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2
베서니 맥린 & 조 노세라 지음, 윤태경.이종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1000년 제국 로마가 무너진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급격하게 꼬리를 내린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근대사 이후 세계 정치, 경제를 이끌어오던 미국의 몰락징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구촌에 엄청난 파동을 던지고 있다. 2011년, 위기의 진원지는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대항마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EU마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사실상 해법이 전무한 상태에서 그나마 자산이 건전한 국가들은 조심스럽게 EU의 해체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의 침체가 그들의 바람대로 연착륙으로 끝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위기의 진앙으로 변모할지 세계정세는 그야말로 안개정국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를 바라보는 경제학자들의 시각은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해법 또한 서로 다르다.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랄 수 있는 파생상품에 대한 입장마저 다른 것을 보면 아직까지도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중적인 답변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아니 너무 두려워 접근조차 하지 못할 상황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세계경제를 이끄는 이들의 양심을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 아마도 경제학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이 믿던 가치체제를 무너뜨린다는 것은 학문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그늘에 가려 위기를 어쩌다 한번 일어나는 사건으로만 간주한다면 이들이 믿던 경제학은 심각한 자기기만이라는 오류에 빠질 것이다. 경제학은 실용적이고 효용적인 학문이기 전에 인간이 중심에 있다는 것을 쉽게 간과하고 있다.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제목만으로도 섬뜩한 베서니 그린과 조 노세라의 금융위기의 본질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결과를 놓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원인을 찾느냐에 따라 새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두 저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MBS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주민들에게 광활한 미국 땅에 집 한 채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은 땅의 주인임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꿈을 이루었다는 벅찬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서 생성된다. 모기지가 단순히 주택구입자만을 고려한 정책이었다면 전혀 문제될게 없었다. 하지만 명석하고 발 빠른 금융공학자들과 금융기관들은 가만히 앉아있는 모기지 채권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기지 채권을 묶고 해체하고 섞었다. 저금리 정책덕분에 주택경기는 호황이었고 채권은 불타나게 팔렸다. 누구도 최고의 등급을 인정하는 채권을 의심하지 않았다. 드디어 유동화된 채권은 자가 증식을 통해 거대한 거품을 만들게 된다.

위기의 본질이 스스로 증식하는 파생상품 때문일까? 위기가 절정에 달하자 상처 입은 대중들은 책임질 대상이 필요했다. 소위 말하는 힘없고 재수 없는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야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본질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소수의 탐욕이 거대함 미국을 무너뜨린 것일까? 물론 가능한 일이지만 미국경제가 그렇게 나약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린 왜 위기의 본질에 대해 함구하고 있을까? 스스로의 탐욕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그동안 믿었던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것일까? 진정한 문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인지능력이 상실되었다는 점이다. 이익은 면죄부를 얻기 위한 티켓과도 같다. 이익만 있으면 모든 상황마저 덮어버릴 수 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위기의 본질에 대한 공감이 형성된 것도 아니다.

앞만 보고 달리면 옆을 보기 어렵다. 내 주위에 누가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 미국의 침체를 과거 로마와 비견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절대적인 권한은 자신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마음을 알 리 없듯이 소비대국이라 일컬었던 미국이 빈국의 마음을 알 리 없을 것이다. 어떤 경제학자의 위기론이 대세이든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위기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학은 저자의 말대로 경제사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한 번의 위기로 국가의 존망이 흔들거릴 정도라면 분명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경제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들이 추종하는 바는 결국 인간을 위한 학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밥그릇을 엎어놓아야 새로운 생각이 가능하다. 미국 위기를 본질적으로 탐미할 수 있는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스토리는 진행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러제국의 몰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달러 제국의 몰락 -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위기임은 분명하나 기축통화인 달러가 몰락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오히려 해법이 불투명한 EU국가들의 위기덕분에 달러는 더욱 견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듯하다. 급부상하던 중국 역시 내부적인 자신감과는 달리 과거와 같은 고공비행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달러를 사용하는 외화거래의 비중이 85%를 넘어서고 있다. 아무리 자국의 통화를 사용하고 싶어도 세계인들이 원하는 화폐는 달러라는 이야기다. 달러에 대한 믿음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미국의 침체와 함께 달러 약세가 예상되지만 그 누구도 기축통화인 달러가 쉽게 몰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달러에 대한 루머는 쉴 새 없이 호사가들의 입을 오르내린다. 달러는 과연 그들의 예언(?)대로 몰락의 길을 걸어갈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확보할 것인가?

