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탄생 - 한 조각씩 꺼내 보는, 14가지 약 이야기
김효정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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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자연재해로부터 인류를 벗어나게 해준 최초의 약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은 너무 흔해 과잉복용을 염려하지만 불과 100전만 하더라도 인류는 수많은 질병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있었다. 전염병은 수천만의 목숨을 앗아갔고 전쟁은 무기보다 상처로 인한 감염이 승패를 좌우했다. 질병은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자연치유나 과도한 수술이외에는 치료방법이 전무했다. 수명이 짧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21세기, 인류는 건강한 노후를 걱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를 괴롭혔던 대부분의 질병들이 사라졌고 최근엔 맞춤형 개인의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의학의 발전은 수명연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명을 창출시키고 있다. AI는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반면에 인간은 여전히 약물중독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에 구속되어있다. 약은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켜왔을까? 약의 역사를 통해 문명을 반추해보는 것만큼 값진 시간도 없을 것이다.

 

꽃말이 쓰러진 병사인 양귀비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플랑드르 벌판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다. 유럽에선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양귀비꽃을 가슴에 달았고 베이글이나 샐러드드레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양귀비는 꽃잎이 떨어지면 초록색 꼬투리가 부풀어 오르는데 살짝 금을 내면 우윳빛 진액이 흘러나온다. 아편(opium)이다. 고통을 잊고 깊은 잠을 선물해준다고 해서 고대인들에겐 기쁨을 주는 식물이었다. 양귀비는 무역로를 타고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갔다. 19세기, 양귀비 성분을 분석했던 제르튀르너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의 이름을 따‘ 모르핀’이란 이름을 붙인다. 모르핀의 강력한 효능에 놀랐던 제르튀르너는 인류에 강한 경고를 남겼다. ‘부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 하지만 그의 경고와는 달리 아편은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넣었고 동아시아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모르핀은 미국과 유럽으로 건너가 남북전쟁과 1차 세계대전의 포화를 견뎌야했던 병사들의 유일한 진통제였다.

 

거대 제약회사 바이엘은 모르핀에 아세틸을 합성해 헤로인을 탄생시켰다. 바이엘의 과장광고 덕분에 세계는 더욱 강한 중독에 빠져들었다. 20세기 초엔 코카인이 함유된 코카콜라, 헤로인 기침약, 모르핀 진통제를 어디에서든 쉽게 구입했다. 미국이 왜 그토록 마약에 취약하고 마약범죄와 중독자가 많은 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마약단속이 시작되면서 마약은 더 작고 강하게 농축되어 마피아와 카르텔의 손을 타고 암시장에서 거래되었다. 고통에서 인류를 구원해줄 영원한 치료약은 없었다. 마약은 순간적인 고통을 완화시켜준 대신 신경회로가 망가지는 중독을 가져왔다. 당시 독일의 거대 카르텔 IG 파르벤, 퍼듀 파마로 알려졌던 세클러 가문은 마약과 중독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포착했던 거대 제약회사들이었다. 특히 환자를 고치기 위해 연구한다던 벨기에 과학자 얀센은 호흡 중추까지 마비시키며 모르핀보다 100배강한 펜타닐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인류에 거대한 코브라가 되어 극단적으로 사회를 붕괴시켰으며 뼈아픈 고통의 원인을 제공했다.

 

