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본주의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 책세상 루트 17
안현효 지음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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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나라 이웃나라 >의 대성공 이후 초보자를 위한 만화나 카툰을 대량으로 사용한 입문서들이 붐을 이루듯이 출간되었지요. 하지만 그중에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책은 의외로 몇 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뭘까요?

그것은 단순히 보기 쉬운 만화나 그림이 많이 들어간다고 무조건 초보자용 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접근법과 내용 자체가 초보자들이 처음 접근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잡지에 평론가들이 쓴 영화평에 대해 인터넷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비판이 바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쉽게’라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네티즌의 단평이 아니라 평론가가 쓴 평론에 대해 ‘쉽게’라는 한 가지 조건만을 졸대적인 기준처럼 내세우는 것이야 말로 오히려 더 문제가 아닐까요? 영화는 엄연한 예술의 한 형태로 공인된 표현 양식이고, 그 예술품을 품평하는 전문적인 평론가의 평론이 대상인 영화에 걸맞게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것이 아닐까요? 문학이나 음악, 미술에 대한 평론에서는 전문적인 평론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면서 유독 영화나 대중 음악, 만화 같은 대중적인 예술 장르에 대해서는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를 요구하는 것은 대중 예술을 다른 예술 장르들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 한 단계 아래에 놓고 보기 때문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평론의 소비자’인 ‘대중’의 ‘평론 생산자’에 대한 근거없는 소비자 주권 의식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세상의 진리를 찾으라는 왕의 명령에 수 십년 동안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끝에 내놓은 결론이 ‘공짜란 없다’ 단 한 문장으로 귀결되더라는 이야기가 단적으로 설파하듯이, ‘쉬우면서도 깊이있는 평론’이란 현실적으로는 극도로 존재하기 어려운 요구이며, 극소수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평론을 쓸 수 있는 평론가나 저자는 그 분야의 초보자가 아니라 그 분야의 최고 거장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분야를 풀어 설명하는 것은 대부분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이 가능할 만큼 매우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19세기 이후의 자본주의 경제사를 정리해 놓은 이 책은 결코 쉽지않은 자본주의의 통사를 큰 흐름을 중심으로 명료하면서도 깊이있게 정리해 냄으로써 저자의 능력이 탁월함을 증명해 주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250년도 채 되지않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의 역사이지만, 모든 면에서 근대 이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빠른 변화와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현대에 속하는 시기이고, 그중에서도 현대 역사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경제학사와 경제학파들의 흐름을 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낼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안현효 교수가 일반적인 경제학자가 아니라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치경제학에서는 경제를 독립적인 체계로만 바라보지 않고 철학적인 논쟁과 역사 발전 과정의 추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자본주의 경제를 자본주의라는 단일의 독자적인 체계 속에서만 고찰할 때 부딪치게 되는 내부적인 한계와 모순들을 자본주의 외부의 대립되는 이론과 역사적인 추세 등과 연관시켜 해명하고 설명함으로써 비로소 총체적인 체계를 설득력있게 구축할 수 있게끔 만듭니다.
 

