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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구성 - 글로벌 경제위기 제2막의 도래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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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8년의 금융대공황은 이전 세기의 역사적인 대공황들과는 상당히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이전 세기의 대공황들이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 간의 불일치로 인한 생산 과다로 인해 발생한 산업적인 문제였던 데 비해, 2008년의 금융대공황은 실물 경제의 흐름과는 사실상 아무런 관계없이, 순전히 금융, 그것도 컴퓨터 데이터 속에 존재하는 전자 화폐로 발생한 금융 데이터 상의 공황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전 세기의 대공황이 짧게는 십 수 년간, 길게는 수 십년 간 산업계와 사회 전체를 긴 침체의 늪 속에 빠트렸고, 회복도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던 데 비해, 2008년의 공황은 대공황이 일어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순식간에 진화가 되었고,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도 다분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사실 직접적인 타격을 밭는 분야의 종사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공황의 인식조차 희박했던 면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근 1세기 만의 가장 큰 규모의 공황이었던 2008년 금융대공황이 불과 1년도 채 되지않는 짧은 기간 안에 순식 간에 진화가 되고 마무리가 지어진 듯한 느낌마저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이 금융대공황이 실제 산업이나 실물 경제 분야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단지 컴퓨터 안에 있는 장부상으로 일어난 것이었던 만큼, 그 장부상의 수치의 불일치나 손실을 채워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버넹키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취한 방법도 천문학적인 달러를 찍어내서 금융계에 지급하는 단순무식한 방법이었습니다. 장부상의 파산 상태를 달러를 찍어내서 보조해 막는다. 얼핏 보기에는 간단하고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금융대공황의 중심에 있던 세계적인 규모의 금융 회사들이 신용도가 바닥인 파생 채권 상품을 만들어내고 거래하고 직접 사들였다가, 그 근본이 되는 모기지 채권이 붕괴하면서 발생한 장부상의 파산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실제 달러를 찍어내 보조했는데, 이 달러들이 장부상의 파산을 상쇄하지 않고, 실제로는 겁에 질린 대형 은행과 금융 기관들의 통장 속에 고스란히 잠자고 있다는 것입니다. , 파산한 기업은 그대로이고, 보조받은 달러는 거의 그대로 금융회사에 남아있다는 것이지요.

 

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고 금융 기관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천문학적인 달러들이 공황이 끝나는 조짐을 보이자 다시 슬금슬금 시중에 풀려나오기 시작하고, 금본위 제도 때는 달리 아무런 지급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찍어낸 달러가 시중에 전면적으로 풀려 나온다면 그 이후의 전개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그 결말은 엄청난 규모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이지요.

 

김광수 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신간인 <위기의 재구성>의 전반부는 이런 금융대공황의 매커니즘을 설명하는데 할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는 이런 금융대공황의 여파가 어디로 어떻게 미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금융대공황의 여파로 전세계 경기가 순식간에 얼어붙고, 그런 상황은 엄청난 공적 자금의 투입과 경기 부양책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아주 미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 부채가 매우 높은 비율인 국가들인데, 그리스는 이미 파산 상태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루투칼 등의 국가들도 파산이 시간 문제이고, 프랑스와 영국 역시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유로존 전체의 위기를 독일 혼자서 모두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요. 애초부터 각 국가 별 경제력과 상황이 매우 상이한데도, 유로존 화폐 통합이라는 이상만 먼저 실천한 결과, 예상되었던 문제들이 터져나온 감이 크지만, 하필이면 그 시기가 금융대공황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치명타가 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거기에다가 미국이 찍어낸 천문학적인 달러에 유럽 각국이 시행한 공적 자금 지원과 경기 부양책들은 결국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과 미국의 이러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제조업과 산업의 침체를 거쳐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파급될 우려가 매우 높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부분에서 김광수 경제 연구소는 아무런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자본주의의 예견된 위기라는 말 밖에 하지 않지요. 사실 김광수 경제 연구소의 책들은 대부분 상황이 발발한 후에야 그 심각성을 지적하고, 자본주의의 내제된 문제점이라고 말한 후, 별다를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도덕적인 훈계만을 하고 끝맺곤 했습니다. 심지어는 음모론마저 거론하면서요. 이 책 역시 비슷하고요.