약학이 처음부터 모순을 따르진 않았을 것이다. 한 알의 약이 탄생하기 위해서 수많은 과학자의 노력과 희생이 담보되었고 희생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결과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 발견을 통해 다양한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졌다. 19세기 의학은 21세기 최첨단 의학의 초석이 되었다. 열이 나거나 몸이 조금만 아파도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을 찾는다. 최근엔 약물과잉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과도한 항생제 남용은 생태계 교란의 주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간은 수시로 바이러스에 노출되어있다. 바이러스는 수십억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해왔던 실체적 주인이다. 우리 신체도 절반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약은 몸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긴다. 약은 아는 만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본 책은 인류 문명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약이 어떻게 탄생되었고 변화되었는지를 소개한다. 약학의 역사를 통해 과학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인문학적 성찰을 덧붙인다. 1장은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마약진통제, 마취제를 중심으로 고통을 벗어나려는 인간의 처절한 흔적을 추적한다. 고통이 곧 죽음으로 연결되었기에 마취제의 효능은 그야말로 신의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마취제는 진통, 환각을 통해 부족의 규합이나 종교. 전쟁등 새로운 세계관의 통로가 되었다. 인류는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전염병에 가장 큰 공포를 느꼈다. 자연에 대한 이해가 확산되었고 과학에 대한 의존이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엄청난 고통과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지만 과학자의 노력은 인류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켜나갔다. 인생엔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고통과 감각, 생존과 공포, 욕망과 균형이다. 인류사를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 친숙한 이름 밑에 숨겨진 약의 흔적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설계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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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은 시스템의 붕괴다 - 증상 억제가 아닌, 전신 시스템의 복원으로
이윤성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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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24년 기준, 고혈압 환자 900만, 당뇨환자 600만, 고지혈증 1000만,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84~90%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청소년 만성질환의 급증입니다. 30세미만의 유병률이 13년 만에 4배로 뛰었습니다. 초가공식품의 범람, 가당음료의 폭증, 움직이지 않는 사회가 미래세대에 무거운 경고를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빠르게 확산되지만 정부는 물론 의료계도 정확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방식을 되풀이하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은 이미 국가질병으로 확산중입니다. 개인의 고통과 의료비증가도 고민이지만 국가예산의 20%가 소모되는 것도 미래의 부담입니다. 만성질환은 습관의 반복으로 비롯됩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진료와 치료를 근본적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예방의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사회의 의료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저렴한 의료비용과 빠른 진단,치료는 기존의 의료체계를 더욱 확장시켰습니다. 하지만 외적성장 못지않게 개인의 선택권은 빠르게 축소되었습니다. 진료시간은 3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개별진료는 과잉치료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과잉 건강검진은 불필요한 치료와 과도한 의료비를 양산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해매다 문제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질병의 확산이 개인의 부주의뿐만이 아니라 의료시스템의 구조와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병원은 환자가 존재해야 수익을 올리고 빠르게 낫는 치료법은 의사의 이익을 축소시킵니다. 안타깝게도 만성질환은 의사와 병원에게 너무도 좋은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만성질환으로 인생을 낭비하거나 고통 속에서 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만성질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일까요? 인간의 몸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체는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입니다. 문제는 기존의 의료시스템이 신체를 완전히 따로 해석하며 진단과 치료를 병행해왔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각기 다른 처방약은 적응하기 어려운 부작용의 원인이 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시작한 처방이 하나 둘씩 늘어가면서 신체 균형이 무너집니다. 아플수록 처방약은 늘어갑니다. 결국 당뇨를 완화시키기 위한 인슐린 처방제가 호르몬과 간, 지방, 근육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질병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만성질환이 시작되면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금전적 손실은 물론 수십 년간 유지해야할 의료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노후는 꿈도 꾸지 못하고 아픈 말년을 보내야합니다.

 

대장암 3기, 환자를 기계처럼 대하는 의사의 차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항암치료를 거부합니다. 암은 무조건 제거해야할 세포일까요? 저자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찾아 나섭니다.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은 평생 변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한 질병입니다. 신체가 지닌 본래 의도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몸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인간의 몸은 개별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뇌로부터 말초신경까지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반응합니다. 고혈압은 혈압을 떨어드리는데 집중했고 당뇨는 인슐린 처방이 전부였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아말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뭉침으로 해석하는 오류가 대표적입니다. 만성질환의 원인은 대사 작용이 붕괴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혈류, 림프, 호르몬, 면역이 맞물린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한 곳이 무너지면 나머지가 도미노처럼 함께 무너집니다. 수치를 낮추는 것은 신호를 끄는 일이지만 병을 멈추기 위해선 시스템을 복원해야합니다.

