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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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씨는 우리 사회에서 내가 존경하는 몇 되지 않는 사람이다. 그에게서, 진정한 지식인 혹은 진정한 리더의 상을 보게 된다.

그는 여느 메마른 지식인과 다르다. 돈과 경제만 아는 그런 ceo가 아니다.  삶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지니고 있으며 원칙과 도리를 중요시하는 진정한 ceo요 리더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그의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스톡테일 패러독스)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보인다. 긍정적 사고방식이라든지 낙관적 사고의 유행이 몹시도 나를 불편하게 했는데, 안철수씨의 글을 보고 흠 그렇지 라는 위안을 받는다.  쉽게 흥분하고 유행에 민감한 한국인의 특성상(모든 사람이 그런지 한국만 그런지 모르겠다. 외국에 살지 않아서) 무조건적인 낙관주의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특이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군대 문화가 뿌리깊게 내려져 있다. 어떤 계획에 대해 현실을 근거로 비판하면, 딴지 거는 사람으로 매도되기 쉽상이다. (현 이명박정부가 그렇지 않은가? 부실한 아이디어를 밀어부치기로 일관하고 그것에 대해 딴지거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주의자일 것이다.

대선후보 문국현씨가 인간 중심의 경영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진정한 인간 중심의 경영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안철수씨인것같다. 이 책에서도 안철수는 관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사실 인간이 전부가 아닌가? 모든 것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을 희생하며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하지 않은가?

저자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갈 바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젊은 이들에게 고언을 하고 있다.
그의 글은 설득력이 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고민 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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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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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주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광고 카피도 자극적이고, 소재도 발칙(?)하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글이 막힘이 없어 술술 읽혀진다. 어떤 소설들은  나름 섬세함을 보여준답시고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세밀하게 묘사함으로 글의 흐름을 깨거나 지루하게 만드는데, (얼마전에 그런 소설을 읽었는데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어떻게 보면 통속 소설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글을 읽히기 위해 쓰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쉽게 읽혀지는 글이 일단은 좋은 글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일단 합격이다.  문체는 담백하고 현대적 감각도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은 축구와 결혼이라는 별로 연관성없어 보이는 두 소재를 절묘하게 엮어 놓았다. 축구를 결혼에 대입시켜서 주인공의 삶을 해석하고 투영시키고 있다.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유럽 프로 구단의 이름이라든가 리그는 잘 모른다. 축구 선수는 유명선수의 이름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그래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냥 소설만 읽다보면 저자는 축구에 대해서 아주 해박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의 변은 자기는 축구 전문가도 마니아도 아니란다. 그럼 마니아는 도대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일까? ㅡㅡ,

덕훈(주인공)의 아내는 인아는 또 다른 남자( 재경)을 사랑한다. 단지 딴 남자가 생긴 것이 아니라 두 남자 모두를 사랑한단다. 그리고 두 남자 모두와 결혼하기를 원한다. 덕훈은 아내에 푹빠져있어서, 아내의 말도 안되는 제안에 항복한다.  그리고 두남자와 동시에 결혼한 한 여자의 기묘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저자는 폴리가미(다부다처제)란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들고 나왔다. 수년전 김용옥교수가 모노가미가 그리 오래된 제도가 아니며 우리나라도 고대사회가면 폴리가미가 흔했다고 주장하던 강의가 떠오른다. 책 중간에도 김용옥교수가 떠들던 말과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우리 사회는 암묵적으로 이미 폴리가미 사회인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 일부일처제는 이미 무너져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폴리가미를 화두로 던지면서도 계속해서 모노가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문뜩 문뜩 우리가 한 번 쯤 생각해보아야할 중요한 화두들 던지기도 한다.

