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시詩적 생각법'
황인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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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문학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시(詩)'가 '시(時)'도 되고 '시(視)'도 되는 놀라운 통찰의 고리를 보여주는 경영의 '시(始)'

 

<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는 그저 섬세한 시적 통찰력에서 비롯된 시적 발상, 시 작성의 기술, 시적 표현의 효과 등등 시 한 편에 담긴 온전한 시 세계를 보여주는 문학서 정도로만 짐작했다.

그러나 책을 펼쳐든 순간, 독자로서의 단순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이 책의 기획 의도부터 다시 점검하게 만들었으니 이 책은 음악계의 팝페라(팝+오페라)처럼 문학서적이라기보다 '경영서적'에 가까운 크로스오버(Cross Over)적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순수문학으로서의 '시(詩)' 접근이라기보다는 '시(詩)'를 통해 현재의 시점(時)에서 고객의 요구와 틈새를 발견해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안목으로서의 '시(視)'를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창의적 경영의 출발을 보여주는 '시(始)'인 것이다.

인문학과 경영학의 접목은 고객 감동을 추구하는 TV 속 기업광고를 통해 이미 우리 사회에 친숙하게 스며들어있는 형태이기는 하나 이 책은 단순히 감성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 통찰 속에 기업의 감성 경영, 창조 경영, 창의 경영이 어떤 형태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학적 깊이로 부드러운 '시 한 줄'

경영학적 해석으로 날카로운 '문학경영'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시'의 문학성을 단순히 경영 철학의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시 한편 한편은 평이한 언어로 쉽게 풀이된 해설을 통해 독자로서 다시 들여다보며 음미하는 과정을 거쳐 아! 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을만큼 섬세한 깊이가 있다.

문득 저자의 약력이 궁금해 살펴보니 그도 그럴 것이 저자(황인원)는 중아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 이후 대학 강단에서 '시'를 강의하며 '시의 실용화'를 강조하고 있는 문학박사이다.

각각의 시 한 편에 담긴 시인의 통찰력도 놀랍지만, 시적 발상법을 기업에 적용해 '문학경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 저자의 통찰력도 가히 놀랍다.

 

 

듣다(聞)-보다(見)-깨다(覺)-엮다(編)-행하다(動)

내면의 울림소리를 듣고 숨겨진 진실을 꿰뚫어보며 뒤집어 해석한 새로운 관점을 둥글게 엮어 동사로 생각하라

 

이 책은 시적 관찰법으로서의 예민한 '듣다/보다'가 미세한 틈새 발견과 새로운 관점에서의 '깨닫다'를 거쳐 효과적으로 의도를 드러낼 수 있는 편집으로서의 '엮다'로 이어진 후 진심이 담긴 소통으로서의 '행하다'로 마침표를 찍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기업의 경영철학에 접목시킨 독특한 책이다.

길든 짧든 시 한 편에 담긴 압축된 표현과 함축적 의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눈을 거쳐 남들이 듣지 않는 말을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 남들이 놓치고 가는 많은 것들을 귀하게 주워담아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이끌어내 감동을 자아냄이니, 고객의 미세한 요구에 귀기울여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는 기업의 창조적 경영 또한 시적 발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는 시 한 편의 발상과 압축된 표현은 제품 생산 및 마케팅 전략에 어떤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긴밀히 연결시켜 굳이 시나 경영 쪽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책 내용에 몰입하게 만드는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가령 장석주의 <밥>이란 시를 통해,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받아들일 때라야 시의 의미가 제대로 보인다는 비평과 더불어 내부의 소리를 듣지 못해 몰락을 자초하게 된 기업의 예(야후, 노키아)를 들며 조직의 리더가 어떠한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시에서의 작품 제목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커다란 요소이듯 기업의 브랜드 전략이 제품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도 인상적으로 남는 장면 중 하나이다.

재미있는 것은 전세계 여성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명품백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탄생이 유럽 귀부인들의 트렁크 정리하는 일을 하던 루이비통이 파리에서 여행 가방 전문상점을 오픈하면서 만들어진 브랜드명이라는 것이다.

 

 

기업 경영을 넘어 자기 경영을 위한 시적 통찰력

나와 남을 차별화할 수 있는 섬세한 내면의 관찰, 깊이있는 통찰, 세계와의 소통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핵심은 결국 '시에서 경영의 지혜를 배우다'라는 것이다.

