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제목부터 조금은 유쾌하다. 
작가는 이 작품이 데뷔작이자 동시에 유작이라고 한다. 
끝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했을만큼 우울했던 작가가 쓴 풍자. 
그리고 풍자가 이끌어내는 어김없는 웃음.
 

퓰리쳐상이라는 상을 수상할만큼  
뛰어난 문장과 해학을 담고 있으나
그 작가의 일생만큼은 작품만음 유쾌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작품을 또 하나의 전설로 만든다고 하니,
이 작품을 읽지 않고는
이 작가의 생애를 뒤흔든 풍자와 해학을 가늠할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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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소개를 보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노벨 문학상의 수상자인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이 책을 서울에 체류하고 있을 당시 집필했다는 부분이었다.
 

단지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쓰여진
저명한 작가의 작품이라서일까? 

하지만 어딘지, 우리의 정서와 너무도 닮은 듯한 글의 소개도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여인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억척스럽고 강인하게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며 살아야 했다는 이야기..
한국땅에서 작가가 본 한국의 모습이 어느 정도는 책 속에
녹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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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리고 이미 읽었던 책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흘러 다시 접하게 되거나,
혹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면  
때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주석달린 허클베리 핀은,
어쩌면 나에게 어린 시절 읽었던 허클베리 핀과는 다른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줄지도 모르는 일.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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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과의 전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도롱뇽과의 전쟁
카렐 차페크 지음, 김선형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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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렐 차페크. 작가의 이름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도롱뇽... 소재 역시 나와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것 같다.

꽤 묵직해보이는 볼륨감을 자랑하며, 소설이라는 장르를 담고 있다고 하기에는 다소 유치하고 깜찍하기까지한 표지를 옷으로 삼아 나타난 책. 책의 옆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여느 책들처럼 그저 하얀, 혹은 약간의 미색을 띄고 있는 종이들로만 구성된 책도 아닌 모양이다. 주황색, 노랑색, 녹색등의 형형색색의 색지들이 책장의 갈피들을 확연하게 구분하고 있다. 게다가 책 장을 살짝 떠들어보니, 이건 뭐 글자들이 빼곡하다 못해 넘칠만큼 꽉꽉 들어차 있다. 도대체 뭘까? 이 알 수 없는 책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특이하다 못해 당황스럽게 책을 구성한 것일까?

<도롱뇽과의 전쟁>을 굳이 문학의 장르로 구분지어야 한다면 아마도 이 책은 SF소설의 장르로 구분될 것이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들이 한데 어울린 범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독특한 소재를 재료삼아 그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깔린 배경을 살짝 살펴본다면 이 이야기는 그저 단순히 상상력에 기인한 작가의 재기넘치는 공상과학소설이라고만은 할 수 없게 된다. 당시의 세계가 놓인 현실과 상황들을 도롱뇽과의 전쟁이라는 독특한 재료를 써 비판하고 그려낸 너무도 정확하게 현실을 적용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작가 역시 이 책이 단순히 소설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또 하나의 현실비판적 이야기로 읽혀가기를 바랬던 듯 하다. 책에 대해 너무도 분명히 이 책이 미래에 대한 추측이 아닌 지금 우리 앞에 존재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라고 밝혀두었으니 말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던 당시의 현실이 놓인 위기와 위험요소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도롱뇽이라는 다소 황당하기까지한 소재를 가지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현실이란 도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 <도롱뇽과의 전쟁>을 읽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의문과 시대에 대한 고민이 분명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도롱뇽과의 전쟁> 안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발단은, 사람들이 도롱뇽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면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처럼 언어를 사용하고 지능을 갖춘, 그러나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는 순응적인 도롱뇽의 재발견,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의 입장에서 이들을 이용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단으로도 도롱뇽을 관찰하고 이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도롱뇽 이용하기는, 시간이 흐를 수록 생활의 구석구석으로 침투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어느날, 이 도롱뇽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이제 자신들이 살아야 할 곳이 필요하니 당신들이 살고 있는 육지를 희생시켜서라도 해안선을 높여야겠다는, 인간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의 <도롱뇽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인간으로부터 그 이용이 시작되었으나 주객이 전도되고만 상황, 그래서 인간들은 종국에는 자신들의 경제적 혹은 정치, 사회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 했던 도롱뇽들에 의해 전면적인 도전을 받게 되는 상황. 도롱뇽이라는 이야기의 소재를 제외하면 어쩐지 우리가 직면한 지금의 현실과, 현실에서 조금 떨어진, 그러나 멀지 않은 미래에 전개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들과 너무도 닮아있는 이야기를 <도롱뇽과의 전쟁>라는 제목으로 이 오래된 책이 하고 있는 것이다.


