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 - 그림책 세계에 입문한 부모들을 위한 그림책 독서법
심선민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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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큰아이를 그림책으로 키웠다. 어떻게 놀아주어야 할지 몰라서 그저 가장 편한 놀이법을 택했던 것이 책 읽어주기였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어린 시절의 책 좋아하던 내 마음이 꿈틀했고, 그래서 그림책 공부를 열심히 하며 아이에게 그만큼 열심히 읽어주었다. 아이는 책 좋아하는 청소년으로 자랐고, 나는 작가처럼 아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공부방을 운영중이다. 작가와 다른 점이라면... 몇 년 전 느닷없이 둘째가 뿅! 하고 나타났다는 것. 하하하.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은 그렇게 둘째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7세의 2배도 넘는 15세 큰 딸은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다. 이젠 먼저 읽은 책을 엄마에게 추천해 주기도 하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아이를 키우며 유일하게 잘 한 것이 바로 아낌없이 책 읽어주기였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에겐 그림책 읽어주기에 소홀했다. 난 일하는 엄마였고 사춘기 딸도 있고 말 안 듣기 시작하는 3세 키우기도 너무 벅찼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이미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면서 내 사랑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엄마가 아이의 습관을 들이기가 얼마나 쉬운지 안다면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아이가 올바른 습관이 들지 않았다면 그건 엄마의 게으름과 신경질, 짜증 탓일지도 모른다. 어쩌다 며칠에 한 번씩 생각나면 책을 꺼내 읽어주었던 생활에서 매일 자기 전에 3권씩 읽어주는 생활로 바뀌는 경계는 딱 하루였다. 그저 이제부터는 자장가 대신 엄마랑 책 읽자!라는 말 한마디로 아이는 바로 따라와주었다. 아마도 다른 놀이를 하자고 하면 항상 굼뜨던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만큼은 달랐던 것을 아이가 눈치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아이는 매일 자기 전 3권 외에도, 때때로 아빠를 붙잡고 10권씩, 생각 날 때마다 그림책을 꺼내와 엄마 앞에 내려놓는다. 나는 좀 게으른 사람이라 아직도 책 읽어주기가 다른 놀이보다 더 편하고 좋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는 어휘력이나 듣기 실력, 뛰어난 인지 능력과 상관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책은 작가가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어떻게 키워냈는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아이 인생 전반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지 말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반복해 설명하다 보니 정작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주어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도대체 언제 알려주는 거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아이들은 하나하나 모두 다 달라서 일반적인 하나의 방법을 얻기는 힘들다. 때문에 저자도 자신의 육아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림책은 내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되기도 한다.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잘 경청하면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69p

 

엄마는 항상 부지런해야 하는 것 같다. 몸이 가벼워야 하고 마음도 세심하게 알아챌 수 있도록 세심해야 한다. 몸도 감정도 무딘 나로서는 참 힘든 일이다. 그래도 돈 들여서 하는 그 어떤 공부보다 다양한,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만큼 효과가 좋고 관계를 이어주는 놀이법은 없다.

 

도대체 어떤 책을 어떤 식으로 읽혀야 하나..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지만 책을 읽혀야 하는 당위성과 지금 바로 시작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책으로서는 읽어볼 만하다. 특히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많은 공통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보다 서점에 함께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한,두 권이라도 고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훨씬 소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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