저자가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과 방향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방법은 바로 변증법의 원리인데, 자본주의가 발전의 각 단계마다에서 성장이 중지되고 막다른 골목에 직면할 때 그것을 해소해준 것은 바로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점을 지적한 마르크스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이며, 자본주의는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이거나 그와 대립함으로써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정-반-합의 궤적을 그려왔음을 설득력있게 설명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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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박스 리더십>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토이 박스 리더십 Toy Box Leadership - 장난감 상자에서 발견한 리더십의 비밀
론 헌터 주니어 & 마이클 E. 와델 지음, 박종윤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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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한 첫 해인 신입생 시절에 전공 기초로 가장 먼저 수강한 과목들 중에 정치학 개론이 있었습니다. 정치학 개론 첫 시간부터 거의 중간 고사 무렵까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 강의했던 주제가 바로 ‘리더십’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민주 정체의 기본적인 구조와 구성 및 운영 원리 같은 것들을 배울 것으로 예상했던 정치학 수업 시간에 민주주의와는 다분히 상반되는 느낌을 주던 지도자의 리더십을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강의하는 것이 상당히 이상하게 여겨졌었습니다. 더군다나 강의를 맡으셨던 교수님이 권위주의 타파와 자유주의를 중시하던 파리 소르본느 대학 정치학 박사 출신인 분이셨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치학이란 보편적인 다수의 시민을 사고의 중심으로 하는 법학이나 행정학과는 달리, 소수의 전문적인 직업인인 정치인에 의한 국가 의사의 결정과 운영에 관해 논하는 학문인 만큼, 다수인 일반 국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공공의 선이나 이익이라는 목표로 인도해 가는 기술인 리더십이야말로 정치라는 행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가진 국가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 국가를 이끄는 실질적인 주체는 다수의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소수의 정치인들이고, 그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국민들의 의사를 결집시키고 목표를 향한 행동으로 이끄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을 선출하는 사회의 제도와 그 결과로 선출된 정치인의 선악은 의외로 별다른 관계가 없음은 가장 민주적인 헌법을 지녔다고 평가되던 바이마르 공화국 체제 아래에서 탄생한 지도자가 바로 히틀러였고, 말많고 탈많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었다고 평가받는 대통령의 임기 내에서 선출되었다는 아이러니가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더의 성격은 그 리더를 선출한 사회 전체의 정체성의 문제이고, 리더십은 그러한 리더의 성향이나 선악과는 별반 관계없는 통치와 지도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에서 리더십은 단지 정치나 군대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수적으로 많고 사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은 기업에서 보다 더 요구되는 기술입니다. 얼핏 자신의 수익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 고용 계약에 의한 고용 관계인 기업에서는 상명하복이 당연시되는데 왜 리더십이 요구되는가도 싶겠지만, 현대의 기업은 기업 구성원인 사원들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기업의 목표에 집중시켜야 하는 무한 경쟁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의 자산인 사원들의 자발적인 최대 능력 발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술로써 CEO나 간부들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리더십 관련 서적들은 전쟁사나 기업사 등을 텍스트로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화나 동화,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리더십의 요소와 실행 방안들을 포착해서 이끌어 내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리더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론도 다양화되었다는 것인데, 사실 시중에 나와있는 리더십 관련 서적들이 다루고 있는 소재나 내용들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소재에서 이야기를 끌어낼까 감탄할 정도로 리더십 책 저자들의 독특한 시각과 접근법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 토이 박스 리더십 ] 도 매우 특이한 소재에서 리더십의 요소들을 포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바로 장난감 상자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장난감들을 통해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난감 상자’라는 제목과 일반적인 국배판보다 다소 작은 판형, 그리고 230쪽 남짓한 두께 때문에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어 나가면서 점점 각 주제마다에 담겨있는 관점의 참신함과 내용의 알참에 감탄하며 페이지를 넘겨 나갔습니다. 

두 명의 저자는 미국의 일반적인 가정의 어린이 장난감 상자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대중적인 장난감들의 특성과 모양, 놀이법을 통해 리더십의 여러 특질과 운용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나갑니다. 

레고 블럭을 통해서는 조직 내의 인간 관계에 대하여, 슬링키 도그를 통해서는 리더와 직원들 간의 전진의 템포와 상호 작용에 관하여, 플레이 도를 통해서는 멘토링에 관해, 요요를 통해서는 독창성과 창의력에 관하여, 포테이토 헤드를 통해서는 리더의 표정 관리에 관하여, 루빅 큐브를 통해서는 윤리성에 관하여, 흔들 목마를 통해서는 효율성에 관하여, 리틀 그린 아미 맨을 통해서는 전략에 관하여, 라이트 브라이트를 통해서는 메세지와 의사 소통에 관하여, 오뚝이를 통해서는 내구성과 인내에 관하여 설득력있는 적절한 비유와 함께 원칙적인 정의, 구체적인 실천 방향과 방법 등을 이야기 해 줍니다. 

