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보르코시건 : 마일즈의 유혹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5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창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21세기에 들어와서 우리나라 SF 팬덤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작품으로는

역시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겠지만

 

작품성과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로이스 맥마스터 브졸드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쪽을

오히려 더 높이 평가하는 SF 애호가들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1980년대 이후에 발표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SF 작품들 중에서

이 마일즈 시리즈와

데이비드 웨버아너 해링턴 시리즈를 나란히

현대 스페이스 오페라의 양대 걸작으로 꼽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이 마일즈 시리즈가

행복한책읽기사의 Happy SF 시리즈로

<마일즈의 전쟁>과 <보르게임>이 차례로 발간되어 호평을 받았었죠.

 

 

 

 

그런데 현재까지 17권 이상이 발간된 이 시리즈에서

마일즈의 탄생과 첫 걸음을 보여주는 두 권만 발간된 후에

행복한책읽기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후속 권들의 번역 발간이 이루어지지 못해

많은 SF 애호가들을 안타깝게 해왔습니다.

 

이 시리즈를 번역했던 김상훈씨는

폴라북스의 새로운 SF 총서 시리즈인 '세계의 문학'를 기획하면서

시리즈 1권에 해당하는 <명예의 파편>과 2권인 <바라야>를 낼 예정으로

시리즈 앞권들의 뒷편 책날개에 예고까지 했는데,

 

판권이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게로 넘어갔고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서는 시리즈 전권 발간을 공표하고

의욕적으로 발간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7월에 시리즈 첫 두권으로
<명예의 조각들><바라야 내전>이 나란히 발간되었는데,
 
이 두 권은 마일즈가 태어나기 전에
마일즈의 부모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를 그린 프리퀄
 
<명예의 조각들>에서는
아랄 보르코시건과 코델리아 네이스미스가 처음 만난 과정과
보타리, 일리얀, 쿠델카, 세르기 황태자 등의 인물들과의 과거 관계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그려집니다.
 
<바라야 내전>에서는
아랄과 결혼한 코델리아가 마일즈에게 치명적인 불구를 불러일으킨
독가스 테러를 당하게 된 경위와
바라야에서 발생한 반란과 내전에서 명활약을 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두 권 모두 마일즈가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졸드 특유의 극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 솜씨가 멋진 빛을 발하는데
특히 코델리아가 반란을 결정적으로 붕괴시키는 클라이맥스의 대활약은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만끽케 할 정도입니다.
 
마일즈의 부모인 아랄과 코델리아를 비롯한 주요 등장 인물들의 과거사와 성격들이
훨씬 친밀감있고 그려져서 보다 생생하게 와닿고요. 

 

 

 

작년 9월에 발간된 <전사견습>

기존에 발간되었던 <마일즈의 전쟁>과 동일하고,

 

11월에 발간된 <보르게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마일즈의 이어지는 모험담은

올해 2월에 발간된 <마일즈의 유혹>에서 마침내 이어지는데,

 

이 작품은 원제인 <세타간다>가 뜻하는 것처럼

바라야의 최대 적국인 세타간다의 황후 장례식에 조문 사절로 파견된 마일즈가

적국의 수도에서 황후의 죽음 뒤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거의 끝까지 다 갈때 까지도 진범과 목적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마일즈의 두뇌가 풀가동되는 첩보추리물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이 편의 부제를 '명탐정 마일즈 세타간다 최대의 궁중 음모를 해결하다'라고 붙여줬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세타간다의 독특한 설정과 제도, 인물, 경치 묘사들도

SF적인 쾌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줍니다.

 

 

같이 발간된 <남자의 나라 아토스>은 일종의 외전인데,

여기에는 마일즈가 나오지 않고

대신에 <전사견습>에 조연으로 나왔던 엘리 퀸이 주인공으로 활약을 펼칩니다.

 

이 엘리 퀸은 시리즈 뒤에 가서 중요한 인물로 다시 등장하는데,

비록 마일즈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재미와 SF적인 묘사는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특히 여성이 없는 행성인 아토스의 설정은

<어둠의 왼손>과 <시녀이야기> 같은 SF에서의 성적 담론을 유도하여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줍니다.

