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전해 준 쪽지 탐 청소년 문학 4
게리 폴슨 지음, 정회성 옮김 / 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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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삶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 한 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일년이 되듯이 수많은 이의 노력과 열정이 모여진 결과다. 일상은 매우 단조롭다. 하지만 매일 지나치는 길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보이지 않던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그 사이를 메우던 물건들이 이상하리만치 사랑스럽다. 이런 순간은 가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교차된다. 방금 전의 일이 30년이란 세월로 둔갑한 순간, 우린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들어간다. 혹 우린 이미 알고 있는 삶을 다시 꾸려나가는 것은 아닐까? 부단히도 찾아해매던 행복이 발밑에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말이다.

 

행복은 낯선 이에게 받을 때 더욱 배가된다. 그 또한 자신의 행복을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우린 행복에 대한 방향을 전혀 다른 곳에 두고 있다. 세상을 혼자 살고픈 사람도 결국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 유독 고독한 존재인 인간은 스스로를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어 놓는다. 그리고 세상타령에 열을 올린다. 스스로 보잘것없는 소년이라 여겼던 핀 역시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자신만의 세계를 전부라 생각한다.

 

이혼 소송중인 부모를 둔 메슈, 홀아버지와 사는 핀, 둘은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지만 완전(?)한 가정과는 다소 거리가 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메슈는 부모들 덕분에 핀의 집에서 기거를 한다. 핀은 방학중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이미 학교에서도 말더듬이로 알려져있어 누구도 핀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혼자였고 혼자일때 가장 편하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메슈는 자신이 핀의 집에서 기거하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매우 자율적이고 분방한 아이다. 그리고 둘 사이엔 아버지가 주어온 개 딜런이 있다.

 

둘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조해나라는 여성이 옆 집을 봐주기 위해 들어온다. 집 주인이 여행하는 동안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핀과 메슈 앞에 나타난 조해나는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암투병중이라 말한다. 핀은 곤욕스러웠다. 방학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대인관계가 생기다니, 하지만 조해나는 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 정원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한다. 난데없이 정원이라니, 그의 마음속은 온통 부자연스러움과 불편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조해나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그는 아주 쉽게 오케이를 한다.

 

조해나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땅을 고르고 정원을 꾸미는 일은 핀의 몫이었다. 그때 딜런이 침이 가득 묻은 종이를 전달한다. 핀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해나와의 만남은 핀이 가지고 있던 사고의 한계를 과감히 부숴버렸다. 그는 정원을 꾸미기위해 갖은 고생을 하지만 여전히 실력은 답보상태다. 그와 메슈는 조해나 덕분에 파티를 알게 되고 파티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조해나가 암투병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조해나는 누구에게도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상대의 아픔에 먼저 다가간다.

 

조해나는 핀과 메슈에게 유방암 연구를 위한 기금모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은 이미 조해나를 위해 뭔가를 돕고 싶었다. 대인기피증에 말까지 더듬는 핀의 살 떨리는 기금모집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핀은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은 자신에게 커다란 행복과 사랑을 전해준다는 것을, 그리고 둘은 조해나를 위해, 철인3종경기에 출전한다. ‘기적을 의심하지 마. 의심하는 순간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핀의 손을 잡고 기적을 이야기하는 조해나의 눈엔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

 