김광수 경제 연구소의 주장은 경제학이 아닌 정치경제학적인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거기에 여러 수치들을 자의적으로 집어넣어서 얼핏 과학적인 것 같은 외양을 꾸미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이미 발생한 사실을 설명하는 데에 그칠 뿐이고, 가장 중요한 제대로 된 납득할 만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금융대공황의 여파가 어떻게 이어질 지에 대한 하나의 견해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을 것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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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속마음 - 직장인은 절대 모르는 연봉협상, 승진, 해고, 구조조정에 얽힌 비밀
정광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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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특정한 신분에 머무르는 것은 학창 시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일반인들의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점유하는 것은 학생 시절의 두 배 이상이라는 긴 세월을 차지하는 직장 생활입니다. 자본주의의 원리에 의하면 학생 생활은 바로 이 직장 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연마하기 위한 학습기에 불과한 것이지요.

하지만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의 학교 생활 전체를 합한 것보다도 훨씬 더 긴 시간을, 그리고 사실상 인생의 가장 핵심적인 시간의 대부분을 온전히 회사에 바치면서도 회사와 직장인 간의 관계는 대부분 애증(애정보다는 증오 쪽에 더 가까운) 혹은 무거운 굴레라고만 느끼는 것이 솔직한 현실일 것입니다. 그만큼 직장은 학교와는 달리 노동력과 시간을 바치고 그 댓가로 월급을 받는 고용 계약 관계 혹은 지배와 피지배 관계, 심하게는 착취와 피착취의 관계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대인들의 내제된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일 것입니다.

 

학교와는 달리 직장은 이처럼 애착보다는 억압이나 굴레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자연히 직장인들과 회사의 관계는 이상적인 관계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 정도로 피상적인 유대 관계이거나 비자발적인 계약 관계에 머물거나 때로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인생의 2/3를 차지하는 긴 시간 동안의 일관된 관계라기에는 지나치게 어둡고 비관적인 것이 현재 산업 사회에서의 직장과 그 직원의 관계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산업화와 정보화가 갈수록 고도로 진화하고, 회사와 직원의 고용 계약 관계가 지속적이기보다 단절적이고 상시 계약식으로 바뀜으로써 더욱 강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IMF를 촉발점으로 하여 결코 회사가 직원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위기와 불신 의식이 넓게 퍼져나가 깊이 자리잡았습니다.

 

몇 년 단위로 상급 학교로의 시험과 진학이라는 허들이 놓여있는 학교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기간이 긴 데 비해 전직이나 퇴직이 드문 탓에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쳐 일단 입사가 되고나면 그 뒤로는 긴장감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직장생활을 꽤 오래한 연배일 수록 의외로 회사라는 조직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일상화되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직장인들일 수록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나 <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같은 책들을 읽게되면 깜짝 놀라거나 그럴 리가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면서도 내심 당황하곤 합니다. 회사 역시 하나의 세상의 조직일 뿐인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학교를 다닌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듯이 무의식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에서는 당연한 상식이나 처세훈들을 간과하거나 무시하곤 합니다. 회사의 존재 자체를 지나치게 당연시하고, 긴장감이 없어진 것이겠지요. 고용-노무 관계가 갈수록 미국식의 계약제로 바뀌어 가고있는 현실에서 회사가 얼마나 오래 나를 머무르게 할 것인지, 내가 회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그 전제는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 무의식 중에 방심하며 다니는 것은 승진은 물론 회사에서의 존속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변화된 우리 직장 생활의 모습입니다.

 

&장 법률사무소의 공인노무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정광일이 쓴 <회사의 속 마음>은 이처럼 회사와 직장의 관계가 급격하게 긴장감이 높아지고 때로는 첨예하기 대립되기 쉬운 현대 직장 생활에서 직장인이 회사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와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해야 될 부분, 그리고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퇴사를 강요당할 때 알아두어야 할 법률 지식 등 현대 직장인들이 회사와의 관계에서 곰씹고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모두 7개 장으로 되어있는 책의 1장에서는 직장인들이 잘못 생각하거나 평소에 소홀히하거나 간과하기 쉬운 학력이나 전문 자격증에 대한 환상, 강선 관리와 배려, 리스트 관리 등을 이야기해 줍니다. 2장에서는 직장 생활의 가장 큰 난관인 상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현명한가를, 3장과 4장에서는 회사가 구조 조정이라는 칼을 빼들고 그 피해자가 되었을 때의 법률적 조언과 현명한 대처 방법을 상세하게 조언해줍니다. 5장에서는 이직을 하게 되었을 때 체크해야될 사항들과 네트워크나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법, 연병 협상과 인사팀과의 관계 등을 매우 실질적이고 상세하게 들려주며, 6장에서는 직장인들이 늘 고민하는 산재 처리나 실업 급여, 휴가, 투 잡, 이메일, 사생활 등에 대한 문제들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1% 프로 직장인이 되어 회사가 붙잡는 인재가 되기 위해 길러야 될 자질과 소양들을 11개 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코치해줍니다.