 

 

시리즈 7권과 8권은 7월에 나란히 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번역은 모두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hajin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는재로 2014-04-1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1,2편 다읽었는데 보르코의 아버지 어머니 한성질하시네요 고지식한 군인 아버지 자유롭다 못해 너무 강렬한 성격의 어머니 과연 이두사람이니 보르코가 탄생할수 있지 않을 까요 빨리 3편을 봐야겟어요

해진 2014-04-20 23: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마일즈의 전쟁>(전사 견습>부터 읽었을 때는 미처 몰랐던
마일즈 어머니 코델리아의 멋진 모습과 당찬 성격이
철철 매력 넘치게 그려진 작품들이지요 ^^
 
[미국 금융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7년 연말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대공황은 초기에는 발생의 원인인 파생 금융 채권과 퀀트 등 월스트리트의 한계를 넘어선 탐욕과 금융 체계의 문제점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미국 정부가 금융대공황의 타개책으로 무제한적인 달러의 공급이라는 조치를 취하면서부터는 기축 화폐로써의 달러의 영향력과 금본위 제도의 붕괴 등 미국 금융 제도 자체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고찰 쪽으로 관심과 연구의 초점이 급격하게 이동하였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의 승리를 기점으로 영국의 파운드화에서 미국의 달러로 세계적인 기축 화폐의 중심이 이동한 것은 이후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전반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패권을 미국이 차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금융대공황으로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분신이 팽배하게 되자 중국을 비롯해 미국의 경제 패권을 노리는 국가들의 주 관심사들 역시 자신들의 화폐를 달러를 대체할 기축 화폐로 만드는 데에 1차적인 역량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전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며 갖가지 특혜를 누리고 있는 미국 금융이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갓 독립한 신생 국가이자 자본주의 경제의 후발 주자였으며, 산업이나 금융은 불모지였으며, 비축된 자본이나 자산도 변변치 않았던 제3 세계의 신흥 국가였던 미국이 어떻게 해서 단기간에 현대 자본주의 경제 체계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연구소장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저명한 경제학자로 201211월에 타계한 토머스 K. 맥크로가 남긴 마지막 저서<미국 금융의 역사>는 바로 이 미국 금융의 태동기를 상세하게 고려내고 있습니다.

 

 

1776년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과 독립 전쟁을 치르게 되면서 미국 연방 정부는 막대한 전쟁 비용으로 인해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됩니다. 국내에도 전쟁 채권 등으로 엄청난 부채가 쌓이게 되고요. 당시의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관세 수입은 주정부에게 징수권이 있었고 제조업은 전무했던 후진적인 농업 국가 체계였기 때문에 연방 정부로써는 막대한 국내외의 채무들을 갚은 방법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어렵게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햇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다시 영국 식민지로 돌아간 숱한 사례들처럼 미국 역시 독립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를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타개책을 내놓은 것은 두 명의 젊은이였던 알렉산더 해밀턴앨버트 갤러틴이었는데, 이 책은 이 두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전반부는 해밀턴, 후반부는 갤러틴에게 각각 할애함으로써 이들이 제시하고 확립한 미국 금융의 탄생기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그려갑니다.

 

이들은 미국 연방 정부가 많은 빚에 허덕여 그 부채를 갚은 방법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더 많은 빚을 얻어서라도 제조업 생산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음으로써 부채를 갚고 미국 경제를 성장시킬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감한 제안을 합니다. 또한 주정부의 권한보다 연방정부의 권한을 강화하여 상위에 둠으로써 관세에 관한 일체의 권한들을 연방정부에 귀속시킴으로써 농업국가였던 미국의 산업국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구성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과 20세 안팎이었던 약관의 두 젊은이가 이처럼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두 명이 모두 이민자 출신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조지 워싱턴의 부관 출신으로 30대 초반에 재무부 장관이 되었던 해밀턴은 덴마크 식민지였던 카리브해의 세인트크로이 섬에서 10대에 이미 해운 회사에서 무역 실무를 맡았던 경험이 바탕이 되었고, 갤러틴은 미국보다 100년이나 먼저 은행이 생겼던 스위스의 제네바 출신으로,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에서 성장하면서 일찍부터 몸에 익힌 재정 전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취한 정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3 세계의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이 막대한 대외 차관을 들여와 농업과 광업 중심의 1차 산업 구조를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 구조로 바꿈으로써 자본주의적인 경쟁력을 형성하였던 개발 계획의 원형이 되었고, 달러를 찍어냄으로써 막대한 부채를 양산하는 방식은 2007년 금융대공황 이후 미국 정부와 연준이 취한 미국식 해결책의 원형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현재 전세계 최대의 경제 거인으로 군림 중인 미국 경제의 초창기 모습과 형성의 원인을 상세하게 고찰해 보여줍니다.

