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화폐 이야기 -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도전의 서사
성창훈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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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브를 보면 세계 어느 나라든 페이를 통해 쉽게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페이를 통해 대부분의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무방하다. 실물화폐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뉴스에서나 묶음으로 포장된 달러나 원화, 혹은 압수된 화폐뭉치를 보곤 한다. 그렇다고 개인이 지닌 화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거래수단이 실물에서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24년 국내 지급결제 동향분석에 따르면 전체 지급수단 가운데 현금비중이 15.9%에 그쳤다. 13년 41.4%, 21년 21.6%에서 10%대로 줄어든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현금은 멸종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는 디지털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화폐 이동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일상은 물론 국가 간 거래까지, 사회 모든 부분에 적용될 것이다.

 

화폐의 미래를 가장 주의 깊게 바라보는 곳이 실물화폐를 주조하는 한국조폐공사다. 디지털 화폐로의 이동이 조폐공사의 입장에선 그리 탐탁치마는 않을 것이다. 사실적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은행과 수주 발주 관계를 맺으며 화폐 발행을 독점해 왔는데 이제 그 터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공사의 관행을 따지기 전에 화폐의 미래가 궁금하다. 지불수단의 이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특별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소비의 기준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본의 이동은 돈의 흐름과 같다. 디지털 화폐의 성장은 빠른 소비를 통한 레버리지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돈의 가치 하락과 함께 잦은 인플레이션과 주가 및 부동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다. 편리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반대할 명분도 없다. 화폐구도의 다양화는 화폐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와 사회를 개편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에 처한 조폐공사는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실물화폐의 주조를 통한 이익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Chak로 알려진 지역화폐 플랫폼을 개발하여 소상공인과 지역민에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상생이라는 사회적 기반을 세우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단기적 이익보다는 지방소멸을 막고 상호부조라는 화폐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향후 전개될 민영기업의 스테이블 코인을 Chak플랫폼과의 연계를 계획하고 있다. 공기업이라는 특수성과 민영기업의 디지털화폐의 연계는 자본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조폐공사의 홈페이지엔 화폐 요판화란 문구가 있다. 요판화는 선과 점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구성하는 고도의 인쇄기술인 요판인쇄를 기반으로 제작한 판화다. 요판인쇄는 화폐제조는 물론 최근 동양화를 비롯한 문화유산에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요판화는 조폐공사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위, 변조 방지 기술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신분증, 여권, 상품권, 기념주화, 예술품까지, 조폐공사는 쇼핑몰을 운영하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뜨겁게 부각되는 K-콘텐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선정해 디지털로 전환하고 신뢰성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실물화폐의 퇴보와 함께 조폐공사는 돈 만드는 곳에서 한국적 전통과 문화를 살리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조폐공사의 본업은 화폐주조다. 앞으로 화폐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변화할 것이다. 지역화폐의 성장이 한 예다. 또한 CBDC, 스테이블 코인, 외환등, 거래수단의 다양화로 새로운 사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 본 책은 위기의 순간에서 변화를 찾은 한국조폐공사의 성장스토리를 소개한다. 경직된 조직문화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 소멸되는 실무화폐의 위기를 새롭게 이해하는 과정, 무엇보다 화폐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와 신뢰회복이 주를 이룬다. 화폐는 국가의 자존심이다. 가치가 떨어지면 국가의 위상도 변화한다. 왜 달러가 거래를 독점하고 있겠는가? 원화는 여전히 지역화폐에 불과하다. 조폐공사의 선택은 미래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처절한 자기극복의 과정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타인에 아닌 본연이 지닌 의미에 달려있다. 화폐는 거래수단에서 문화가 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사회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무엇을 해석하든 화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변화해가는 조폐공사의 도전의 서사를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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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루틴 - 매일 아침 몸이 가벼워지는
안철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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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뿌둥한 아침이 있는가하면, 왠지 모르게 가벼운 아침이 있다. 기분 탓이기도 하지만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미세한 차이지만 이런 기분이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기분 탓이라 여기지만 몸은 전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혈당은 조용히 몸의 리듬을 통제한다. 우린 혈당이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간과한다. 혈당은 에너지 생성, 대사 작용, 당독소 활성, 장내미생물과의 연결등 신체균형은 물론 정서변화까지 인간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혈당을 아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삶의 질과 방향을 결정한다.