시에 대한 이해가 있든 없든, 기업 경영에 대한 관심이 있든 없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자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자 하는 시인들의 태도는 단절이 깊어가는 요즘 시대에 모두에게 필요한 소통의 지혜를 말해준다.

정해진 기존의 방식을 깨뜨려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시인만의 미세한 틈새를 포착해내는 기술 또한 일률적 유행 문화를 만들어내는 요즘 시대에 남과의 차별화를 창의적 발상으로 구축해내는 비결이기도 하다.

자신의 내면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의 소리에도 귀기울일 수 있는 경청이 결국엔 나와 너, 나와 세계를 조화로 이어주는 징검다리임을 감안할 때 우리 생활 속 시적 통찰력은 자기 경영에도 무수한 힌트를 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책을 덮고나니 방 안에 있는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듯 잠시 시인의 눈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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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지혜 가득 비유, 깜짝 놀랄 기적 하하호호 꿈을 심는 성경동화 시리즈 2
최재윤 글, 이경택 그림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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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숙제는 다 해놨는지 물어보면서도 정작 성경공부는 늘 마음으로만 계획하고 내일부터로 미루는 소홀함에, 부모된 자의 입장에서 신앙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하여 하루 한 페이지라도 아이와 함께 성경 읽기를 해야겠다, 고 다짐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니 반갑더군요.

더욱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친근한 구어체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형식 면에서의 엄숙함이나 내용 면에서의 난해함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더더욱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도 교장선생님의 훈화처럼 길고 고루하게 들린다면 의미 전달의 효과가 반감되는 법인데, 이 책은 성경 속 인물들을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말씀의 본의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현장 속 상황과 연계해 구연동화로 들려줍니다.

 

가령 '좋은 땅에 뿌려져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맺는 (마태복음 13장 23절) 씨앗 이야기'에서는 농부 아저씨의 말에 순종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다 새에게 잡혀먹은 덜떨이 씨앗,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자랑하기 좋아하다 돌밭에 떨어져 말라버린 딱딱이 씨앗, 그럴듯해 보이는 유혹에 빠져 가시에 찔려버린 새침이 씨앗, 그리고 농부 아저씨의 말씀을 잘 듣고 순종한 열매맺이 씨앗을 비유로 들어 하나님의 말씀을 어떤 모습으로 들어야하는지에 대한 묵상을 유도해 냅니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생각날개를 펼쳐요!' 코너는 이야기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논술 유형으로 정리해놓아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적고 정리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을 주고 읽습니다.

더불어 말씀의 생활화를 다짐하도록 이끌어주는 '짧은 기도문'도 마음밭에 새겨진 성경의 지혜를 우리 아이들이 간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6편으로 구성된 비유를 통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전반부에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많은 무리들에게 전한 말씀을 우리 아이들의 생활 속 소주제와 연계해 성경 속 무대와 시간이 아닌 오늘날의 시점에서 가까이 접근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예를 들어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는 '우리는 왜 친구를 도와야 하는 거야?'라는 소제목을 통해 어렵고 힘든 상황에 빠진 이웃을 돕는 마음에서부터 예수님을 바르게 섬기는 자세로 자라날 수 있음을 일깨웁니다.

'이제 떼쓰지 않을 거야'를 통해 들려주는 <탕자의 비유>는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며 그 깊은 사랑에 감사를 느끼듯, 우리도 하나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하나님 품안에 거하게 됨에 감사함을 고백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이야기는 <일만 달란트 빚진 자 비유>를 통해 들려준 '예수님의 사랑으로 친구를 용서할 거야'라는 내용입니다.

자신에게 일만 달란트나 되는 빚이 없어졌는데도 일백 데나리온을 빚진 친구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처럼 우리는 십자가의 대속을 통해 우리의 죄를 사해주신 예수님의 큰사랑은 잊어버린 채 여전히 자신보다 부족하고 흠을 지닌 사람들을 손가락질하거나 작은 잘못도 용서하지 못하고 지냈는지 모릅니다.

