틀했고, 그래서 그림책 공부를 열심히 하며 아이에게 그만큼 열심히 읽어주었다. 아이는 책 좋아하는 청소년으로 자랐고, 나는 작가처럼 아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공부방을 운영중이다. 작가와 다른 점이라면... 몇 년 전 느닷없이 둘째가 뿅! 하고 나타났다는 것. 하하하.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은 그렇게 둘째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7세의 2배도 넘는 15세 큰 딸은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다. 이젠 먼저 읽은 책을 엄마에게 추천해 주기도 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아이를 키우며 유일하게 잘 한 것이 바로 아낌없이 책 읽어주기였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에겐 그림책 읽어주기에 소홀했다. 난 일하는 엄마였고 사춘기 딸도 있고 말 안 듣기 시작하는 3세 키우기도 너무 벅찼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이미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면서 내 사랑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엄마가 아이의 습관을 들이기가 얼마나 쉬운지 안다면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아이가 올바른 습관이 들지 않았다면 그건 엄마의 게으름과 신경질, 짜증 탓일지도 모른다. 어쩌다 며칠에 한 번씩 생각나면 책을 꺼내 읽어주었던 생활에서 매일 자기 전에 3권씩 읽어주는 생활로 바뀌는 경계는 딱 하루였다. 그저 이제부터는 자장가 대신 엄마랑 책 읽자!라는 말 한마디로 아이는 바로 따라와주었다. 아마도 다른 놀이를 하자고 하면 항상 굼뜨던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만큼은 달랐던 것을 아이가 눈치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아이는 매일 자기 전 3권 외에도, 때때로 아빠를 붙잡고 10권씩, 생각 날 때마다 그림책을 꺼내와 엄마 앞에 내려놓는다. 나는 좀 게으른 사람이라 아직도 책 읽어주기가 다른 놀이보다 더 편하고 좋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는 어휘력이나 듣기 실력, 뛰어난 인지 능력과 상관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책은 작가가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어떻게 키워냈는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아이 인생 전반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지 말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반복해 설명하다 보니 정작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주어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도대체 언제 알려주는 거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아이들은 하나하나 모두 다 달라서 일반적인 하나의 방법을 얻기는 힘들다. 때문에 저자도 자신의 육아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림책은 내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되기도 한다.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잘 경청하면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69p

 

엄마는 항상 부지런해야 하는 것 같다. 몸이 가벼워야 하고 마음도 세심하게 알아챌 수 있도록 세심해야 한다. 몸도 감정도 무딘 나로서는 참 힘든 일이다. 그래도 돈 들여서 하는 그 어떤 공부보다 다양한,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만큼 효과가 좋고 관계를 이어주는 놀이법은 없다.

 

도대체 어떤 책을 어떤 식으로 읽혀야 하나..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지만 책을 읽혀야 하는 당위성과 지금 바로 시작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책으로서는 읽어볼 만하다. 특히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많은 공통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보다 서점에 함께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한,두 권이라도 고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훨씬 소중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헌법 다시 읽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6
양지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 3월 10일만큼 온 국민이 헌법에 관심을 가졌던 날은 없었을 것이다. 평소 정치라면 치를 떨고 관심 없어 하던 나부터 이제 사춘기라고 조금씩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딸까지, 각 가정에서부터 학교, 회사, 거리마다 모든 이들이 헌법의 결정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설마...하고 걱정했던 것만큼 축하했다.(물론 일부는 그렇지 못한 듯하지만..) 역사의 한 장면에 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정치에는 관심 없을지라도 헌법이 하는 역할, 우리 국민이 해야 하는 역할은 확실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헌법 다시 읽기>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한편으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책의 주제라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이 제목을 보고 과연 몇 명이나 이 책에 관심을 보일까 걱정스러웠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읽어야 한다고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책까지 읽어야 하냐고 할까봐서다. 그럼에도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읽힐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읽으며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쉽게 풀어 써서 아이들도 우리 일상 속에서 헌법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법 다시 읽기>는 저자인 변호사 양지열 씨가 청소년 아이들에게 아빠이자 변호사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딸의 입장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때문에 마치 소설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연이는 핸드폰의 음성 지원 서비스를 친구 삼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거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사용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음성 지원 서비스의 수리가 자신에 대해 묻기 시작하며 인공지능으로 진화한다. 그렇게 시연이와 맥켄지는 궁금한 것들을 해결하며 서로 성장해 나아간다.