 

사실 인생에서 차지하는 시간이 매우 긴 데 비해 규제나 통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만큼 직장 생활은 생계를 잇기 위해 마지못해 계속하는 비자발적인 노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갈수록 복잡하고 정밀해지는 상황에서 고용 관계도 지속적이고 안정된 관계에서 단절적이고 계약적인 관계로 바뀌고 있고, 단위 시간 당 노동 강도도 급격하게 높아진 만큼 이제는 직장인들도 이전과는 다른 관점과 자세로 직장 생활을 해야 합니다. 업무 능력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회사 내외부에서의 관계들도 효율적으로 잘 운용해 나가야 승진이나 이직에 유리하게끔 되었습니다. 이처럼 변화된 현대의 직장 생활에서 이 책은 직장과 직원의 관계, 직장인으로써의 개인의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자세를 되잡게 만들며, 프로 직장인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멘토링해주고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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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제국의 몰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달러 제국의 몰락 -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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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금융대공황 이후 표면화된 가장 큰 이슈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경제력에 대한 불신이고, 그것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미국 달러에 대한 불신입니다. 2008년의 금융공황이 과거의 대공황들과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차이점은 과거의 공황이 생산 과잉과 소비 시장의 과포화로 인한 순수한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인데 반해, 2008년 금융공황은 실질적인 생산과 소비 분야가 아닌, 실물 경제와는 유리된 금융 분야에서 고립적으로 발생하고 확산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2008년의 금융 공황을 일으킨 근본적인 요인은 21세기에 들어와 월스트리트의 주식과 금융을 수학적, 통계학적 수치에만 근거해 계량적 방식으로 분석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패턴을 투자의 지침으로 삼는 소위 '퀀트'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월스트리트의 주식과 금융계에 들어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태동되었다는 것이 현재 일반화된 통설입니다. 실제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 주체들은 아예 상정하지 않고, 단지 숫자와 패턴으로만 경제를 바라보는 퀀트들에게 경제란 게임이고 도박일 뿐이었고, 그런 만큼 그들에게 경제란 언제든 조작할 수 있고 은폐할 수 있는 복잡한 수치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명백한 불량 채권들을 온갖 방법으로 재포장하여 우량 채권인 양 내놓은 파생상품이라는 장부상의 조작이 결국은 연쇄 붕괴됨으로써 거대한 금융 공황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세계 경제계는 미국 경제의 펀드 멘탈에 근본적인 의혹의 눈길을 보내게 되고, 미국 경제 전체가 그러한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장부상의 조작들로 가득차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경제를 상징하는 달러에 대해서도 똑같은 의심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극도로 부패하고 부실한 미국 경제에 토대를 둔 달러가 현재와 같은 지위나 환률을 계속해서 누리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은 달러가 세계의 유일한 기축 통화로 계속해서 사용되어도 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전세계 경제계에 던져주었습니다.

 

배리 아이켄그린<달러 제국의 몰락>은 바로 이러한 현재 세계 유일의 기축 통화로써의 지위를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는 달러에 대한 심도높은 고찰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먼저 기축 통화의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기축 통화가 그 국가의 경제력과 어떠한 관계가 있느냐를 근본적으로 짚어갑니다. 달러 이전에 세계 경제의 기축 통화였던 파운트화의 흥망성쇠를 통해 기축 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을 영국 경제가 어떻게 완성해 나갔고, 그 자리를 달러가 어떻게 대체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상세하고 심도높은 고찰은 기축 통화와 무역, 환차손과 환어음 등의 상관 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줌으로써 기축 통화가 단순히 경제력이 강하거나 경제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축 통화를 자국 통화로 가진 국가가 얻는 막대한 프리미엄이 어떻게 발생하고 유지되며, 그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전제되어야 하는가를 여러 관점에서 고찰함으로써 현재 미국이 향유하고 있는 엄청난 소비가 기축 통화국의 프리미엄을 통해 얼마나 상쇄되고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된 이후에 달러 체계가 인플레이션과 환률 절하 등으로 크게 요동칠 때마다 달러를 세계 무역의 기축 통화로 받아들인 유럽 국가들이 어떤 희생을 치루었고, 미국이 달러의 금 태환을 거부하면서 달러의 불안정함이 어떻게 달러를 대체할 기축 화폐로 유로화를 출범시키는 근거가 되었는 지를, 상세한 유로화의 출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복잡한 역학 관계들을 통해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현재 일반적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처럼 달러가 금방이나 가까운 장래에 기축 통화로써의 지위를 잃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축 통화는 단지 그 국가의 경제력이 강하고 힘이 세다는 이유로 자동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도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 통화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달러가 금방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달러가 현재 누리고 있는 기축 통화로써의 절대적인 지위는 조만간 크게 흔들리고, 이어서 세계의 기축 통화 자리를 놓고 달러가 유로와 위안화와 경쟁을 벌여야 할 것임과 IMF의 특별 인출권이나 인도의 루피와 브라질의 해이라 같이이 소수이지만 국제 무역에서 영향력있는 화폐들이 새로운 대안들로 등장하는 것이 시간문제일 뿐임을 분명히 합니다.