<도롱뇽과의 전쟁>은 확실히 상상력이 넘치고 그 창의력이 빛나는 소설이다. 하지만 그 소설 안에 담고자 했던 작가의 시대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은, 그 창의력과 상상력 이상의 빛을 발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꽤 오래 전에 씌여진 이 이야기가, 그 시대의 현실뿐 아니라, 지금의 현실까지도 정확하게 반영하며,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커다란 위기를 가져오는지를 경고한다는 점은, 카렐 차페크라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이 작가가 가진 남다른 통찰력에 대해 감탄을 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도롱뇽과의 전쟁>속에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인간들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던 도롱뇽들은 멸종한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들에 대한 경고의 말은, 이야기 속에서 멸종한 도롱뇽과 함께 끝을 맺은 것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존재하는 위험이며, 여전히 우리에게 존재하는 인간의 이기심이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도롱뇽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에게 생존의 위협을 가하진 않겠지만, 인간이 여전히 모든 것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도구만으로 생각하는 이상. 세상에는 언제고 도롱뇽의 위협이 다시 출현하게 될 지 모를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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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서 1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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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란 무엇일까?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글에서 글로, 때로는 노래와 영화, 연극으로, 끝없이 이어지고 재창조되는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지만 언제나 변화하고 새로이 태어나며 움직이기도 한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읽고, 즐기면서 살아가지만.. 그리고 그런 사람들 속에 나 또한 포함되어 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내내 우리와 함께 하는 이야기라는 존재에 대해, 진지한 의문과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을까? 다른 이들은 그런 적이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적어도 나에게는 이 이야기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과 의문을 품었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책 <영웅의 서>를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웅의 서>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이야기는 분명, 판타지 소설의 장르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책의 첫장에서부터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홍보문구를 달고 있기까지 하다. 그래서 였을까? <영웅의 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저 <영웅의 서>라는 이 이야기가 단순히 킬링타임용으로 즐기며 시간을 때워줄 흔하고 가벼운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냥 평범한 장르소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펼쳐들었던 <영웅의 서>의 첫 장. 하지만 <영웅의 서>가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그저 즐거이 시간을 채워주는 장르소설의 그것 뿐은 아니었다. 분명, 장르소설의 구성과 흐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해 장르소설의 매력들을 끌어안은 이야기라는 느낌. <영웅의 서>는 그렇게 내가 기대했던 모든 것과 함께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는 이야기였다

