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로드 : 젊은 예술학도 6명의 가슴 뜨거운 세계 여행기
천성훈 지음 / 넥서스BOOK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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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하고 스스로 광대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여섯명의 젊은이들이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20Kg이 훌쩍넘는 산더미같은 배낭을 짊어진 그들은 낯선 이국에서 영락없이 집을 나온 부랑자의 모습처럼 비춰진다. 준비해 온것이 너무도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은 그들을 감싸고 돈다. 이윽고 꽹과리의 첫울림과 함께 신명나는 놀이판이 시작되고 그들의 혼과 열정을 담은 즉석공연은 그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그들의 관객으로 끌어들인다. 웃음, 땀방울, 흥겨움 뒤에 남은 5달러짜리 지폐 하나와 10센트 동전 다섯개 이제부터 본토비의 세계로 향하는 Art-Road는 시작된 것이다.

 

본토비(Born to Be)는 여섯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하여 한국을 알리고 진정한 예술의 세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기 위해 결성된 해외 공연 프로젝트팀의 이름이다. 본토비란 글자 그대로 '무엇무엇으로 태어나다' 혹은 '무엇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영문 뜻 이외에도 성경의 창세기에 나와있는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지시할 땅으로 가라.'라는 구절에서 그 이름을 따온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 <ART ROAD>는 본토비의 기나긴 그들의 에술에의 여정을 그들의 손으로 직접 기록하고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해 엮은 세게 여행기이다.

 

20대 후반의 천성훈을 팀장으로 네명의 남자와 두명의 여자가 각자 한국에서의 일을 과감히 버리고 이 본토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1년여간의 합숙을 통해 많은 공연 연습과 팀웍을 다진 그들은 단돈 2000달러를 들고 무모하다 싶을 이 기나긴 여행을 시작한다. 그들은 1년 4개월간 30여개국을 여행하면서 177회의 공연횟수를 기록하게 된다. 천성훈은 이 책 <ART ROAD>를 통해 단순히 많은 공연을 했고 낯선 나라에 한국을 알린 것보다 무사히 그 험난하고 기나긴 여정을 그들이 함께 해냈다는데 만족하고 감사하다고 이야기 한다. 애초부터 무리한 계획이기도 했거니와 여행 도중 생기는 여러가지 악재와 힘든 여건을 극복하고 해낸 성과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우리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예술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 예술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정답은 모른다."
여행은 시작됐다. 광활한 로키산맥을 넘어 작은 마을 산타페에서 그들은 공연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된다. 그리고 서서히 예술이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저 예술이란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그러면서도 남들이 할수 없는 무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여행속에서 발견한 예술은 그저 너와 내가 할 수 있는 것, 삶속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엇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예술에의 길이기에 그들은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이 중요하고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들 자신은 남녀가 오랜 기간 함께 여행을 해내기에 그안에서 생겨나는 유대감을 넘어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들 때문에 멤버 전체가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것은 곧 본토비의 끝을 의미한다고 그들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번의 고비를 넘어가면서도 그들은 끝까지 그길을 함께 걸어 나온다. 천팀장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끝내 자신의 여정을 버리지 못한다. 그만큼 강한 의지는 그들을 또한 하나로 묶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코 당신이 소중하지가 않아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내게 가장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유수의 축제에서 그들이 당당히 한국에서 온 본토비임을 알리고 세계의 이곳저곳에서 한국을 잊어가고 있는 한인들에게 그들은 삶의 청량제가 된다. 비록 네덜란드에서는 노숙을 해야했고 폴란드에서는 차에서 잠을 자야 했지만 계속되는 그들의 열정은 무엇으로 막을 수가 없다. 그들이 아트로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언젠가 그들이 만든 길이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예술의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기 때문에. 그들의 소망은 어쩌면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그 길을 걸으며 본토비의 이름을 떠올리고 세상 전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예술 분야에서 만큼은 아주 작게 나마 세상을 변화시킨 이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젊음의 미래는 아름답게만 보인다. 어쩌면 이미 익숙해진 현실에 매여 좀 더 커다란 앞날을 바라보지 못하고 좁아진 시야만을 쫓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래서 그들이 더욱 부러움의 대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게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며 한 인간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한 경험했을 것이다. 그들이 체험했던 기나긴 예술로 향하는 삶에의 기록 그것이 바로 ART ROAD이다.

 

"애초 아트로드의 '완성'을 꿈꾸고 이 여행을 시작한 건 아니다... 길이 되기 위함이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도 그냥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어딘지 모를 '길'의 첫 발자국만 새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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