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신뢰 - 나를 믿고 우뚝 선다는 것 ㅣ 오아시스 클래식 2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임상훈 옮김, 김익한 해제 / 오아시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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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자유주의 사상가는 아닐지라도 자유에 대한 담론은 언제나 뜨거운 주제다. 우리가 향유하는 자유는 수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유지되어 왔다. 민주주의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통한 구속의 자유를 허락한다. 자유에 대한 의미와 가치, 생각은 고정되어있지 않다. 같은 공동체내에서도 자유는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자유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유만이 자기신뢰를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신뢰는 오랜 기간 자기계발과 동의어로 인식되었다. 19세기 근대화의 시작과 함께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면서 자기신뢰에 대한 강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덕분에 수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성장을 확신하며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특히 자유철학자이자 미국 근대화의 아이콘으로 에머슨을 빼놓을 수 없다.

 

에머슨은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좋은 교육을 받았고 미래가 보장되었지만 자유의지가 없는 삶이 언제나 불편했다. 그의 영혼은 세상의 규칙에 반동했다. 결국 겉과 속이 다른 교회제도와 관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목사의 길을 포기했다. 세상에 뛰어든 젊은 에머슨은 평범한 시민과 일상에 집중했다. 그는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였다. ‘내가 온전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간다면, 전통의 신성함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에머슨의 행로를 마땅치 않게 여겼던 조언자에게 에머슨의 외침은 폭풍과 같은 자기선언이었다. 조언자는 에머슨의 충동적 언행을 비판하며 자신의 생각이 악마에게서 온 것이라 비난했다. 에머슨은 ‘설령 그 말이 옳고 내가 악마의 자식일지라도 악마의 뜻대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선과 악은 이름뿐이요, 유일한 정의는 내 기질을 따르는 것이다.’ 교회를 벗어난 에머슨은 자유의지를 선언하며 더욱 깊은 사유에 침착하게 된다.

 

에머슨과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 스튜어트 밀과 소로다. 자유론의 대가이자 서양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밀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비난했다 반면에 에머슨은 관습과 규제등 이미 내재되어있는 사회적 조건과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했다. 에머슨에게 진정한 자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었다. 타인에 의지하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를 신뢰하며, 홀로 우뚝 서는 인간, 자기신뢰는 그가 선택한 평생의 철학이었다. 에머슨의 사상을 행동으로 옮긴이가 소로다. 그는 노동의 가치를 역설하고 자본주의의 횡포를 비판하며 진실하고 정직한 삶의 교본을 보여준 실천적 자유철학가였다. 밀, 소로, 에머슨의 사유는 서구사회의 지배적 가치관과 도덕관념을 뿌리째 뒤흔들어버린 니체의 위버멘쉬로 이어진다.

 

왜 인간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똑같이 욕망하고, 남들과 다르게 보일까봐 자기검열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근대화는 분명 위기이자 기회였다. 수천 년간 지속되었던 자유의 속박을 새롭게 재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도 공동체도 이를 원하지 않았다. 국가는 질서가 요구되었고 개인은 안정이 필요했다. 자유는 책임이 뒤따른다. 강하게 자유를 원할수록 세상을 등져야했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야하는 수고로움을 극복해야했다. 자기신뢰는 개인이 자유가 허락되어야 가능하다. 타인의 시선, 사회적 압박, 개인의 시기와 질투를 벗어나야한다. 에머슨은 자유를 통한 자기신뢰를 통해 깊은 사유를 안겨준다. 24시간 가동되는 SNS가 개인의 자유를 결정해줄 리 없다. 오히려 자체검열을 강화한 알고리즘이 개인을 더욱 편협한 세상으로 몰아넣는다. 자기신뢰는 철저히 무너지고 있다.