아직 어린 초등학교 소녀 유리코에게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오빠 히로키가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인기있는 오빠. 가족들과 동생에게는 물론, 어디에서나 자랑스러운 사람으로 여겨지는 오빠 히로키는 늘 의지가 되고 든든한 유리코의 단 하나뿐인 오빠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수업중인 유리코에게 선생님이 뭔가 불안한 이야기를 전하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집에 도착한 유리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언제나 든든하고 자랑스러웠던 그녀의 오빠 히로키가 학교의 동급생들을 칼로 찌르고 사라졌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 뿐, 히로키에게 찔린 동급생 중 한명은 사망하고, 한명은 병원에 있은 채, 그들을 칼로 찌른 히로키는 행적을 감추고 사라져버렸다. 언제나 자랑스러웠던 오빠가 저질렀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사건. 하지만 분명, 이 사건의 범인은 그녀의 오빠라고 이야기한다. 유리코의 가족은 히로키가 저지른 사건과, 사라져버린 히로키로 인해 공황상태에 빠진다. 가족이었기에, 히로키가 왜 사건을 저질렀는지보다는 지금 그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히로키가 걱정될 뿐이다. 가족은 히로키가 저지른 사건과 그의 부재로 인해 점차 무너져 내린다. 유리코 또한 학교에 나가지 못한채 오빠를 기다릴 뿐이다. 단 하나뿐인 오빠를 그리워하는 마음만으로..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지나가던 어느 날, 유리코는 우연히 여전히 오빠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오빠의 방으로 들어선다. 평소에는 엄마가 늘 눈물을 흘리던 곳. 어쩌면 작은 소녀인 유리코에게는 오빠의 부재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는 공간일 뿐인 오빠의 방. 그 곳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책을 시작으로, 유리코는 오빠를 찾기 위해 그동안의 자신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미지의 땅과 공간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영웅의 서>는, 어느 날 갑자기 동급생을 칼로 찌르고 사라져 버린 열네살의 소년의 사연에서부터 그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사건을 저지른 히로키가 아닌,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그를 찾기 위해 결말을 알 수 없는 모험을 선택하는 아직 어린 유리코라는 이름의 소녀이다. 아무런 힘도 없는 그러나 사랑하는 오빠를 찾고자 하는 마음만을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절실한, 아직은 때묻지 않은 소녀말이다. 그리고 그녀가 오빠를 찾기 위해 방문해야 하는 곳은 바로 세상에 존재하는 수 없이 많은 "이야기"가 흘러오고 흘러나가는 "이름없는 땅"이라는 알 수 없는 곳이다.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이름을 가지지 않은 곳, 그래서 "이름없는 땅"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 그 곳에서 그녀는 "이야기"라는 단 한번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대상의 비밀과 맞딱드린다. 사람들이 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이어지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왜 이야기를 끝없이 원하는지에 대한 비밀. 아직 어린 유리코에게는 이해하기에 너무도 추상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어린 유리코는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그녀의 오빠도, 그 어떤 "이야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이야기를 얻고, 그 이야기를 꿈꾸고, 그 이야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결국, 그 이야기에 살기 위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영웅"의 사악한 면인 "황의를 입은 왕"까지도 스스로 선택했다는 외면할 수 없는 사실들을..

그녀는 이제 모험을 통해 "황의를 입은 왕"의 최후의 그릇이 되어버린 오빠를 구해야만 한다. 스스로 가늠할 수 없는 수 없이 많은 위험과 고난들이 그 모험속에 포함되어 있겠지만, 아마도 유리코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사랑하는 오빠를 구해야한다는 그 일념 뿐이었을 것이다.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유리코는 유리라는 이름으로 그녀가 속하지 않았던 세상 속의 수 많은 일면들을 돌아보게 되고, 그녀는 그 경험을 통해 세상과 세상에 존재하는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며 스스로를 다잡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유리는 모험을 끝내고 "이름없는 땅"에 돌아와 "이름없는 땅"의 하늘에 "하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시 유리코로 돌아온다.

<영웅의 서>는 판타지 소설이지만, 그저 흥미와 재미를 목적으로 쓰여진 판타지소설보다는 조금 더 넓고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 히로키가 동급생을 칼로 찌르고 사라진 사건을 통해서는 권력과 권력의 비호를 받는 수족들의 비겁함과 잔인함을 말하기도 하고, 히로키가 학교의 영웅에서 배척을 당하는 반란자의 오명을 쓰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우리사회에서도 만날 수 있는 교내폭력과 왕따등의 사회문제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영웅의 서> 안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야기"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이었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꿈꾸기에, 혹은 후회하거나 그리워하기에 쓰여지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지어낸 것이라는 사실, 그래서 "이야기"의 본질은 어찌보면 "거짓"이라는 당연하지만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사실에 대한 의문, 그 의문을 <영웅의 서>를 통해 처음 떠올려본 것이다.

분명, 이야기의 실체는 거짓일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짓는 작가들이 지어내는 "이야기"란, 그가 꿈꾸는 환상이자, 그가 바라는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이자, 그가 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또 때로는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이상이기도, 누군가의 작은 바람이기도 한 것이 바로 이야기의 실체 그 자체일테니까.. 이야기가 쓰여진 수 많은 책과 이야기를 말하는 수 없이 많은 노래와 영화, 연극들을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은. 그렇게 자신이 원했던 무언가를 그것들을 통해 상상하고 꿈꾸는 바로 그 자체일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그렇게 자신과 세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현실의 나와 세상을 위로받고자 하는 마음이 이야기를 자아내는 근본이자 시작이니까..

