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내복을 입은 공룡 - 그림으로 보는 공룡 백과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3
더글러스 플로리언 글.그림, 노은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딸아이도 한때(초등1학년 무렵이었던가?) 공룡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유치원때 자주 만나며 서로의 집에 오가던 남자아이 중에 유난히 공룡을 좋아하던 친구의 영향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 아이는 공룡이란 공룡은 죄다 모으고, 공룡백과까지 여러 권 가지고 있으며, 엄마 말로는 한글도 공룡이름을 외우느라 자연스레 떼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아이는 공룡이라면 손가락만한 인형부터 팔뚝만한 크기에 몸통을 움직이며 크르릉~ 거리는 소리까지 내는 로봇까지 가지고 있어 딸아이의 부러움을 샀었다. 언감생심 비싼 공룡인형이나 모형까지는 사주지 못하고 공룡 관련 책을 몇 권 사주는 것으로 대신했었는데, 책장 한 켠에 꽂힌 그 책을 딸아이는 틈만 나면 빼어들고 어려운 공룡이름을 읊어대고는 했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는 한동안 그 책을 책가방에 꼭 챙겨가고는 했었던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유난히 공룡을 좋아했던 딸아이의 친구도 생각나고 몇 년전 그때가 떠올라 반가움이 밀려왔다.

책장을 펼치면 표지의 안쪽부터 공룡이 반겨준다. 익룡인듯 날개의 끝을 잡고 있는 아이는 신기하게도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여서 의외인데 한편으로 신선하다~
얼핏보면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처럼 엉성하고 흐릿한 공룡그림들이 왠지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그림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름아닌 말놀이같은 공룡에 관한 시(?)들이다.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어서 '팔 도마뱀'이라는 뜻의 이름을 얻은 브라키오사우루스에 대한 시를 보면,  

가 하도 커서 이름도 브라오사우루스.
테니스장보다 길고 바지선보다 크지.
난 이렇게 큰 도마뱀은 본 적 없어.
목을 쭉 뻗으면 하늘을 날던 새들과
뽀뽀할 수 있을 정도로 가 크지.
.......
.......
큰 브라키오사우루스처럼
너희도 무럭무럭 자라렴!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이름가운데 ''자를 인상적으로 쓴 시를 통해 특징과 함께 브라키오사우루스를 기억하게 하는 것 같다. 

등줄기를 따라 솟아있는 골판때문에 '지붕 도마뱀'이라는 뜻의 스테고사우루스는 '테고'를, 남쪽의 도마뱀이란 뜻의 기가노토사우루스는 '기가'를 인상적으로 써서 시를 지었다.
그밖에도 공룡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특징을 재치있게 표현한 시들을 통해 말놀이하듯 공룡들을 만나는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공룡은 몸집은 50센티미터로 꽤 작지만 이름은 가장 길어 이름을 말하다가 혀가 꼬일지도 모른다는 미크로파키케팔로사우루스~. 정말로 이름 한 번 길기도 하다.
또 얼핏보면 둥근 가시를 한 모양이 뿔복같기도 한 민미.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민미 교차로에서 발견되어 가장 짧은 이름을 가진 공룡이라니... 이름 한 번 희한하다! 

그렇다면 과연 '빨간 내복을 입은' 공룡은 누구일까?
정말 빨간 내복을 입고 있는 공룡일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아이들과 함께 당장 이 책을 펼쳐보시라~ 

아쉬운 한 가지는, 다름아닌 말놀이의 일관성에 대한 것이라고나 할까....
보통 공룡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아이들이 너댓 살부터 초등입학 전후 무렵이라고 한다면 한창 재미난 말놀이가 제격일 나이이다.
따라서 앞부분에 공룡들의 이름 가운데 몇글자를 두드러지게 사용한 시가 인상적이고 재밌는데, 쭈욱~ 일관적이지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이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같아 안타깝다고나 할까......사실 나부터서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이왕이면 아이들의 재밌는 말놀이가 일관성있게 계속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살짝 밀려온다.