 

본 책은 자기신뢰를 중심으로 운명, 개혁하는 인간, 불멸의 연속적 과정을 통해 에머슨의 자유철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에머슨은 자기신뢰를 통해 온전히 나로 우뚝 서는 존재, 나는 곧 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인간은 필연적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바꿀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머슨은 인간 또한 운명의 일부이며 운명으로 또 다른 운명에 맞서라고 말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 신뢰와 가능성은 그가 불멸을 통해 보여준 전체로서의 부분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우주의 양극을 함께 끌어당기는 존재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 개혁하는 인간은 바꿀 수 있는 사회적 조건 앞에서의 자유를 묻는다. 그리고 그는 불멸을 통해 사유의 종착지에 도달한다. 나이가 들고 건강이 악화되지만 에머슨은 거대한 강물로서 존재하는 삶을 완성한다. 영원은 미래의 죽음 너머에 마련된 공간이 아닌, 현재의 깊은 삶 속에서 체험된다. 그는 거대한 강물 그 자체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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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람의 그릇 - 사마천에게 듣는 인생 교훈 100가지
김영민 지음 / 아이콤마(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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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사람의 죽음은 잔털보다 가볍습니다.’ 사마천이 임안에게 보낸 보임안서의 내용입니다. 이릉의 화를 피하지 못했던 사마천은 궁형을 당한 억울함을 친구에게 토로합니다. 아버지의 염원에 태사가 되었지만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처절한 고통과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과 같은 고통도 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상고시대부터 한 무제까지, 사마천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2000년의 역사를 기록하게 됩니다. 사기는 중국의 역사서 이전에 권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모태로 합니다. 특히 권력을 중심으로 한 지략가들의 모략과 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집니다. 반면에 군주와 백성의 관계를 설정하는 사상이 등장하며 제자백가와 같은 뛰어난 사상가들도 등장합니다. 사기는 인간은 무엇을 추종하는 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펼쳐져있습니다. 사기를 읽는 것은 세상을 바로 보는 시각과 함께 인간으로서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배움의 과정을 전달합니다.

 

사기의 중심은 권력입니다. 군웅이 할거하는 춘추전국시대, 각 지역의 제후들은 광활한 영토와 대지를 차지하기 위한 처절한 살육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누구도 완벽한 패권을 차지할 수 없었기에 그 가치는 더욱 커져갔고 욕망은 부풀려졌습니다. 당시엔 공자를 비롯한 뛰어난 사상가들이 군주의 역할을 주장하며 난세를 극복하고자 노력했지만 누구도 시대의 흐름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인의예지의 동양사상이 당시에 가장 널리 퍼졌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반면에 중국 특유의 관시문화와 복수의식도 널리 확장되었습니다. 본 책은 사기의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인문학 시점에서 고찰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항로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2500년 전의 역사서가 디지털 문화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놀랍게도 인간의 내면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식적이고 거짓뉴스가 판치는 미디어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합니다.

 

정치는 사회적 규제이자 약속입니다. 또한 제한된 자유를 통해 의미와 권리를 행사합니다. 하지만 고대정치는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황제와 왕, 군주의 말 한마디에 자유가 박탈되었고 생존유무가 결정되었습니다. 통일과 질서유지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중국사엔 유독 백성을 위한다는 문구가 많이 등장합니다. 덕분에 군주와 백성의 관계설정이 자주 회자됩니다. 처세술이 발전할 수 있는 정치구도가 발전한 이유입니다. 반면에 권력의 모순을 회자한 내용도 많습니다. 또한 어리석은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풍자와 희학도 눈에 띱니다. 사기는 오욕과 배신, 시기와 질투를 통한 권력찬탈이 시대의 욕망을 반영합니다. 본 책은 사람의 그릇이라는 주제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100편의 내용을 선정하여 사기의 의미를 반추합니다.

 

삶은 반드시 표면적이어야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관.안열전에 ‘만약 안영이 오늘 살아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겠다’는 내용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안영은 제나라 3대를 섬긴 재상으로 무척 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영은 외모가 특출하지 않아 놀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초나라 사신으로 갔을 때 초 영왕은 그의 비루한 외모를 욕보이며 제나라에 인재가 없음을 비꼬았습니다. 안영의 대답이 놀랍습니다.‘제나라에는 인재가 많습니다. 단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고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냅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됩니다. 외모가 삶의 목표이자 목적이 되어가는 시대입니다. 권위와 존경은 개인의 지위나 권력이 아닌 지혜와 겸손에서 나옵니다. 진짜 중요한 삶의 가치는 스스로 선택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안영의 지혜와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입니다.