달러에 대한 믿음이 현저하게 떨어진 이유는 미국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FRB와 미국정부는 미국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달러를 찍어내기로 작정을 했다. 이미 수천억 달러가 내수경기의 회복을 위해 풀렸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우방국들은 수천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했다. 달러는 수급 상으론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화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일들이 벌어진다. 일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달러 품귀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달러는 ‘환율’ 이라는 복병을 가지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의 하락은 달러의 비중을 상승시키고 이는 달러를 필히 매입해야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누군가의 장난이든 진정한 위기든 달러는 한 국가를 파멸시킬 정도의 충분한 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달러를 보유해야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충분하고도 넘친다. 달러에 대한 몰락,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달러가 몰락하기 위해선 미국 경제가 영원히 일어나지 못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연관을 맺는 국가들의 파산과도 직결될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미국에 특별한 페이퍼머니를 선물해준 것이다. 단 그러한 혜택 뒤에는 세계경제를 흔들리지 않게 할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미국의 가공할만한 성장, 끝없을 것 같았던 소비경제가 버블임이 증명되자 이를 뒷받침했던 모든 상황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호전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위기론자들이 염려하는 것은 기축통화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다. 그들은 이미 달러의 대체수단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가 재편되어 대륙별로 통용되는 화폐가 출시될 것이며 이는 달러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라 전망한다.

‘달러제국의 몰락’은 달러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는지, 파운드화와의 경쟁에서 이긴 달러의 승전보를 시작으로 달러가 차지했던 무소불위의 특권을 서두에 등장시킨다. 현재 달러는 발행국인 미국보다 미국 밖에서 더 많이 통용되고 인정받는 화폐다. 달러의 경쟁상대를 들라면 단연 ‘금’이다. 금은 한때 모든 화폐의 기축통화였다. 달러는 어떻게 파운드와 프랑, 그리고 최종적으로 금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을까? 또한 달러에 대항할 유일한 화폐로 촉망받던 유로화의 탄생배경은 무엇이며 왜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을까? 달러에 대한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서구의 금융사를 꺼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달러에 대한 연구는 금융자본가들 못지않게 어느 국가든 선제해야할 과제다.

달러는 그 본질과는 달리 상당히 위축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예견과는 달리 세상은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너무도 많다. 유로화와 위안화의 등장이 달러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주장은 그가 생각하는 것만큼 진행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유로화는 재편 내지는 해체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수출을 통한 성장을 정부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 역시 위안화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달러의 약세가 지속되면 결국 어떤 조직이나 국가도 과거와 같은 패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달러에 굴복했던 파운드는 그 명성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과연 달러도 파운드와 같은 운명을 겪을 것인가? 달러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달러의 몰락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씨드 - 당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인생의 씨앗 한 알
존 고든 지음, 정향 옮김 / 영림카디널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년 전 우연히 식물하나를 키우게 되었다. 이름은 산세베리아, 실내정화식물로 알려진 이 식물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녀석이었다. 전형적인 아열대식물이라 한국적 식물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오염물질을 제거해준다는 이유 때문에 주인과 같은 방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녀석 때문에 집안 곳곳에 식물이 놓이게 되었다. 식물에 조그만 관심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식물애호가가 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생명력이었다. 가지치기를 하든 뿌리를 옮기든 물과 빛만 있으면 자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건 시간과 보살핌이었다. 시간은 살아있는 모든 것에 변화를 가져다준다.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생존에 충실한 식물은 이듬해 파릇한 새싹을 피운다. 아무렇게나 주고받는 식물이 아닌 생명을 가진 식물로 인지되는 것이다.

커다란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 어떤 녀석은 암울한 동굴에 떨어지기도 하고 어떤 녀석은 개울가에 떨어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또한 나무 둥지에 떨어져 평생 움직이지 않는 녀석도 있다. 이들은 어떤 환경이 자신에게 좋을지 알 수도 없었고 더욱이 선택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환경이든 극복해야만 했다. ‘씨드’는 비단 식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에도 조그만 씨드가 존재한다. 나무가 그랬듯이 우리의 태생 역시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삶엔 목적이 있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야하는 이유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인생을 살아야하는 이유도, 자신이 선택한 인생의 목적에 의해 달라진다. 목적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다. 세상이 힘들고 어렵다고 불평하는 당신에겐 어떤 목적이 기다리고 있는가? 세상엔 감사할 것으로 충만하다는 당신은 또한 어떤 목적을 지니고 있는가?