 

600쪽에 달하는 두터운 책에는 미국 독립 직후 국가 형성기에 미국 금융의 원형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부터 두 사람의 자세한 사생활까지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독립 과정의 정치적, 군사적인 측면들은 비교적 다양한 책들이 나와있지만, 그 시대에 형성된 미국 경제 체제에 관해서는 특별한 결정서가 없는 국내에 이 책은 미국식 금융 제도와 현대 자본주의 경제 체계를 연구할 때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코머핀 2014-02-2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 퀘스천]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원 퀘스천 One Question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켄 콜먼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사람의 인생에서, 혹은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이나 명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 단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결코 답변이 쉽지 않은 질문이고, 그 사람의 신념이나 정체성, 진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답변을 기대할 수 있는 질문일 것입니다. 많은 유명 인사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이 책의 저자인 켄 콜먼은 미국의 유명한 라디오 토크쇼인 <켄 콜먼 쇼>의 진행자로, 이 책은 뛰어난 인터뷰 진행 솜씨와 핵심을 찌르는 질문으로 미국 최고의 인터뷰 진행자라고 불리는 그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 위원,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말콤 글래드웰과 짐 콜린스, 세스 고딘 같은 베스트셀러 경영학의 저자 등 <켄 콜먼 쇼>에 출연했던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모아놓은, <켄 콜먼 쇼>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정리해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켄 콜먼은 오랫동안 자신의 토크쇼에 출연했던 수많은 유명 인사들 중에서 36명 분을 골라서 각자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한 가지 것에 대한 질문을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던지고, 질문을 받은 사람 역시 콜먼이 질문한 점에 대해 곧바로 답변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런만큼 각각의 장들은 짧게 정리된 질문과 4~5쪽 분량의 길지않은 답변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질문 앞에 콜먼이 출연자에 대한 소개나 출연자의 모습, 인상,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나 의도 등이 짧게 서술되어 있으며, 질문의 뒤에는 비슷한 분야의 다른 유명인사에게 던졌던 질문과 대답의 요약과 함께 그것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QR 코드가 제공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명한 인사들의 답변보다도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콜먼의 질문들인데, 앞부분에 씌여져있는 질문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 개인적인 느낌을 통해 콜먼이 인터뷰 대상자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 고민하고 그 결과로 통찰력있는 질문을 구상하게 되었는 가를 알 수 있습니다.

 

질문들은 나의 존재 이유, 일생일대의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꿈을 이루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나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법, 용기와 신념, 양심이 필요한 순간, 두려움을 이기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법, 나는 지금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가치있는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의 비밀, 나는 세상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있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 리더에게 중요한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 내 아들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한 가지 등 삶과 성공의 핵심에 곧바로 접근하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들이고, 그에 대한 답변들도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분야에서 거든 성공의 비밀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대상들이 미국인들로만 국한되어 있고, 분야도 다소 치우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과 업적을 세운 현대의 위인들로부터 자신의 성공 비결과 가치관을 단도진입적인 형태로 들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질문과 답변들이 모아져 있습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코머핀 2014-02-24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승부의 신 - 세계 최고 감독들의 심장 뛰는 리더십
마이크 카슨 지음, 이주만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스포츠 종목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쿠바 등 환태평양 지역에서는 야구의 인기가 가장 높고, 미국에서는 농구와 미식축구의 인기가 엄청나지만, 범위를 전세계로 넓혀서 본다면 축구가 가장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으로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일 것입니다. 이는 UN 가입국 숫자보다도 FIFA 가입국의 숫자가 더 많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입증이 되는데, 특히 유럽 대륙에서의 축구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스포츠 종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만큼 유럽 각 국의 대표적인 리그들인 프리미어 리그, 프리메라 리그, 분데스 리가, 세리에 A 등의 수익이나 인기 등은 우리나라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와 영향력을 자랑하고, 이탈리아 등은 한 달 치 축구 복권의 판매액이 국가 전체 예산과 맞먹을 정도라고 하니 축구 산업의 규모는 우리의 상식을 훨씬 넘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경기 입장료와 전세계 TV 중계권, 선수들의 몸값과 이적료, 프로모터들의 커미션 등 천문학적인 금액이 걸려있는 엄청나게 큰 규모의 시장인 만큼 이 시장들을 둘러싼 경제적인 활동의 규모도 매우 큰데, 그중에서도 특히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의 경우는 영국 전체의 국가 경제와 맞먹을 정도의 경제적 규모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 축구 선수나 감독들의 자서전들은 물론이고, 프리미어 리그 전체의 경제적, 문화적인 측면들을 자세하게 분석한 책들이 국내에도 여러 권이 나와있는데, 매킨지 앤 컴퍼니 출신인 스포츠 경영과 인재 개발, 리더십 전문가인 마이크 카슨이 프리미어 리그 감독협회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아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들 11명과 인터뷰한 내용들을 담은 <승부의 신>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의 공인된 명장들과의 대화를 통해 리더로써의 능력과 승부사로써의 자세, 승리자로써의 비결 등을 리더십의 관점에서 탐구한 책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광팬임을 자처하는 저자가 만난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명감독들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 아르센 벵거, 조제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로이 호지슨 등 축구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라면 금방 알 수 있는 쟁쟁한 세계적인 거장들인데,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전략을 세우고, 팀을 이끌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상대팀의 전략을 꿰뚫어 봄으로써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여러 비결들을 펼쳐 놓습니다.

