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속마음 - 직장인은 절대 모르는 연봉협상, 승진, 해고, 구조조정에 얽힌 비밀
정광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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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특정한 신분에 머무르는 것은 학창 시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일반인들의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점유하는 것은 학생 시절의 두 배 이상이라는 긴 세월을 차지하는 직장 생활입니다. 자본주의의 원리에 의하면 학생 생활은 바로 이 직장 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연마하기 위한 학습기에 불과한 것이지요.

하지만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의 학교 생활 전체를 합한 것보다도 훨씬 더 긴 시간을, 그리고 사실상 인생의 가장 핵심적인 시간의 대부분을 온전히 회사에 바치면서도 회사와 직장인 간의 관계는 대부분 애증(애정보다는 증오 쪽에 더 가까운) 혹은 무거운 굴레라고만 느끼는 것이 솔직한 현실일 것입니다. 그만큼 직장은 학교와는 달리 노동력과 시간을 바치고 그 댓가로 월급을 받는 고용 계약 관계 혹은 지배와 피지배 관계, 심하게는 착취와 피착취의 관계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대인들의 내제된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일 것입니다.

 

학교와는 달리 직장은 이처럼 애착보다는 억압이나 굴레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자연히 직장인들과 회사의 관계는 이상적인 관계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 정도로 피상적인 유대 관계이거나 비자발적인 계약 관계에 머물거나 때로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인생의 2/3를 차지하는 긴 시간 동안의 일관된 관계라기에는 지나치게 어둡고 비관적인 것이 현재 산업 사회에서의 직장과 그 직원의 관계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산업화와 정보화가 갈수록 고도로 진화하고, 회사와 직원의 고용 계약 관계가 지속적이기보다 단절적이고 상시 계약식으로 바뀜으로써 더욱 강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IMF를 촉발점으로 하여 결코 회사가 직원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위기와 불신 의식이 넓게 퍼져나가 깊이 자리잡았습니다.

 

몇 년 단위로 상급 학교로의 시험과 진학이라는 허들이 놓여있는 학교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기간이 긴 데 비해 전직이나 퇴직이 드문 탓에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쳐 일단 입사가 되고나면 그 뒤로는 긴장감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직장생활을 꽤 오래한 연배일 수록 의외로 회사라는 조직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일상화되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직장인들일 수록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나 <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같은 책들을 읽게되면 깜짝 놀라거나 그럴 리가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면서도 내심 당황하곤 합니다. 회사 역시 하나의 세상의 조직일 뿐인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학교를 다닌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듯이 무의식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에서는 당연한 상식이나 처세훈들을 간과하거나 무시하곤 합니다. 회사의 존재 자체를 지나치게 당연시하고, 긴장감이 없어진 것이겠지요. 고용-노무 관계가 갈수록 미국식의 계약제로 바뀌어 가고있는 현실에서 회사가 얼마나 오래 나를 머무르게 할 것인지, 내가 회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그 전제는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 무의식 중에 방심하며 다니는 것은 승진은 물론 회사에서의 존속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변화된 우리 직장 생활의 모습입니다.

 

&장 법률사무소의 공인노무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정광일이 쓴 <회사의 속 마음>은 이처럼 회사와 직장의 관계가 급격하게 긴장감이 높아지고 때로는 첨예하기 대립되기 쉬운 현대 직장 생활에서 직장인이 회사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와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해야 될 부분, 그리고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퇴사를 강요당할 때 알아두어야 할 법률 지식 등 현대 직장인들이 회사와의 관계에서 곰씹고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모두 7개 장으로 되어있는 책의 1장에서는 직장인들이 잘못 생각하거나 평소에 소홀히하거나 간과하기 쉬운 학력이나 전문 자격증에 대한 환상, 강선 관리와 배려, 리스트 관리 등을 이야기해 줍니다. 2장에서는 직장 생활의 가장 큰 난관인 상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현명한가를, 3장과 4장에서는 회사가 구조 조정이라는 칼을 빼들고 그 피해자가 되었을 때의 법률적 조언과 현명한 대처 방법을 상세하게 조언해줍니다. 5장에서는 이직을 하게 되었을 때 체크해야될 사항들과 네트워크나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법, 연병 협상과 인사팀과의 관계 등을 매우 실질적이고 상세하게 들려주며, 6장에서는 직장인들이 늘 고민하는 산재 처리나 실업 급여, 휴가, 투 잡, 이메일, 사생활 등에 대한 문제들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1% 프로 직장인이 되어 회사가 붙잡는 인재가 되기 위해 길러야 될 자질과 소양들을 11개 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코치해줍니다.

 

사실 인생에서 차지하는 시간이 매우 긴 데 비해 규제나 통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만큼 직장 생활은 생계를 잇기 위해 마지못해 계속하는 비자발적인 노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갈수록 복잡하고 정밀해지는 상황에서 고용 관계도 지속적이고 안정된 관계에서 단절적이고 계약적인 관계로 바뀌고 있고, 단위 시간 당 노동 강도도 급격하게 높아진 만큼 이제는 직장인들도 이전과는 다른 관점과 자세로 직장 생활을 해야 합니다. 업무 능력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회사 내외부에서의 관계들도 효율적으로 잘 운용해 나가야 승진이나 이직에 유리하게끔 되었습니다. 이처럼 변화된 현대의 직장 생활에서 이 책은 직장과 직원의 관계, 직장인으로써의 개인의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자세를 되잡게 만들며, 프로 직장인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멘토링해주고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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