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한기봉 지음 / 디오네 / 2021년 6월
평점 :
anti-aging 이 아니라 well-aging 이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난, 유난히 나이듦에 심한
강박을 가지고 살아왔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강박이 사라지거나
치유가 되지 않음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좀 순화되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네 젊음이 네 노력의 보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과오에 의한 것이 아니다.
박범신,[은교]
영화 은교를 보고 박해일의 대사를 듣고
그때는 몰랐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도
그 영화만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면이고 대사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겐
(특히, 40대의 여성들에겐)
동안이라는 말이 최대의 칭찬이였다.
우리는 나이에 따라 얼마큼
늙어보여야(나이 들어 보여야)
하는걸까?
작가님이 제1장에서 연필을 주제로
인생 첫 수작을 걸며
언급한 이야기다.
(나도 연필 마니아! 특히, 노란 스테들러 연필)
#죽음의 질이 가장 높다는 영국에서의 웰다잉 정의,
- 익숙한 환경에서
- 가족, 친구와 함께
-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 고통없이 가는 것.
난, 최근 개인적으로 슬픈 죽음을 경험하였기에
더더욱 그런것 같다.
tvN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에서는
젊은 친구가 영정사진을 찍었다.
1살이라도 젊은날!
남은 내생에 중에 가장 젊은날!
영정사진을 찍어둬야 하는건 아닐까?
(조만간에 난 실행에 옮길예정)
근데 나의 장례식은 누가 상주하고
누가 찾아 올까?
우리가 너무나 쉽게 남발하는
"밥 한번 먹자"는 절대로
남발해서는 안된다.
지키지 못한 그 말 한마디.
영영 지킬수도 없게 될 수 있으니~
난, 개인적으로 시스루 패션을 좋아한다.
요즘같은 환절기 혹은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대는
사무실같은 실내공간에서의
긴팔 시스루 패션은 정말 요긴하다.
그리고 이성을 볼때 가장 먼저 보는
신체적 조건이 신장이다.
키가 얼마나 큰가?
작은 내 키에 대한 보상이랄까?
하지만 그 사람의 사람됨은 키가
아님을 날 무지 꾸짖기도 한다.
본문에서, 영화의 대사를 빌려서
나는 "정서적 난쟁이" 인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봄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버린 코로나.
애초에 봄은 지나가려고
스쳐가려고 우리에게 오는거라고
말하는 작가님의 말에 깊은 공감^^~
사람은 누구나 아물지 않은 상처로,
그 아물지 않는 상처야말로
살이가는 원동력, 힘이 되는 것이다.
안티에이징! 너무 동안으로만
보이려고 하는 노력대신
원숙한 멋스러움을 지향해보는건 어떨까?
그리고 또 하나,
나이의 스펙은 조금은 너그러워지는것이다.
나에게나, 타인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