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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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별들, 초기인류는 어떻게 시간을 이해하고 천체를 측정하며 삶의 방식을 이해하려했을까? 수많은 관찰과 시도 끝에 도달한 결론은 자신의 주변은 일정한 규칙과 규정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또한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자연은 경이로움뿐만이 아니라 인류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가르쳐주었다. 자연의 이치, 곧 물리의 탄생이다. 물리를 아는 것은 세상을 아는 것이다. 또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수세기를 거치면서 물리학은 실체적인 과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힘을 다루는 역학으로부터 최첨단 제품에 필수적인 전자기학, 그리고 지구의 모든 움직임을 관할하는 열역학까지, 위대한 과학자들의 관찰과 발견으로부터 빠른 진보를 가능하게 하였다. 본 책은 고등학교 물리학을 중심으로 역학과 전자기학, 열역학, 파동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역학은 힘과 운동을 다루는 분야로 비교적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힘에 관해선 대부분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지만 역학엔 속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1장 역학에서는 질량을 중심으로 관성의 법칙, 등속직선운동, 포물선운동, 양력, 운동량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역학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분야가 포물선 운동문제다. 공기저항이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작다고 하면 물체는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그런데 포물선 운동은 자유낙하운동의 변형이다. 갈릴레이의 낙하운동과 다른 부분은 물체에 초기속도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던져진 물체는 공중에서 중력의 영향만 받으며 궤적은 중력에 의해 결정된다. , 궤적을 그리는 동안에는 중력에 이외에 어떤 힘도 작용하지 않기에 포물선 운동도 자유낙하운동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물선 운동의 핵심은 수평으론 등속도 운동을 수직으론 등가속도 운동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다. 포물선 운동은 폭탄의 궤적을 맞추기 위해 오랜 기간 군사 연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정밀유도무기가 나오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포물선 운동을 스포츠경기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가 전자기학이다. 전기와 자기의 흐름과 세기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는 최근 가장 핫한 분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2차전지, 데이터센터, AI의 핵심 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를 이해하는 것은 실생활뿐만이 아니라 미래 과학을 예측하는데도 탁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2장에선 전하와 전기력, 전력과 로런츠 힘을 설명하고 자기장과 전가기파를 살펴보고 있다. 3장은 열역학 1법칙과 2법칙, 열기관에 대해 다룬다. 물리학은 실체적인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에도 용어의 나해함과 해석의 부족으로 쉽게 접근이 어려웠다. 또한 공식이나 법칙을 통한 물리학적 접근은 과학적 관찰이나 원인에 대한 근원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본 책은 물리학의 기초를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물리학적 지식을 선보인다. 세상은 더욱 빠르게 진보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과학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물리적 특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물리는 인류에 커다란 힘이자 에너지 그리고 삶의 방향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쩌면 자연은 인간에 유용한 삶의 이치를 가르쳐주고 있진 않은가? 기초물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쓸모있는 물리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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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양자역학 -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알아야 할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셀린 브뢰카에르트 지음, 최진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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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양자의 시대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양자란 용어는 사용한지가 100년을 훌쩍 넘긴다. 막스 플랑크의 양자론을 시작으로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와 같은 천재과학자들이 양자이론에 매달렸지만 고전물리학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물론 양자역학을 이용한 과학발전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부각된 것은 극히 최근의 현상이다. 양자역학이 다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AI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AI는 마치 인류의 미래와 희망을 포장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잊혔던 영자역학도 양자컴퓨터와 함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양자는 인류에 어떤 문명을 안겨줄 것인가? 또한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을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 사실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양자역학은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고전물리학을 벗어난 학문이다. 뉴턴의 물리학이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를 이해하고 다룬다면 양자역학은 원자나 아원자와 같은 미시시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고전 물리학과 같은 사회문화의 일부로 평가하는데 인간의 진화와 역사와의 관계, 무엇보다 인류의 성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자연과학을 통해 혁신을 이루었고 고전 물리학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등장과 함께 모든 것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한 이중성이 나타난 것이다. 입자와 파동의 구분이 애매해졌다. 상자속의 고양이에 대한 슈뢰딩거의 역설은 측정을 하기 전엔 시스템이 어떤 허용상태에 있는 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양자 중첩현상을 나타낸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20세가 초반에 탄생한 양자역학의 탄생과 기원에 대한 이야기, 우주 물질을 이해하는 과정에 어떻게 양자역학이 필요하게 되었고 과학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양자역학의 과거를 돌아보며 자연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 첫 출발이 16세기, 네델란드의 다빈치라 불렸던 시몬 스테빈이다. 저자는 스테빈을 본 책의 주인공이라 평가한다.2000년 동안 갇혀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믿음을 단 한 번의 실험으로 깨버렸기 때문이다. 스테빈의 실험은 평범했을지 몰라도 기존의 생각을 뒤집고 관찰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증명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했다. 본 책의 일관된 주제는 기존의 이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중세 자연과학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스테빈 이후 350년 흐른 뒤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는 세상을 뒤흔들어놓을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학의 역사서 같다는 것이다. 어려운 수학적 공식을 배제하고 양자역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자들이 선택한 이론을 쉽게 풀어간다. 특히 당시 과학자들의 입장과 배경, 부족한 과학기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발견을 이루어 왔는지, 그야말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린 그들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수학이 바로 자연의 언어다. 수학 덕분에 결과가 객관적이고 불변하며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결과를 도출한다. 또한 과거도 미래의 예측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갈릴레이는 물리학을 수학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그의 강력한 이론 뒤에 아이작 뉴턴이 등장한다.

