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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를 읽는 오후 네 시 ㅣ 애지시선 95
최은별 지음 / 애지 / 2021년 3월
평점 :
홍역은 한 번 걸리면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
항체가 생겨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별은, 상실감은 그렇지 못한 거 같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이별을 하고
아주 많은 상실감에 아파한다.
4월5일 월요일 4교시가 끝나고
나는 유일한 가족과 이별을 하였다.
항상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 하더니
만나러 가는 것도 먼저 가버리다니.
그렇게 혼자 웃는 오빠의 사진을 뒤로하고
모든일들을 대충이라도 정리하고 상경해서
오늘이다.
왜 가족을 멀리 보내는 아픔은 이별은, 상실감은
면역형성이 되지 않을까?
저자 은별님은 프롤로그를 시작하며
"안녕"이라고 인사한다.
그 인사는 처음의 인사일까?
마지막의 인사일까?
그 짧은 인사를 내뱉지 못해서 오늘밤도
참 서글픈 그런 밤이 될 거 같다.
나는 별일 없이 사는가,
별 탈 없이 사는가,
혹은 별수 없이 사는가
별일 없이, 별 탈 없이 살아주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부탁)
생을 바쳐 오직 당신만을 부르고 싶었지만
당신이 내 혀에 가시처럼 박혀
나는 당신을 발설할 때마다
따끔따끔 아프다
아주 작은 기억.
너무나 작고 소소해서
도저히 기억해 낼 수도 없는
그런 너무나도 쓸데없는 작은 기억들때문에
따끔따끔 아프다.
남겨진 우리가 기억하는 당신의 그 기억들.
그 기억들이 차이가 우리를 조금씩
미소짓게 하는데....
그 작은 미소로 남은 우리는 버텨보기로.
추락하는 것들은 날개가 있겠지.
추락하는 것들만이 날개를 가질 자격이 있는거지.
희망이 있는 것들만 추락하는거지.
추락과 날개, 그리고 희망
당신은 차가운 낭만주의인가?
아니면 당신은 따뜻한 현실주의인가?
이 질문에 답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다.
매일 오후 네 시가 되면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