- 목을 쭉 뻗으면 하늘을 날던 새들과 뽀뽀할 수 있을 정도로 가 큰 브라오사우루스

- 테고사우루스는 골판 모양으로 암컷과 수컷을 구분했을 테고!

- 기가 막히게 커다란 기가노토사우루스

- 사나운 너는 공룡들의 왕 라노사우루스 렉스, 지금은 멸종되고 없는 네 별명은 티렉스



- 코부터 꼬리까지 27미터가 훌쩍 넘는 나는 바로바로 바로사우루스!

- 내 이름을 말하다가 네 혀가 꼬일지도 모르는 나는 미크로파키케팔로사우루스

- 공룡 가운데 가장 짧은 이름을 가진 민미

- 공룡의 멸종: 자욱한 화산재와 연기에 숨이 콱콱 막혀서? 운석이 지구에 부딪쳐 폭발하는 바람에? 날씨가 마구 변덕을 부려서?
과연 공룡들은 왜 멸종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짜장면 더 주세요! - 중국집 요리사 일과 사람 1
이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의 아이들에게 제일 맛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음식을 손에 꼽을까?
햄버거, 피자, 스파케티, 치킨......
그러고보면 먹을 것이 너무 많아 고민인 시절이다.  

그러나 나의 어린시절을 돌이켜보면 딱 하나 떠오르는 음식은 다름아닌 '짜장면'!
노란 단무지와 먹는 짜장면은 왜 그렇게도 맛있었던지......

운동회가 있던 날이면 엄마가 싸오신 김밥과 삶은 계란과 삶은 밤 그리고 푸짐한 먹을거리를 다 먹고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어김없이 중국집 문을 열고 들어가 짜장면을 먹어야만 했던 그 아련한 기억이 때때로 가슴 깊이 묻어둔 추억처럼 떠오르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도 딸아이와 마트에 가는 날에는 먹을거리가 다양한 푸드코트에서 한참을 고민해도 결국엔 짜장면을 주문하고는 만다. 어느 땐 먹으면서도 참 어쩔 수 없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어쩜 그렇게 자주 먹으면서도 물리지도 않는지... 한편으로는 신기한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어쩌면 어린시절, 엄마와 함께 중국집을 들어서며 입속 가득 돌던 군침의 추억때문일까? 이제는 부모님과 다시는 함께 먹어볼 수 없는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때문일까? 

나의 어린시절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듬뿍 느끼게 하는 이 책은 보고 또 봐도 재미가 있다. 아마도 쓰고 그린이의 어린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여서일까? 

이야기 속의 신흥반점 역시 작가의 어린시절 중국집 가게 이름으로, 짜장을 볶고 짬뽕을 끓이는 아빠의 모습이며 작가의 어린시절 모습인듯한 주인공 강희의 모습이 정감을 느끼게 한다. 구석구석 중국집 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들까지도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에 친근감이 더해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게방의 방을 닦는 강희와 이불을 들고 쫓아다니는 동생 강우, 설거지를 하는 엄마와 노래를 흥얼거리며 식당 바닥을 밀대로 닦는 아빠의 모습까지.... 정말 중국집 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생생한(?) 풍경이 아닐까 싶다. 

중국집 신흥반점의 요리사이자 아빠인 이중남씨와 사장님이자 설거지 담당인 엄마 배연희씨 그리고 강희와 강우 남매가 들려주고 보여주고 알려주는 짜장면에 얽힌 이야기가 짜장 냄새처럼 구수하고 맛나게 전해져 온다. 