현실에는 없는 환상의 것들을 추구하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야기"라는 이름을 얻은 거짓이 사람들을 현혹하고 그 덩치를 불려, 때로는 사람들을 악을 행하게 하더라도,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름없는 땅"에서 그 거짓에 현혹되어 악을 선택한 죄로 "죄업의 대륜"을 끝없이 돌려야 하는 형벌을 받을지라도, 그 이야기의 시작에는 사람들의 아주 작은, 그리고 가장 진실한 바람이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진짜 진실이 아닐까? 세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이야기가, 사실은 거짓일지라도, 사람들이 그 이야기들을 원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 속에 자신이 진짜로 바래왔던 단 하나의 꿈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이야기들이 모두 거짓일지라도, 인간이 인간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통해 자아내는 인생이라는 "이야기"만은 진짜임을, 스스로 이끌고 만들어가는, 그래서 때로는 좌절하고 실패하여 얼룩덜룩 상처입은 불완전한 바로 당신의 삶은 그 어떤 죄업도 만들지 않을 거짓아닌 진실한 이야기임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너무도 아름답고 완벽해 거짓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환상의 집보다는, 작고 누추하지만 따스한 정이 흐르는 나의 집이 더욱 행복한 것처럼, 거짓으로 이루어진, 그래서 결국은 죄업의 대륜을 짊어져야 하는 "이야기" 속이 영웅의 삶보다는, 영웅이 되지 못했지만, 그 자체만으로 진실인 나의 화려하지 않는 삶이 내가 지켜야할 단 하나의 진실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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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랩소디>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토마토 랩소디
애덤 셸 지음, 문영혜 옮김 / 문예중앙 / 2010년 10월
품절


랩소디란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서사적인 형태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듯 부르는 시의 한 종류이다. 서사라는 단어가 주는 뭔지 모를 무게감처럼, 그래서 랩소디는 때로는 누군가의 인생을 기리기 위한 찬미가가 되기도 하고, 어느 시절에 존재했다 사라진 나라의 전설이 되기도 하며, 그 누군가가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아주 작은 마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인생의 한 소설이 될 수도 있는 형식의 노래들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에 공통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아마 그 모든 이야기에 누군가의 시대와 인생들이 녹아 절대 잊혀지지 않을 의미를 담은 노래가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토마토 랩소디는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인 것일까? 누군가의 이름도, 어느 사건의 제목도, 마을이나 나라의 이름도 붙지 않은, 그저 떠올리면 향긋하게 베시시 웃음짓게 만드는 채소를 제목으로 가진 랩소디. 제목만으로는 누구의 인생인지, 어느 마을의 사연인지, 어느 나라의 전설인지 도저히 감도 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름으로 노래가 되어, 또는 책이 되어 남은 한 편의 시.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 역시도 누군가의 역사를 담은 대서사시일것이 확실한 이 이야기. 그리고 랩소디라고 불리울 만큼 은근하고 진하게 전해져 내려올, 절대 사라지지 않은 전설을 담은 그런 이야기라는 점을 것이다. 토마토라는 야채의 이름으로 대변되는 누군가의 삶과 어느 지역의 사람들과, 어느 나라의 전설을 담은 토마토 랩소디는 그렇게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향기를 폴폴 풍기고 있었다. 마치 사랑의 열매라 불리웠던 토마토의 붉은 향기처럼 말이다.


토마토 랩소디는 앞서 살짝 기대했던대로 토마토를 키우며 살아가는 유대인 논노와 다비도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나깨나 토마토를 정성스럽게 키우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던 이탈리아 한 지방의 청년, 하지만 다비도는 논노의 주선으로 피렌체에 살고 있는 한 여인과 결혼을 준비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토마토 말고는 관심도 없는데, 더군다나 맘에 들지도 않는 여인과의 결혼이라니.. 모든 것들이 불만투성이인 다비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노의 주선을 거절하지 못하고 어부지리로 결혼의 단계에 돌입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다비도는 올리브 농장의 여인 마리와 사랑에 빠지고야 만다.