성장소설은 언제 읽어도 설렌다. 상큼한 레몬향기가 나고 풋풋한 사과냄새가 진동한다.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에 더욱 아름답다. 핀과 메슈는 조해나를 만나면서 삶과 사랑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당신 곁에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한다면 동참할 용의는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를 초대해 당신의 이벤트에 참석시켜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조해나는 마음속에 있으면 그가 곧 가족이라 말한다.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부모의 이혼과 홀아버지라는 역경 속에서 방황하는 두 아이들에게 조해나는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며 이를 찾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딜런은 묵묵히 그들의 뒤를 밟고 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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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 꼼꼼한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기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강병욱 지음 / 한빛비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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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독 금융시장에 대해서만큼은 우호적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물꼬를 터놓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비호아래 쑥쑥 커가는 금융기관들은 사상최고 실적이라는 웃지 못 할 업적을 달성했다. 금융기관의 실적이 좋다는 것이 뭐가 나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실상을 알면 얘기가 다르다. 은행, 증권, 보험등 한국 금융을 책임지는 금융기관들의 실적은 대부분 소비금융에 치중되어있다. 결국 엄청난 예대마진차이와 수수료가 금융기관의 실적이다. 서민은 갈수록 가난해지고 금융기관은 살찌우며 기업은 부자가 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감독기관인 금융위는 최근 은행의 고배당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앞으로는 법적으로도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누구도 금융기관의 실태와 실체에 대해선 굳이 나서려 하지 않는다. 도대체 한국에서 금융기관은 어떠한 곳이며 금융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재테크에 대한 돌풍을 일으킨 곳 역시 금융기관들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재테크 열풍은 거의 광적에 가깝다. 하지만 최근 재테크의 허상에 대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진다. 결국 금융상품을 팔려는 금융기관들의 배만 불렸다는 소리다. 최근 그토록 고수익을 자랑하던 변액보험 수익률에 대한 실망감은 재테크에 열을 올린 소비자들의 가슴에 멍울만 지웠다. 그들은 단 한마디, 장기투자만이 살길이라고 설명한다. 재테크가 생존으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저울질하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도 수많은 금융기관들은 재테크 혹은 미래를 담보로 당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

 

개인이 기업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포털이나 증권회사 HTS에 나오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개인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과연 기업들이 발표한 분기실적은 믿을만한 자료일까? 개인들은 마치 불나방처럼 주식시장에 뛰어든다. 몇 번의 승률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준 것이다. 철저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기관이나 조직들도 번번이 실패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애초에 들어가지 않던지, 처음의 운만을 맞보고 빠져나오는 것뿐이라고 한다. 이도저도 안되면 장기투자라는 두루뭉술한 전략(?)이 판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석이나 기업분석은 주식투자를 하기위한 최소한의 전략이다.

 