 

조그만 말에도 쉽게 상처받고 참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전쟁과 살육이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지만 대부분 가장 우선순위를 선택합니다. 염파. 인상여 열전은 사사로운 원망보단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하는 인상여의 뛰어난 지혜가 숨겨있습니다. 걸핏하면 서로 헐뜯고 뒷감당도 하지 못할 욕설로 상대를 비난하는 정치판에서 인상여의 처세술은 말만 앞세우는 명분을 떠나 정치의 핵심을 가르쳐줍니다. 사기는 군주와 신하의 관계가 자주 등장합니다. 군신관계가 자유롭지 않았던 시대, 지위와 계급은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특별한 메커니즘이자 규칙이었습니다. 본 책의 내용이 현대사회와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정은 달라도 의미는 변하지 않습니다. 사마천은 사기를 통해 인간의 의미를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했던 인물입니다. 고전은 마치 커다란 강물과 같이 우리의 시간을 흡수합니다. 작은 물방울은 결코 강물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기를 통한 삶의 지혜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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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너머에는 사람이 있다
김프로(김동준)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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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를 이끌고 있는 젠슨황의 차기목표는 데이터 토큰화입니다. IP를 포함한 지적재산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대민기업들의 선례에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사실적으로 IP는 지식미래산업의 핵심주제입니다. 엄청난 데이터를 가공해 쓸모 있는 정보로 만든다면 예상 밖의 산업생태계가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콘텐츠 시대입니다. 마치 24시간 불등이 꺼지지 않는 네온사인처럼 온종일 엄청난 정보가 쏟아집니다.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될지 예측조차 쉽지 않지만 정보에 파묻혀 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도한 정보의 접촉엔 인간 특유의 불안감, 인정감, 소속감, 자존감이 섞여있습니다.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기사, 숏폼의 영향력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시간과 에너지를 사로잡는 숏폼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지배하게 되었을까요?

 

SNS는 개인화를 넘어 조직화, 기업화되고 있습니다. 조회수의 성장유무에 콘텐츠의 생명이 직결됩니다. 패널들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강요하고 구독, 좋아요를 강조합니다. 사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에 특별한 시그널을 수시로 보내고 있습니다. 불편함과 어색함을 넘어 진정 쓸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목소리가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콘텐츠는 생명력이 무척 짧습니다. 재구매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개인의 시선을 사로잡기란 너무도 힘겨운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조회 수 1억뷰를 달성한 콘텐츠의 성장은 시기어린 질투의 대상이 됩니다. 숏폼을 쉽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조회 수를 통해 현대인들의 감성과 감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케팅과 광고, 언론사의 뚜렷한 타깃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반면 콘텐츠가 개인의 감각과 감정을 이끌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무분별한 콘텐츠의 난립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대다수 사용자는 내용은 고사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자극적인 영상과 흥미위주의 기사에 파묻혀 일상을 낭비합니다. 이는 개인화, 개체화 되어가는 사회적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힘들수록 부딪혀 해결하려는 노력을 피하는 방식이 선호되면서 일상적이고 피상적인 가벼운 접촉이 해결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이런 모순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바야흐로 정보의 소비시대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알고리즘을 통해 범위를 한정합니다. 자신의 선택이라 믿었던 대부분의 현상은 알고리즘의 판단입니다. 콘텐츠 소비는 현대인이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가는지, 그 이면에 담긴 불편함과 간절함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콘텐츠의 생명력은 알고리즘이 아닙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인의 감정입니다.