토마토 랩소디는 이렇게 다비도와 마리를 중심에 놓고 이들을 둘러싼 마을의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각자의 개성과 욕망들을 부여해 이야기를 끌고 가기 시작한다. 또한 이야기의 시작은 다비도와 마리의 사랑이었을지 모르나, 단지 이들의 사랑은 이야기 전체를 깔고 있는 종교적 갈등이나 사회의 화합등을 문제로 이끌어내기 위한 작은 실마리로 이용될 뿐이기도 하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젊은 남녀의 막을 수 없는 사랑과 그 사랑의 해결점을 통해 당시 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혹은 우회적으로 이끌어내 한편의 로맨스이자 한편의 서사시를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토마토라는 매혹적으로 열정적인 열매의 색을 입혀 다양한 음식과 그 재료들을 곁들인 환상의 한 접시를 만들어낸다.


토마토 랩소디라는 이름처럼 이 책은 토마토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야채의 이름으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려 한다. 때로는 종교적인 갈등을, 때로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리고 그 수많은 문제들을 헤쳐내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루어내야 하는 화합과 용서, 그리고 화해라는 이상향까지를 말이다.

그래서 토마토 랩소디는 어찌보면 참으로 영악한 책이기도 하다. 영원히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 중 하나를, 그래서 한 없이 무겁고 지루하기까지한 추상적인 문제를,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음식의 재료와 젊은이들의 로맨스로 이끌어내고,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 랩소디를 읽는 내내 이야기의 중압감이나 진지함에 짓눌려 책장을 덮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사실은 아마도 이 책의 그런 영리함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 장을 모두 덮은 후 토마토 랩소디는 단지 음식의 유래나 젊은이들의 로맨스를 보여주고자 하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토마토 랩소디가 전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가 책 장 아래 책을 모두 읽은 직후 다시 우리 머릿속에서 시작되니 말이다.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나 너무 경박하지 않게, 토마토 랩소디가 전하는 붉고 향긋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한 시대를 넘어 여전히 내려오는 우리의 이상향 한접시를 만나게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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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벌써 12월..

사실 12월은 책 읽기에는 최악의 시즌이다. 이래저래 하는것 없이 바쁘고 뭘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휩쓸려 다니다가, 눈 깜빡하면 새로운 한해를 맞이해야하는 시즌이니까..
매년 12월에는 그래서 숫자적으로는 가장 적은 수의 책을 소화하는 달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몇권 안되는 책 중 가장 사랑스럽고 포근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시간들도 바로 이 12월인 듯...
 

겨울을 잊을 수 있을만큼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들.. 올 겨울에는 또 어떤 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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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 타일러의 신간 노아의 나침반.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들 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 그런 이야기들로 자신의 이름을 장식한 작가의 이름답게..  

 아마도 이번 이야기 역시 그렇게 아름다울 것이라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그러나 누군가는 상상 한번쯤 해보았을 것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노아의 나침반에도 실려있지 않을까? 

 어쩌면 겨울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이야기일 것이라는 기대로 살짝 해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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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도 없는 책... 

가끔은 이렇게 제목만으로도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길래 제목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호기심과 함께. 어쩌면 그 모든 이야기가 제목 안에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력까지 함께 자극하는 책. 

렛미인이라는 너무도 유명한 책을 통해 이제는 살짝 느껴지는 스웨덴의 거칠고 쓸쓸한 풍경을 표지를 통해 만날 수 있고, 그 이야기 역시 겨울 바람처럼 스산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흔치 않은 북유럽작가의 이야기라는 점 또한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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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의 책을 처음 만난 것은  

 길다란 제본으로 되어 있는 한 눈에 보아도 특이해보이는 책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를 통해서였다. 이리저리 보아도 처음 보는 것 같은 글의 구성과 그에 못지 않는 난해한 이야기..  

한 권의 책일 뿐이었지만 존 쿳시의 글들은 책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실험적이고 난해했다. 그 형태와 구성만으로도 글의 실험성을 논할 수 있다면 아마도 존 쿳시가 최고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로 말이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책이다. 물론 이 책을 받아든다면 엄청난 각오를 하고 책장을 펼쳐들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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