어린이 장난감이라는 친숙하고 단순한 매개체를 통해 풀어내는 리더의 여러 자질들과 리더십의 축적과 발휘 방법에 관한 설명들은 주제 설정과 그 내용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참신하면서 설득력과 깊이도 있어서 읽는 내내 감탄케 하는데, 특히 흔들 목마를 통해서 본 ‘열심히 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제자리에서 맴돌 뿐인 비효율성’과 루빅 큐브를 통해서 본 ‘리더와 조직이 갖추고 지향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기치인 윤리성’, 그리고 포테이토 헤드를 통해서 본 ‘리더가 갖추거나 자제해야 할 표정들’에 관한 내용들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리더십을 함양하는 방법에는 무수히 많고 다양한 방법론들이 있고, 시중의 서점에는 그에 관한 많은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 속에서 이 작은 책은 결코 파묻히지 않고 환한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되는 참신하면서 알찬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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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 마라, 블립>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행운에 속지 마라 - 기대하지 마라, 예측하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이건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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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렙은 2008년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금융 대공황을 예언한 [ 블랙 스완 ] 으로 일약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경제학자입니다. 

레바논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워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고 프랑스 파리 제9 대학에서 금융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월가에서 10여 년 동안 증권분석가이자 투자전문가로 일한 탈렙의 전문 분야는 바로 파생 금융 상품인데, 이 파생 금융 상품과 그 기초 원리를 제공한 금융 공학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탈렙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에 따른 금융 공황을 예언한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예측해 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탈렙은 [ 블랙 스완 ] 에서 다분히 모순된 표현인 ‘검은 백조’란 첫 번째로 예측이 불가능하고, 두 번째로 엄청난 충격을 동반하며, 세 번째로 일단 현실로 나타나면 사람들은 뒤늦게 설명을 시도하여 마치 설명 가능하고 예견 가능했던 것처럼 여기게 만든다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 매우 개연성이 희박한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검은 백조’의 이러한 세 가지 특징을 지적하면서 사람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면서, 극히 예외적인 사건, 즉 ‘검은 백조’의 가능성을 애써 회피하곤 하는 월가의 ‘전문가’들에게 날카로운 독설을 날리며, “앞으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파국이 월가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탈렙은 이러한 치명적인 ‘검은 백조’가 출현하기 전까지 사람들이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보편적인 인간의 하드웨어는 전체를 보아야 할 때에도 부분에 집착하도록 짜여져 있으며, 이미 알고 있는 것에만 집중할 뿐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지 못하는 오류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고 말하면서, 일반적인 인간들이 자신의 무지를 얼마나 모르는지를 속속들이 논리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탈렙이 이처럼 월가와 경제계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대담하게 비판의 칼을 휘두를 수 있었던 데에는 보편적인 인간들의 지각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부정확하며, 우리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현상에 대해 그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로 단단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탈렙의 이러한 연구들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 블랙 스완 > 보다 3년 전인 2004년에 출간된 이 책 < 행운에 속지마라 >입니다. 

 
 

< 행운에 속지마라 >에서 탈렙은 월가를 비롯한 세계 증권가와 금융계를 지배하고 있는 잘못된 통계 해석에 근거한 낙관적인 인식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들을 쏟아냅니다. 

탈렙이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지혜에서부터 통계학과 행동 경제학 등을 통해 도출해 낸 결론은 사실 무척 간단합니다. 

증권 시장은 주기적으로 붕괴하게 되어 있으므로 증권에 모든 것을 투자한 트레이더나 투자자는 필연적으로 이런 공황 때 자산을 몽땅 날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인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미국 증권 시장은 1929년 대공황 이후 주기적으로 공황 수준의 붕괴를 반복해 온 것이 분명하고, 이런 공황이 1987년과 2008년에도 어김없이 반복된 것임을 누구라도 명백하게 알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러한 명확한 통계와 사실을 무시하고 앞으로 반드시 닥쳐올 공황에도 불구하고 모든 재산을 주식에만 쏟아 넣을까요? 