 

당뇨병은 소변을 통해 과도한 당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정확한 표현은 혈액속 포도당, 즉 혈당이 높은 상태가 계속되는 혈당병이다. 당뇨병의 핵심은 소변이 아니라 지속적인 고혈당이다. 고혈당이 지속된다는 것은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췌장의 기능이상이 원인이다. 고혈당은 혈관을 손상시킨다. 혈관이 손상되면 심장, 뇌, 신장, 신경, 눈에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만성피로, 면역저하, 기분 불안정, 빠른 혈관노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혈관은 인슐린과 영양소가 이동하는 고속도로와 같다. 혈관 노화의 원인은 고혈당과 이상지질혈증이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이 관리되지 않으면 혈관 벽이 손상되고 그 틈으로 LDL콜레스테롤이 침투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죽상경화증이 생기고 혈관은 점점 좁아진다. 결국 혈류가 나빠지면 인슐린을 비롯한 호르몬 작용도 큰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면 혈관 노화가 빨라지고 혈관 노화는 대사 불균형을 악화시킨다. 혈당관리는 건강관리의 시작과 같다.

 

26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565만(30세 이상), 당뇨전단계는 약 1177만명이라고 한다. 30세 성인 2명 중 1명이 당뇨병에 노출되어 있다는 결과다. 당뇨는 갑자기 일어나는 병이 아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몸의 기능을 서서히 파괴시킨다. 당뇨병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현대인의 무분별한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현대인은 당뇨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가공식품의 범람, 움직이지 않는 사회, 24시간 가동되는 콘텐츠 문화가 무절제한 식습관, 운동부족, 수면의 질저하를 일으키며 몸과 마음을 무너뜨린다. 당뇨병을 이해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적으로 자신이 어떤 상황이 처해있는가를 인식해야한다. 아프기 시작하면 병원을 방문하고 약을 먹으면 해결될 것이란 안이한 생각이 결국 대사 작용과 인슐린을 비롯한 호르몬 신호를 무너뜨리는 당뇨병의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기능이 망가지면 신체는 거부할 수 없는 반응으로 진행된다. 단지 혈관 벽의 문제가 아닌 생사의 갈림길에 부딪히게 된다.

 

당을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과정이 있다. 최근엔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해 먹는 순서, 량, 시간을 구분해 실시간 측정이 가능해졌다. 분명 건강을 위한 좋은 신호다. 모든 음식은 흡수되면 혈당을 올린다. 문제는 혈당 스파이크다. 탄수화물은 소화되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이 혈액으로 이동하면 혈당은 반드시 올라가게 되어있다. 문제는 혈당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너무 자주 오를 때 발생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흰밥, 빵, 면, 탄산과 같은 당 흡수가 빠른 음식을 먹으면 급격하게 오른다. 또한 식후 바로 앉고 눕는 습관은 혈당 처리를 어렵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근육량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혈당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이 중 인슐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인슐린은 근육과 지방세포의 문을 연다. 세포는 혈액속 포도당을 받아들이고 남은 포도당은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혈당은 1~2시간 내에 정상적으로 안정된다. 문제는 세포가 인슐린을 받아들이지 않는 인슐린저항성이 심화될 때다. 고혈당이 지속되고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혈당과 인슐린을 동시에 낮추는 것이 혈당관리의 포인트다.

 

본 책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혈당을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 당뇨의 진행과정, 혈당 스파이크의 이해, 호르몬과 스트레스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등 혈당을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 루틴을 설명한다. 혈당은 굶는다고 내려가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식습관을 제대로 인지하고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하기 위한 식습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루틴은 기존의 방식을 재해석하면서 자신의 혈당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잉여 포도당을 소비하기 위해 근육을 늘려야 한다. 근육은 혈당을 올리지 않고 직접 포도당을 활용한다. 내장지방도 마찬가지다. 혈당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줄어든다. 습관을 바꾸면 몸도 달라진다. 췌장에 휴식을 주고(식사조절), 근육을 깨워 지방을 태우며,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3주 혈당 리셋프로그램은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혈당관리 프로그램이다. 또한 저자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33가지의 저당레시피를 소개한다. 당뇨는 생활병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당뇨를 이해하면서 시작될 수 있다. 당신에 맞는 혈당루틴은 무엇인가? 혈당루틴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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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신뢰 - 나를 믿고 우뚝 선다는 것 ㅣ 오아시스 클래식 2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임상훈 옮김, 김익한 해제 / 오아시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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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자유주의 사상가는 아닐지라도 자유에 대한 담론은 언제나 뜨거운 주제다. 우리가 향유하는 자유는 수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유지되어 왔다. 민주주의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통한 구속의 자유를 허락한다. 자유에 대한 의미와 가치, 생각은 고정되어있지 않다. 같은 공동체내에서도 자유는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자유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유만이 자기신뢰를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신뢰는 오랜 기간 자기계발과 동의어로 인식되었다. 19세기 근대화의 시작과 함께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면서 자기신뢰에 대한 강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덕분에 수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성장을 확신하며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특히 자유철학자이자 미국 근대화의 아이콘으로 에머슨을 빼놓을 수 없다.