 

본 책은 1억3천만 구독자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유튜브 채널 김프로의 기억되는 콘텐츠 스토리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대단합니다. 콘텐츠 제작능력도 뛰어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뢰를 더합니다. 콘텐츠의 쏠림 현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만고만한 이야기보다 강렬한 이미지나 영상이 주는 효과는 상당히 오랜 기간 기억에 남습니다. 김프로의 콘텐츠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해석하는 과정을 재밌고 흥미로운 영상으로 전개합니다. 의사보단 행동이나 상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감흥을 이끌어냅니다. 그가 선택한 콘텐츠는 삶의 과정에 가깝습니다. 일상의 자투리를 이용한 재미를 선물하고 여백을 통해 여유를 가져다줍니다. 무엇보다 관계설정을 위한 치밀한 기획과 구성, 특히 색감과 인물의 움직임, 표정과 구도의 안정감을 통해 일관성 있는 플롯을 진행합니다. 구독자와 조회 수 성장의 비결은 콘텐츠의 구성뿐만이 아니라 기대이상 감정이입을 통해 발현됩니다.

 

본 책은 콘텐츠 구성의 성장스토리와 미래구상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저자는 조회 수의 이면에 담긴 사람의 반응에 주목합니다. 어느 장면에서 더 머물고, 어느 순간에 흥미를 잃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는지를 해석하면서 콘텐츠의 흐름을 분석합니다. 그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첫1초의 시선과 일관성 있는 구성과 흐름입니다. 또한 어떤 실패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이 분석하고 반영합니다. 숏폼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첫 화면에서 시선을 멈추게 하는 구성은 숏폼의 생명력과 직결됩니다. 개인은 짧은 시간동안에도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이입합니다. 콘텐츠는 인간이 필요한 일상을 반추합니다. 반면에 숨기고 싶었던 내면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최근 개인 부채를 콘텐츠화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과 관련 있는 콘텐츠는 연결이 됩니다. 하지만 가벼운 일상이 삶을 지탱해 줄지는 의문입니다. 화면 너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저자의 주제는 특별한 메커니즘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쉽게 잊고 있는 일상의 흐름입니다.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방향, 감각과 사람을 이해하는 콘텐츠의 미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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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걸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4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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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왠지 거북하다. 비토정서가 유난히 눈에 띄어 대화와 타협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다. 편견이 가득한 개인의 정치 성향도 한 몫 한다. 자신에 맞지 않는 정치풍토를 굳이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정치적 색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절대자의 독재로 얼룩질 것이다.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한국정치의 풍토는 다양성에 그 목적이 있다. 반면에 상대의 의견도 존중해야한다. 정치에 당위성이 존재할까? 일부정치인들의 호소와는 달리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 이해하기도 판단하기도 난해하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이익집단의 움직임이 교차되면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 마키아벨리는 움직이는 정치판을 아무런 조건 없이 기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는 희대의 작품 군주론을 통해 굴러가는 권력의 흐름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서술했다.

 

1502년 피렌체는 최고 행정직의 임기를 종신으로 바꾸고 피에로 소데리니를 앉혔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상관으로 14년 동안 행정수반을 수행하며 합리적인 원칙주의자란 존중을 받았다. 하지만 1512년 메디치 가문의 출현과 함께 갑자기 축출되었다. 그를 가장 근접에서 바라보았던 마키아벨리는 소데리니의 착한 성품이 그를 무너뜨렸다고 판단했다. 돌아오는 권력 앞에 인내와 선의는 무용지물이었다. 억울할 수 있다. 우리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관용이란 말로 대체되는 대부분의 상황이 억울함으로 끝난다면 판단을 잘못한 것이다. 소데리니에게도 충분히 고려할 시간이 있었고 이를 새롭게 인식할 계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좋은 것이 현명하다는 감정과 분위기는 당장의 피로를 덜어주지만 결국 가장 뼈아픈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억울함은 세상이 보내는 청구서가 아니다. 자신 안에서만 유통되는 화폐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결론만을 기억한다. 누가 그 자리에 남았고, 누가 밀려났는가?