 

혈액은 산소와 영양을 배달합니다. 림프는 노폐물을 배출하고 호르몬은 뇌와 내분비계에 지시를 내랍니다. 면역세포는 몸을 방어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췌장 기능이 저하되면 혈당이 치솟으며 모세혈관이 손상됩니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해 림프가 정체되면서 호르몬이 교란되고 면역이 저하됩니다. 결국 눈, 발, 신장합병증이 발생하는 당뇨병이 시작됩니다. 무너지는 도미노 조각들 아래 보이지 않은 바닥판, 대사작용을 주목해야합니다. 대사는 몸이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고 에너지를 사용해 몸을 유지하는 전체를 의미합니다.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관절염, 위염, 불면, 우울증은 개개의 질병이 아니라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뇌를 자극합니다. 인간의 몸은 스스로 시스템을 복원하는 자연치유기능이 있습니다. 저자는 약을 줄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몸의 자연치유 기능을 올리기 위한 BAHI 테라피를 소개합니다.

 

웨이브 모션, 전신 PBM, 수소흡입, 고압산소, 네 가지 물리적 기구를 활용해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고 일산화질소를 방출하며 세포를 회복시킵니다. 낡은 세포를 살리고 죽은 세포를 빠르게 배출하여 대사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빛과 에너지, 분자들로 이루어진 BAHI테라피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다양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몸의 균형과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 차이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본 책은 만성질환에 대한 이해와 환경적 조건, 신체의 기능회복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성질환을 대사 작용의 붕괴로 인식하고 신체기능회복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의학과 기능의학이 AI를 통해 더욱 확장되면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이 활성화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이제 개인의 건강을 의료기관에만 의지하는 시대가 저물어갑니다. 건강은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의 의무입니다. 질병에 대한 이해와 건강 상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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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밤의 미술관 - 이지안 도슨트와 함께하는 벨 에포크 명화 산책
이지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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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빛을 통해 형체를 드러낸다. 색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위대한 화가들은 빛과 함께 삶을 증명했다. 빛은 갇힌 세상을 탈출할 유일한 희망이었고 자신을 달래줄 삶의 언덕이었다. 색은 참으로 오묘하다. 기쁨과 슬픔, 불안과 두려움, 마치 인간의 모든 감정을 빠짐없이 수용하고 있는 듯하다. 임파스토 기법으로 피워 낸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면 어떤 감정이 떠오르는가? 생애 가장 희망으로 부풀었던 시절, 고흐는 해바라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고갱과의 만남, 공동체의 형성, 평생 영원의 안식을 찾고자했던 고흐에겐 삶의 가치와 희망이 부여된 시간이었다. 색을 만난다는 건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당신의 인생은 어떤 색채를 가지고 있는가?

 

19세기. 새로운 르네상스시대가 열렸다. 산업혁명은 유럽을 광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인류는 전례 없었던 풍요로운 인생을 펼치게 되었다. 반면 빛과 어둠이 분명하게 구별되었다. 파리는 유럽의 중심이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파리에 모여들었다. 풍부한 자원이 예술가들을 움직였다. 몽마르뜨나 몽파르나스 외곽지역엔 하루를 버티기 어려웠던 미술가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각자의 노스텔지어를 꿈꾸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격차는 너무도 두터웠다. 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아침이 다가올수록, 벨 에포크의 밤은 더욱 뜨거웠다. 가스등 일렁이는 파리의 거리, 허영기 가득한 귀족 살롱, 세기말의 퇴폐적 낭만이 짙게 흐르던 유럽은 풍요와 쾌락, 탐미와 탐욕이 거침없이 흘러갔다.