 

에미 뇌토는 대칭에 관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대칭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자연법칙이 오직 하나 따르는 법칙이 대칭이다. 대칭이 깨지면 물질의 다양성으로 인해 질서와 구조가 생긴다. 부분보다 전체 합이 크다는 창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 단언했다.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뇌가 현실적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한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구를 우주 안의 경계선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구의 모든 것은 우주의 일부로 우주에 관한 모든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단지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양자 또한 이해하기 보단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도 당시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 만유인력을 증명하기까지 무려 30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양자 역시 언젠가는 이론으로 증명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자로 펼쳐질 세상의 변화다. 알 수 없다는 두려움과 기대는 언제나 인류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양자이론을 배우기에 무척 적합하다. 저자의 탁월한 해석과 양자이야기는 곁에 두어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양지이론에 대한 놀라운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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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화학 사전 - 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개정 증보판 그린북 과학 사전 시리즈
다케다 준이치로 지음, 조민정 옮김, 김경숙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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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을 공부하다보면 엄청난 양의 화학물질이 배출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 공정마다 사용되는 물의 양도 엄청나지만 화학제품의 사용도 무시 못 할 수준입니다. 우리들이 계절마다 입고 있는 의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연 양모나 동물 가죽을 수공예로 작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인류가 입는 모든 옷은 화학제품으로 생산된 것입니다. 마치 인간은 화학세계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린 화학에 대해 놀랍도록 알지 못합니다. 그토록 인류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에도 화학은 마치 전문가나 과학자들의 전문분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화학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화학이 어렵다는 생각은 중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난생 처음 만난 주기율표를 시작으로 물질과 입자, 반응식, 물질의 성질, 산화 환원반응, 그리고 진화하는 화합물까지 그야말로 무척 다양하고 광범위합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새로운 반응식과 구조식이 등장하며 화학을 더욱 멀게 느껴지게 합니다. 특히 화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주기율표입니다. 대문자와 소문자로 이루어진 원소기호와 원자번호, 원소이름, 원자량은 보기만 해도 어지럽습니다. 주기율표는 현재까지 발견된 자연의 모든 원소를 나타냅니다. 주기율표를 배우게 되면 세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진화와 국가 간의 자원전쟁 등 화학이 지배하는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기초화학사전은 2020년 증보판으로 화학계의 최신 내용을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학습 내용을 기준으로 새롭게 출간하였습니다. 물질과 기초 화학결합, 반응식을 다룬 기초 화학부터 물질의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이론화학, 전이 금속, 희토류 금속과 유기 화합물과의 반응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진 무기화학, 생명 기능을 나타내는 유기화학, 그리고 분자량이 대략 10,000 이상인 화합물을 가리키는 고분자 화합물등 총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챕터는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함께 분야별 특징을 설명하는데 어렵지 않게 화학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탄소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6개씩 가지고 있는데 양성자6개와 중성자 7개를 가진 원소도 존재합니다. 원자번호가 같아도 질량수가 다른 원자를 동위원소라 부릅니다. 동위원소가 유명해진 것은 방사성 동위원소 때문입니다. 극미량의 14C는 생물의 몸속에 흡수되어 사멸과 동시에 점점 줄어듭니다. 이 원소가 줄어들어 처음 양의 절반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14C는 소멸기간은 5,730년이며 대기 중의 14C와 비교하여 생물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다에 포함되어있는 18O(산소)를 통해 수만 년 전 남극대륙의 빙하온도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일정한 원소를 가지고 있지만 미량의 원소들로 인해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합니다. 자연계엔 알 수 없는 일들이 더욱 가득합니다.

