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톨스토이의 부활은 1914년 최남선이 발행한 청춘 제2호 ‘세계문학개관’이라는 표제 하에 처음 소개되었다. 갱생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부활은 번역이라기보다는 최남선이 톨스토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부활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짧게 요약한 것이다.


1909년부터 신문관에서 출간한 서양 소설 번역 단행본 7종 중 1918년 마지막으로 출판된 것이 톨스토이의 부활을 번역한 해당화이다. 이광수와 함께 상하이 임시 정부와 흥사단 활동을 같이 한 박현환이 번역한 해당화는 최소한 3판 이상이 발행되었고, 1920~30년대까지 독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발휘했다.


해당화 이후 부활은 1920년대 초 춘계생이라는 여성 번역가에 의해 다시 번역되어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는데 이 춘계생이라는 번역가는 연재 예고에서 기존 부활 번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피력한 점이 눈에 띈다.]톨스토이의 『부활』 번역 읽기, 그 100년의 차이- 등장인물과 서사구성을 중심으로(2018)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335984 '나보코프 러시아문학 강의'를 번역한 이혜승 교수의 논문이다.

 

https://blog.naver.com/bookgram/120120051388 춘원 이광수의 부인 허영숙(호가 춘계)이나 이광수가 부활의 역자 춘계생일 수 있다는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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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부활 [Voskresenie, 復活]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Portrait of Leo Tolstoy, 1907 - Mikhail Nesterov - WikiArt.org





그는 마치 방바닥에 똥을 싼 강아지가 된 것 같았다. 화난 주인은 목덜미를 잡고 똥냄새를 맡아보라며 들이민다. 강아지는 깽깽거리며 최대한 멀리 뒷걸음질쳐서 달아나 어떻게든 자기가 저지른 짓을 잊으려 하지만, 완고한 주인은 강아지를 놓아주지 않는다. 네흘류도프는 자신이 저지른 비행과 자신을 움켜쥔 주인의 강고한 손길을 느끼긴 했으나 아직 그 일의 의미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주인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지도 못했다. 그는 눈앞에 벌어진 일이 자신의 일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강고한 손이 그를 움켜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고, 그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예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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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 Carel Willink - WikiArt.org



우리가 선택하는 책들은 우리가 변덕스러운 신들 앞에 설 때 지옥이냐 구원이냐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천당과 지옥에 대한 보고서‘에서 실비나 오캄포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천당과 지옥의 법률은 융통성이 많다. 당신이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는 자그마한 세부 사항에 달려 있다. 나는 고장 난 열쇠나 고리버들로 만든 새장 때문에 지옥으로 간 사람들을 알고 있다. 또 신문지나 우유 잔 때문에 천국으로 간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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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적할 서사도, 꿰어맞출 조각들도 없어야 했다. 약간의 호기심이라도 생긴다면 내 정신을 깨끗이 비우고 연상작용을 제거하며 뇌와 눈과 신경과 심장의 세포를 신선하고 새롭게 하려는 내 임무에 방해가 될 터였다.

나는 정신을 굶겨 엇나가게 했다. 느끼는 것이 점점 줄었다. 말이 떠오르면 머릿속으로 그 말을 했고, 말들의 소리에 아늑하게 안겨 그 음악에 취했다.

문에 귀를 대고 들어봤지만 들리는 거라곤 내 얕은 호흡, 눈을 깜빡이는 소리, 입에 침이 고이는 소리, 침을 삼킬 때 목구멍에서 울리는 소리뿐이었다.

젖은 도로 위를 달리는 타이어 소리. 창문이 열려 있어서 그 소리가 들렸다. 달콤한 봄 향기가 흘러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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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르헤스 1971 Eduardo Comesaña






보르헤스의 수수한 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그의 개인 도서관이 바벨탑처럼 어마어마할 것으로 상상했다. 하지만 보르헤스는 실제로는 수백 권의 책들만 보관했고 그것들조차 방문객들에게 선물로 줘버리곤 했다. 가끔 어떤 책들은 그에게 감상적인 혹은 미신적인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가 기억하는 몇 줄의 문장이었지, 그 문장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라는 구체적 형태는 아니었다.

나는 그와는 정반대다. (중략) 위로는 아주 중요하다. 내가 스스로를 위로할 목적으로 침대맡에 놔둔 물건은 언제나 책이었다. 나의 서재는 그 자체로 위로와 조용한 안식의 장소였다. 나는 우리가 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우리를 소유하기에 이런 안식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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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가란 무엇인가 - 요사 / 보르헤스의 수수한 집
    from 에그몬트 서곡 2022-09-25 19:24 
    '작가란 무엇인가'의 요사 인터뷰에 보르헤스에 관한 부분이 재미있다. 요사가 보르헤스의 집으로 인터뷰하러 가서 집이 수수해서 놀랐다고 말했더니(벽이 벗겨지고 지붕에서 물이 새는 지경이었다고), 보르헤스가 이 말에 맘이 상해서 다음부터 냉담하게 대했다는 것. 요사가 보르헤스로부터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옥타비오 파스가 알려 주었다고. 요사와 파스는 둘 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들. 알베르토 망겔의 책 '서재를 떠나보내며'에도 보르헤스의 서재가 수수하다고 표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