 

시연이는 아빠가 변호사라서 시연이가 하는 질문의 대부분이 헌법 이야기로 채워진다. 왜 공부를 하러 학교에 다니고, 커서 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헌법에서 찾아 답을 해주는 식이다. 그렇게 시연이는 헌법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을 헌법 속에서 답을 찾으며 궁금증을 해결한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보면 답은 같은데 그 기본 근거를 헌법에서 찾을 수 있다니 아주 놀라운 접근 방법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헌법 제 1장 제 1조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외에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모를 것이다. 궁금해 하지도 않았을까? 때문에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이 헌법으로 설명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오빠가 불쑥 방에 들어오면 사생활 침해의 자유를 외치며 자유권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학급 회장 선거에 나서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간접 민주주의 정치와 헌법이 하는 일 등을 공부하는 식이다.

 

"선거에 당선됐다는 건 그 정치인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았다는 뜻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의 뜻을 무시해도 좋다는 건 아니거든."...76p

 

 

 

각 장이 끝나면 아빠와 함께 생각해 볼 거리를 통해 정리하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책 마지막에 헌법 내용이 수록된 것도 아주 좋았다. 쉽지 않은 말들로 되어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보며 아이들은 내가 사는 이 나라에 대해,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헌법, 정치"라는 말들이 시연이의 말처럼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아직 어려서 몰라도 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져야 하고 실행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헌법 다시 읽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헌법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리하라의 과학 24시 - 청소년이 알아야 할 현대 과학의 24가지 이슈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3
이은희 지음, 김명호 그림 / 비룡소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리하라"라는 이름이 무척 익숙하다. 초등 고학년 즈음 되면 만나게 되는 필독 도서이다. 워낙 시리즈가 많아서 정확하게 어떤 책이 리스트에 있었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독특한 하리하라라는 필명만 기억날 뿐이다. 그렇게 시리즈가 많으니 참 박학다식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생각했고 청소년 과학 도서로서 꽤 많은 인기가 있나 보다 하는 했다.

 

직접 읽어 보니 역시 유명한 책은 이유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선 재미있다는 점, 과학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은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읽고 나면 조금은 유식해진 듯한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초등 고학년에서 중등 1학년 정도까지 읽기에 적당하다. 읽으면서 책 한 권이 생각났는데,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이다. 비슷한 과학 쟁점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세바퀴...>가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직접적으로 쟁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좀 더 높은 학년이 읽으면 좋겠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아주 평범한 중학교 2학년 훈이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 일상 속 훈이의 호기심이나 행동 중 쟁점이 될 만한 것들을 뽑아 저자가 설명해 주는 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6시 30분, 평소보다 30분 일찍 자명종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뜬다. 겨우 30분 일찍 일어났을 뿐인데 도저히 잠이 깨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우리 몸 속의 생체 시계와 과학이 발달하며 무너진 생체 시계, 조상의 지혜와 오늘날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식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과학 지식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일부 몇몇 주제들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CCTV 설치의 찬반이나 줄기세포 문제 등은 이미 학교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토론 주제이기도 하다. 이미 해봤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 많은, 다양한 시점과 사고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도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매우 유익하다.

 

가장 눈여겨 읽었던 부분은, 과학의 발달이 과연 우리에게 유익하기만 할까...하는 주제들이었다. 우리 삶의 편리성을 위해 발전한 과학이 때로는 다시 우리에게 더 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윤리적으로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일 말입니다. "...68p

"수많은 입장이 복잡다단하게 얽힌 과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시각에서만 그 대상을 보기보다는 시야를 넓혀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246p

 

자연의 원리를 보여 주는 질소의 순환도 재미있게 읽었다. 분명 어디선가(아마도 학교 다닐 때가 아닐까 싶은데...) 읽었거나 배웠던 것 같은데 잊혀졌던 내용이다. 그것을 더 자세하게 아주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주니 유기농이나 농민들의 노력 같은 것들이 더 와 닿았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돌이켜보면 사실 초, 중, 고를 거쳐 대학교까지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라는 사실을 요즘 뼈저리게 느낀다. 몇 년 전부터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때 들어온 지식은 잠시 머무르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노파심 담긴 잔소리를 자주 하게 된다. 지금 열심히 익히고 배워두라고. 과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왜 과학을 배워냐 하냐고 과학을 싫어하는 우리 딸을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묻는다. 왜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이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우리 생활과 관련된 주제들을 뽑아 쉽게 설명해 준다. 아주 평범한 학생의 일과를 따라가며 문제를 제기하고 설명하므로 아이들은 자신이 된 듯 일상 생활과 연결하여 과학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