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 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수업
에린 그루웰 지음, 김태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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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며칠간 푹~ 빠져버린 책이다.


부제가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수업"인데 너무 뻔한 광고 문구처럼 들리지만 글쓰기에 어떤 힘이 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궁금해졌다. 거기엔 겉표지 속 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사진이 한 몫 했다. 아무도 맡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들만 모인 반, 그 반을 맡은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아이들을 변화시켰는지 말이다.


만약 이 책이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입장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변화시켰는지를 서술한 에세이였다면 다소 작위적이면서 거짓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에린 그루웰 선생님이 맡아 1학년부터 4학년, 졸업할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아이들 스스로 변화시켰던 글쓰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의 목소리로 어떻게 수업이 이루어지고 어떤 활동을 했으며 그런 수업이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직접 들을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거짓없이 4여년의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책을 읽지도, 당연히 글을 쓰지도,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고 스스로의 삶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던 아이들은 끈질기고 정열적이며 절대로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을 만나 처음엔 당황하고 반항하다가 호기심이 생기고 책을 읽어내고 급기야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들은 그냥 친구로서가 아닌, 이 세상을 함께 해나갈 가족같은 사이로 발전하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꿈을 꾸기 시작한다.


이렇게 써 놓으니 너무 뻔한 이야기같다. 하지만 각각의 익명이 보장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정말로 현실 속 이야기일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삶은 절망적이다. 언젠가 보았던 에미넴의 <8마일> 영화처럼 그런 동네, 그런 가족,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책"을 만나 자신들을 돌아보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한 발 한 발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떻게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싶었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매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렇기에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교육법에 더욱 감동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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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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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마 미리의 몇 번째 책인지 세는 것을 그만 둠. ㅋㅋ

수필은 만화보다 별로였다고 하면서 발견하는 족족 계속 읽는 나는 뭐라냐~, 대체.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겠지~

또한 아무때나 잠깐 짬 내서 읽을 수 있는 간단하면서 쉬어가는 책이라서!


이번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마스마 미리의 무척 솔직한 환상을 엿볼 수 있다.

그 환상은 대부분 학창시절 꿈꾸던 것들이다.

가사 시간 만든 빵 등을 남자친구에게 전해주는 것,

하교 후 패스트푸드점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것,

연약한 척 쓰러지거나 그럴 때 공주님 안기를 당해보거나~ 뭐 그런 거.

와~ 진짜 일본스럽다 싶었는데

음~ 나도 학창시절 나름 환상을 키우던 사람이었음에도 어쩜 그렇게 하나도 공감이 안되는지...ㅋㅋㅋ

그럼에도 어쩜 이렇게까지 솔직한가~ 싶어서 재미있었고

그런 환상을 하나도 이루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과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여전히 두근거리는 것"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나름 흐뭇해서 역시나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

뭐, 또 그렇게 읽었다~! 하고 남기는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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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예요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고종석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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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작가는

내게 있어 추억의 작가이다.

막 대학에 입학하고 친구들과 우리도 야한 영화 좀 보자며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과 양가휘의 "연인"을 선택하여 둘둘씩 비디오방에서 봤다.

내가 선택한 건 마르그리트 뒤라스 원작의 "연인"이었다.

처음 보는 야한 영화의 충격으로

사실 영화 자체의 의미 같은 건 잘 모르고 봤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주 오랫동안 낯선 이국의 배경과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 먼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 등이 기억에 남았다.

그 뒤 알게 된 작가의 작품들은 "사랑"이 테마이다.

<이게 다예요>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출판사의 훌륭한 설명 덕분이다.

85세의 노작가가 죽기 1년 전부터 남긴,

그녀의 35살 연하 연인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담긴 책이다.

분류가 "에세이"이지만.....

ㅠㅠ 단편적인 문장들에 가깝다.

(사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

아무래도 수양이 부족한 듯.

그녀의 소설을 몇 편 더 읽고

그녀에 대한 영화도 보고

그 후 다시 시도해봐야지~

*덧.

<연인>에는 잔느 모로가 나레이터로 등장하는데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에선 주연인 작가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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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사람을 집단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람을 집단으로 묶어서 이름표를 붙이는일은 너무 쉽지만, 그것이 바로 홀로코스트의 시작이라고 말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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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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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열심히 들여다 봐도 그림이나 사진보다 글이 먼저 잘 보이는 타입이라 책을 반 넘게 읽은 후에야 갑자기 저 표지 속 아이가 오드아이임을 깨닫는다. 언젠가 TV 프로그램에 오드아이를 가진 아이가 주변의 시선에 너무 힘들어한다는 사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징이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이해되나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됐던 적이 있다. 오드아이! 바로 이 책의 중요한 소재이다.


사실 표지나 제목 등을 보고서는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처음 등장하는 달라이 라마나 공간적 배경으로 마치 한국 소설이 아닌 해외 소설, 특히 유럽이나 미국의 서스펜스 소설처럼 느껴졌다. 이후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어느 정도 소설의 세계관이 이해되기 시작하자 소설은 매우 빠르게 읽힌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이지만 별 어려움 없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거의 미국 뉴욕인데다 등장인물들 또한 신가야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이어서 전혀 한국 소설같지 않았다.


설정이 매우 복잡하다. 오랜 기간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같은 얼굴과 오드아이라는 특징을 갖고 태어나는 "궁극의 아이"는 미래를 본다. 자신의 미래를 볼 줄 아는 이 아이들을 한 나라의 권력들이 차지하게 되면 이 아이는 자신과 관계되지만 자신을 차지한 주인들의 미래 또한 볼 수 있으므로 그들의 권력과 부를 위해 이용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게 된 한 신문 기자와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이 사건에 얽매이게 되는 FBI 형사, 지금까지 중 최고의 궁극의 아이라는 신가야와 그들의 가족이 이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신가야가 꾸민 죽음 이후의 계획도, 이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소설의 설정 또한 놀라웠다. 너무 더운 여름 밤,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 읽어 볼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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