 

조금씩 양보하면 모든 이들에 혜택이 돌아갈까?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분명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는데 왜 그 손해가 모두를 위한 것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일까? 도덕, 양심, 양보라는 말이 등장하면 반박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도덕이 아닌 도구의 문제다. 누가 이것을 말하고 어떤 의미를 내포하느냐에 누군가는 보호받고 누군가는 피해를 입게 된다. 권력자는 명분을 들먹이며 양심에 호소한다. 하지만 그 자리엔 분명하게 이득을 보는 이가 존재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 21장을 통해 가장 성공한 군주로 추앙받는 페르난도를 예로 든다. 그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치렀고 미라노를 추방하며 재산을 몰수했다. 경건함의 이름으로 가장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마키아벨리는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구조의 변화는 신앙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질문하는 자는 반역자가 된다. 이것이 명분의 실체다. 명분은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반대의견 자체를 도덕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본 책이 전달하는 첫 번째 주제는 현실 직시다. 마키아벨리의 사실성을 가장 정확하고 실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두루뭉술한 전략과 경계를 명확히 짓지 않는 어떤 행위도 현실정치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분명 호의는 중요하다. 하지만 한 번의 실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마키아벨리의 전략은 잔인하고 냉철한 공격이 아니다. 오히려 잔혹한 공격에 대한 방어에 가깝다. 현실직시는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가장 현명한 판단을 이야기한다. 그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아닌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 지를 기록했을 뿐이다. 기록이 불편한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다. 누군가 당신을 호의적으로 평가한다면 부정하지는 말자, 단 누가 값을 치르게 되는지. 조용히 생각해보자.

 

존경받지 못할 바에는 철저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라. 마키아벨리의 통제기술을 관통하는 말이다. 가장 성실한 사람이 마지막에 남는다. 문제는 그가 거절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상대는 상황을 계산한다. 그리고 부탁에 대한 결과를 예측한다. 사람은 상대의 성격을 보고 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을 보고 판단한다. 안전하다는 것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반증이다. 군주론 17장의 질문은 사랑과 두려움을 주제로 한 통제의 기록이 등장한다. 사랑은 상대의 마음에 달려있다. 또한 상대의 기분,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 두려움은 자신이 정한다. 마키아벨리는 두려움에 규칙을 정한다. 무엇에 화를 내는지 정확히 알려줄 때, 두려움은 예측이 된다. 사랑으로 정치를 계산할 수 없다. 처벌을 아끼면 질서가 무너져 훨씬 많은 이들이 다친다. 반면 몇 번의 단호함은 더 작은 혼란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마키아벨리가 참기 어려웠던 부분은 어정쩡한 관계설정이었다. 자신의 시스템을 정하고 그 틀 안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식을 요구했다.

 