 

밤에 탐미하는 작품은 어떤 의미를 전달할까? 정적이 흐르고 아무도 없는 순간, 오롯이 작품에 빠져든다. 작가의 숨소리가 들리고 거친 호흡과 붓의 움직임이 정적을 깨운다. 작품에 담긴 작가의 삶의 여정이 눈앞에 펼쳐진다. 감정과 감정의 만남, 기쁨에 설레고 고통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벨 에포크시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화가가 있다. 조반니 볼니디, 유려한 붓놀림과 경쾌한 색채는 유럽 사교계를 흔들어놓았다. 작은 체구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의 화폭은 거침이 없었다. 욕망과 관능, 탐미와 유혹을 이보다 아름답게 표현한 화가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다. 조반니는 단숨에 화교계의 거장이 되었다. 산업사회를 상징하는 역동적인 선과 거침없는 속도는 볼디니의 상징이 되었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 베르디는 볼디니가 세시간만에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나를 쏙 빼닮았다고 고백했다. 볼디니는 에포크 시대를 불꽃같이 살았다.

 

잊으려해도 잊히지 않는 작품이 있다. 황금 빛 시대를 연 클림프의 키스다. 눈부시게 화려한 주인공과 주변의 암울한 분위기, 클림프는 특유의 기하학적 문양을 통해 질서와 이성, 관능과 유기적 생명력을 표현했다. 무엇이 이토록 강렬한 이미지를 이끌었을까? 키스는 집중할수록 빠져드는 색채의 미학과 영원이 순간이고, 순간이 영원할 수 있음을, 감각의 정수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아쉽게도 황금시대는 5년으로 마무리된다. 클림프는 장식공예를 통해 바로크와 르네상스 거장들의 전통기법을 익혔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성공이 인생을 보장하진 않았다. 동생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생의 회의와 죽음의 공포를 마주했던 작품이 사랑이다. 암울한 분위기의 사랑은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 묘사되어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벨 에포크 시대를 이끈 클림프의 위대함은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했던 선언이었다. 빈 분리파를 결성한 클림프는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그 예술의 자유를’주장했던 헤베시의 비평을 실천했다.

 

눈부신 불빛 아래 감춰진 얼굴, 영혼을 담은 그림, 불안한 새벽, 결핍을 건너는 화가의 고백, 물랭루주, 몽마르트르의 뮤즈들, 파리를 빛을 밝힌 수많은 아르누부의 대가들, 열 두밤의 미술관은 벵 에포크 시대를 호흡했던 열두명의 예술가를 만난다. 너무 일찍 삶의 불안과 고독을 알아버린 고흐는 빈센트라는 이름을 평생 짊어져야할 숙명으로 여겼다. 성화를 꿈꾸었기에 가난한 농부의 손을 이해했고 광부의 고단한 하루를 쏟아냈다. 하지만 그의 매력은 네델란드를 떠나 파리의 강렬한 빛을 흡수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 아를에서 위대한 작품들이 쏟아졌다. 밤의 카페 테라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통해 고흐의 색채가 비로소 펼쳐진다. 고흐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수없이 반복되는 고통을 작품으로 완성해 나갔다. 그리고 동생의 죽음과 함께 진정한 삶을 이해하게 된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아몬드 나무, 그는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꽃으로 피어난다.

 

열두 밤의 미술관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작품에 담긴 예술가들의 생애를 통해 삶의 본질과 예술이 주는 의미를 가슴깊이 느낄 수 있다. 벨 에포크 시대를 욕망과 관능, 탐미만을 추구한 시기로 이해하기엔 작품의 깊이가 너무도 심오하다. 시각은 사물을 직접적으로 만나지만 사물을 이해하는 건 인간의 마음이다. 수많은 기억의 흔적이 삶의 여정을 반추한다. 벨 에포크를 빛낸 열두 명의 화가들은 저마다의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았다.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던 시선은 작품을 향한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누구의 생애도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다르다는 것은 인간의 여정이다. 붓을 통해 나타낸 삶의 흐름, 불안한 삶을 위로해줄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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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스도쿠 고급·특급 (스프링) ㅣ 5가지 스도쿠 (스프링)
브레이니 퍼즐 랩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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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도쿠에서 제공하는 일정한 한 가지 방법 대신 시간과 공간사에서 나온 스도쿠 고급X특급 스페셜은 몇 가지의 구성이 추가되었다. 홀짝 스도쿠, 랜덤 스도쿠, 스도쿠 X, 창문 스도쿠, 센터 스도쿠 5가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홀짝 스도쿠는 색칠된 칸에는 짝수만, 나머지 칸에는 홀수만 들어 갈수 있다. 홀수 짝수를 추정해서 쓸 수 있어서 다른 형태 퍼즐 보다 쉽게 느껴진다. 랜덤 스도쿠는 색칠된 칸에 홀수(또는 짝수)가 이미 들어가 있으면, 나머지 칸에도 홀수(또는 짝수)가 들어가야 한다. 스도쿠 X는 큰 사각형을 가로지르는 두 대각선에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각각 한 번씩 들어가야 한다. 창문 수도쿠는 4개의 사각형에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각각 한 번씩 들어간다. 센터 스도쿠는 색칠된 칸에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한 번씩 들어가야 한다.