인생은 고달프다고 한다. 그런데 무엇이 당신을 그리도 고달프게 하는지, 상대와 한번이라도 진심어린 대화를 해보았는가? 우린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그래서 상대와 자주 비교를 한다. 많은 이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라고 한다. 그들은 정부고 언론이고 사회다. 그래서 저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른다. 완벽한 미래, 보다 나은 미래,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당신의 현재는 과거의 미래가 아닌가? 우린 평생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다 인생을 망칠 것이다. 우린 모두 미로에 갇혔다. 탈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 미로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불확실한 미래와 너무도 닮았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설만 많은 미래, 미로에 갇혀버린 우린 어떻게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미로는 우리의 인생이 뚜렷한 목적에 의해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미로에 들어서는 순간 누구도 확실한 방향을 선택하지 못한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익숙한 경험이나 불확실한 자기 확신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로는 개인의 통제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 역시 마찬가지다. 우린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것은 항상 올바를 것이며 자신은 정확한 길을 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세상은 우리의 시간에 맞추어 돌아가지 않는다. 시간은 ‘신의 완벽한 타이밍’에 맞춰 움직인다. 모든 일에는 시간과 때가 있다. 비록 지금 더디고 느린 과정일지라도 속도를 줄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돌봐야 한다. 움직여야할 때가 있고 쉬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열정’과 ‘미션’이 사라진 지금, 우리들이 설 땅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조그만 씨앗(seed)이 있다면 우린 언제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린 과거를 기억한다. 과거의 특별한 기억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깊이 각인되어있다.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건 우리의 신체적 언어다. 무거운 돌덩이를 비집고 세상에 나오는 씨드는 아직 자신이 피울 꽃을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 또한 우리가 행했던 과거만을 기억할 뿐이다. 목적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은 당신의 소중한 씨앗을 심을 장소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이도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이듯 씨앗 역시 전부인 세상을 보기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이다. 에너지 버스로 좋은 인연을 맺은 존 고든의 역작 ‘씨드’ 그 만이 펼쳐낼 수 있는 마법의 세계를 기대한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깨끗한 공기의 불편한 진실 - 실내 공기의 습격 우리집은 안전한가
마크 R. 스넬러 지음, 박정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가득 쌓인 책, 대충 접어놓은 이불, 여기저기 어질러진 전기선들, 하루 종일 틀어놓는 컴퓨터, 몇 평 되지 않는 방안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창문 틈엔 언제 죽었는지 모를 벌레들의 사체가 즐비하다. 전혀 의식하지 않고 지내지만 하나씩 집안의 먼지를 들추어본다면 입을 다물기 어려울 것 같다. 구석엔 층층이 쌓인 먼지가 가득하다. 청소는 하는 순간뿐 몇 시간 지나면 특별히 다를 게 없는 방안이 되고 만다. 누가 보더라도 집안은 그야말로 바이러스와 곰팡이의 번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상황이 이러 할진데 평생 고통을 받아온 아토피와 알레르기가 치유될 까닭이 없다. 치료받고 약을 먹어도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불치의 병(?)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성장은 인류에게 값싼 제품을 제공하였다. 이젠 개인들이 천연제품을 자연에서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효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지지 때문이다. 대중은 언제 어디서든 저렴한 제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의식주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제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석유화학공정을 통해 나온 부산물로 만들어 진다. 네이쳐, 오가닉, 천연 이란 말 한마디에 혹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삶은 이미 화학제품에 정복당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우리들에게 편리성은 주었지만 불치의 병을 안겨주었다. 기업은 엄청난 이득을 보았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보이지 않는 먼지들과 더불어 값싼 화학제품 속에 빨려 들어갔다.

‘집 안 먼지 오염이 집 밖보다 심각하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먼지를 끌고 다닌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우린 집 밖의 황사보다 집 안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마스크는 집 안에서 착용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안은 그야말로 바이러스와 곰팡이의 충실한 번식처다. 쿠션과 커튼, 담요, 의류등은 먼지가 쉽게 달라붙어 당신의 몸이나 호흡기관으로 들어간다. 지금 당장 멋지게 장식되어있는 옷장을 손바닥으로 쓸어보라. 예기치 않은 먼지의 흡착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집 안 먼지 속에 납을 비롯한 다량의 중금속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 납은 어린아이에겐 치명적이다. 소량의 납이라도 신경계를 자극하여 혈압을 상승시키고 언어장애나 액팅 아웃을 초래한다. 먼지에 관한한 우린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쌓이고 쌓인 먼지가 어느 순간에 당신의 건강과 아이의 성장에 가장 위험한 적으로 돌변할 것이다.

