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이야기 1 - 합본호
박덕규 지음 / 일송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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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중국이라는 나라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지리적 영향이 크긴 하겠지만 그들 자신을 세계의 중심인 중화라 일컫는 그들과의 대결은 대륙으로 나가고자 하는 우리에겐 역사적 숙명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중국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수많은 나라가 생겨나 패권을 다투다가 통일이 되고 다시금 흩어져 혼란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중국의 역사이다. 그러한 여러 왕조의 흥망사는그 누구도 오랫동안 중원의 주인이 되지는 못했음을 보여주고 았다. 지금의 중국역시도 불과 100년도 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이야기>시리즈는 그러한 복잡다단한 중국의 역사를 왕조별로 보기 쉽게 14권으로 나누어 엮어 놓은 책이다. 이 시리즈는 1960년대에 중국의 중국소년아동출판사라는 곳에서 발간된 中國歷史故事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중국내의 조선족을 위해 다듬어진 후 여러번의 번역작업을 거쳐 완성되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누구나가 손쉽게 중국의 역사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편저자의 취지에 따라 국내에 소개되어진 책이다. 그렇듯 여러번의 과정을 거쳤기에 통사적으로 중국사를 접근해보려는 이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듯 하다.

 

이 책 <춘추春秋시대>는 그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왜 춘추시대가 첫번째일까라는 의문이 일수도 있으나 편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그 의문을 말끔히 해소시키고 책을 시작한다,
"...기원전 4000년부터 기원전 700년대까지의 3천년 역사를 사가史家들은 대개 정사라 보지 않는데도... 이 책의 원저에서 춘추시대부터 집필한 것을 통해 그대로 따랐음을 밝힌다." 
최초 혈연에 의지한 봉건적 질서아래 유지되었던 주周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속력이 희미해지고 각 지역의 제후들은 조금씩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 결국 서융의 침입으로 낙양으로 도읍을 옮겨 동주東周시대가 시작되면서 주周의 정치적 통제력은 거의 상실되고 제후국들은 독립적인 국가로 변모해 간다. 바로 그 시대를 공자의 책 <춘추>에서 따와 춘추春秋시대라 부른다. 춘추시대는 중국이 조금씩 영토국가로 정리되고 통합되어가던 시작이다. 이 책 역시도 그 흐름을 춘추시대의 패주覇主에서 찾는다. 패주는 수많은 니라들의 제후들을 대표할만큼의 세력을 과시한 제후의 차지였기에 패주는 당대의 세력판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주周왕실에 대한 충성이 명분이긴했지만 그들의 출현은 혈연과 신분에만 의존하였던 기존의 권위와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한 것을 보여주듯 춘추시대 초기에는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고 인정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힘의 대결이 시작되면서 군사력과 함께 인재의 발굴은 성패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200여개의 나라가 10개의 나라로 정리되는 춘추시대를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동맹으로 때로는 적으로 맞서게 되면서 권력을 향한 집념과 포섭 그리고 도태된 이들에 의해 행해지는 배신과 복수가 아마도 그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을듯 하다. 치열하게 시대를 살아갔던 그들의 삶은 어쩌면 우리가 사는 지금 현재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인간사가 아닐까라고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관포지교管鮑之交로 부터 시작하여 순망치한脣亡齒寒, 와신상담臥薪嘗膽, 토사구팽兎死狗烹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주인공들이 있다. 그들의 고사故事가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결국 그 이야기들이 우리들에게 오늘을 살아갈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환공齊桓公으로부터 시작된 춘추의 패자는 진秦과 진晉을 거쳐 초楚, 오吳, 월越 등으로 이어진다. 책은 패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듯 와신상담의 주인공인 월越나라 왕 구천勾踐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책 속의 숨가쁜 이야기들은 언제 보아도 흥미진진하고 살아 숨쉬는듯 하기만 하다. 어쩌면 이 책이 읽기 편안한 흥미위주의 서술이기에 그러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14권이라는 적지않은 분량이지만 통사적으로 중국을 이해해보고자하는 이 시리즈가 분명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뒤죽박죽으로만 보이는 중국사를 정리하고 가까이 접근해 보는 좋은 시도로 보여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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