 

 

매 경기마다 35천명의 관객들이 관람하고, 전세계적으로는 47억명 가까운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속에서 20개의 팀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전쟁터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감독입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감독을 둘러싼 주변 환경들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감독에게 연봉 이야기를 하던 선수들은 거대 에이전트를 내세워 천문학적인 금액의 교섭을 대행시키는 슈퍼스타가 되었고, 펍에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들을 나누던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으며, 리그와 구단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구단주의 영향력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명에가 아니라 돈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 산업에 더 가까워 졌습니다.

 

이런 근본적으로 변화된 환경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의 역할이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감독 고유의 확고한 자기 철학입니다. 그리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감독은 팀을 이기게 하기 위해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며, 새로운 전술을 고안하고, 경기와 훈련의 매 순간마다 정확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지도력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되고, 구단주와 선수 뿐만 아니라 팬들과의 대중적인 소통에서 신경을 쓰고, 적대적인 기자들과도 맞서 싸워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이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해야 하며, 그 비젼을 선수, 구단주, 팬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유명 감독들은 이러한 전제를 공통적으로 한 후 리더십의 핵심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능력(안첼로티), 일관되고 명확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벵거), 새로운 전략에서부터 심리학까지 이르는 최첨단의 변화들을 수용하고 적용하는 능력(앨러다이스),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하고 영입하는 능력(만치니),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모리뉴),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는 것(로저스), 책임감과 의무, 협동심 등의 고상한 가치를 토대로 한 단순하고 아름다운 게임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의 추구(레드냅), 그 누구도 팀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퍼거슨), 우승 DNA를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것(스미스), 예의바르고 정직하고 열정적이면서 자신의 책임의식을 명확히 하는 것(매카시) 등을 듭니다.

 

 

박지성 등 우리나라 선수들이 꾸준히 진출함으로써 이제는 어지간한 축구 애호가들이라면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를 밤새워 실시간으로 애청하는 급격하게 발전한 우리나라 열렬 축구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좀 더 심층적이고 은밀하며 세부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를 이끌고 있는 쟁쟁한 명감독들이 직접 내는 목소리를 충실하게 옮김으로써 현재 진행형인 그들의 철학과 성격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축구팬이라면 꼭 한 번 쯤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haji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바꾼 경제학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지음, 신은주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도 김대중 전대통령님이 마침내 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간신히 수상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일반 부문에서의 수상이 아직 없어서인지, 아니면 국제적인 상이나 귄위에 유난히 약한 우리나라 언론들의 과다 의미부여 때문인지 몰라도, 해마다 노벨상 수상 시즌이 되면 근 한 달 여 전부터 고은 시인을 비롯한 몇몇 분야에서 노벨상 예측 기사가 넘쳐나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노벨상의 각 부문별 수상자들이 결정되고 나면 노벨상이나 수상자에 대한 기사는 싹 자취를 감춘다는 것입니다. 수상자 선정 발표 전의 뜨겁던 과당 경쟁과 보도 열기는 다 어디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심이 싹 지워버립니다.