 

엘렌 H.브라운<달러>가 달러화에 대한 총론이라고 하면, 이 책은 현재 경제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는 달러화의 문제를 가장 잘 정리하고 깊이있게 분석한 보완서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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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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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격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책들 중에서 굵직굵직한 책만 하더라도 에두아르도 포터의 <모든 것의 가격>, 엘렌 러펠의 <완벽한 가격>, 고든 레어드의 <가격 파괴의 저주>, 자그모한 라주과 존 장의 <스마트 프라이싱> 5~6권을 금방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가격이라는 테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바로 가격이 판매와 마케팅의 핵심적인 사안이 되었을 만큼 경제가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격이라는 테제가 경제의 가장 첨예한 요소르 대두되는 상황은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을 지나 심각한 침체기 혹은 공황에 준하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의미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경기가 나쁘지 않을 때는 품질 혹은 최소한 가격 대비 성능이 선택과 구입의 첫 번째 요소일 것입니다. 호경기일 경우는 가격은 구입에 별 문제가 안되는 것은 당연할 테고요. 하지만 과거와 같은 제조자 우위의 시장도 아닌, 상품이 넘쳐나는 구입자 우위의 소비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의 품질보다 가격을 먼저 따지거나 가격이 구입에서 가장 우선되는 판단 기준이라는 이야기는 그만큼 경기가 불안하거나 불황이라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지요. 기업 역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기술 혁신이나 신제품 혹은 기존 제품의 개량에 촛점을 맞추지, 가격을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요소로 삼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격은 기업의 이익과 가장 직결되는 부분이니까요.

 

올해의 이러한 가격 관련 책들의 연이은 출판 러시는 2~3년 전에 불었던 가격 논쟁과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프리> 등 당시에 출간되었던 책들은 대부분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과 시장에서는 가격 책정의 기준이 기존의 오프라인 시장과는 다른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장한 것인데 반해, 최근의 가격 논쟁은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단순한 판매가와 소비자가 논쟁으로 후퇴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윌리엄 파운드스톤<가격은 없다>는 현재 소비 시장에서 상품에 메겨진 가격들이 다분히 불합리하거나 과다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책정한 가격이 사실은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러한 가격을 둘러싼 속임수를 폭로하는 것은 현재 경제계의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것이고, 그런 거품을 걷어내야 하는 상황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불황이 임박했거나 이미 불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반증이지요.

 

파운드스톤은 일상 생활에서 제조사 혹은 판매사에 의해 가격이 조작되거나 소비자들이 가격을 착각하거나 기만당하는 사례들을 매우 풍부한 예들을 들어 소개하고 분석합니다. 파운드스톤이 냉정하고 엄밀하게 분석한 적정 가격과 실제로 상품에 붙어있는 가격 사이의 간극을 조장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들의 잘못된 경제적 판단인데, 이 잘못된 판단이 내려지거나 조장되는 원인을 파악하고 설명하는 것이 바로 최근 경제학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행동 경제학입니다.