결혼이란 무엇일까? 왜 인아는 동거도 아닌 결혼에 집착을 했을까? 남자가 두 살림을 차리는 이제껏 흔히 있어와서 있을 법한 일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여자가 두 살림을 차리는 것은 색다르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나도 어지간히 편견해 사로잡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덕훈은 왜 바보처럼 인아를 떠나지 못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남녀가 바뀌었다면 얼마든지 이해가능한 것이었다. , 즉 남자가 두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데, 두 여자 모두 남자를 떠나지 못하는 이야기였다면 하나도 이상한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은, 일단은 재미있어야 한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그리고 소재도 진부하지 않고 우리의 삶을 다른 각도에서 반추해보게 한다는 점에서도 합격점이다. 이모조모 1억 고려 수상작 답다는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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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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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사람 풍경이라.. 풍경이라는 단어는 전시라는 비슷한 단어이지만 그 늬앙스는 사뭇다르게 느껴진다. 전시는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이지만 풍경은 자연스러움을 내포한다.

사람 풍경이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  각양의 삶의 정취를 나타내는 의미가 아닐까?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사람이 풍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자각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이 풍경이 될 수 있음은 관조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테두리에서 이러한 관조를 배우게 된 것 같다.
책 제목과는 조금은 다르게 사람 풍경을 묘사하기 보다는 사람 풍경을 분석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쯤디면 풍경이라기 보다 전시라는 말이 어울릴 수도 있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진 묘한 매력이다. 사람 냄새를 그리는 듯 하면서도 어느새 분석을 하고 있고, 이 둘이 때로는 절묘하게 때로는 어색하게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자기자신을 아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 중의 하나가 바로 정신 분석이고 심리학이다. 그런데 이 정신 분석의 한계점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을 기계적으로 분류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별히 프로이드에게 강하다. 융은 사람 자체를 보려는데 주안점이 있지만 프로이도는 보다 기계적으로 사람을 분석하려고 든다.
김형경씨의 글을 보면 융보다는 프로이드의 냄새가 강하게 배여 있다(라깡은 솔직히 잘 모른다. 하지만 그의 전반적인 기조에 대해서는 싫어한다. 라깡이 얼마나 배여있는지는 모르겠다) 프로이드를 싫어하는 편이라서 때로, 저자의 글이 불편한 부분이 있다. 저런 식으로 현재의 모든 일을 합리화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 풍경'은 '일상을 통해서 본 정신 분석의 적용편'이라는 부제를 달아도 좋을 듯하다. 나의 일상이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고 따라서 만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 터라, 정신 분석의 장르들을 다양하게 적용하기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김형경씨는 여행이라는 보다 넒은 장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도움을 받은 정신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가? 아니 왜 저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가를 이해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이해는 관용을 낳고 관용은 사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것을 이해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것에 생소한 사람이라 할 지라도,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할 때에는 그 속에는 필연적인 혹은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할 때 우리는 사람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이 풍경으로 보여진다면, 이 세상을 조금 더 즐겁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딱딱한 정신 분석이라는 도구를 조금 더 부드럽게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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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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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유시민 팬의 한 사람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유시민씨는 워낙 독특한 캐릭터(?)라서 그에 대한 맹신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아주 극렬하게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성향이 어찌되었던 그의 글에 대해서는 감히 좋지 않다거나 엉터리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혹은 논리적으로 당신이 틀렸소라고 과감하게 대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유시민씨의 글은 언제나 명쾌하고 논리적이다.  무엇보다도 솔직하다. 그의 글에는 레토릭이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그의 글은 깔끔하고 단백하여서 소통의 장을 열어놓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유시민씨만큼 담백한 정치인은 보기 힘들다. 