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색채의 상징, 색채의 심리 ㅣ 살림지식총서 21
박영수 지음 / 살림 / 2003년 8월
평점 :
올해 기축년은 소의 해...음 그러니깐, 나의 해 - 컬러홀릭의 해로 만들어 볼까나?
예전에야 학교 수업때문에 색의 지각과 색의 체계에 촛점을 맞추고 공부를 했다면, 올해는 색넘어의 색(이 표현은 색으로 읽는 패션이야기- 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를 쓴 최경원 작가의 표현인데 아마도 내맘에 아주 들었나 보다) 암튼, 색넘어의 색을 좀 더 알아보는 그런 학습의 해가 되려나 보다.
이 책은 아주 얇고(마치 지하철 자판기에 등장하는 2천원 소책자마냥) 가벼워 가방에 손쉽게 넣어 다닐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책뿐만 아니라 그 어떤 책 - 색채와 관련된 책 - 을 보면 빨간색을 보는 사람의 심리에는 어떻고, 파랑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경향이 있더라는 약간은 식상하디 식상한 뻔한 이야기들로 책장수를 늘린다. 하지만, 이 작은 책은 색에 관하여 살짝 언급하고 자연과 사람, 풍화와 풍습, 건강과 성격이 묻어나는 색과 색의 어원을 조금 다루고 있다. 물론, 색의 어원은 좀 더 다양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그런 바램이 있지만....(다양한 색들의 어원을 조사한 그런 책이 있다면 좋겠다. 없다면 내가 한 번 조사해 보는 것도 좋을거 같기도 하고...풋~)
얼마전 특강에도 그런 말을 했다. 우리는 공기를 매일 호흡하는 것처럼 색도 매일 호흡하며 살고 있다고, 그리고 우리는 색에 의해 웃고 울기도 한다고.
단순하게 컬러리스트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각 나라마다 선호하는 컬러를 얘기하면서, 무조건 주입식의 암기만을 강조했는데, 왜 이슬람 국가에서는 선호 컬러인 녹색인 유럽인들에겐 혐오하고 피해야 하는 컬러인지를....
색은 빛이 있기에 존재하며 굴절, 산란, 흡수, 반사 작용을 거쳐서 우리가 인지 하는 일종의 파장 이다. 우리 인간은 인공의 색에는 강한 자극으로 피곤함을 느끼지만, 자연의 색에서는 아주 편안함을 느낀다. 왜? 있는 듯 없는 듯 우리와 함께 호흡하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을 그리워하고 향수병에 걸리는 이유도 고향의 자연 색채를 더 그리워하는 이유기도 하다.
자연의 색은 변화무쌍하며, 보색이라도 우리 눈에 거슬리지않고 아주 잘 조화가 된다.
☆ 계절과 상징색
봄의 상징색은 밝은 연두색과 노란색 ; 생기, 활기, 생명, 움직임
여름의 상징색 : 다양한 녹색과 흰색 ; 안정감, 환상적, 몽상적
가을의 상징색 : 가라앉은 붉은 색, 빛바랜 낙엽의 갈색 ; 단풍, 차분함과 화려함의 교차
겨울의 상징색 : 무채색, 라란색 ; 무덤덤, 절제, 근접할 수 없는 힘.
식물과 색채 ; 나무가 좋아하는 색은 초록이 아니다. 나무는 공기중에서 섭취한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로 엽록체 안에서 탄수화물을 만드는 작용을 할 때 붉은색을 흡수하고 초록색을 반사한다. 나무에게 붉은색은 영양소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돕지만 초록은 되려 나무에게 버림받는 색이다. 이렇게 버림받은 초록색은 우리 사람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색이기도 하다.
동물과 색채 ; 모기는 파란색을 좋아한다. 대부분 곤충의 경우 녹색, 파란색, 보라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벌은 파란색, 보라색, 자주색을 좋아하고 붉은색을 싫어한다. 야행성 곤충, 특히 모기는 파란색을 좋아하고 노란색을 싫어한다. 근데 어린시절 우리집뿐만 아니라 모기장은 모두 파란색이였다. 이는 곧 모기를 더 끌어당기는 컬러...우리나라 조선, 대궐에는 숲이 많아서 모기가 아주 많았다. 그렇기에 모기장이 필수였는데 노란 명주실로 모기장을 만들고 가장자리는 자주색 비단으로 선을 둘렀다고 한다.
조선 왕실의 노란 모기장이 지혜의 산물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암튼 모기가 싫어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파란색은 독사뱀이 싫어하는 컬러이기도 하니깐, 산을 여행할 때는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는게 좋겠다.
장례의 상복은 왜 검은색인가? 전세계 장례식을 보면 검은색 옷을 입는다. 물론, 한국은 예외로 흰색을 입었는데 요새는 거의 검은색을 많이 입는 거 같다. 비록 상주는 삼베옷을 입더라도 상가집을 방문하는 조문객들만큼은 모두 검은색을 입는거 같다. 한국에서도.
불에 타고 남은 재를 보면 사후섹의 상징색으로 여겨져 검은색을 상복으로 입게 되었다.
또한 인간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색이 검은색이며, 이 색은 두려움을 넘어서서 추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이 죽엇을 때 애도의 의미로 검은색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영국에서는 윌리엄 3세가 그의 왕비 메리가 죽자 애도의 표시로 모든 변호사들에게 검은색 법정 드레스를 입게 했는데, 그 이후로 법관들은 검은색 옷을 입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
롤스로이스(롤스와 로이스) 자동차 아이덴티티 컬러는 처음에는 붉은색이였는데, 그들이 죽자 애도의 의미로 검은색을 사용했던것이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다.