탈렙은 이러한 행동의 배후와 밑바탕에 깔려있는 원인들로 사람들은 주가가 상승할 때의 군중 심리에서 절대로 자유롭게 벗어나 독립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심리적 한계, 과거의 실적에 현혹되어 자신에게 운이 붙어 있다고 생각하거나 믿는 착각,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일의 원인을 사후에 거론하며 자신이 예측할 수 있었다고 우기는 후견지명, 그리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언론의 부추킴 등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근거로 인간은 전체보다 부분에 집착하고,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에 집착하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탈렙은 단 한 번의 공황으로 모든 투자 자본을 한꺼번에 잃게 되는 주식 시장의 특성상 평생동안 시장을 떠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권 거래를 해야하는 트레이더나 전업 투자자라면 주식에 모든 자산을 올인하기보다는 안정성있는 채권을 병행하거나, 아니면 자신처럼 시장의 흐름과 반대되는 콜 옵션이나 풋 옵션을 행사하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들며 다수의 예측이나 전반적인 흐름과 상반되는 옵션은 드물지만 확실하고 이익폭이 큰 수익을 안겨준다고 말합니다. 

사실 제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되어 공황이 임박했다고 느껴지면 주식을 처분하고 시장에서 빠져나왔다가 하락장에서 저가에 다시 매입하는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폭등장에서 스스로의 원칙을 고수하여 매입을 중지하거나 빠져나온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전업 트레이더나 투자자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탈렙은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고 장기 전략만 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원칙을 과감하게 행동을 옮긴 유일한 사람이 바로 워렌 버핏인데, 그 버핏조차도 IT붐 때 시장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투자자로써 거의 사형선고에 가까운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탈렙은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통계학과 논리학, 심리학에서부터 행동경제학과 신경생물학에까지 이르는 매우 방대한 분야의 자료들을 논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수준이 예상보다 높을 때가 많아서 초보 독자들에게는 이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거기에다가 필자 스스로(와 번역자)가 밝혔듯이 전체적인 구성과 전개가 체계적이지 않고 산만하며 문체도 불친절해 읽기가 쉽지 않은데, 거기에다가 칼 사강(세이건), 카프카의 <소송>(심판) 같이 눈에 띄는 고유명사의 오역까지 겹쳐져 전체적으로 난삽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일단 탈렙 특유의 어투와 논리 전개에 익숙해지고 나면 일반적인 경제서나 자료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날카롭고 통렬한 지적과 독창적인 혜안을 만끽할 수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개성있는 책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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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010-06-1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행운에 속지 마라>의 역자 이건입니다. 훌륭한 서평과 소중한 오역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독자가 지적해주시는 오역을 출판사와 협의해서 수정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독자께서 친절하게 오역을 가르쳐주신 덕분에 책을 개선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 블로그 http://blog.naver.com/keonlee0324/120101630821 가 그런 내용입니다. hajin님이 발견하신 오류가 이밖에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괜찮으시면 더 자세한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제 블로그는 http://keonlee.com, 메일은 keonlee@lycos.co.kr 입니다. 탁월한 서평과 지적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석세스 내비게이터십>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석세스 내비게이터십 - 행복한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자기창조경영
구건서 지음 / 시그마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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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테너 가수인 루치아노 파바로티에게 기자가 오페라 시즌이 끝나면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파바로티는 휴식을 취하기 이전에 발성 코치로부터 발성 교정을 받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테너 가수이자 발성에 관한 한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는 평을 듣는 파바로티가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초보적인 발성 교정을 받는 이유를 묻자, 그는 성악가에게 발성은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대륙을 넘나들며 여러 유명 오페라 극장들을 옮겨다니며 각각 성격이 다른 여러 역할들을 맡아 노래하다 보면 발성이 흐트러지게 되기 때문에 오프 시즌 