 

임계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제로) 이 되는 금속, 합금, 유기 화합물을 초전도체라 합니다. 모든 물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상용화된다면 에너지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물질은 에너지를 통해 생존을 유지해갑니다. 심지어 인간의 뇌에서도 전기 화학작용이 이루어집니다. 화학은 너무 분야가 넓고 광범위해서 배울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초화학에 집중하면 보다 쉽게 이론 화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소배출에 대한 이산화탄소 포집,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천연 고분자 화합물의 합성, 우주선과 위성을 비롯한 특별한 소재의 양산, 화학에 대한 이론은 상상 이상으로 우리의 생각과 사고를 확장시켜주고 있습니다. 화학은 실생활에 필요한 기초지식입니다. 기초화학 사전은 학생뿐만이 아니라 과학지식을 필요한 이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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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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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대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같은 공간속에 살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보이며 무의미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가까이 있지만 너무 먼 가족이 되어간다. 그나마 tv앞에 모여 리모컨 쟁탈전을 하며 눈치를 보던 시절이 나았던 것일까? 당시에도 tv찬반론이 적지 않았는데 스마트폰은 가족관계를 송두리째 앗아간 기분이다. 도파민 가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도파민이 왜 이토록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도파민은 생존과 관련된 인간에 가장 중요한 호르몬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보상에 대한 끝없는 욕구를 반복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뇌는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해 도파민을 분비하며 누가 자극을 보내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게다가 도피민은 성급하기까지 하다. 놀랄 만큼 지루하고 기다림을 싫어한다. 문제는 우리의 삶이 빠르게 도파민에 점령당하며 뇌 기능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즉각적인 기대 충족은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무응답 무반응이 일상이 되고 있는 가족관계는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가족관계의 실종은 반응에 익숙한 알고리즘과 비슷하다. 불편한 감정을 생략하고 편리한 반응만 남기는 구조다. 빠르고 가볍고 반복 가능한 것이 살아남는 환경 속에서 가족은 서로를 반응하기 쉬운 존재로 소비하거나 무관심해지는 선택을 하게 된다. 디지털 가족은 하루를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마무리를 짓는다. 디지털 문화는 도파민의 기대심리를 충족한다. 헌데 자극이 강해질수록 기대가 커지고 보상심리도 커진다. 그런데 언제까지 자극이 지속될 수 있을까? 끝없는 자극의 결말은 허무다. 무료함과 공허함, 수치심과 죄책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현대인의 불안과 우울증 증가는 풍요에 대한 역설이다. 목표가 사라질 때 인간은 순간적인 충족을 기대하는 도파민을 요구한다. 자극은 늘었는데 왜 자꾸만 지루해지는 것일까?

 

도파민 가족은 디지털 문화가 어떻게 가족관계를 파괴시키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방해하는지 단절, 자극, 중독, 가속, 불안의 다섯 가지의 주제를 통해 도파민의 실체와 가족회복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디지털 가족은 전형적인 한국가족의 단면이다. 디지털 가족은 대화 선정을 어려워한다. 각자의 이해에 따라 관계는 유지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생각을 생략한다. 실시간 이모티콘이 마음을 전달하며 알 수 없는 단 문자가 생각을 전달한다. 밈과 이모지가 가족대화의 실체가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일상의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른 시기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아이들에게서 감정문해력이 실종되고 있다. 또한 즉각적 만족이 길들여진 이들은 기다림을 싫어하며 조그만 일에도 예민함과 짜증을 반복한다. 웹툰, 게임, 쇼츠와 같은 짧은 콘텐츠의 확산은 생각 없는 행동이 가장 쉽게 나타는 곳이다. 짧은 보상이 지속될수록 감정은 메말라가며 결국 상대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마저 잃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방치하는 부모들의 도파민 중독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부모의 정보중독은 아이들의 기대심리만큼 가짜 도파민을 선호한다. 뇌는 예측, 실망, 재예측을 반복하며 쾌감 회로를 키우는데 실망은 눌리고 새로운 기대를 향해 강한 도파민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지금 주어진 보상보다 다음에 올 수 있는 보상에 더 크게 반응한다. 딱 하나만 더 라는 말은 절제에 실패한 결과가 아니라 도파민이 정상으로 작동한 결과다. 도파민이 가족을 해체하는 방식은 감정의 무시다. 인간의 행동은 감정을 통해 발현되며 감정은 인간이 지닌 모든 행위의 근간이다. 정서적 무시는 사람을 서서히 고립시킨다. 감정을 나누려했던 시도들이 외면당하거나 간과되면 감정은 안으로 접힌다. 감정 표현이 줄어든 관계는 서서히 무너져 간다.