경제신문은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매체다. 매일 다른 이슈들이 새롭게 떠오른다. 개별기업의 투자소식으로부터 정부의 투자방향, 최근의 소비동향까지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식은 오히려 개별 주식을 분석하는 것보다 경기순환이나 정부의 투자방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월등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기업의 실적을 우선하진 않는다.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어쩌면 생초보가 주식시장에선 훨씬 나은 조건을 지닐 수 있다. 주식투자의 실패원인이 자신의 무분별한 판단을 믿고 투자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본 책은 주식투자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왜 투자를 하기전 기업분석을 해야 하고 경기상황을 이해해야하는지 최소한의 전략이 설명되어있다. 특히 기업분석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시장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투자분석 방법들을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저자는 통화량에 대한 함정과 수출주라고해서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식은 환경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시장이기에 경제흐름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한다. 또한 최근 IFRS의 도입으로 투자자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예측하며 성장 기업에 대한 이해를 덧붙인다. 주식은 기업이 투자를 위해 발행한 유가증권이다.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기업의 현재와 미래가치를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주식투자는 기업분석이 첫 번째 과제다. 하지만 우린 주식을 투기처럼 생각하고 실행한다.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서,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원칙을 지키면 최소한 자기방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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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키워드 - 중국을 움직이는 12개의 동력
최헌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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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중국의 횡보에 거칠 것이 없다. 한때 중국 땅을 유린했던 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손을 내미는 현상까지 벌어지니 21세기 중국은 그야말로 무소의 뿔처럼 세상을 홀로가고 있는 듯하다. 마치 미국과 경쟁체제를 일으키려는 듯한 언론의 G2분위기는 중국인들의 자존감마저 높여준다. 중국과 관련된 모든 소식은 즉시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 최근에 밝힌 대북관련 전략도 마치 북한체제의 변화를 먼저 알고 있었다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그들의 전략이 어떻게 펼쳐질지 자못 궁금하지만 모든 전략은 중국을 우위에 놓고 펼쳐질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중국이란 벽을 넘지못하면 정치, 경제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마저 대두된다. 그런데 우리들은 중국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린 중국과 중국인에 무척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중국관련 서적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지만 중국의 실상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 혹 안다고해도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중국은 어느덧 자신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눠진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중국 경제학자들의 내뱉는 자국관련 발언이다. 이들은 마치 중국만이 세계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G1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서구 언론과 경제학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중국이 대세인 것은 분명하나 빈약한 내수기반, 극심한 빈부의 격차, 무엇보다 펀더멘탈이 그리 튼튼하지 않아 중국경제가 서구자본주의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그 무엇이든 간에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차이나 키워드’는 한국기자가 작성한 중국관련 보고서다. 저자는 중국을 12가지의 키워드로 분류해 보았다. 달러의 침체와 더불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기축통화문제다. 더욱이 유로화의 몰락가능성은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팍스시니카의 실현가능성을 더욱 부풀리게 하고 있다. 환율조작국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높아진 위안화의 위상은 중국 내부의 풀어야할 숙제뿐만이 아니라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중국을 흔히 사회자본주의라 말한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어떻게 희석이 되었는지 무척 신기할 따름이지만 중국을 이해하기위해선 중국공산당을 먼저 알아야한다. 중국공산당은 중국의 모든 정치, 경제문제를 관할한다. 농민을 기반으로 체제를 전복했지만 새로운 황제정치를 시현중이다. 중국공산당은 체제만 인정하면 어떤 자본주의든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한다. 세상에 이보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 국가는 역사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공산당이 추진하는 정책이 형평성을 잃었을 때다. 이미 수억의 농민공과 농민들은 극심한 가난과 대물림으로 체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 특히 자본주의에 물든 젊은 세대들은 공산당의 이념과 사상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영구집권을 위한 집요한 시나리오를 구상중이다.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중국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이 생각하는 물가에 대한 기준이 판이하게 다르다. 한국은 수출정책에 대한 물가상승을 용인한다면 중국은 물가상승이 미칠 정치적 파급효과에 상당히 민감하다. 물가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다. 그렇지 않아도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데 열심히 일한들 소득이 없다면 불만이 쌓이는 것은 순식간이다. 중국 농촌은 돼지만 있고 돼지고기는 없는 땅이다. 돼지고기가 워낙 비싸 사먹을 엄두를 못내는 농촌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중국은 마치 거대한 양동이 같다던 저자의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획일적이지만 다양하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며, 대다수의 소수민족이 소수의 한족에게 군림을 당하는 그야말로 복잡하지만 단순한 모든 것을 포함한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국은 500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의 국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국가다. 전쟁과 부침의 역사가 중국의 상징이듯이 오뚝이처럼 쓰러질 줄 모르는 중국의 잠재력을 볼 때 우린 중국의 횡보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거의 절대적이다. 중국은 수출위주를 탈피하여 내수를 살리려는 정책으로 전환중이다. 어쩌면 우리에겐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을 움직이는 12가지의 동력이 주요한 변수가 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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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업계지도
이데일리 지음 / 어바웃어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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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은 세계 톱클래스에 들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금번의 유럽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심한 변동성을 보인 이유도 과도한 유동성 덕분이었다. 한국 주식시장이 금융 강국에 도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IT 기술의 발전이 빚어낸 최고의 작품이라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헌데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수준은 과연 과거에 비해 상승되었는가라는 질문엔 의문이 먼저 앞서게 된다. 아무리 과학적 이기가 발달되었더라도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았다. 투자에 관한한 전략보다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증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최근엔 업계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출간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이중 이데일리의 ‘업계지도’는 단연 탑일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무엇일까?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을 보면 주식시장의 꽃은 기업의 가치창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기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정당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이라면 성장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어떤 투자자든 장기적으로 관심을 끄는 기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실적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최근에 바뀐 IFRS 회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회계분석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기업의 영업실적이나 수익비율을 한 번에 평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2012 업계지도의 최대장점은 투자자가 궁금해 하는 각 기업들의 회계구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그래프로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이젠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었던 기업분석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2021년도 업계지도의 특징은 IFRS의 분석에 달려있다. 본 책은 이례적으로 IFRS의 직독직해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초보투자자를 위해 연결재무제표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바뀐 회계정책에 대한 회계처리기준을 쉽게 설명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업계 지도를 빛내는 작품(?)은 화려한 인터페이스가 돋보이는 기업분석이다. 일반적인 기업분석 책들이 일률적인 엑셀 프로그램에 의존해 수식만을 덧붙인 것이 불과하다면 업계지도는 기업들이 추구하는 대표적인 상품들의 자산구성을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대표 업종들 간의 수익구성비율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우린 매일 같이 경제소식을 접하지만 이들을 연결할 고리를 쉽게 찾지 못한다. 경제정보는 갑작스럽게 나오는 것이 거의 없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조정을 거치고 작업이 완성되지만 과정가운데 많은 변수들이 추가되거나 삭감된다. 흔히 주식을 누구도 알지 못하는 예측불허의 시장이라고 하지만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져있는 사회문제를 눈여겨보면 대략적인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2012년도에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일까? 헤지펀드의 등장과 보험업의 인수합병정도가 될 것이다. 이는 과도한 우려와는 달리 금융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함과 동시에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기업들의 예상실적과 성장가치를 찾는다면 설령 선반영 되어있더라도 그리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올 한해 가장 큰 이슈는 외부적으론 유럽의 위기였으며 내부적으론 저축은행의 부도였다. 하지만 이를 경제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모든 위기의 중심에 정치적 이해타산이 숨겨있음을 모르지 않기에 기업분석을 단지 숫자로만 받아들여서는 큰 실패를 볼 수도 있다. 가파르게 변화하는 세계경제의 변동성을 이해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것은 주식투자의 첫걸음이다. 기업구조 분석에 관한 탁월한 투자의 맥을 보여주는 2012 업계지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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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구성 - 글로벌 경제위기 제2막의 도래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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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가장 이슈가 되었던 단어는 ‘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7월 갑작스럽게 찾아든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는 한국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키며 사상최고가를 구가하던 주식시장을 하루아침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또 다시 외환위기의 악몽이 시작되는가? 하지만 채권가격은 움직이지 않았고 환율은 안전자산의 선호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그동안 보유하지 않았던 금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과연 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금융시장에 안전핀은 없었다. 주식관계자들은 밤잠을 설쳐야했다. 두루뭉술하게 풀려지는 그리스위기의 해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신의 배팅을 확인해야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 신용등급강등이라는 예기치 않았던 변수가 새로운 위기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이미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상당수의 유럽은행들은 채권만기일이 두렵기만 하다. 신용하락은 이자율의 상승을 일으켜 위기의 본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위기는 위기를 부른다. 유럽의 위기해법이 단기간에 풀리지 않는다면 당사자인 유럽은 물론이고 금융체력이 약한 동아시아국가들 역시 과거와 같은 악몽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모두들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지만 속내는 다른 것 같다. 서투르지만 저마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위기를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과연 미국과 유럽은 위기를 벗어나 과거로의 귀환이 가능할까? 아니면 인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미국 침체에 대한 평가가 항상 같은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미 정부와 FRB가 시행하는 양적완화정책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제3차 양적완화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소식을 접하면 미국의 경기부양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러가치의 하락은 전 세계 물가를 상승시키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힘의 논리로 개도국 금융시장을 뒤흔든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탐욕스러운 월가나 미국 기업과는 달리 소비에 찌들었던 미국인들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극심한 실업난, 주택난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은 과거와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세계경제는 가파르게 위기 속으로 돌진하고 있다.