때마다 흐트러진 발성을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자 필수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는 이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자기 계발을 위해 쉬지않고 노력하고, 언제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종종 직장일에 지치거나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혹은 정반대로 일이 너무 잘 풀려 숨돌릴 틈도 없을 만큼 바쁘게 전개되어 나갈 때에는 현재의 바쁘고 힘든 상황 때문에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할 여유가 없어지거나 공부할 의욕 자체가 약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일이 풀리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을 때나 반대로 일이 잘 풀려 승승장구할 때 일수록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원론적인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렵게 남는 시간을 짜내어 열심히 공부를 하는 데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초조하고 답답할 때에는 자신이 왜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느꼈고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지를 원점에서 다시 되돌아보며 다시 한 번 성공 의지를 되살릴 수 있고, 일이 잘 될 때에는 기분에 치우쳐 기본이 되는 요소들을 소홀히 하거나 등안시하고 있지 않는 지를 간과하지 않고 원론적으로 차근차근 점검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성공이나 내적인 연마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기적으로 원론적인 자기 계발서들을 꺼내서 반복해서 읽으면서 초심을 다잡고 학구열을 더욱 북돋울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석세스 내비게이션십 ] 은 그런 의미에서 원론적인 요소들을 잘 정리해 놓은 모범적인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성공을 위한 8가지 덕목으로 꿈, 인맥, 도전, 재능, 행동, 기본기, 준비, 열정을 꼽으며, 각 항목마다에 그 필요성과 성취 방법들에 관한 설명과 조언들을 펼쳐 놓습니다. 각 장의 내용 자체는 잭 웰치,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손정의, 처칠, 힐튼, 트럼프, 마쓰시타 같은 경제인들과 링컨, 오바마, 김규환 명장, 박지성, 김연아 같은 유명인들의 성공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일화들과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 < 꿈꾸는 다락방 >,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 칭찬을 고래도 춤추게 한다 >, < 연금술사 > 같은 베스트셀러들에서 발췌한 내용들, 그리고 여러가지 연구와 통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존의 경제서나 자기 계발서들을 많이 읽은 독자의 눈에는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는 짜집기적인 성향이 강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자기 계발서를 처음 접하거나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읽으며 자기 계발의 의지를 다지는 데에는 매우 적합하고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충실하고 짜임새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매 장마다의 끝에 실려있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유명 강사가 되기까지의 저자 본인의 경험담은 본문의 내용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는 좋은 본보기이지만, 후반부와 책 날개에 실려있는 저자의 내비게이션십 스쿨 광고는 다소 찬반이 엇갈릴 듯도 싶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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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학 콘서트, 펀드스쿨>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펀드스쿨 - 지구가 두쪽 나도 수익 나는 통장 세 개의 비밀!
신주영 지음 / 이레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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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접하는 말이 바로 ‘노후’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입니다. 재테크의 가장 일반적인 목적은 단기간에 큰 이익을 남기는 ‘투자’와는 달리 고정적인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은퇴 이후에 대비하여 한정된 금액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꾸준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주식과는 달리, 직장을 갖고 있는 일반인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안정된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내기에 적합한 것은 오히려 ‘펀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 년 전 우리나라가 온통 펀드 열풍에 휩싸였을 때 너도나도 가입했던 펀드들이 MB 정부 출범 이후 강만수 재경부의 시대착오적인 경제 정책 운영에 미국 발 금융공황까지 겹치면서 거의 모든 펀드들이 반토막 이하가 되거나 아예 소멸되어 버리는 것을 본 때문인지, 일반인들의 펀드에 대한 인식은 ‘주식보다도 더 위험한 것’처럼 고착되어 버렸습니다. 거기에는 펀드는 무조건 원금을 보장해주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의 탓도 컸죠.
 

