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품절


저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너무도 유명해 데카르트의 이름 뒤에는 반드시 따라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인간의 사유가 얼마나 인간이라는 존재가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이 말에는 생각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대의 의미가 담겨 있고, 그 안에 생각하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극단적인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할 필요도 없다는 말. 그 안에는 사람이 존재하는 시작점 또한 사유에 있으며, 변화하고 생동하는 모든 것들이 인간의 사유에서 비롯된다는 조금 더 큰 의미도 담겨 있을 것이다. 생각하기에 존재할 수 있는 인간. 하지만 이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 한 권을 나는 손에 들고 있다. 바로 <생각버리기 연습>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도 없다고 했던 말이 너무도 유명한 세상에서..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형물이 학문과 지성의 상징처럼 표현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생각을 버리는 연습을 강조하는 한 권의 책. 세상이 강요하는 지적이고 학문적인 인간상에 완벽하게 역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늘 또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의 경박함에 대해 늘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려 애쓰며,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혜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그저 제목만으로도 살짝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이 말하는 <생각버리기 연습>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왜 <생각버리기 연습>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걸까? 책의 첫장을 펼치기 전 내 머릿속에는 궁금증 가득한 물음표가 한 다발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책 장을 펼치고 난 다음 내가 책을 읽기 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생각안하기 연습>이 아니었다. 제목 그대로 <생각버리기 연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고통스럽고 갈등하게 하는,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아무 쓸데없는 생각들을 간추리고 잘라내어 생각의 공간을 더욱 넓히고 그 깊이를 깊게 하는 방법을 다루는 책이었던 것이다. '생각하라'라는 명제와 강요등에 짓눌려 어느새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어버린 사람들, 강박처럼 잠시도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갈등에 눌려버린 사람들에게 당신의 생각들 중 쓸데 없는 생각들은 모두 버리고, 정말 가치 있는 생각들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라라는 바로 그런 내용말이다. 순간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은 끊임없는, 그러나 가치 없는 잡다한 생각들로 인해 정말 필요한 생각의 공간을 남겨두지 못하는 사람들의 실수를 짚어내고, 당신에게 정말 필요한 생각들을 위해 생각을 버리는 연습. 이 책은 생각을 버림으로써 생각을 채울 공간을 만들어내는 바로 그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의 저자가 스님이라서 일까? 사실 <생각버리기 연습>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다소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들이 꽤 존재한다. 뭐랄까.. 말 꼬리를 물고 물다가 어느 순간 ....응??...하게 하는, 난해함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비교적 정확하게 우리가 평소 저지르는 생각의 과도함을 짚어내 살짝 찔리게 하는 의미심장함도 있고, 현실에서 우리가 자주 범하는 생각의 충돌이나 그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와 효과적으로 생각을 다루고 불필요한 생각들을 잘라내는 방법들도 이야기 해준다.

생각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내가 얼마나 쓸데없는 것까지 생각을 하며 사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말 필요한 생각을 위해 필요한 생각의 공간을 만들어내어보고 싶다면, 진짜 생각을 위해 쓸데 없는 생각들을 몰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싶다면,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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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ne 2010-10-2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지나다가...
좋은 리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