 

에머슨은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좋은 교육을 받았고 미래가 보장되었지만 자유의지가 없는 삶이 언제나 불편했다. 그의 영혼은 세상의 규칙에 반동했다. 결국 겉과 속이 다른 교회제도와 관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목사의 길을 포기했다. 세상에 뛰어든 젊은 에머슨은 평범한 시민과 일상에 집중했다. 그는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였다. ‘내가 온전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간다면, 전통의 신성함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에머슨의 행로를 마땅치 않게 여겼던 조언자에게 에머슨의 외침은 폭풍과 같은 자기선언이었다. 조언자는 에머슨의 충동적 언행을 비판하며 자신의 생각이 악마에게서 온 것이라 비난했다. 에머슨은 ‘설령 그 말이 옳고 내가 악마의 자식일지라도 악마의 뜻대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선과 악은 이름뿐이요, 유일한 정의는 내 기질을 따르는 것이다.’ 교회를 벗어난 에머슨은 자유의지를 선언하며 더욱 깊은 사유에 침착하게 된다.

 

에머슨과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 스튜어트 밀과 소로다. 자유론의 대가이자 서양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밀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비난했다 반면에 에머슨은 관습과 규제등 이미 내재되어있는 사회적 조건과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했다. 에머슨에게 진정한 자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었다. 타인에 의지하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를 신뢰하며, 홀로 우뚝 서는 인간, 자기신뢰는 그가 선택한 평생의 철학이었다. 에머슨의 사상을 행동으로 옮긴이가 소로다. 그는 노동의 가치를 역설하고 자본주의의 횡포를 비판하며 진실하고 정직한 삶의 교본을 보여준 실천적 자유철학가였다. 밀, 소로, 에머슨의 사유는 서구사회의 지배적 가치관과 도덕관념을 뿌리째 뒤흔들어버린 니체의 위버멘쉬로 이어진다.

 

왜 인간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똑같이 욕망하고, 남들과 다르게 보일까봐 자기검열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근대화는 분명 위기이자 기회였다. 수천 년간 지속되었던 자유의 속박을 새롭게 재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도 공동체도 이를 원하지 않았다. 국가는 질서가 요구되었고 개인은 안정이 필요했다. 자유는 책임이 뒤따른다. 강하게 자유를 원할수록 세상을 등져야했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야하는 수고로움을 극복해야했다. 자기신뢰는 개인이 자유가 허락되어야 가능하다. 타인의 시선, 사회적 압박, 개인의 시기와 질투를 벗어나야한다. 에머슨은 자유를 통한 자기신뢰를 통해 깊은 사유를 안겨준다. 24시간 가동되는 SNS가 개인의 자유를 결정해줄 리 없다. 오히려 자체검열을 강화한 알고리즘이 개인을 더욱 편협한 세상으로 몰아넣는다. 자기신뢰는 철저히 무너지고 있다.

 

본 책은 자기신뢰를 중심으로 운명, 개혁하는 인간, 불멸의 연속적 과정을 통해 에머슨의 자유철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에머슨은 자기신뢰를 통해 온전히 나로 우뚝 서는 존재, 나는 곧 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인간은 필연적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바꿀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머슨은 인간 또한 운명의 일부이며 운명으로 또 다른 운명에 맞서라고 말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 신뢰와 가능성은 그가 불멸을 통해 보여준 전체로서의 부분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우주의 양극을 함께 끌어당기는 존재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 개혁하는 인간은 바꿀 수 있는 사회적 조건 앞에서의 자유를 묻는다. 그리고 그는 불멸을 통해 사유의 종착지에 도달한다. 나이가 들고 건강이 악화되지만 에머슨은 거대한 강물로서 존재하는 삶을 완성한다. 영원은 미래의 죽음 너머에 마련된 공간이 아닌, 현재의 깊은 삶 속에서 체험된다. 그는 거대한 강물 그 자체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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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람의 그릇 - 사마천에게 듣는 인생 교훈 100가지
김영민 지음 / 아이콤마(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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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사람의 죽음은 잔털보다 가볍습니다.’ 사마천이 임안에게 보낸 보임안서의 내용입니다. 이릉의 화를 피하지 못했던 사마천은 궁형을 당한 억울함을 친구에게 토로합니다. 아버지의 염원에 태사가 되었지만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처절한 고통과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과 같은 고통도 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상고시대부터 한 무제까지, 사마천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2000년의 역사를 기록하게 됩니다. 사기는 중국의 역사서 이전에 권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을 모태로 합니다. 특히 권력을 중심으로 한 지략가들의 모략과 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집니다. 반면에 군주와 백성의 관계를 설정하는 사상이 등장하며 제자백가와 같은 뛰어난 사상가들도 등장합니다. 사기는 인간은 무엇을 추종하는 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펼쳐져있습니다. 사기를 읽는 것은 세상을 바로 보는 시각과 함께 인간으로서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배움의 과정을 전달합니다.

