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더 주세요! - 중국집 요리사 일과 사람 1
이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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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아이들에게 제일 맛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음식을 손에 꼽을까?
햄버거, 피자, 스파케티, 치킨......
그러고보면 먹을 것이 너무 많아 고민인 시절이다.  

그러나 나의 어린시절을 돌이켜보면 딱 하나 떠오르는 음식은 다름아닌 '짜장면'!
노란 단무지와 먹는 짜장면은 왜 그렇게도 맛있었던지......

운동회가 있던 날이면 엄마가 싸오신 김밥과 삶은 계란과 삶은 밤 그리고 푸짐한 먹을거리를 다 먹고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어김없이 중국집 문을 열고 들어가 짜장면을 먹어야만 했던 그 아련한 기억이 때때로 가슴 깊이 묻어둔 추억처럼 떠오르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도 딸아이와 마트에 가는 날에는 먹을거리가 다양한 푸드코트에서 한참을 고민해도 결국엔 짜장면을 주문하고는 만다. 어느 땐 먹으면서도 참 어쩔 수 없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어쩜 그렇게 자주 먹으면서도 물리지도 않는지... 한편으로는 신기한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어쩌면 어린시절, 엄마와 함께 중국집을 들어서며 입속 가득 돌던 군침의 추억때문일까? 이제는 부모님과 다시는 함께 먹어볼 수 없는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때문일까? 

나의 어린시절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듬뿍 느끼게 하는 이 책은 보고 또 봐도 재미가 있다. 아마도 쓰고 그린이의 어린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여서일까? 

이야기 속의 신흥반점 역시 작가의 어린시절 중국집 가게 이름으로, 짜장을 볶고 짬뽕을 끓이는 아빠의 모습이며 작가의 어린시절 모습인듯한 주인공 강희의 모습이 정감을 느끼게 한다. 구석구석 중국집 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들까지도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에 친근감이 더해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게방의 방을 닦는 강희와 이불을 들고 쫓아다니는 동생 강우, 설거지를 하는 엄마와 노래를 흥얼거리며 식당 바닥을 밀대로 닦는 아빠의 모습까지.... 정말 중국집 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생생한(?) 풍경이 아닐까 싶다. 

중국집 신흥반점의 요리사이자 아빠인 이중남씨와 사장님이자 설거지 담당인 엄마 배연희씨 그리고 강희와 강우 남매가 들려주고 보여주고 알려주는 짜장면에 얽힌 이야기가 짜장 냄새처럼 구수하고 맛나게 전해져 온다. 

신선한 해물거리와 싱싱한 재료들을 사러 나선 시장풍경과 사온 재료들을 손질하는 주방풍경이며, 짜장면 혹은 짬뽕, 탕수육을 먹으러 온 손님들의 모습이 생생한 식당풍경까지... 책장 가득 짜장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평소 맛나게 먹기만 하던 짜장면의 짜장양념 만들기 비법(그것도 20년 손맛을 느낄 수 있는!)도 공개하고, 차림표의 다양한 메뉴를 눈으로 실컷 즐길 수 있는, 덤으로 북적북적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
온종일 짜장을 볶고 탕수육을 만드느라 힘든 아빠의 발바닥에 박힌 굳은 살이 왠지모를 뭉클함까지 느끼게 하는 감동이 짜장면의 구수한 냄새와 함께 느껴진다. 

본문 중간중간 짜장면을 비롯한 중국집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의 일과와 더불어 중국집에서 하는 일(주문, 배달, 빈그릇 수거 등)도 꼼꼼하게 보여주고, 책 뒤에 짜장면의 유래, 짜장면의 종류, 지역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 중국요리에 대한 정보도 접할 수 있다. 

더불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우리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코너를 통해 정말 다양한 먹을거리를 위해 연구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음도 알게 된다.



싱싱한 음식 재료를 사러 간  시장 풍경~
아빠는 '빨판이 손에 쩍쩍 달라붙는' 오징어가 좋다며 흡족해 한다.



<위> 중국요리에 쓰이는 싱싱한 채소와 살아있는 해산물, 그리고 탱탱한 고기~
<아래> 무서운 가스불도 있고, 뜨거운 기름도 튀고, 큰 칼도 있는 중국집 부엌의 풍경.  우동 솥과 우동 팬, 기름요리 팬, 기름 솥, 국수 건지는 체, 국자, 맛국물 솥도 있다.
장봐온 재료들을 다듬고 손질하는 아빠와 기특하게 도와주는 강희~



20년 손맛의 비법이 담긴 짜장양념 만들기~



<위> 짜장면도 짬뽕도 탕수육도 군만두도 있는 중국집의 차림표
<아래>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 배달하는 아빠~



부엌 정리며 가게 청소까지 마치고 난 후 가게방에 모여 앉은 가족들~
짜장도 볶고 탕수육도 튀기고 배달까지 하느라 온종일 바쁜 아빠는 어느새 코를 골고 있다. 발바닥에 굳은 살이 아빠의 수고를 말해주는 듯......



책 뒤의 정보코너: <짜장면이 궁금해> <중국요리가 몇 가지인지 아무도 몰라!>
                           <우리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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