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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 - 당당하게 절대 권력에 도전했던 왕후들의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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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을 지배하는 건 남자들이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이름은 바로 여자였다.
한 나라의 임금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배우자에게 지배되어진 남자들...
조선 역사의 왕후들은 모든 분야에서 남자들 못지않게 활동적이었다.
대부분 그녀들은 12세, 많아도 20세 이전에 세자빈 혹은 왕비로 간택되어 진다.
어린나이에 신데렐라가 되지만 그녀들에게 언제나 햇빛만 비추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가문의 영광이라 부귀영화를 누리는 건 당연한 보너스이지만, 왕비로 간택되는 순간부터 그녀들의 비극적인 운명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왕의 여자로서 궁에 수많은 여인네들끼리 총애를 다투는 일도 버거운 일이지만, 당파싸움이나 조정 대신들의 권력 투쟁에 휘말리게 되면 친정까지 멸문을 당하는 등 평생을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왕에겐 여러명의 여자들이 있겠지만, 왕후들에겐 왕이 유일한 남자이다.
그 유일한 남자 왕들의 동물적 본능과 권력의 희생자가 되어서 살다간 왕후들의 이야기를 저자는 4부류로 나뉘어 대표적인 16인의 왕후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의 운명을 바꾼 불꽃같았던 그녀들, 되려 남자인 왕들보다도 훨씬 더 결단력이 있었으며 배포가 있었던 - 음, 요즘 우리 나라 근대사를 본다면 영부인 육영수 여사 같았다고나 할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태종)의 왕후 ; 원경왕후 민씨.
이복 형제끼리의 난과 같은 배에서 난 형제끼리의 난 - 두 번의 왕자의 난을 치르면서도 이방원을 왕으로 만들었던 킹메이커였던 민씨또한 태종의 여성편력으로 가슴앓이를 무척이나 했다...12명의 부인과 29명의 자식들...
세종과 함께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소헌왕후 심씨.
태종의 큰아들 양녕은 이미 셋째의 영특함을 알고 일부러 망나니 짓을 했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설이뿐이고...암튼 충녕대군을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만든 데는 그녀의 은은한 리더십이 한 몫했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세종역시 태종의 피를 이어받아 여성편력이 대단했고, 세종때문에 색동 저고리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거 같다. 국사시간에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 말이였는데 이런건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가 않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엄격한 할아버지 아래서 사랑보다는 눈치를 먼저 배웠을것 같은 이산...그와 함께 암살고비를 무수히 넘기면서 개혁군주의 파트너로서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효의 왕후 김씨...(근데 tv 드라마에선 정조가 진정으로 사랑한 여인은 의빈 성씨였다고~)
그리고, "내가 조선의 국모다" 조수미의 '나가거든' 뮤직비디오의 이미연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명성왕후 민씨...작전명 <여우사냥>이라는 이름하에 일본인들의 손에 죽었던 비참한 왕후...하지만, 그녀의 개혁정신은 오늘날에도 회자되어진다.
조선왕조상 가장 큰 권력을 휘둘렀던 여인 문정왕후 윤씨...그녀는 조선왕후들 중 가장 악독한 여인이라 사가들의 평을 받지만, 글쎄 이는 유교적 관념의 남성우월주의적 시각이 아닐까 한다.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딘 선조의 왕후 인목대비 김씨, 병자호란 뒤 북벌을 위해 역모 사건을 파헤친 효종의 왕후 인선왕후 장씨, 흥선대원군과 손을 잡아 그의 독재의 시대를 열게 해준 익종의 왕후 신정와후 조씨는 그 어떤 왕후들보다 정치적 야심이 많았던 왕후들이다.
조선을 울린 비극의 왕후들로는 숙부에게 왕위를 내어주고 영월의 청령포에서 귀양살이를 했던 단종의 왕후 정순왕후 송씨...
청령포는 여행차 방문을 했던 적이 있는 곳인데...배가 없으면 들어갈수 없는 외딴곳이다.
역모를 주도했다는 누명을 쓰고 단종이 죽자 그녀 또한 폐서인이 되었는데, 이때 신숙주가 그녀 송씨를 노비로 달라고 하여 두고 두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죽은지 240년이 지나서 단종이라는 이름을 얻게되고 그녀 또한 왕후를 얻게 되었다. 정말 여자 팔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참 못난 아비가 있다. 아들까지도 믿지 못했던 무정한 인조..
인조의 총애를 받는 조귀인이 이미 있었기에 그녀와 맞서기보다는 되려 그녀에게 첩지를 내리는 등 그녀의 권력아래 숨죽여야 했던 장렬왕후 조씨, 당쟁에 희생당한 가련한 여인 경종의 왕후 선의 왕후 어씨가 조선을 울린 비극의 왕후들이다.
마지막으로 왕에게 버림을 받았던 왕후들의 이야기다.
조선 왕조상 가장 불행했던 여인 성종의 왕후 제헌왕후 윤씨.
그녀의 죽음은 시를 좋아하고 음악에 재능이 있는 연산군을 천하에 몹쓸 놈(?)으로 만들었다.
그건 아마도 조선왕조상 여성편력이 두 번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성종의 본능때문일지어라.
온갖 폐륜을 일삼는 남편 연산군의 아내로 비운의 생을 살다간 신씨.
연산군을 몰아내고 반정에 성공한 임금의 부인이면서도 영화를 누리지 못하고 7일만에
폐출되었던 단경왕후 신씨.
중종이 주도했던 반정이 아니라 대신들에 의해 일어난 반정이였기에 성공을 해도 제 목소리를 옳케 내지 못했던 중종. 연산군의 처남으로 처형된 그의 장인, 그리고 그의 아내.
궁을 나간 그녀를 잊지 못한 중종이 인왕산을 자주 쳐다본다는 말에 그녀의 분홍치마를 펼쳐 놓았다는 치마바위. 그러나 끝내 중종은 그녀를 다시 궁으로 부르지 못했다.
당쟁이 가장 치열했던 숙종 시대, 숙종은 되려 이런 당쟁을 그의 정치에 이용할 정도로 똑똑한 왕이였고 가장 강력한 왕권을 행사한 임금이지만, 그의 아랫도리는 잘 다스리지 못한 못난 왕이였다.
가진거라고는 아름다운 용모뿐이였던 장옥정에게 홀려 아무 죄없는 인현왕후를 폐서인 시키고 희빈장씨를 왕후로~ 그러나, 사랑은 움직이는 거다.
곧 장씨는 쫓겨나 사약을 받고 인현왕후는 다시 복귀한다.
어린시절 박순애가 인현왕후로 나오고 전인화가 희빈장씨로 출연한 드라마를 통해서 조선왕조를 조금 알게 되었지만 - 어린 나이(중3)에도 나는 예쁜 여자보다는 현명한 여자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과연 오늘날에는 어떤 여자가 더 훌륭한 여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