정치는 악이 선이 되고 선이 악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론 과정보다 결과가 운명을 가른다. 마키아벨리는 악을 선이라 말하지 않았다. 그는 악을 악이라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보여주었다. 그의 사상을 관통하는 두 단어가 있다. 비루투와 포르투나다, 포르투나는 바꿀 수 없는 운명이나 우연한 사건의 흐름이다. 반면 변덕스러운 운명에 맞서 판을 비틀고 역량과 다하는 판단력과 감각, 결단력을 비루투라 부른다. 마키아벨리는 운명에 인생을 걸지 않았다.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운명의 비참함을 강조했다. 그는 시종일관 공격보단 방어, 방어를 준비하는 이의 처절한 준비를 주장했다. 어설픈 생각과 행동이 자신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고 이런 사고의 원인이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갈지를 철저히 분석했다. 이는 무례한 시대를 직시할 수 있는 뚜렷한 혜안을 제시한다. 신과 권력에 맞선 자유의지를 가장 존중했던 마키아벨리, 그는 스스로 운명을 지배하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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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의 배신 - 살찌는 체질이란 없다
박지인(어떤약사)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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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자주 걷고, 적절히 운동하는데 왜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 인간은 자신의 몸에 상당히 관대하다. 대부분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신체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몸은 기대와는 달리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저마다 필요한 에너지를 요구한다. 몸의 변화에 따른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은 호흡하고 심장을 뛰게 하고, 체온과 장기기능을 유지하는 에너지다. 몸의 크기가 변하면 기초대사량도 변화한다.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는 몸이 요구하는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줄어든 몸은 에너지 소비를 조금 더 낮추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섭취량이 줄어들면 몸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무의식적으로 움직임을 아끼며, 배고픔과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즉 뇌는 에너지를 아끼며 음식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반응에 집중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방식이 아닌 지금 내 몸이 무엇에 반응하는 가를 먼저 이해해야한다. 대사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몸이 무엇을 요구하고 반응하는 가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질문의 끝에 혈당이 있다. 흔히 단 것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오른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혈당은 기대와는 달리 먹는 음식과 순서, 양에 좌우된다. 혈당은 혈액속의 포도당 농도다. 탄수화물은 당류, 전분, 식이섬유로 분류되며 구조가 단순한 설탕과 사탕류는 빠르게 흡수된다. 반면 밥, 떡, 면, 빵에 가득한 전분은 소화를 통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은 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으로 이동되고 혈당이 올라가면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근육과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흡수된 포도당은 에너지로 사용되며 여분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문제는 과도한 포도당이 혈액에 축적될 때 근육과 지방, 간이 인슐린 신호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췌장은 더욱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췌장의 여력이 떨어지고 고혈당이 지속된다. 혈당은 포도당뿐만이 아니라 유전, 내장지방, 활동량, 수면부족, 스트레스, 호르몬변화, 질환과 약물에도 영향을 받는다. 혈당을 이해하면 몸의 대사작용은 물론 신체의 전반적인 이상신호를 체크할 수 있다. 당뇨는 공복혈당 포도당 농도와 당화혈색소, 75그햄 경구 당부하 검사를 통해 혈장 포도당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연속혈당 측정기 CGM 200을 통해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식습관과 먹는 순서, 과정을 관찰하며 혈당의 흐름과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과 함께 찾아오는 몸의 변화가 근육이 줄고 배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내장지방의 증가는 만성 저등급 염증을 일으킨다. 지방이 쌓여 지나치게 커진 지방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스트레스상태이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손상된 지방조직엔 면역세포가 모여들며 염증 상태가 만들어진다. 염증 신호가 강해지면 세포는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 결국 췌장은 열심히 일하지만 혈당은 떨어지지 않는다. 높아진 혈당은 다시 염증을 키우고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하며 포도당이 단백질이나 지방에 달라붙어 최종당화산물을 만들게 된다. 지방 조직의 염증이 인슐린 저항성을 만들고, 인슐린 저항성이 혈당을 높이고, 높은 혈당이 다시 염증을 키우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적게 먹어도 살이 찌고, 금세 허기가 돌아오는 이유는 이 순환과정이 오랜 기간 반복된 결과다. 혈당은 대사지표를 무너뜨린다. 또한 뇌졸중, 만성질환,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혈당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집중해야한다.

 

저자의 선택은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었다. 연속혈당 측정기를 활용해 먹는 순서를 바꾸면서 혈당을 측정했다. 항상 밥을 먼저 먹던 습관을 채소, 단백질, 지방을 먼저 먹는 식습관으로 바꾸었다. 밥과 면은 맨 나중이거나 다음이었다. 특히 빈속에 탄수화물을 먹는 것은 급격하게 혈당을 올리는 지름길이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순서가 아니라 첫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다. 점성이 높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과 반응하면 끈끈한 젤로 변한다. 걸쭉해진 식이섬유는 포도당이 소장에 흡수되는 속도를 완만하고 느리게 만든다. 소화와 흡수속도가 늦추어지면서 혈당도 서서히 오르게 된다. 저자는 수년간 바뀌지 않았던 혈당을 직접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몸의 변화를 체험하게 되었다. 공복혈당 116mg/dL을 마주한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본 책은 저자의 숨은 노력과 결과가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존의 상식을 벗어난 다양한 식습관과 운동요법, 영양제에 대한 진실을 포함한다. 혈당 관리는 인지할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시간은 몸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혈당은 우리를 쉽게 배신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의 몸은 무엇에 반응하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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