 

인간은 중독에 쉽게 길들여진다. 안타까운 건 가벼운 중독이 결코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독은 더 강한 중독을 요구하고 결국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상대의 감정을 읽고 기대를 품게 만든 도파민이 왜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 문제는 사회변화에 대한 반응이다. 우린 도파민의 실체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어떤 현상이든 옳고 그름의 판단을 미리 예측 할 순 없을 것이다. 도파민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간혹 기술발전이 인간의 짧은 기대심리를 보상하기 위한 연속적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은 가족이 필요하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관계, 가족이기에 기다릴 수 있고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빠르고 급격하게 변한다고 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느리고 기다림을 요구한다. 식탁에 마주앉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재미와 웃음이 터진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은 없을 것이다. 도파민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일상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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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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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이 정에 맞는다란 속담이 있다. 툭툭 튀는 이들이 그리 환영 받지 못한다는 의미 일 것이다. 모난 돌은 모나지 않은 돌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반항하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은 모난 돌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심지어 강한 압력을 행사하며 모나지 않은 돌에 합류하기를 기대한다. 집단사고가 세상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사라져갔고 집단에 의해 형성된 통일되고 일반화된 주장이 지배적으로 작용한다. 생각이 사라지고 사유가 몰락한다. 자기 침묵은 일상이 되어 소통을 배제한다. 그런데 집단사고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회, 특히 자유로운 사회구조를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무엇이든 일방적인 방법은 고질적인 병폐의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자기 침묵을 승인하며 세상의 흐름에 자신을 숨기고 있다.

 

거짓 공감은 얕은 공감에 만족하며 침묵을 승인하는 일상적인 사회적 구조를 투영한다. 조그만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는 집단, 예민한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현실, 사람들은 질문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대화의 힘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핑계로 서로의 눈치를 보며 괜한 파장을 일으킬까 노심초사한다.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 즉 자기침묵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자기침묵은 개인의 목소리를 잠재운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이었을 자기침묵이 결국 삶의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독립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우린 무엇을 위한 침묵을 강요받고 자기검열에 충실하고 있는가?

 

본 책은 거짓 공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인의 자유와 독립에 관한 이야기다. 집단사고와 자기침묵이 어떻게 발화되며 개인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내재적 상황을 중심으로 진실을 말할 권리를 주장한다. 상호관계를 통한 의견 전달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삶의 자세와 태도를 통한 생각의 깊이를 파고든다. 토론 문화가 사라지고 일방적인 의견이 주를 이룬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다양성은 사회를 이루는 강력한 힘이지만 집단사고는 다양성을 배제한다. 현대 사회는 집단사고가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집단사고는 주류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침묵을 강요하는 이들은 소수의 정치인들과 권력가들이다. 실시간 엄청난 정보를 쏟아내는 언론과 미디어는 어떤가? 그들에게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을까? 미디어는 분열과 증오를 먹고 자란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거짓 정보를 판단할 기준조차 모호해지는 세상이다.


왜 인간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그토록 배제하는 것일까? 집단사고는 개인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은 미치고 있는가? 왜 우린 자기검열에 무방비상태며 타인의 시선에 불안을 느끼는 것일까? 폭넓은 관계를 추종했던 SNS는 더 이상 공감의 장소가 아니다. 특정한 알고리즘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의견이 강화되며 다수 의견을 묵살한다. 소수의 신념이나 주장에 의해 캔슬 컬처가 시작된다. 온라인상의 자극적인 정보나 기사는 자기침묵의 분위기를 띄우며 일상 속에 스며든다. 유저들은 온라인 어디에서든 타인의 시선에 눈치를 보며 자기검열이란 불안을 감수한다. 오프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나 발언자를 공개적으로 비난 배제하는 캔슬 컬처는 자기침묵, 자기검열이라는 수단을 통해 개인의 생각과 사유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교육은 무엇을 추구하는 것일까? 창의력과 상상력이 집단사고를 통해 발현될 수 있을까?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유롭지만 어느 순간 집단에 포위된 소속감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개인의 생각과 사유는 집단에 구속되고 삶은 어느 순간 동조화 일반화 되어 타인의 의견을 배제하게 된다. 이는 생존을 위한 가정 현명한 방법이었을지 몰라도 자신에겐 가혹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생존전략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단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침묵과 검열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 책은 자기침묵에 따른 개인의 혼란과 심리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다. 특히 종교, 교육, 민족, 문화, 정치와 같은 집단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배제하고 구속력을 행사하는지 다양한 증거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이분법적이고 양분화된 사회, 극단적 알고리즘으로 개인의 선택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도전은 무엇인가?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를 먼저 존중하라는 고대 철학의 진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말할 수 있는 권리는 곧 자신이 누구인지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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