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꼭 풀어야 할 한국사 평가문제 - 2009 개정 교육과정
최준채 외 지음 / 리베르(학습)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생들의 수업 부담을 줄여주고자 축소되었던 한국사 교과목이 역사의식 부재라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자 오랜 논란 끝에 2017학년도(2014년 현재 고1학생)부터는 한국사가 수능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었다. 곧바로 한국사 관련 서적은 물론이요, 각종 참고서와 문제집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이 출판계의 오늘이다. 과히 교육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학습 서적이 수많은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들은 어떤 기준을 토대로 양서의 학습서를 선택할 수 있을까? 어쩌면 부족한 잠을 쪽잠으로 메워가며 시간에 쫓기듯 공부하는 대한민국 수험생에게는 이 책 저 책을 훑어가며 자신에게 꼭 맞는 학습서를 선택하는 시간마저도 낭비요, 사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평과 비난 대신 현명한 대응책으로 학습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된 한국사 문제집을 찾는 이들에게 리베르에서 출간된 한국사 평가문제는 여러모로 반가운 학습서이다. 리베르에서 나온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에서 최고 점수(90~100)을 받은 만큼 내용의 충실함에서는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거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객관적 평가에 기댄 단순한 신뢰가 아니라는 것은 책을 펼쳐 본 순간 바로 입증된다.

책은 수험생들이 휴대하기 편한 A4 크기의 판형으로 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문제 유형이 사진이나 그림, 도표, 그래프, 만화 등 시각적 보조 자료를 활용하고 있어 글이 주는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덜어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의 출제 경향을 반영한 창의적 문제 유형을 다수 수록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감각을 높이는 데 주력한 노력이 돋보인다. 최근의 출제 유형을 보면 단편적인 암기를 묻거나 시대적 흐름만이 아닌 종합적 사고, 현재와의 연관성 등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문제가 다수이다. 또한 다양한 자료를 제시한 유형이 많아진 만큼 도표나 지도, 그래프를 보는 눈이 없으면 출제자의 의도를 비껴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대의 변화에 적합한 문제 훈련을 키우는 최고의 학습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부록으로 덧붙여진 한국사 정리 주제별 연대표는 방대한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압축한 보너스로 수험생에게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선물이 될 것이다.

    

러나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것은 문제지 양과 비슷한 수준의 정답과 해설서로, 이는 학습자 스스로의 독학이 가능하도록 배려한 집필진과 출판사의 센스가 아닐까 싶다. 오답은 물론이거니와 문제의 핵심 유형과 출제 의도를 자세한 해설로 친절히 정리해 주고 있어 단순히 정답만 체크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풀이를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한국사의 한 페이지가 깔끔하게 요약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정답지보다는 써머리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8~90년대에 공교육을 마친 나로서는 한국사 문제집에서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과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관련 보기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같은 내용을 배워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적용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과목별 통합교육이랄까? 김소월의 시가 1920년대에 발표되었으니 결국은 20년대의 사회상을 묻는 문제겠으나 국어지식 없이는 사회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 요즘 학생들의 공부압박감이 앞세대인 나보다 크긴 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즈음은 인문학이 대세인지라 일찌감치 자녀에게 고전이나 역사서를 읽히는 학부모는 물론이요, 일부 기업에서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취업에 반영하는 등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좋은 학습서를 만나 효율적으로 한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작은 선택이 주는 큰 보람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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