최근에 가습기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화제로 떠 오른 적이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 인간에겐 치명적인 독소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가습기는 환절기 최고의 상품으로 일반가정은 물론 병원에서도 필수상품이었다. 그런데 우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 되었다. 오랫동안 병원균을 배양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러한 결과가 비단 가습기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요리할 때 발생되는 탄소가스, 건물이나 시설물의 틈에서 배출되는 라돈가스, 저렴한 유리소재로 만든 의류,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전기장, 흡음제로 사용되는 석면, 자동차의 배출가스등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험 요소를 제공한다. 결국 인간은 24시간 내내 먼지를 비롯한 유해성분과의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깨끗한 공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흘러들어간다. 하지만 인간의 기대감과 제품의 가격에 비해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된다. 알레르기성 종류의 질병에 대한 체질개선의 요구가 높아지지만 식단 한번 바꾸었다고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몸은 자연에 있을 때 최상의 조건을 만든다. 하지만 도시생활을 버릴 수 없는 우리들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소리는 이상에 불과하다. 소리 없는 위험인자에 대한 방어책은 결국 화학물질과 독성물질을 구분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과 방어책을 강구하는 방법뿐이다. ‘깨끗한 공기의 불편한 진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실내 환경에 대한 무대책을 고발한다. 이제 우리가 알던 모든 것들에 의심을 구할 필요가 있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오히려 병을 키운다는 속설이 있다. 건강한 우리 집의 첫걸음은 건강한 공기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 첫걸음에 대한 92가지의 비밀을 소개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격은 없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중국을 다녀온 친구의 짝퉁 자랑은 가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유명브랜드를 싼 가격에 구입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눈대중으로 가격을 흥정하는 중국 상인들의 상술에 자신이 이겼노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를 볼 때 도대체 가격이란 무엇 이길래 짝퉁마저 신비롭게 하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친구는 필요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짝퉁을 구입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대단히 만족했다. 가격에 대한 모순, 어떤 효용성이 우리들의 마음을 흔들거리게 하는 것일까?

외국여행을 나가면 여행객들은 가격에 둔감해진다. 가격보다 여행이 주는 달콤함이 더욱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인간의 심리적 상황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아무리 비싼 명품이라도 느끼는 가치에 따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고 값싼 물건이라도 필요이상으로 구입하지 않는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기준이 되는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가격의 가치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분명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우린 일상적인 가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만약 정부에서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재래시장에서 가격을 흥정하던 모습을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이유는 물건이 물건일 뿐이기 때문이다. 마트는 물건을 사는 곳으로만 이해된다. 가격을 흥정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사고 싶다면 마트를 이용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마트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가장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소비자 가격이 모호한 제품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원래부터 얼마라는 가격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이미 적당 수준을 넘어선 마진과 불필요한 수당 등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할인상품은 제품의 량이나 질의 저하뿐만이 아니라 가격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저항선을 쉽게 무너뜨린다. 봉지는 줄었는데 왜 가격은 그대로 일까? 2+1은 왜 하는 걸까? 마트는 자선 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과도한 할인율과 덤 상품에 얽힌 가격의 진실은 저렴한 가격만큼이나 우리들을 혼란케 한다.

가격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들에게 가격의 만족감을 주는 것일까? 사상초유의 배심원 판결을 받은 맥도날드의 290만 달러짜리 커피 가격은 가격이 대중에게 주는 의미를 쉽게 전달해준다. 즉 어느 것도 정해진 가격은 없다는 것이다. 가격은 마치 물이 흐르듯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여 적절한 가치를 행사한다. 대니얼 카너먼은 가격심리학의 가치란 손에 잡히지도 않고, 조건적으로 변하며, 흐느적거리는 유령의 모습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우린 객관적이라 불리는 가격에 의해 감정의 이입을 경험한다. 비싼 상품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감이나 선물을 받았을 때 가격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우리의 일상이 가격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은 없다’는 가격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하는 책이다. 왜 어떤 것은 무료인데 추가는 비용이 드는 것일까? 가격은 마치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기업들은 가격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속임수를 사용하는데 화장지 규격을 1센티미터 줄여 막대한 이익을 낸다던지, 포장지는 그대로지만 내용물을 줄여 가격을 맞춘다던지, 박스크기를 크게 하여 부피를 늘린다는 것들은 이미 고전적인 방법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속임수가 지속성을 가질리 없다. 이미 소비자들은 SNS를 통하여 가격을 교류하고 심한경우에는 제품의 불매운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소비자들의 선택은 과거로 돌아간다.

급격하게 변동하는 물가를 바라볼 때 서민들의 마음이 편치마는 않다. 하지만 이익의 대부분이 생산자에게 가는 일은 거의 없다.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은 가격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최대의 변수다. 최근 기업들의 가격에 대한 심리학적 욕구는 놀랄 만큼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감시가 늘어나는 만큼 기업들의 심리 전략도 치밀해지고 대범해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에 속지 않기 위한 방법은 상품의 가격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밖에 없다. 극히 주관적이지만 우리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건 대부분 객관적이다.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돈과 가격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격에 숨긴 비밀과 인간의 심리학적 고찰이 뛰어난 가격은 없다, 가격에 관한 진실을 고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