 

사기의 중심은 권력입니다. 군웅이 할거하는 춘추전국시대, 각 지역의 제후들은 광활한 영토와 대지를 차지하기 위한 처절한 살육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누구도 완벽한 패권을 차지할 수 없었기에 그 가치는 더욱 커져갔고 욕망은 부풀려졌습니다. 당시엔 공자를 비롯한 뛰어난 사상가들이 군주의 역할을 주장하며 난세를 극복하고자 노력했지만 누구도 시대의 흐름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인의예지의 동양사상이 당시에 가장 널리 퍼졌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반면에 중국 특유의 관시문화와 복수의식도 널리 확장되었습니다. 본 책은 사기의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인문학 시점에서 고찰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항로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2500년 전의 역사서가 디지털 문화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놀랍게도 인간의 내면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식적이고 거짓뉴스가 판치는 미디어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합니다.

 

정치는 사회적 규제이자 약속입니다. 또한 제한된 자유를 통해 의미와 권리를 행사합니다. 하지만 고대정치는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황제와 왕, 군주의 말 한마디에 자유가 박탈되었고 생존유무가 결정되었습니다. 통일과 질서유지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중국사엔 유독 백성을 위한다는 문구가 많이 등장합니다. 덕분에 군주와 백성의 관계설정이 자주 회자됩니다. 처세술이 발전할 수 있는 정치구도가 발전한 이유입니다. 반면에 권력의 모순을 회자한 내용도 많습니다. 또한 어리석은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풍자와 희학도 눈에 띱니다. 사기는 오욕과 배신, 시기와 질투를 통한 권력찬탈이 시대의 욕망을 반영합니다. 본 책은 사람의 그릇이라는 주제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100편의 내용을 선정하여 사기의 의미를 반추합니다.

 

삶은 반드시 표면적이어야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관.안열전에 ‘만약 안영이 오늘 살아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겠다’는 내용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안영은 제나라 3대를 섬긴 재상으로 무척 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영은 외모가 특출하지 않아 놀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초나라 사신으로 갔을 때 초 영왕은 그의 비루한 외모를 욕보이며 제나라에 인재가 없음을 비꼬았습니다. 안영의 대답이 놀랍습니다.‘제나라에는 인재가 많습니다. 단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고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냅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됩니다. 외모가 삶의 목표이자 목적이 되어가는 시대입니다. 권위와 존경은 개인의 지위나 권력이 아닌 지혜와 겸손에서 나옵니다. 진짜 중요한 삶의 가치는 스스로 선택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안영의 지혜와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입니다.

 

조그만 말에도 쉽게 상처받고 참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전쟁과 살육이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지만 대부분 가장 우선순위를 선택합니다. 염파. 인상여 열전은 사사로운 원망보단 나라의 위급함을 먼저 생각하는 인상여의 뛰어난 지혜가 숨겨있습니다. 걸핏하면 서로 헐뜯고 뒷감당도 하지 못할 욕설로 상대를 비난하는 정치판에서 인상여의 처세술은 말만 앞세우는 명분을 떠나 정치의 핵심을 가르쳐줍니다. 사기는 군주와 신하의 관계가 자주 등장합니다. 군신관계가 자유롭지 않았던 시대, 지위와 계급은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특별한 메커니즘이자 규칙이었습니다. 본 책의 내용이 현대사회와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정은 달라도 의미는 변하지 않습니다. 사마천은 사기를 통해 인간의 의미를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했던 인물입니다. 고전은 마치 커다란 강물과 같이 우리의 시간을 흡수합니다. 작은 물방울은 결코 강물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기를 통한 삶의 지혜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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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너머에는 사람이 있다
김프로(김동준)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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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를 이끌고 있는 젠슨황의 차기목표는 데이터 토큰화입니다. IP를 포함한 지적재산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대민기업들의 선례에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사실적으로 IP는 지식미래산업의 핵심주제입니다. 엄청난 데이터를 가공해 쓸모 있는 정보로 만든다면 예상 밖의 산업생태계가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콘텐츠 시대입니다. 마치 24시간 불등이 꺼지지 않는 네온사인처럼 온종일 엄청난 정보가 쏟아집니다.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될지 예측조차 쉽지 않지만 정보에 파묻혀 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도한 정보의 접촉엔 인간 특유의 불안감, 인정감, 소속감, 자존감이 섞여있습니다.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기사, 숏폼의 영향력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시간과 에너지를 사로잡는 숏폼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지배하게 되었을까요?