 

후반부에서 펼쳐지는 '예수님의 깜작 놀랄 기적' 5편은 모험심이 넘쳐나는 아이들에게 귀가 솔깃해지도록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귀를 이기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나님 말씀으로 세상 유혹을 이겨낼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도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그대로 따르면 더욱 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음을, <중풍병자 치유의 기적>처럼 우리도 우리 죄를 고백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받으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받는 감사한 일을 경험할 수도 있음을, 오천 명 모두가 배불리 먹었던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우리 것을 나누고 베푸는 삶이 더 큰 축복을 받는 지혜임을 들려줍니다.

 

이처럼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좀더 편하고 재미있게 성경 속 인물과 사건을 만나보며 예수님의 사랑과 지혜, 말씀의 비유와 본질을 세상적 지식이 아닌 성경적 지혜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성경의 구절구절을 쉽게 풀어 옛이야기체로 들려주고 있는 이 책이 어린 신앙이 바르게 자라는데 좋은 영양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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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 문학의 즐거움 37
린다 수 박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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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단의 눈물

 

영화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을 통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온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나라, 수단.

지독한 가뭄과 물 부족으로 인해 이웃 부족 간에 물을 차지하고자 수십 년간의 전쟁을 치르는데다 북부와 남부 간 종교 분쟁으로 오랜 기간 내전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불안한 나라.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이 먼 곳에 있는 물을 길어오느라 하루 온종일을 뙤약볕에 연약한 몸을 맡긴 채 뜨거운 땅을 걸어가야만 하는 건조한 대륙, 아프리카.

그곳에 살바와 니아가 산다.

 

2. 살바와 니아

 

(1) 내전으로 인해 '잃어버린 사람들'이 된 열한 살의 소년 살바

살바는 남부 수단의 톤즈 카운티에 있는 '룬아리익'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이슬람교 중심의 북부 정부와 비이슬람교 중심인 남부 반군의 내전으로 인해 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가족과 헤어져 전쟁 난민이 된다.

열한 살 소년이 감당하기엔 갑작스럽게 벌어진 가족과의 이별이나 난민 생활 도중에 만난 친구 마리알의 죽음은 슬픔을 넘어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

갈 방향도 모른 채 배고픔과 싸우며 정부군을 피해 무작정 걸어가야만 했던 머나먼 길, 사자와 모기떼의 공포 속에서 밤을 지새워야했던 괴로움, 한 방울의 물도 아껴가며 나중을 위해 비축해둬야 했던 절박함 속에서도 살바는 결코 희망을 놓지 않고 시련이 만들어낸 또 다른 용기와 의지로 힘겨운 시간을 극복해 나간다.

난민캠프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한 뒤 현재 '수단을 위한 물 사업'에 힘쓰고 있는 살바.

 

(2) 더위, 시간, 가시밭길의 장애물을 견뎌가며 물을 길어와야 하는 열한 살의 소녀 니아

니아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연못의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에 여덟 시간이 넘는 길을 걷고 또 걷는다.

갈 때는 그나마 물동이가 비어있어 가볍지만, 돌아오는 길은 무거워진 물동이 때문에 걷는 일이 수월하지 않다.

물을 길러 갈 필요가 없는 호숫가에 살면 좋지만 물을 쟁취하기 위한 부족간 다툼이 많기 때문에 가족을 잃을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어 그 또한 쉽지 않다.

물이라기보다 진흙에 가깝기에 마시면 탈이 나는 줄을 알면서도 이곳 사람들은 어쩔 도리가 없어 그 진흙물을 마시고 또 마신다. 그나마도 부족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만 얻을 수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물 사정.

다행히 수년이 흐른 뒤 나아가 사는 마을에 우물 사업이 진행돼 더 이상 멀리 물을 길러 갈 필요도, 흙탕물을 마실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3)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의 이름-살바, 니아를 만나다.

니아네 마을에 드디어 우물이 완성되던 날, 니아는 깨끗하고 시원스런 우물물에 대한 감사 인사로 책임자를 찾아간다.

"고맙습니다."

니아가 말하고 용감하게 책임자를 올려다보았다.니아가 다시 말했다.

"물을 끌어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이름이 뭐니?"

그가 물었다.

"니아."

"만나서 반갑다, 니아. 내 이름은 살바야."

그가 말했다.

-본문 p120~121

미국에서 돌아와 조국 수단의 물사업 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청년 살바와 더 이상 물을 길러 갈 필요가 없어진 니아의 만남으로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며 끝을 맺는다.