죽음에 대한 동서양 관념의 차이로 - 서양에서는 죽음이 생명의 끝이지만, 동양에서는 죽음이 이승의 연결로 보았다. 그래서 상복을 서양에서는 검은색으로 동양에서는 흰색으로 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때 상례 간소화 정책이 발포되면서 검은리본을 달게 했는데 이때부터 우리도 서서히 상복으로 검은색으로 했다고 한다.
공산국가의 깃발은 왜 붉은색이 많을까? 붉은색은 피를 상징하고, 전통질서를 뒤집기 위해서는 피의 희생이 필요하기때문이다. 붉은색을 보면 흥분하여 도전적 자세를 취하게 되고 마르크스와 레닌은 개인적으로 붉은색을 좋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슬람국가에서 초록색이 행운의 색인 이유는?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무슬림들에게 물은 아주 소중하다. 물과 항상 함께 있는 오아시스의 초록색은 식물, 풍요, 생명을 상징한다.
반대로 무슬림의 침략을 자주 받았던 유럽인들에게 초록색은 두려움의 색이며 피해야 할 색이 였다고 한다.
나일강의 녹색은 생명의 색으로 인식되어 이집트 여인들의 눈화장에도 녹색이 많이 사용된 이유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왜 노란색을 좋아할까? (물론, 노란색 못지않게 붉은색도 좋아한다).
노랑색 계열인 황금색은 왕의 색으로 3천여 년 전 주나라 무왕이 주왕을 토벌하는데 강을 건너려 하자 폭풍이 길을 막았다고 한다. 이에 성난 무왕이 황금으로 만든 도끼를 휘두르니 사라졌다고 한다. 그 이후로 황금색은 제왕의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색으로 존엄한 황제만의 색이 되었다. 근대에 들어와 황제 제도가 사라지자 너도나도 황금색을 사용하게 되었고 황제처럼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붉은 도미는 아주 귀한 요리이다. 사면이 바다인 일본에서는 싱싱하게 음식을 보존하는 게 어려웠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일본하면 사시미가 풍부한 나라, 1년 365일 회를 먹는 나라 같지만, 실로 아주 부유한 집에서만 싱싱한 회를 먹을수 있었다고 한다.
붉은 태양을 숭배하기도 하고 해서 붉은 도미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아주 귀한 식품으로 여겼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왜 백설기를 아기 축하음식으로 만들까?
못살던 시절 흰쌀밥은 아주 귀했고, 깨끗한 정성을 삼신할미에게 공양하오니 아기를 잘 보호해 달라는 기원의 상징이였다. 그리고 백설기는 흰쌀가루로 쪄낸 떡으로 신성하다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흰색의 동물을 성스럽게 여겼다. 밀림의 세계에서 힘이 센 동물일수록 눈에 틔는 흰색을 하고 있다. 먹이사슬의 아래에 있을수록 자연과 비슷한 컬러로 자신을 보호한다.
그러기에 백호나 흰코끼리처럼 출현이 드문 흰색동물은 성스럽게 보는 것이다.
성별에 따라 유아용품의 색을 보면 남아는 파란색, 여아는 분홍색 일색이다.
유아는 성별을 불문하고 노란색을 제일 좋아하는데도 말이다.
먼 옛날 집안의 귀한 아이 (특히, 남아)가 태어나면 악마나 악령으로부터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하늘의 색인 하늘색(파란색)을 선한 신의 상징으로 여겨 남아에게 입혔다.
파란옷을 입힘으로써 신의 보호아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일종의 남아우월 사상으로 여아에게는 아무색의 옷이나 입혔는데, 근대가 되면서 이런 편견이 줄어들면서 남아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비교되는 분홍색을 선택하게 된것이다.
여아는 분홍색 장미에서 데려오고, 남아는 파란 양배추에서 데려온다는 전설(?)처럼~
☆ 색과 어원
- 희다, 백색(白色), 화이트(White)
태양을 나타내는 순 우리말 'ㅣ'에서 파생되어 '희다'로 정착.
白은 태양을 상징하는 日자 위에 빛을 가르키는 한 획(/)을 내리그어 밝음과 끊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영원불멸을 상징한다.
- 붉다, 홍색(紅色), 레드(Red)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촉매제 역할을 했던 火에서 파생되었다.
한자 紅자는 실 사변에 장인 공자를 붙여 만든말로 비단에 붉은 물감을 들여 가공한 것이다.
영어의 red는 라틴어의 붉은을 뜻하는 ruber이며 이는 ruby와 어원이 같다.
- 푸르다, 청색(靑色), 블루(Blue)
생명체의 영양원인 草에서 파생되었다.
날생의 변형인 주자 아랜 단자를 받쳐 만들었는데 불그레한 구리 표면에 생긴 녹을 가르킨다.
고대영어 bl hawen에 어원을 두고 있다.
- 검다, 흑색(黑色), 블랙(black)
아궁이에 불을 지피어 땔 때 솥 밑 언저리에 엉키는 말에서 유래(그을려서 생긴 검은색)굴뚝 창과 불꽃 염이 합쳐서 된 글로 불을 땔 때 나는 연기가 창문 사이로 빠져 나가면서 그을려 검어지는 데서 유래.
고대영어 blac(어두운)에서 유래.
- 회색(灰色), 그레이(Gray)
접착제라는 뜻을 가진 희랍어에서 그 말이 유래.
바다를 건너온 회(灰)라 해서 양회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회색은 바로 그 양화의 색에서 비롯.
영어 gray는 '은근하게 반짝이는 빛'을 뜻하는 고대영어 gher에 어원을 두고 있다.
작은 책자이지만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색들에 대한 재미나는 이야기가 참 많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