‘위기의 재구성’은 한국경제의 비주류(?)라 할 수 있는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가득한 책이다. 김광수 연구소는 한국경제, 특히 부동산 거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경착륙을 경고해왔다. 투기세력이 가담한 일부 지방과는 달리 수도권 부동산 시세는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고점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크다. 실질임금과 수요에 대한 예측만 보더라도 한국부동산이 어느 정도의 거품인지는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갖은 애를 쓰지만 부동산문제에 대한 본질은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0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또 다른 암운으로 다가온다. 빚을 내서 소비를 하는 시대를 넘어, 이젠 생계비마저 빚을 내야하는 상황이 다가오니 부동산은 차체하고라도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위기의 재구성은 이러한 경제구조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데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위기의 본질이 정치적 합의 실패라 말한다. 경제정책을 이끄는 수장들의 정치적 혼란이 경제를 더욱 위기 속으로 몰고 있으며 이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더불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이 수행하는 제로금리에 대한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친다. 물가는 서민경제의 바로미터다. 과연 지금과 같은 물가수준을 감내할만한 국민이 몇 %나 될까? 위기는 비단 유럽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부적인 변수 못지않게 내부적으로 상당한 문제들이 위기에 직면해있다. 흔히 현대경제를 유기체적인 구조라 말한다. 어느 한곳에서 위기가 발생되면 순식간에 온 경제를 마비시킨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말이다. 위기의 세계 속에 위기를 관망하는 한국이 있는가? 아니면 위기인줄 모르고 세계를 관망하는 한국이 있는가? 위기는 인간의 의지와는 달리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발생해왔다. 세계경제를 바로 보는 틀과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과감히 다른 ‘위기의 재구성’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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