 

3. 우물이 아닌 희망을 파는 아이들

 

우리에게는 그저 가벼운 일상에 불과한 생활이 지구 반대편 수단 아이들에게는 귀하디 귀한 보물이자 혜택 중의 특혜임을 깨우쳐주는 책, <우물파는 아이들>.

이들에게 한 방울의 물은 죽어가는 이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치료요, 어린아이들이 물 긷는 일에서 벗어나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은총이기도 하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쓰여진 만큼 소설이라기보다 다큐에 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더더욱 가슴이 아팠던 수단의 현실.

검은색과 갈색의 활자를 교차해가며 살바와 니아의 삶을 소개한 작가의 의도는 두 아이들이 겪은 각각의 절망적인 상황이 하나의 희망으로 합쳐지는 마지막 장에서 확인된다.

우리가 절망이라고 부르는 메마른 땅 아프리카에도 우물이 솟아나고, 학교가 지어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한, 절망은 결코 깊게 뿌리내리지 못할 것이다.

여전히 한 방울의 물이 귀히 여겨지는 이곳에 우물보다 더 큰 희망의 샘물이 솟아날 수 있도록 지구 곳곳의 관심과 지원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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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즈음에 생각해야 할 모든 것 - 인생 여행에서 나를 뒤돌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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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숫자를 떠올릴 때마다 내게는 소설가 박완서 님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마흔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등단해 이후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생의 마지막 지점에서도 책 한 권을 남긴 채 작가로서의 테이프를 끊었던 이 시대의 문학인.

마흔이 저만큼 앞에 있던 이십대에도 꿈이 있는 도전으로 멋진 용기를 보여준 박완서 님 덕분인지 내게는 마흔이 추레하거나 쪼글거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작 박완서 님은 도전의식이 아닌 간절한 꿈틀거림에서 비롯된 글쓰기일 뿐이었노라, 하실지라도 마흔을 앞둔 누군가에게는 박완서 님의 사례가 마흔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주는 중년의 무거움을 한층 가볍게 만들어준 자극이 됐음에는 충분했으니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었다는 느낌이 들고, 익숙한 것을 유지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 나이, 마흔.

평균적 생애 주기로 보자면 자기자신보다는 자녀와 부모의 틈바구니 속에서 의무와 도리를 다하느라 맘 편히 쉴 쉬도, 맘 놓고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시기이지만, 거창하지 않더라도 소박하게 이뤄놓은 것들이 있어 서글프지만은 않다.

다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마흔'은 인생의 딱 절반에 해당하는 시기로 생애주기가 앞당겨진 만큼 남은 날들에 대한 보다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중간점검은 꼭 필요하리라 본다.

단순히 마흔이라는 지점에서 편안한 노후 준비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성찰의 시간을 통해 가족과 일, 건강과 휴식, 관계와 소통, 자아성취와 미래 계획 등을 살펴보라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마흔 즈음에 생각해야 할 모든 것>은 힘차게 달려온 인생 여정에서 잠시 쉬며, 앞으로의 남은 여정을 위한 에너지 충전법을 도와주는 여행 안내문 같은 책이다.

즐거운 여행은 여행지 자체의 아름다움보다 동행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는 가족과 친구로 형성된 관계적 동행 이외에도 각자의 취미, 일, 건강, 사회 활동 등 더불어 함께 동행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이 책은 말하자면 그런 동행자들을 꼼꼼히 챙겨가며 행복한 동행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알찬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안내서이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40대라면 누구나가 꼭 알아둬야 할 5대 암에 대한 정보 및 금연의 필요성,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젊어지는 방법, 우울증 테스트 등 행복한 생활의 기본인 건강 유지에 대한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내 부모를 돌아보며 생각하는 치사랑과 내리사랑의 감격, 부부농사 진단 및 부부 백년해로법, 갱년기증후군 자가 진단 등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혜로운 힌트를 준다.

이밖에도 부모님을 위한 상조가입시 유의사항과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보험 가입 시 알아두면 유용한 사항, 실버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 등 40대부터 슬슬 몰려오는 온갖 보험에 대한 압박감에 대해 실질적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꼼꼼하게 들려주고 있다.

소셜네크워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들려주는 SNS활용법이나 40대들만의 동호회 정보 또한 사회 속의 '나'를 발견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다.