신선한 해물거리와 싱싱한 재료들을 사러 나선 시장풍경과 사온 재료들을 손질하는 주방풍경이며, 짜장면 혹은 짬뽕, 탕수육을 먹으러 온 손님들의 모습이 생생한 식당풍경까지... 책장 가득 짜장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평소 맛나게 먹기만 하던 짜장면의 짜장양념 만들기 비법(그것도 20년 손맛을 느낄 수 있는!)도 공개하고, 차림표의 다양한 메뉴를 눈으로 실컷 즐길 수 있는, 덤으로 북적북적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
온종일 짜장을 볶고 탕수육을 만드느라 힘든 아빠의 발바닥에 박힌 굳은 살이 왠지모를 뭉클함까지 느끼게 하는 감동이 짜장면의 구수한 냄새와 함께 느껴진다. 

본문 중간중간 짜장면을 비롯한 중국집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의 일과와 더불어 중국집에서 하는 일(주문, 배달, 빈그릇 수거 등)도 꼼꼼하게 보여주고, 책 뒤에 짜장면의 유래, 짜장면의 종류, 지역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 중국요리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 있다. 

더불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우리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코너를 통해 정말 다양한 먹을거리를 위해 연구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음도 알게 된다.



싱싱한 음식 재료를 사러 간  시장 풍경~
아빠는 '빨판이 손에 쩍쩍 달라붙는' 오징어가 좋다며 흡족해 한다.



<위> 중국요리에 쓰이는 싱싱한 채소와 살아있는 해산물, 그리고 탱탱한 고기~
<아래> 무서운 가스불도 있고, 뜨거운 기름도 튀고, 큰 칼도 있는 중국집 부엌의 풍경.  우동 솥과 우동 팬, 기름요리 팬, 기름 솥, 국수 건지는 체, 국자, 맛국물 솥도 있다.
장봐온 재료들을 다듬고 손질하는 아빠와 기특하게 도와주는 강희~



20년 손맛의 비법이 담긴 짜장양념 만들기~



<위> 짜장면도 짬뽕도 탕수육도 군만두도 있는 중국집의 차림표
<아래>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 배달하는 아빠~



부엌 정리며 가게 청소까지 마치고 난 후 가게방에 모여 앉은 가족들~
짜장도 볶고 탕수육도 튀기고 배달까지 하느라 온종일 바쁜 아빠는 어느새 코를 골고 있다. 발바닥에 굳은 살이 아빠의 수고를 말해주는 듯......



책 뒤의 정보코너: <짜장면이 궁금해> <중국요리가 몇 가지인지 아무도 몰라!>
                           <우리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러보이 - 아주 특별한 친구에 대한 상상 마르탱 파주 컬렉션 2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톡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컬러보이'란 제목에 그저 막연한 궁금증이 밀려왔을 뿐이다.
제목에 어울리는 듯한 표지그림의 얼굴이며 상체 가득 이쁜 색깔이 문신처럼 새겨진 아이의 몸을 보면서도 그저 막연한 생각뿐. 

하지만, 그 이쁜 색깔에 대한 정체(혹은 원인?)를 알고나서는 제목도 표지그림도 '컬러'라는 말이 주는 아름다움은 더이상 환상적이지 않다. 오히려 끔찍함만 남아 있을 뿐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하는 경악만이 메아리칠 뿐이다. 

새 학기에 전학 온 시몽이라는 아이. 보통 키에 평범한 몸매의 보통 아이였지만 아이의 몸을 뒤덮고 있는 다양한 빛깔과 모양의 반점은 단번에 아이들 사이에 화제거리가 되고, 급기야는 시몽을 교내의 슈퍼스타로 만든다.
어떻게 아이의 몸에 화가가 그린 것처럼 예쁜 모양의 반점이 있는 것일까?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신비한(?) 아이, 시몽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은 다름아닌 존재감 없는, 다소 반항적인 클레망스와 겁쟁이 유령 오스카. 물론 오스카는 클레망스의 반 협박적인 부탁에 의한 것이었지만.... 

