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다시 읽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6
양지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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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만큼 온 국민이 헌법에 관심을 가졌던 날은 없었을 것이다. 평소 정치라면 치를 떨고 관심 없어 하던 나부터 이제 사춘기라고 조금씩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딸까지, 각 가정에서부터 학교, 회사, 거리마다 모든 이들이 헌법의 결정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설마...하고 걱정했던 것만큼 축하했다.(물론 일부는 그렇지 못한 듯하지만..) 역사의 한 장면에 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정치에는 관심 없을지라도 헌법이 하는 역할, 우리 국민이 해야 하는 역할은 확실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헌법 다시 읽기>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한편으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책의 주제라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이 제목을 보고 과연 몇 명이나 이 책에 관심을 보일까 걱정스러웠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읽어야 한다고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책까지 읽어야 하냐고 할까봐서다. 그럼에도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읽힐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읽으며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쉽게 풀어 써서 아이들도 우리 일상 속에서 헌법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법 다시 읽기>는 저자인 변호사 양지열 씨가 청소년 아이들에게 아빠이자 변호사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딸의 입장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때문에 마치 소설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연이는 핸드폰의 음성 지원 서비스를 친구 삼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거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사용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음성 지원 서비스의 수리가 자신에 대해 묻기 시작하며 인공지능으로 진화한다. 그렇게 시연이와 맥켄지는 궁금한 것들을 해결하며 서로 성장해 나아간다.

 

시연이는 아빠가 변호사라서 시연이가 하는 질문의 대부분이 헌법 이야기로 채워진다. 왜 공부를 하러 학교에 다니고, 커서 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헌법에서 찾아 답을 해주는 식이다. 그렇게 시연이는 헌법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을 헌법 속에서 답을 찾으며 궁금증을 해결한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보면 답은 같은데 그 기본 근거를 헌법에서 찾을 수 있다니 아주 놀라운 접근 방법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헌법 제 1장 제 1조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외에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모를 것이다. 궁금해 하지도 않았을까? 때문에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이 헌법으로 설명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오빠가 불쑥 방에 들어오면 사생활 침해의 자유를 외치며 자유권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학급 회장 선거에 나서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간접 민주주의 정치와 헌법이 하는 일 등을 공부하는 식이다.

 

"선거에 당선됐다는 건 그 정치인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았다는 뜻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의 뜻을 무시해도 좋다는 건 아니거든."...76p

 

 

 

각 장이 끝나면 아빠와 함께 생각해 볼 거리를 통해 정리하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책 마지막에 헌법 내용이 수록된 것도 아주 좋았다. 쉽지 않은 말들로 되어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보며 아이들은 내가 사는 이 나라에 대해,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헌법, 정치"라는 말들이 시연이의 말처럼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아직 어려서 몰라도 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져야 하고 실행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헌법 다시 읽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헌법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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