 

 

 

이 책은 사실 그닥 새로울 것이 없는, 어디선가 들어보고 언제부터인지 막연하게나마 생각해왔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뜻밖의 신선한 충격이나 비밀스런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대에 접어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 자리에 모아 통일성 있게 구성해놓은 편집력이다.

단순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체크리스트나 도표, 통계, 관련기사, 도움사이트 추천 등 활용도를 높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모으기보다는 적절히 나눌 줄도 알아야 하는 시기, 마흔.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는 뒤도 돌아보고 옆도 살펴봐야 할 틈새 시기인 마흔.

부제인 '인생 여행에서 나를 뒤돌아보다'가 밝히듯이 열정과 도전으로 앞날을 준비하기보다 과거 시간을 성찰해보며 남은 인생을 소풍처럼 보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막연하게 미래를 그려보며 오늘을 허술하게 보내기보다 꼼꼼한 중간 점검을 통해 벌어진 꿈의 틈새를 메우는 것이 진정 남은 날들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지혜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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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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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밖에서 폴짝~~!

 

요즘은 학생들의 수행평가가 여러모로 다양해졌지만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80년대만 해도 방송으로 클래식을 틀어주고 작곡가와 제목을 맞추는 음악시험은 파격적인 실기평가이자 학생들에게는 곤혹스런 난제이기도 했습니다.

그간 가요와 팝송에만 익숙해있던 귀였던지라 처음으로 진지하게 듣게 된 클래식은 마치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처럼 낯설고 복잡하게만 들려 곡을 구분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습니다.

테이프에 녹음한 클래식 20여 곡을 수십 번 되돌려 듣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따분함과 무거움은 서서히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바뀌어 들려오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제 클래식 사랑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들을수록 편안한 생활 속 배경이 되는 클래식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는 딱딱하고 지루한, 접근하기 어려운 음악 장르가 돼버린 것 같아 클래식 애호가로서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삶 자체가 느리게 흘러가던 클래식 음악의 탄생시기보다 스피드를 강조하며 빨리빨리를 외쳐대는 요즘이야말로 클래식이 주는 '여유와 휴식'의 효과는 더욱 더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싶네요.

'클래식은 어렵다'라는 편견보다 '클래식은 편안하다'라는 편견 깨기가 클래식 다가가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은 클래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보다는 얼마나 느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의 소개글 중 '지식을 전하려는 게 아니라 느낌을 공유하려는 것'이라는 문구가 특별한 울림으로 와닿은 건 저 또한 제 작은 경험 속에서 공감하게 된 접근법이기 때문이겠죠?

클래식이 머나 먼 고전이 아닌 가까운 생활 속 배경음악이 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강의가 저자의 깊이있는 전문성과 수려한 문장 속에 고스란히 전해져 글 한 편에 담긴 곡 하나 하나를 다시 찾아 들어보게끔 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곡 해석이나 작곡가의 삶 소개가 아닌, 클래식에 관한 소소한 정보와 뒷 이야기가 소리로 듣던 음악에서 무대 위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움직이는 음악으로, 검은 음표 넘실대는 오선지에 색이 덧입혀진 눈으로 보는 음악으로, 음악도 결국은 사람 사는 풍경을 담은 휴먼다큐임을 전해주는 감동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기어히 여행지까지 손에 들고 가게 만든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은 최근에 읽어본 음악관련 책 중 단연 으뜸입니다.

저자의 겸손한 표현 그대로 '안다고 뽐내기 위해 씌어진 책'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픈 음악 사랑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고요.

 

살면서 우리에게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을 4악장 47장면으로 구성해놓은 이 책은 제1악장 '스타카토처럼 경쾌하고 활기차게', 제2악장 '안단테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제3악장 '비바체처럼 열정적으로', 제4악장 '칸타빌레처럼 흘러가듯이'라는 음악적 표지로 각 장면을 나누고 있습니다.

대분류 제목이 주는 압축적 표현처럼 음악적 영감이 우리네 삶 속에 얼마나 환상적으로 잘 들어맞는지를, 얼마나 낭만적인 배경이 돼주고 있는지를, 얼마나 커다란 위로와 힘이 돼주고 있는지를 두 세 편만 읽어봐도 금세 공감이 될 것입니다.

 

2. 책 속으로 풍덩~~~!

