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nna, 1914 - Thomas Hart Benton - WikiArt.org


630A It Hurts to Wait With Love if Love Is Somewhere Else, 1971 - Friedensreich Hundertwasser - WikiArt.org


[산업문명을 해방시킨 치유의 건축가, 훈데르트바서] https://www.woodplanet.co.kr/news/newsview.php?ncode=1065616333627599

992 City View, 1994 - Friedensreich Hundertwasser - WikiArt.org






내가 빈을 종단한 순서는 이렇다. 우선 100년도 더 넘은 옛 카페에서 빈 사람처럼 아침을 먹고 슈테판대성당을 중심으로 하는 미로 같은 옛 도심 골목을 거닐다가, 쇼핑가에 새로 지어진 혁신적이고 전위적인 설계의 건물들을 본 뒤 링슈트라세에 몰려들었던 신흥 부자들이 만든 권위적이고도 화려한 개발을 감상한다. 이어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라는, 빈에서 제일 유명한 동화 같은 아파트를 구경한 후, 좀 더 떨어진 곳에서 1920~1930년대 ‘붉은 빈Rotes Wien(제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빈)’ 시절에 만든 공공주택들이 여전히 잘 쓰이고 있는 모습을 구경한다. 그리고 그 외곽에 있는 우리의 신도시 같은 모던한 구역들을 지나서 드디어 빈의 숲으로 이어지는 전원 속에 베토벤 하우스가 평화롭게 보전된 모습을 음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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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늘, 오스트리아 빈의 카페 하벨카에 관해 포스팅했다: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4968998 '발칙한 유럽산책' 오스트리아 편에서 저자 빌 브라이슨은 비엔나(빈) 카페들이 불친절하다고 불평하며 유일하게 친절한 곳이 "하와카"라는데 여기가 하벨카(HAWELKA) 아닐까 싶다.

하벨카(2023) By Geolina163 - Own work, CC BY-SA 4.0


[빈 ‘카페의 어머니’ 하벨카 별세] (2005) https://hankookilbo.com/News/Read/200503250061502100

하벨카(2015) By Sniper Zeta - Own work, CC BY-SA 4.0


올해 빈 필 신년 음악회 실황을 발견했다. 어느새 시월, 2024년이 석 달도 안 남았네.






비엔나에서 내가 발견한 유일하게 친절한 카페는 내가 묵던 호텔 모퉁이에 있던 하와카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매우 독특한 카페로, 구식에다가 깔끔하지도 않을뿐더러 너무 어두워서 손으로 주변을 더듬으면서 들어가야 했다. 신문이 카펫 청소도구처럼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곳이었는데, 웨이터라기보다는 페인트공 같은 차림의 늙수그레한 노인이 묻지도 않고 시키지도 않은 커피를 들고 오더니, 내가 미국인이라는 걸 알아채고는 갑자기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모아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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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포세 “책 읽으면 삶을 더 강력하게 느껴”] https://v.daum.net/v/20240425030214377


'가을날의 꿈 외' 등 포세의 책 세 권을 번역한 정민영 교수의 글 '희곡의 회복을 보다 / 욘 포세'가 '노벨문학상과 번역 이야기'에 실려 있다. 이제 올해 노벨 문학상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 봄에 출간된 '샤이닝'도 담아둔다.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 침묵의 언어' 수록.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 리커버본이 지난 달 말에 나왔다.

Haugesund (욘 포세의 고향), Norway 2021-08-05 By Ryan Hodnett









내가 쓰는 모든 것의 토대가 되는 것은 해변의 바에서 들려오는 소리, 가을의 어둠, 좁은 마을길을 걸어 내려가는 열두 살짜리 소년, 바람 그리고 피오르드를 울리는 장대비, 불빛이 새어 나오는 어둠 속의 외딴집, 어쩌면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간… 이러한 것들이다.

나는 끊임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자랐다. 나는 그 광경을 사랑하며 그 광경이 무의식적인 내 감각에 아주 강한 영향을 미친다. 오랫동안 바다를 보지 못하면 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 지은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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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을날이다. 욘 포세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가 생각났다.

Fjord landscape in Norway, 1860 - Marcus Larson - WikiArt.org









모든 것을 포함하기도 하며 아무것도 담지 않은 여백의 공간이 존재한다. 이 같은 포세의 언어는 그가 성장한 곳이 피오르드 해안의 조용한 작은 마을이었다는 점과도 관련 있다.

그의 많은 작품에 배경이 되는 곳은 피오르드의 자연이다. 바다와 해안, 외부와는 격리된 외딴집 그리고 여기에 긴 세월을 담고 있는 오래된 사물들이 존재한다. - 지은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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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산문집 '호미' 중 '내 소설 속의 식민지 시대'로부터

사진: UnsplashSuzi Kim






뭐라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한글은 ‘가’는 가라고밖에 읽을 수 없는 까닭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서 소리가 되나 하는 이치만 알면 그다음은 그야말로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게 돼 있었다. 나는 일본의 ‘가타가나’의 글씨들이 왜 저를 ‘가’라고 또는 ‘아’라고 주장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덮어놓고 외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나는 꼴찌를 못 면했고 학교생활이 지옥 같았다. 우리 집은 빈촌에 살면서도 교육열이 유난한 엄마 때문에 거주지를 옮겨서 중산층 동네에 위치한 학교로 보내졌기 때문에 나는 더욱 지진아 취급을 받았다. 잘사는 집 아이들은 학교 오기 전에 ‘가타가나’ 정도는 다들 알고 왔기 때문이다. 1년을 꼬박 다니고 나서 교과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었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친구가 없어서 교과서 외의 일본말을 쓸 기회가 거의 없었고 엄한 가정교육으로 말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 생각을 지어서 말할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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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09 15: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모이 재밌죠. 정말 오늘 같은 날 생각나는 영화네요.
박완서 작가가 책도 예쁘네요. 읽어봐야할텐데..

서곡 2024-10-09 16:31   좋아요 2 | URL
네 예상보다 재미 있더라고요 뻔할 수 있는데요 오늘 한글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어느덧 오후 네 시 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