 

현대 경제학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행동 경제학은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인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불일치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그 결과인 잉여이익이 누구에게로 돌아가는 가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도 강력한 경제학적 이론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에 의해 조장되는 이러한 조작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부당한 이익을 폭로함으로써 현명한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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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 21세기 세계 판도를 결정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
CCTV 경제 30분팀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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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전쟁이라는 무척이나 상투적인 표현이 가장 빈번하지만 여전히 실감나게 사용되는 분야가 바로 무역, 그것도 국제 무역이지요. 현대 국가는 과거처럼 물리적인 방법으로 영토를 늘리거나 이익을 착취하는 대신,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국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데, 그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타국과의 교역, , 무역입니다. 그만큼 국제 무역은 현대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분야인 만큼 갖가지 술수(플라자 합의 같은)와 제휴(FTA), 공격과 방어(슈퍼 301조 같은)가 난무하고, 심지어는 직접적인 외교나 무력 충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냉전 체제의 붕괴 이후 세계 정세가 일극체제를 거쳐 빠르게 다극화되면서 세계는 전쟁보다는 무역을 통해서, 군사력을 대체하는 경제력으로 과도적인 공백기의 세계 질서에서 새로 형성되는 권력을 장악하려고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시켜 전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교통과 인터넷, 통신의 발달로 급속하게 글로벌화되어가는 세계 정세와는 대조적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각국이 타국이 비교 우위에 있는 저가 생산품으로부터 자국의 기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배타적인 보호 장벽을 강화하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같은 지역의 국가들끼리는 상호 간 경제 협력 조약으로 뭉쳐서 서로 간에는 최호혜국 대우를 해줌으로써 역내 교역을 촉진시키고, 역외 국가들에 대해서는 대조적으로 경제 공동체로의 진입을 저지하는 각종 방벽들을 높게 쌓아가는 현재의 블록 경제화되어가는 상황은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 전쟁의 전초전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은 중국의 공영 방송인 CCTV의 간판 경제 프로그램인 <경제 30>이 제작한 TV 프로그램을 책으로 정리해 옮긴 것입니다. <경제 30>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시사 보도 전문 프로그램으로, 경제를 대상으로 한 날카로운 분석과 권위있는 평론으로 경제계 인사들은 물론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층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경제 30>이 제작, 방영한 대형 다큐멘터리인 이 <무역전쟁>은 현재 세계 경제계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규모와 영향력으로 가까운 장래에는 미국마저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이 국제 무역의 역사를 총정리하고 그 연장선 상에서 현재의 문제점들을 진단하여 앞으로의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향신료를 얻기 위한 원양 항해로 시작된 국제 무역의 패권이 최초의 지배자인 포르투칼에서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거쳐 최종적으로 영국으로 넘어가는 국제 교역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2부에서는 자유무역을 주장하여 타국을 경제적, 군사적으로 침략하던 영국이 몰락하고, 그 바톤을 미국이 넘겨받는 20세기 초반까지의 과정을 그려나갑니다. 3부에서는 냉전 시대에 펼쳐진 미소간의 무역 대결과 미국의 원조로 부흥한 일본 경제가 세계 최고를 넘보자 플라자 합의를 강요해 일본 경제를 침체시킨 내막, 그리고 이런 일본의 전철을 밟지않은 서독의 현명한 선택을, 4부에서는 개발 도상국들의 수출-내수 정책의 선택과 1997년 소로스의 공격에 무너진 동남아 금융 시장, 그리고 중국의 WTO 가입과 계속되는 무역 마찰과 화폐전쟁을, 마지막 5부에서는 2008년 미국 금융 공황에 따른 달러화릐 기축 화폐로써의 존재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 보호 무역으로 치닫는 세계 경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갈등, 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 등 현재 세계 경제계가 처해있는 무역 전쟁의 현황과 거기에 대해 과거의 사례들로부터 유추해 낸 교훈과 전망의 제시 등을 담고 있습니다.



 

15세기 중엽 중산주의로 시작된 국제 무역의 태동과 주요 패권국들의 흥망성쇠, 영국에 이어 미국으로 패권이 넘어간 20세기 중반의 상황을 거쳐 최근 미국의 쇠퇴와 개발도상국들의 약진, 그리고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현재 중국의 무역 상황까지를 국제 무역의 초창기부터 차근차근하게 설명해 나간 후, 현재 중국이 처해있는 입장과 앞으로 벌어질 상황들의 예측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내용은 역시 중국 공영 방송인 CCTV의 간판 경제 프로그램답게 알기쉽게 맥을 잘 짚어나간 교양 프로그램으로써의 모범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후반부의 내용이 다분히 중국 중심적이고 자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제작 주체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고, 사실 우리나라의 입장은 미국 등 선진국을 옹호하기보다는 중국 쪽에 더 가까운 입장이므로 중국의 선택과 방향을 눈여겨 볼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후반부는 미국이나 서구의 경제학 책들과는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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