클레망스와 오스카가 밝혀낸 시몽의 비밀이란 무엇일까? 그들이 아파트 3층에 있는 시몽의 집 창가에 붙어서 생생하게 목격한 것은 시몽이 마치 펀칭 볼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고 있는 부모의 모습이었다. 다시 말해, 시몽은 부모의 폭력을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폭력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 시몽. 오히려 늘 싸우는 부모를, 자신을 펀칭 볼처럼 때리는 부모를 좋아한다며 오히려 자신을 탓하던 시몽은 그 모든 걸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며 클레망스의 손길을 거부한다. 

그 후 갑작스레 전해진 시몽의 죽음은 시몽을 폭력으로부터 구해내려는 클레망스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듯하다. 그러나, 클레망스는 오스카와 함께 시몽의 부모를 납치하는 장엄한 복수극을 펼친다.  
컬러보이 시몽의 죽음이 끝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소중한 아들을 폭력으로 죽게한 그들의 부모에게 끝까지 복수한 클레망스가 대견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몽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비단 그의 부모뿐만 아니라 클레망스의 진실을 외면한 교장선생님이나 시몽의 내면보다는 겉모습만을 보려했던 주변의 사람들 모두의 책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컬러보이 시몽의 몸에는 정말 아름다운 빛깔의 모양들이 있었던 것일까?
사실은 확연한 멍자국이 분명한데도, 기꺼이 시몽의 아픈 현실을 짐짓 모른체 하고 싶었던 이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거짓)은 아니었을까? 

아동 폭력에 관한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새삼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과연 우리 주변에는 또다른 시몽이 없는 것일까?
우리도 교장선생님이나 아이들처럼 시몽이 안고 있는 내면의 상처를 기꺼이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습벌레 배장희와 노력벌레 계미형>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예습벌레 배장희와 노력벌레 계미형 맛있는 책읽기 11
박희정 지음, 조예선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호기심을 발동하게 하는 책이다.
배장희, 베짱이?
계미형, 개미형?
이미 동화 <개미와 베짱이>를 한 번쯤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절로 <개미와 베짱이>를 떠올리지 않을까?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제목을 만들어냈는지 작가의 센스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름만 뚝 떼어놓고 보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두 소녀, 미형이와 장희. 그러나 성과 어울리니 자연스레 '개미와 베짱이'를 떠오르게 하는 계미형과 배장희란다.
그러고보니 곤충이었던 '개미와 베짱이'가 사람으로 환생이라도 한듯 귀엽고 깜찍한 소녀들이 되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름아닌 예습에 관한 공부비법이다.

게다가 동화에서는 개미가 들려주었던 교훈을 이번에는 베짱이, 아니 배장희가 알려준다. 진정한 예습의 노하우라고나 할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부족한 무엇(?)이 있는지 배장희를 따라갈 수 없는 계미형. 그 까닭을 밝히기로 작심을 하고 악착같이 덤벼드는 계미형.
과연 노력형 계미형이 놀 것 다 놀면서도 1등을 놓치지 않는 배장희를 이길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예습'. 게다가 제대로 된 예습에 있었다!
예습이란 무턱대로 미리하는 공부가 아니라 첫째, 가볍게 훑어보는 정도로 살펴보아 배울 내용에 흥미를 갖는 것, 둘째, 예습을 할 때는 궁금한 내용이나 관심있는 부분을 주의깊게!(표시하기) 셋째, 사고력과 활용력을 키우는 방법 등으로 제대로 할 때 효과가 있는 것이다. 

과거 동화 속에서 곤충 개미가 알려준 교훈이 무더운 여름에도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서 추운 겨울을 대비하자는 것이었다면, 인간 베짱이, 배장희가 알려준 교훈은 예습도 제대로 하자는 것이 아닐까...... 