 

결국 우리나라 언론의 관심은 누가 받느냐를 맞추는 데에만 집중이 되어 있을 뿐이고, 수상자의 업적이나 수상 의미같이 본질적인 것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그야말로 노벨상의 본질이나 취지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엘로우페이퍼적인 호기심이나 관음증에 불과한 천박한 작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그 작가의 작품을 대문에 내거는 인터넷 서점들의 장사속이 오히려 그나마 관심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니까요.

 

과연 이런 수준의 천박한 호기심 수준의 마인드로 과연 노벨상 수상이 가능하기나 할까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벨상도 일정한 국가와 기관이 결정하는 것인 만큼 완벽하게 공평정대한 것이 아니고, 수상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국가적, 사회적 후원과 수상을 위한 체계적인 전략도 일정 부분 필요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특히 문학상의 경우 번역 문제가 더욱 그렇죠.

그런데 노벨상을 누가 받았느냐를 맞추는 데에만 관심이 모아질 뿐이고, 그 수상자가 어떤 업적으로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며, 그 부문이나 분야가 상을 수상한 배경이나 분위기, 그리고 그 분야의 국제적인 추세 같은 것을 수상 결과를 놓고 잘 분석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이라고는 일절 없으면서 말로만 노벨상 운운하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과 문화부의 수준이고 보니, 노벨상 수상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로 보일 정도입니다.

 

일단 아시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했고,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 각 분야에서 골고루 많은 부문의 상을 수상한 이력을 지닌 일본은 이런 점에서 확실히 다른 점을 보여줍니다. 바로 이번에 출간된 <세상을 바꾼 경제학>을 보면 그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이 책은 일본의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기획, 출간한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중 경제학상 편을 번역한 것입니다.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는 1982년에 설립한 과학정보 그룹으로, 현재까지 37권이 출간된 <최신 과학론 시리즈> 외에도 노벨상의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 등 각 분야별로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시리즈와 노벨상 수상자들의 인터뷰집들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기획은 그렇게 어렵거나 혁신적인 것이 아니고, 노벨상을 겨냥하고 있는 국가라면 당연히 나와있어야 할 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기본적인 자료 정리조차 되어있지 않다는 점에서 일본과 우리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점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편집 위원들이 일본은 물론이고 독일 등 해외 전문가와 편집장, 평론가들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고, 무엇보다도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의 대표인 야자와 기요시가 쓴 머리말의 상당히 전문적이고 탁월한 경제학에 대한 식견을 보아도 왜 우리가 일본보다 노벨상에서 한참 뒤지고 있는가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책의 내용을 보더라도 상당히 알찬 기획과 구성, 짜임새가 두드러집니다. 이 책에서는 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을 비롯해 2008년의 폴 크루그먼까지 총 9명의 최근 35년 사이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수상자들의 연구와 업적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이 명단을 시카고 학파의 태두인 밀턴 프리드먼의 추천을 근거로 작성했다는 말에 시카고 학파로 대표되는 미국 우파 경제학자들의 열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밀턴 프리드먼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아도 공과 과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객관적이고 엄정한 관점으로 평가한 점이 돋보입니다. 선정된 경제학자들의 면면을 보면 프리드먼과 정반대쪽 진영의 학자들이 대부분이고요(사실 프리드먼이야 말로 진보적인 경제학계에서 드물게 수구적인 인물이었죠).

 

프리드먼의 반대 진영인 토빈세로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제임스 토빈(1981년 수상)이나 경제성장의 요인과 방향을 정리해 낸 로버트 솔로(87)을 비롯해 경제학의 모든 도그마를 배격하고 오직 진리 탐구에만 집중한 모리스 알레(88), 영화 <뷰티플 마인드>의 모델이자 게임이론의 기초가 된 내시 균형을 발견한 존 내쉬(94), 주류 경제학이 아닌 후생 경제학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98),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잇는 이론인 행동경제학의 대부 대니얼 카너먼과 버논 스미스(2002), 게임이론의 로버트 아우만과 토머스 셀링(2005) 등 현대 경제학에 중요한 업적을 세우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중요한 현대 경제학자들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수상자의 약력 이외에도 주요 경제학 이론과 용어들에 대한 설명들이 충실하고 적절하게 되어있는 점도 돋보이고, 권말에 역대 경제학상 수상자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설명들을 실어놓은 점도 돋보입니다.

 

20세기 경제학사의 주된 흐름을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가장 먼저 권할 만한 책입니다.

 

hajin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코머핀 2014-02-0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은 정말 읽어봐야할 책인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