하지만 경제 지식이나 정보의 수준이나 그것에 투여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동일하다고 할 때 수익률이나 안정성은 펀드가 주식보다 월등하게 높고, 특히 한 번 결정하고 넣기 시작하면 이후로는 눈을 떼지 않고 꾸준히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는 점에서 펀드는 일상인들의 장기 투자에 가장 적합한 금융 상품이자 재테크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펀드 스쿨 ]국내 최대의 펀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인터넷 고수의 오프라인 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솔직히 아주 저명한 경제 학자의 책을 제외하고는 어지간한 전업(?) 재테크나 부동산 저술가의 책보다는 [ 똑똑한 돈 ] 처럼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내공이 검증된 고수의 글이나 책이 훨씬 더 내용상의 깊이도 있고 접근이나 서술의 신선함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저자는 책의 앞부분 절반 이상을 할애하여 투자의 역사와 원칙,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 인플레이션과 물가, 통화량과 통화 정책, 금리와 환률, 주요 차트 분석 이론들과 시장 분석 이론 등 경제와 금융, 투자의 기본적인 원리들을 먼저 설명합니다.
 

사실 곧바로 펀드에 대한 실전 강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분이라면 펀드 책에 일반적인 경제 강의가 절반이나 된다는 데에 화를 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을 구입해 읽을 독자의 대부분은 아마도 경제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150쪽 분량의 이 앞부분에 요약되어 있는 내용들은 경제와 투자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을 쉽고 함축성있게 정리해 놓은 것이어서, 이 부분만 정독하더라도 경제와 투자의 기본기는 잡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의 제반 중요 부분들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본격적인 펀드 강의가 시작되는 뒷부분에서는 왜 펀드인가 하는 질문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답으로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우상승하는 주식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분명히 주식이지만, 포츈 500대 기업조차도 40년 사이에 무려 68%가 사라졌고 우리나라 100대 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에 무려 88%가 사라졌으므로, 특정 기업자체보다는 증권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면 필연적으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펀드 투자가 이처럼 쉽고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왜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로 들어왔다가 주식으로 빠져나가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모두 고수익에 대한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며, 세계 최고 부자인 워렌 버핏의 예를 들며 40년 간 시장 평균보다 조금 더 높은 21%의 수익률을 복리로 장기간 투자하면 누구나 그만큼의 천문학적인 수확을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펀드 투자를 할 때 주의해야 가장 중요한 점은 펀드의 수익률보다도 펀드 수수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은행이나 증권사, 투자사들에서 펀드를 판매할 때 붙는 수수료는 전체 투자금 대비로 볼 때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비율이어서, 수익률을 결정적으로 깍아먹는 이 수수료가 낮은 펀드를 찾는 것이 펀드 투자의 첫 번째 관건이라고 말합니다(펀드 판매사에서 아무런 서비스도 하지않고 앉아서 챙기는 수수료가 매 년 4조원 규모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들은 펀드 선택에서 장기 투자와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 매수 타이밍을 포착하는 방법, 펀드 자산 운용법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 장에서는 기본적인 펀드 투자 방법, 해외 펀드나 원자재 펀드 투자, 환매 기술 등을 문답식으로 쉽고 친근감있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펀드는 개별 회사나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과는 달리 특출난 비법이나 화려한 기술이 없고 수익률도 폭발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춘 500대 기업이나 우리나라 100대 대기업들조차 40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주식 시장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우상장하는 전체 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주가 지수 펀드는 20년만 기다리면 100%의 확률로 원금을 절대로 손해보지 않고 확실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처럼 수익 확률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펀드를 떠나 위험성이 높은 주식 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높은 수익률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이 책은 펀드 선택이나 운용에 대한 어렵고 복잡한 기술적인 설명보다는 경제와 금융의 기본적인 원리와 그 속에서 펀드 투자가 갖는 위치와 의미를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고, 펀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리와 원칙들을 설득력있게 주지시켜 준다는 점에서 펀드 투자에 관심을 막 가지거나 처음으로 펀드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들이 가장 처음에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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