 

일반적인 스도쿠에 익숙한 사람은 처음 할 때 새로운 유형을 푸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색이 들어가 있고 음영이 있는 칸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첫 번째 페이지를 풀고 나면 쾌감이 밀려드는 동시에 다른 유형의 문제들에 도전해서 계속 풀고 싶어진다. 어떤 일에는 일부러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이 스도쿠는 풀기 시작하면 저절로 집중력이 생기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물론 고급, 특급이다 보니 스도쿠를 즐기는 사람, 잘 푸는 사람도 시간이 꽤 걸린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3-4시간이 금방 흐른다. 그렇다고 그 시간에 여러 개를 바로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시간동안 하나를 다 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의 수를 두고 선택해서 수를 넣어 보기도 한다. 그러다 틀리면 지우개로 지웠다 다시 도전한다. 지우고 또 지워도 다시 도전하게 하는 즐거움이 있다.


 


어떤 유형이 잘 풀리지 않으면 다른 유형을 찾아서 시도를 해보고 만족하면 풀지 못했던 유형으로 다시 돌아가 재시도 한다. 풀리지 않는 것은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본다. 보지 못했던 것을 가족이 찾아주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또한 쇼츠나 스마트폰에 무의미한 시간을 흘러 보내지 않고 스도쿠를 하면서 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축적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스도쿠를 풀고 있을 땐 놀라운 집중력이 발휘된다. 아이는 처음엔 다소 어려워하지만 유형을 이해하면서 곧잘 해답을 찾는다. 스도쿠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집중이 잘되기에 반드시 하루에 한번은 스도쿠를 찾게 된다. 며칠에 걸쳐 한 페이지를 성공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풀어본 사람만이 그 재미와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젠 스도쿠도 일상적인 놀이가 되었다. 무료한 시간이나 복잡한 생각이 가득할 때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특별한 퍼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도쿠는 하면 할수록 강한 매력을 느낀다. 무엇보다 스도쿠는 능동적인 게임이다. 또한 AI 알고리즘에 대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두뇌플레이다. 본 책은 스도쿠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의 특급 버전이다. 기존의 클래식 스도쿠에 5가지 색다른 규칙을 더해 두뇌 플레이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국내 최초의 신개념 퍼즐 북이다. 또한 디지털 화면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뇌를 깨우는 탁월한 아날로그 트레이닝 도구다. 가로·세로 빈칸에 숫자를 채워 넣는 동안 뇌가 활발히 회전하며 집중력과 단기 기억력, 논리적 유추 능력이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루틴한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을 때, 짜증나는 일이 있어 다른 곳에 집중하고 싶을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 심심할 때, 사고력을 키우고 싶을 때 등등. 어디서든 펼쳐서 스도쿠를 해보자. 머리가 맑아지고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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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배신 - 주식 투자에 관한 생각
장진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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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연상케 합니다. 바다엔 수많은 배들이 등대를 찾거나 목표지를 향해 항해합니다. 항공모함과 같은 거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외인과 구축함을 비롯한 다양한 전투함을 비축한 기관, 그리고 돛에 의존해 광활한 바다를 건너야하는 개인이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갑니다. 안타깝게도 개인은 조그만 파도에도 쉽게 무너지고 함몰됩니다. 간혹 등대를 찾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거대자본에 휩쓸려 바람처럼 사라집니다. 주식시장은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바다와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물론 대다수의 사회적 시각은 개인에게 돛단배로 바다를 건너기를 강요합니다. 끝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돈의 가치하락과 상대적 비교, 그리고 잠재적 불안이 원인이지만 더욱 두려운 건 이미 구조적으로 짜인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누구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한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의 의도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변수가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합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의도된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외부적 변수를 통제할 수 없지만 시스템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마치 돛단배가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바다로 뛰어드는 겪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을 이해하는 중심에 기업의 IR이 있습니다. IR은 상장기업이 기업의 이익구조와 사업방향, 가치를 시장에 알리는 자료입니다. 수많은 숫자와 보고서, 기대치가 통합되어 투자자에게 제공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투자자는 IR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반면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는 업무에 따라 IR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가치를 부여합니다. IR의 기준에 따라 기업은 전혀 다른 가치를 부여받거나 소외된 주식으로 평가받습니다.