언젠가 학습관련 강연회에서 무턱대고 열심히 하자!는 것만큼 대책없는 것이 없다고 하던 강사의 말이 떠올랐다. 과거의 암기위주의 교과는 무조건 열심히 외우면 됐지만 이제는 다양한 활동위주의 교과내용으로 인해 그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공부방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동화에서조차도 공부의 비법이니 비결이니 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요즘의 아이들이 더없이 짠하다.
우리는 어쩌다 재밌게 노는 비법이나 지치도록 노는 비결같은 이야기같은 것은 남의 나라 아이들에게나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가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5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삶에 완성이란 없으며, 영원한 일등도 없는 것이다. 학문과 예술에는 최고란 없으며 오로지 한층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진정한 예술이다!' (본문 206쪽, '천하제일 명필 석봉 한호'편)
눈물이 왈칵 솟았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위 대목에 이르러 그냥 눈물이 솟았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인재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작아서 인재가 드물다 그런데도 대대로 벼슬하던 집안 아니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높은 벼슬에 오를 수 없다. 한 사람의 재주와 능력은 하늘이 준 것이므로 귀한 집 자식이라고 해서 재능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며 천한 집 자식이라고 해서 인색하게 주는 것도 아니다. (본문 241쪽, '승천을 꿈꾼 이무기 허균'편)
어제가 6.2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이었다는 뉴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데, 위의 글을 읽는데 마음이 착잡해져왔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인재난(?)에 말이다.

떠돌이 나에게 삿갓은 정처 없는 빈 배
한 번 쓰기 시작한 것이 사십 평생을 지냈구나
소치는 아이가 들판에서 송아지를 몰 때
늙은 어부가 갈매기와 고기잡이할 때 쓰는 것인데
술에 취한 나는 벗어 꽃나무에 걸기도 하고
흥이 오르면 들고 다락에 올라 달구경도 하였네
세상 사람들 의관이야 모두 겉치레지만
나의 삿갓은 비바람 근심 외로움 막아 주는 벗이라네.

(본문 290쪽, 김삿갓의 시 '삿갓을 노래함')
시절 피해 은둔의 삶을 살며 한평생 시를 읊었던 방랑시인 김삿갓의 곁을 지켜준 것은 보잘 것없는 삿갓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 어떤 것보다도 그를 든든하게 지켜주었다는 삿갓. 문득, 타고난 예인의 기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안타깝게 스러져간 삶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생각케 한다. 

실감하기에는 까마득한 역사 속에서나 등장하는 인물들이어서일까? 아니면, 박제된 표본처럼 책속에 갇힌 몇 줄의 글로써만 그들을 배운 탓일까?
그동안 무덤덤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리 역사에서 뛰어난(이름난?) 인물들로만 배웠던 예술가들을 온전히 새롭게 만나게 된다. 

때로는 그들의 어린시절 성장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빼어난 예술가적 기질은 자루속에 든 송곳처럼 어떻게든 발현하고 있었고, 또 그들의 비범함을 일찌기 눈치챈 이들에 의해 차근차근 갈고 다듬어져 제 빛을 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대가 미처 그 고매함을 따라가지 못하여, 주변의 시샘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사라져간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동국이상국집의 저자 이규보, 절세가인 황진이, 현모양처의 대명사 신사임당, 명필가 한석봉,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조선의 최고 풍속화가 김홍도... 등으로만 알고 있던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익히 배워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좁은 소견의 소치인지도 깨닫게 되었나고 할까....균여, 정지상, 신재효 등 이름조차도 낯선 혹은 이름만 겨우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어 무척 반가운 책이다. 

오늘날에 비하면 그야말로 부족한 것 투성이였던 그 시절에 어찌 그리도 고매한 기상과 뛰어난 예술성을 갖출 수 있었을까??
물론, 선천적으로 부여된 재능인 탓도 있겠지만 그들(의 재능?)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뒷받침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무엇이든 풍족하고 넘쳐나는 요즘에 과거와 같은 예인들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물질이 정신을 압도하는 시대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이제는 정녕 역사속에서나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진정한 예인들을......
아, 예인들이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