물론 때로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키곤 하는데, 이 부분만큼은 그가 지혜를 좀 더 발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한민국 개조론은 말하자면 국가 경제 전략서이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국정 일선에 일하면서 몸소 느꼈던 바를 정리하여 어떻게 하면 이 나라의 경제 구조를 튼튼하게 세울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는데, 특별히 복지 정책자의 입장에서 책을 서술하고 있다.  복지부의 정책에 크게 후퇴하고 있는 이명박정부가 몸소 귀담아 들어야할 내용들이 많이 있다. 유시민씨는 복지정책을 단지 인권이나 복지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철저하게 경제적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천박한 실용주의적 입장이 아닌 말그대로 경제적인 입장, 공리적인 입장에서 국가 경제를 논하고있다. 가난한 사람 사회적 약자가 늘어나면 결코 국가가 건강해질 수 없고, 그것을 내버려두면 결국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되기 떄문에 바른 복지정책을 세우는 것은 국가 경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이런 제안은 더 이상 현 정부에서 반영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참으로 정부가 한심하고 정치인들은 답답하다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그리고 공무원이라면 이 나라를 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이  국가과 경제에 대한 접근 방법은 논리적으로 합리적이며 치열한 논쟁을 거쳐서 도출된 정책이 아니라 다분히 감정적이고 이념적으로 접근하여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 커능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현 정부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도 정부를 비판함에 있어서 이러한 논리적인 접근이 아니라 다분히 감정적이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비판만이 있을 뿐 합리적인 논쟁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이 특별히 젋은 이들에게 많이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판을 하더라도 충분한 논거를 가지고 비판을 해야지 수구층도 반성을 하고 생각을 할 것이 아닌가? 감정적인 접근은 노쇠하신 보수층들이 아직 철모른 애들의 치기로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젋은이들이여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자. 모른면 제발 좀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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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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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속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몇 안되는 소설이다. 사실 사람들에게 소설을 딱 두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움베르크에코의 "장미의이름"과 바로 이 책을 주저없이 꼽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가장 놀라웠던 것은 1950년대까지 흑인이 재판에서 이겼던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노예 해방이 선언된지 거의 1세기가 흘렀음에도 흑인의 인권은 거의 보장받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게 했다. 그것도 틈만 나면 외국에 자유와 인권을 부르짖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토록 비 인권적인 일들이 일반적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백인에게 있어 흑인은 앵무새만도 못하다. 자유와 평등과 인권을 부르짖는 그들의 구호는 자기들의 도덕적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명분에 불과한 헛구호에 다름아니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러한 차별이 가득할 것이라 믿는다. 미국은 엄격한 계급사회이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비웃고 반인권적인 종교라고 비난하는 그들은 자기들의 세계에 대해서는 왜 그리 관대할까? 종종 해외토픽에 나오는 동물들에 대한 과잉적인 보호 사례들, 사람이 다치는 것보다 그네들의 애완동물이 다치는 것에 더 크게 호들갑을 떠는 그 모습들이 얼마나 가식적인가? 길거리에 넘쳐나는 노숙자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면서 짐승에 불과한 강아지한테는 얼마나 지극정성을 쏟는가? 동물학대 금지법은 엄격히 적용하면서도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나 가혹하게 대하는가? 그네들에게는 힘없는 사람들은 개 만도 못한 존재가 아닌가?

그러나 과연 이것이 서구 사회 만의 문제일까 생각해본다. 우리 사회는 다른가? 다르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기 힘들 것이다. 천박한 자본주의에 잠식당한 한국 사회도 미국 사회의 모습에 점차 닮아간다. 우리 사히도 점차로 계급화 되어가고 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 대해 갖는 우월감,  다른 종이라고 생각하는 그 우월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인간은 얼마나 합모순적인 존재인가? 자신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떳떳하게 주장되며 그 어리석음이 광범위하게 인정되는 이 아이러니함.

한 인격이 다른 인격을 인격으로 대우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가슴아픈 일이다. 인격이 인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서로가 서로에 대하여 용납되지고 관용되어지는 그런 사회는 꿈일까? 부머의 '나와 너의 관계'는 요원한 일일까?

길거리에서 굶주리는 길잃은 강아지에게는 측은지심을 품으면서 희망잃고 살아가는 노숙자에 대해서는 알수없는 적개심을 품는 나의 이 모순됨은 앵무새를 죽이지 못하게 하는 백인들과 얼마큼 차이가 나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특별히 소위 상류계층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고 우리시대를 성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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