 

네이버나 기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어있는 재무제표를 믿을 수 있을까요? 기업은 자신에 불리한 조건을 쉽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좋은 성과만 부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반면에 기업을 평가하는 입장에선 무척 불편합니다. 시장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저마다 다른 기준과 조건의 재무제표와 기업보고서가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CEO의 기대치와 주가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이유도 불투명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투자뿐만이 아니라 소통이 부재한 기업도 제가치를 못 받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업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멀티플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시장에서 현격한 차이가 벌어집니다. 내재된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숫자의 격차는 기대치와 현실의 오차로 발생합니다.

 

왜 어떤 기업은 시장에서 소외되고 가치를 못 받는 것일까요? 규모나 자본, 업종이 다르듯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수십 년째 소외받는 기업들도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대로 된 IR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를 기대와 현실의 오차로 분석합니다. 또한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의 마인드와 기업의 불투명성을 지적합니다. 기업은 스스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엔 기업을 평가하고 가치를 측정하는 다수의 기관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이익구조로 움직이며 투자자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특별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위해선 셀사이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야합니다. 이들의 눈에 띄어야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자체의 진단과 설계가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접근방식이 IR을 통한 기업가치의 정상화입니다.

 

저자는 숫자의 배신, 언어의 미스매치, 불투명성의 비용, 섹터 디스카운트, 신뢰의 잔액, 내부의 적들등 6가지를 기업가치가 반 토막 나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주가는 실적의 절대 값이 아닌 기대와 현실사이의 오차에 반응합니다. 시장은 기업의 가치를 갑자기 결정하지 않습니다. Attention(관심), Expectation(기대), Gap(격차), Price(가격)의 AEGP프레임워크를 통해 주가를 형성합니다. ‘이 회사가 관심을 받고 있는가. 실제결과와 기대의 차이는 어느 방향인가, 그 격차가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와 같은 4단계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주가의 위치와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이중 가장 중요한 단계가 첫 번째 관심입니다. 기업은 애널리스트가 추천할만한 커버리지를 발행하고 시장의 결정 메커니즘에 진입해야합니다. 계획된 준비과정과 철저한 설계가 요구됩니다.

 

본 책은 주식을 잘 사고파는 관점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평가된 기업을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주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알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보다 주식시장이 어떻게 이루어져있고 어떤 움직임에 민감하며 시장의 흐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특히 기대치와 가격에 대한 갭 분석을 통해 가이던스와 컨센서스, 위스퍼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수급이 결정합니다. 자본의 변화에 가격이 변동합니다. 누구나 아는 이론이지만 누구도 쉽게 해석하지는 못합니다. 기대치와 현실의 격차, IR을 통한 기업 가치의 재고, 너무 식상해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기대치가 결국 시장을 이해하는 핵심이었습니다. 소문에 따라가고 차트에 미래를 거는 방식으론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본 책은 IR 속에 숨겨진 시장의 착시를 직시하고 진짜 가치주를 선점하는 제로갭 투자를 통해 시장의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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