 

20세기 대표적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뛰어난 승부사 기질로 클래식의 흐름까지 바꾸어놓았으며, 세계적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베를린 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제안을 종신지휘자로 요구하는 등 과감한 도전과 결단을 보여줍니다.

그는 또한 음반 작업에 회의적이던 당시에 음반사 EMI의 제안으로 음반 작업에 적극 뛰어들어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섰으며, 오늘날 CD의 분량이 70여분이 된 것도 그가 소니사에 제안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규격 제안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하이든의 '놀람교향곡'에 대한 에피소드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고상한 취미를 즐기는 귀족들의 형식적 우아함을 풍자하기 위해 나른한 졸음이 오는 순간, 객석에서 졸고있는 관객을 깨우기 위해 느린 악장에서 시작해 갑자기 모든 악기가 큰 소리를 동시에 내는 놀람으로 이어져 모두를 즐겁게 놀라게 하는 유머와 위트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한 귀족들이 우아한 품격을 덧입히고자 음악회를 찾았던 당시의 풍경을 생각해보면 하이든의 유머야말로 고품격 위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공연 직전의 리허설에서 보여지는 숱한 장면이야말로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에 본 공연보다 더 인간적이고 감동적이라는 저자의 시각은 성취 이전의 과정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팽팽한 의견의 대립과 조화를 위한 양보가 우리 삶 속의 모습을 축소해놓은 것 같아 더더욱 공감이 가기도 하고요.

 

세르비아 민병대가 사라예보에 쏜 포탄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22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목숨을 건 22일의 연주를 감행한 첼리스트 베드란 스마일로비치의 용기있는 연주는 음악이 해낼 수 있는 수많은 아름다움 중 가장 숭고하고 값진 감동을 선사해주는 장면입니다.

22일 동안 적군 앞에서 알바니노의 '아다지오'를 연주하며 그가 들려준 음악은 첼로라는 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아,닌 '전쟁 없는 평화를 위해 무고한 희생을 치르지 말자'라는 함성이었을 겁니다.

저격병의 마음조차 음악으로 녹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값진 효과가 어디 있겠습니까?

 

책에는 재미있는 실험에 관한 소개도 있습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출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거리의 악사로 변장해 연주를 했는데 그때 벌어들인 돈이 총 32달러였다고 합니다.

1분에 1000달러를 벌어들이는 연주자가 45분 동안 32달러를 벌어들인 거리 공연은 우리나라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씨의 이벤트로 이어져 인구 이동이 많은 강남역 앞에서 똑같이 45분을 연주한 결과 1만 6900원을 벌어들입니다.

'온통 근심 걱정 때문에 서서 구경할 시간조차 없다면 도대체 이걸 산다고 할 수 있는가'(p59)라는 문구로 죠슈아 벨의 거리연주 상황을 끝맺은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사는 음악을 통해 잃어버린 삶의 여유와 휴식을 되찾고자 하는 이 책의 의도와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오스트리아를 침공하던 나폴레옹은 수도 빈에 머물고 있던 당대의 대음악가 하이든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 하이든의 집을 경비토록 했으며, 전쟁광 히틀러는 평소 바그너를 끔찍하게 좋아해 극비 작전명에도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을 딴 '발퀴레'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합니다.

 

클래식 연인 중 슈만과 클라라는 너무나 유명한 커플이라 굳이 부연할 필요가 없겠습니다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브람스의 스승에 대한 존경과 클라라에 대한 절제된 사랑은 관계에서 오는 제각기 다른 사랑법의 숭고한 실천이 무엇인지를 애틋하게 들려줍니다.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으면서도 단 한번도 고백하지 못한 채 슈만 사후에도 클라라를 온정으로 보살핀 브람스는 클라라의 죽음을 앞두고 그녀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자 '4개의 엄숙한 노래'를 작곡합니다.

 

평소 베토벤을 너무도 존경한 나머지 베토벤의 음악세계를 똑같이 닮아가고자 노력했던 슈베르트는 오히려 베토벤과는 완전히 다른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게 되고 그 유명한 명작 '미완성 교향곡'을 남기게 됩니다.

형식적으로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 완성작이라 평가받을 수 있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의 매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오늘밤,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군요.

 

이밖에도 일일이 소개하지 못한 여러 편의 글들이 아직 이 책을 접하지 못한 독자들의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삶 속에 진정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평을 맺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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