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정말~ㅜㅜ






한동안 피터스 부인은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것처럼 미동 없이 서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몸을 움직였을 때, 총알 처럼 튀어나가 바구니 안의 퀼트 조각들을 들추고 상자를 꺼내 자신의손가방에 쑤셔 넣었다. 가방이 너무 작았다. 피터스 부인은 필사적으로 상자를 얼었고 열렬한 손짓으로 새를 잡아채려고 했지만, 멈췄다.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피터스 부인의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차마 그 새를 잡을 수가 없어서, 바보가된 기분으로 하릴없이 멈춰 서버렸다.
그때, 문의 반대편에서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마사 헤일은 순간적으로 피터스 부인의 손에서 상자를 낚아채자신의 풍덩한 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 P138

당시의 여성들은 자신의 비극이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이 드러나자 같은 비극을 견디며살아가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결국, 개인적인 문제가아니라 공론화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드러내고 연대하여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 P1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으로 친절했고 온화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원한을 품지 않았고,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우고 쉽게 잊어버렸다. 엄마는 그런 삶의 방식을 우리에게도 가르쳤다. 우리는 위험이 닥친 순간에 용기를 내라고 배웠고, 친구뿐만 아니라 모르는 이가 위협을 받고 있어도 함께 맞서 싸우라고 배웠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계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그리고 위험에 닥친 이들을 도와주라고, 대담하게 달려들엄마는 가르쳤다. - P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난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제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게 아빠에게 도움이 되겠죠. 그렇죠? 그러자 그는 잠시 나를 쳐다보고는 글쎄, 나쁘진 않겠지라고 말했다. 들으나 마나 한 대답이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빠가감동받아서 깨어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의사 선생님은 씩 웃더니, 아니라고 대답했다.
정말 그렇게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난 책을 단 한 줄도 읽을 수 없었고 할머니가 나를 데리러 왔을 때 의사선생님이 한 말을 그대로 일러바쳤다. 할머니는 의사 선생님 말이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솔직함은 칭찬할 만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난 그 솔직함이 전혀 납득되지 않았다. 솔직하다는 것은단지 입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역겨운 소리를 뱉어내는 것일뿐 어떠한 노력도 필요 없는 것이다. 반면에 난 이런 사람들이 좋다. 말하기 전에 그 솔직함을 나에게 맞게 조금 조절하는 사람 말이다. 난 이제 겨우 열 살이고, 모든 것을 수리하라는 임무를 수행하러 지구에 왔지만 지금은 협탁에 놓인 꽃보다도 생기 없이 침대에만 꼼짝없이 누워 있는 위대한 조르조의 아들이니까. 누군가가언젠가는 그가 다시 일어서서 걷고, 눈을 뜨고 나를 보거나 아니면입이라도 열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는말에 당신은 웃으면서 차분하게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건 솔직한게 아니다. 그건 천하에 나쁜 놈이다.
- P150

잠시 후 난 돈가스처럼 붉은색 흙으로 범벅이 된 지저분한 몸을이끌고 집으로 돌아갔고, 엄마는 대체 어떻게 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궁금하구나라고 말했다. 난 대답하지 않았지만 사실이 모든게 다 엄마를 위한 거였다. 매일 오후 한걸음씩 계층 상승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오르막길은 가파르고먼지투성이인 데다 그쪽 사회를 알면 알수록 달아나고 싶어졌다.
이곳만 해도 벌써 형편없는데 불결하고 구역질 나는 곳에서 더할나위 없이 잘 지내는 사람들이 모인 꼭대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아르노 삼촌처럼 사는 게 낫겠다.
싶다. 그는 자신의 밭에서 지내며 초인종이 있어야 할 곳에 해골을그려놓고 누군가 그를 찾으면 총을 쏘아 대답했다. - P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땅에는 여전히 무수히 많은 작가가 밤낮으로 읽고 쓰고 있다. 읽었고, 썼고, 남겼다. 그 숨결과 문장들을 찾아 나서는 길은 일반 여행과 다르게 조금 색다른 문장의 결들을 따라가는 일이었다.  -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 보니 스무 살 적에 도서관에서 품었던, 교수님도 필사를 다 하셨을까에 대한 답은 굳이 몰라도 될 것만 같다. 세상에는 필사(必死)적으로 필사(筆寫)를 하는 삶이 있기 마련이고, 그 시간은 그때만 가질 수 있는 우주선들의 도킹 같은 것이니 말이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