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 비판적 보수주의자 이상돈이 본
이상돈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87년 민중항쟁으로 이뤄낸 대통령직선제로 4명의 대통령을 선출했고 그때 우리는 환호했으며,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의 임기말 초라한 모습 역시 게속해서 보아왔다. 그것은 퇴임 후 성공하지 못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는 우리들에게도 그것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과제로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쩌면 아직 성숙되지 못한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의 과정이었으며, 좀 더 발전적인 민주주의의 앞날로 나아가기 위한 아픔과 시련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비단 언론에서 강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언제부턴가 양비론적인 시각으로 정치권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것은 우리에게 대안없는 이분법적 사고를 강요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굳이 우파, 좌파를 따지고 싶진 않지만 결과론적으론 10년동안 우리는 좌파정권에게 나라를 맡겨왔다는 시각이 일반적이고 지배론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비판적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이상돈 교수는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며 자신의 주장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라는 책에 옮겨 놓았다. 환경문제의 전문가로 조선일보의 비상임논설위원을 지내며 사설과 칼럼을 쓰던 저자는 1997년과 2002년 두번의 대선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보며 이것은 좌파정권의 집권이라고 규정짓고 이후 좌파세력의 수면 위 부상을 우려하며 인터넷과 각종신문에 정치적인 기고문을 싣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글들이 모여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른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일이 잦아지고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인터넷카페를 운영하기도 하고 각자의 색깔이 드러나는 사이트에 모여 자신들의 의견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 그만큼 이제 우리도 넋놓고 바라보던 정치권에 대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를 하기도 하는 적극적인 민주주의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주로 젊은 층의 의견이 지배적이고 70,80년대에 학생시절을 보낸 이들이 사회의 주체세력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며, 그러한 급진적인 진보역시 그들이 강단에 서고 후학을 가르치는 시기가 되면서 좌파가 득세하는 세상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 진보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그저 개혁만을 외치는 허상을 쫓는 그러한 방향을 잃어버린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비판받는 현 정권에 대해 어떻게 보면 그를 대통령으로 탄생시킨 우리 세대가 책임질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집에서나 건전한 토론이 사라진 밥상머리에서 우리의 부모님 세대가 외치는 현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우리는 고스란히 감수해 내는지도 모른다.

어느 한쪽의 의견이 지배적인 성향의 글을 읽고 나면 어느 순간 부터 그러한 의견에 대해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한쪽의 의견만이 강조된 두꺼운 책을 읽다 보니 그 의견에 반하는 생각들이 많아지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그래서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려 건전한 보수니 건강한 진보니 중도적 좌파니 하며 좀 더 희석된 자신만의 이미지를 내 보이려 하는 것일 게다. 그것처럼 우리 각자가 어떠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규정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것은 진보든 보수든 어느 한쪽의 의견을 크게 내세우다 보면 그저 반대성향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상대의 의견을 묵살시켜버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어 버릴지도 모름이다. 저자의 생각처럼 이미 우리사회는 보수가 잊혀지고 급진적인 좌파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끊임없이 그 득세한 좌파에 대항해 우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외친다. 그것은 아마도 이전에는 금기시되던 체게바라의 책과 그의 모습이 새겨진 티셔츠가 젊음의 상징이 되고 그들의 아이콘이 된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보수주의자들의 책읽기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보수주의자들이 그만큼 책을 멀리 해왔기에 이러한 결과가 왔다고 개탄하기도 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저자 자신이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면서 같은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의견을 던지기도 한다. 

세대에 따라 나이를 들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것은 이미 규정지어진 고루한 시각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의견이 중시되면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각 당의 지배적인 대통령후보 선출의 한 방법으로 선택되어지며 이미 한나라당은 그러한 방식으로 대선후보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오픈 프라이머리 역시 당의 색깔이 없어지며, 이념과 정책이 다른 타인의 참여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정당의 기능이 약화되는 인기투표에 그치는 행위라며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이 글들이 갖고 있는 성격 때문에 쉽게 읽히기는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보다 넓게 생각하고 이해의 폭을 확대해야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 이러한 비판적인 글을 한번쯤 접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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