 

SNS는 개인화를 넘어 조직화, 기업화되고 있습니다. 조회수의 성장유무에 콘텐츠의 생명이 직결됩니다. 패널들은 노골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강요하고 구독, 좋아요를 강조합니다. 사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에 특별한 시그널을 수시로 보내고 있습니다. 불편함과 어색함을 넘어 진정 쓸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목소리가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콘텐츠는 생명력이 무척 짧습니다. 재구매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개인의 시선을 사로잡기란 너무도 힘겨운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조회 수 1억뷰를 달성한 콘텐츠의 성장은 시기어린 질투의 대상이 됩니다. 숏폼을 쉽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조회 수를 통해 현대인들의 감성과 감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케팅과 광고, 언론사의 뚜렷한 타깃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반면 콘텐츠가 개인의 감각과 감정을 이끌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무분별한 콘텐츠의 난립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대다수 사용자는 내용은 고사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자극적인 영상과 흥미위주의 기사에 파묻혀 일상을 낭비합니다. 이는 개인화, 개체화 되어가는 사회적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힘들수록 부딪혀 해결하려는 노력을 피하는 방식이 선호되면서 일상적이고 피상적인 가벼운 접촉이 해결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이런 모순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바야흐로 정보의 소비시대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알고리즘을 통해 범위를 한정합니다. 자신의 선택이라 믿었던 대부분의 현상은 알고리즘의 판단입니다. 콘텐츠 소비는 현대인이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가는지, 그 이면에 담긴 불편함과 간절함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콘텐츠의 생명력은 알고리즘이 아닙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인의 감정입니다.

 

본 책은 1억3천만 구독자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유튜브 채널 김프로의 기억되는 콘텐츠 스토리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대단합니다. 콘텐츠 제작능력도 뛰어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뢰를 더합니다. 콘텐츠의 쏠림 현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만고만한 이야기보다 강렬한 이미지나 영상이 주는 효과는 상당히 오랜 기간 기억에 남습니다. 김프로의 콘텐츠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해석하는 과정을 재밌고 흥미로운 영상으로 전개합니다. 의사보단 행동이나 상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의 감흥을 이끌어냅니다. 그가 선택한 콘텐츠는 삶의 과정에 가깝습니다. 일상의 자투리를 이용한 재미를 선물하고 여백을 통해 여유를 가져다줍니다. 무엇보다 관계설정을 위한 치밀한 기획과 구성, 특히 색감과 인물의 움직임, 표정과 구도의 안정감을 통해 일관성 있는 플롯을 진행합니다. 구독자와 조회 수 성장의 비결은 콘텐츠의 구성뿐만이 아니라 기대이상 감정이입을 통해 발현됩니다.

 

본 책은 콘텐츠 구성의 성장스토리와 미래구상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저자는 조회 수의 이면에 담긴 사람의 반응에 주목합니다. 어느 장면에서 더 머물고, 어느 순간에 흥미를 잃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는지를 해석하면서 콘텐츠의 흐름을 분석합니다. 그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첫1초의 시선과 일관성 있는 구성과 흐름입니다. 또한 어떤 실패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이 분석하고 반영합니다. 숏폼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첫 화면에서 시선을 멈추게 하는 구성은 숏폼의 생명력과 직결됩니다. 개인은 짧은 시간동안에도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이입합니다. 콘텐츠는 인간이 필요한 일상을 반추합니다. 반면에 숨기고 싶었던 내면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최근 개인 부채를 콘텐츠화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과 관련 있는 콘텐츠는 연결이 됩니다. 하지만 가벼운 일상이 삶을 지탱해 줄지는 의문입니다. 화면 너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저자의 주제는 특별한 메커니즘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쉽게 잊고 있는 일상의 흐름입니다.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방향, 감각과 사람을 이해하는 콘텐츠의 미래를 기대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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