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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 - 목표로 유인하는 강력한 행동전략
이언 에어즈 지음, 이종호.김인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1달 후에 담배 끊을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3달 후엔 다이어트에 성공할 꺼야? 과연 그럴까? 마치 공언이라도 하듯이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지만 계획은 반나절 만에 멈추고 만다. 놀라운 것은 또 다시 계획을 하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잃어버렸던 의지력을 되찾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결과는 변함이 없다.

먼저 의지력에 대한 경제적 요인을 확인해 보자. 몇 가지의 실험적 고찰로 인간은 미래보다 현재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그것도 지금 당장을 가장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오늘 먹을래, 내일 먹을래, 만약 내일 먹으면 추가로 아이스크림을 사줄게.’ 달콤한 유혹은 분명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하지만 내일 먹는다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시간을 두면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만약 한 달 후를 기준으로 같은 조건을 말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은 인간이 왜 의지력이 약한지에 대한 경제적 요인을 설명해 준다.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는 당연한 경제적 비용이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경제학의 법칙을 비웃기라도 하듯 깨뜨려 버린다. 우린 오늘의 담배 한 개비나 오늘의 피자 한판, 오늘의 편안함을 훨씬 좋아한다. 그것에 비해 내일은 불투명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현상을 행동경제학자들은 ‘동태적 비일관성’ 이라 말하는데 미래의 가치가 훨씬 유효하고 좋다는 줄 알지만 눈앞의 유혹에 쉽게 무너져 버리는 인간의 행동을 정의하고 있다. 아무리 계획을 다시 세워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이유, 오늘을 너무 좋아하는 본능적인 습성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자기 결박적 약속’을 가지라는 것이다. 자기결박은 사이렌의 유혹을 빠져나오기 위해 돛대에 자신을 묶은 오디세이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오디세이는 스스로를 결박하므로 인내심을 가진 현재의 자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금연이나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넉넉한 시간은 유혹에 빠진 현재의 자아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 지금 당장 자신을 결박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단 조건은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야한다.

사회는 규정과 규범이라는 법칙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조율한다. 물론 도적적인 양심이나 가치관이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다. 만약 규정이나 규범이 없다면 끔찍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질 것이다. 규정과 규범은 사실상 사회를 지배하는 법이나 마찬가지다. 법은 개인이 손실을 회피하기위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채찍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요인엔 분명 보상과 같은 당근전략도 있다. 그런데 왜 채찍이 훨씬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을까?

인간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에 훨씬 민감하다. 개인들이 주식투자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손절매를 하지 못해서 손실을 키우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손실은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안겨준다. 채찍은 유효성이 확인되면 더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벌금을 내야한다. 또한 기간 내 납부하지 않으면 엄청난 이자(15일에 20%)가 붙게 된다. 하지만 교통 법규를 잘 지킨다고 보상이나 상금을 주진 않는다. 당근은 지킬 때마다 비용이 들어가지만 채찍은 대중을 다루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왜 우리 주변엔 당근보다 채찍이 많은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최근 학문의 특징은 경계선이 사라져간다는 점이다. 과거 철학이나 종교학이 그 중심을 이루었다면 최근엔 경제학을 중심으로 많은 학문들이 수렴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한곳에 치우친 학문은 분별성을 잃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성과 규칙을 찾으려는 학문적 시도는 인류에게 작은 변화를 만들어왔다. 당근과 채찍 역시 마찬가지다. 우린 알게 모르게 경제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이나 규범 혹은 경제적 요인에 길들여가고 있다. 무엇이 당근이고 무엇이 채찍인지, 또한 우리의 마음을 교묘히 움직이는 사회심리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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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GP 2011-08-1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당근과 채찍>으로 검색하다가 들어왔습니다.

이언 에어즈 교수의 스틱K가 한국형으로 생겼습니다.
시간 되실 때 한 번 둘러 봐 주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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