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추를 많이 샀다. 빵에 곁들여 먹어봐야겠다. '매일매일 채소롭게'(단단)로부터 옮긴다.

By www.aziatische-ingredienten.nl (위키미디어커먼즈)







부추는 겉절이나 전처럼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도 맛있지만 다른 요리에 곁들였을 때도 매력이 있다. 버섯이나 양파 볶음 요리를 할때 같이 볶아도 좋고, 찌개나 국 요리에 넣어도 좋다. 빵이나 디저트 재료로도 잘 어울린다. 대전의 유명한 빵집 성심당의 대표 메뉴인 부추빵을 떠올려 보면 빵과 부추의 궁합을 의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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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나무의 삶'(피오나 스태퍼드)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사진: UnsplashAshley Kruse







사시나무는 매서운 겨울 강풍을 견뎌내는 힘과 강인함을 가졌음에도 유난히 튼튼하다는 명성은 결코 누려보지 못했다. 사시나무의 학명 포풀루스 트레물라Populus tremulas는 이 나무의 가장 두드러진 물리적 특징을 드러낸다. 사시나무는 떠는 포플러다. 나뭇잎을 쉴 새 없이 떤다. 다른 나무들이 잠들어 있는 초가을 아침에도 사시나무는 무성한 늦여름 이파리를 부드러운 안개로 감싸고, 있지도 않은 산들바람을 찾아 길고 가느다란 줄기를 떨고 있을 것이다. 존 키츠는 미완성 서사시 〈히페리온Hyperion〉에서 정복당한 고대 대지의 신들을 그릴 때 이 패배한 이교 신들의 지도자가 흐린 눈에 마비된 혀, ‘사시나무 병으로’ 벌벌 떠는 수염을 가졌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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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게네프 단편집(이반 투르게네프 저/김민수 역)의 두번째 수록작 '만남'을 읽고 있다.

By GlacierNPS 2017년 5월19일 촬영 (위키미디어커먼즈)


cf. '만남'은 '사냥꾼의 수기'에 실려 있다.





사실 나는 옅은 연보라색 줄기에 회녹색의 쇠 같은 느낌의 잎사귀들을 부채처럼 펼쳐 가능한 한 위로 높이 들어 올리고 서 있는 사시나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긴 가지에 엉성하게 붙어 있는 둥글고 단정치 못한 잎사귀들이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날 저녁 낮은 관목들 사이에서 자라 오른 사시나무가 지는 해의 붉은 햇살을 향해 우뚝 서 발갛게 빛나며 떨고 있을 때, 또는 청명하지만 바람이 있는 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사시나무의 잎사귀 하나하나가 열정에 가득 차 멀리멀리 떨어져 날아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만큼은 괜찮다. -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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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에 실린 '가수들'(투르게네프)을 읽고서 '투르게네프 단편집'(김민수 역)의 '가수들'을 찾아 읽었다. 번역의 차이가 있다.

Illustration for "Singers" by Ivan Turgenev, 1908 - Boris Kustodiev - WikiArt.org


노래 대결을 다룬 투르게네프의 단편 '가수들'은 '사냥꾼의 수기'(또는 '사냥꾼의 스케치') 수록작으로서 이 작품에 기반한 단편영화가 올해 오스카상을 받았다. cf. [조경란의얇은소설] 내 노래 어떻게 부를까 https://v.daum.net/v/20260219230015337 영화와 원작소설을 소개한 칼럼이다.





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고 밑으로 내려간 속눈썹 사이로 두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깊은 숨을 내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가 뱉어냈던 소리는 약하고 고르지 않아서 마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어딘가 먼 곳에서 우연히 방으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떨리고 약간 울림이 있는 그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고 니콜라이 이바니치의 아내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첫 번째 음이 지나고 그 다음에는 보다 힘 있고 긴 선율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후에는 마치 손가락으로 현을 세게 튕겼을 때처럼 금방 사라질 것 같은 떨림음이 두 번, 세 번 지속되고 다시 음이 점점 세지면서 슬픈 노래가 이어졌다. ‘들판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었다.’ 그는 이런 가사의 노래를 불렀고, 우리는 달콤한 노랫말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갈라지고 떨림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가슴을 저미게 했지만 그 목소리 안에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요동치는 진정한 열정과 젊음, 힘, 기쁨, 그리고 어떤 깊은 애수가 녹아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참되고 가슴 뭉클한 러시아적 영혼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러시아의 현을 통째로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계속 퍼져갔다. -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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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조지 손더스)로부터 옮긴다. 

Portrait of Ivan Turgenev by Yakov Polonsky (1881)



cf. 올해 번역출간된 투르게네프의 작품이 보여서 담아둔다.







투르게네프에 관해 헨리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이야기의 씨앗은 절대 플롯이 아니었다. 그는 플롯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씨앗은 어떤 인물의 재현이었다. 그에게 이야기가 나타나는 첫 번째 형식은 어떤 개인의 모습, 또는 개인들의 조합이었다…그들은 그의 앞에 분명하고 생생하게 서 있었으며, 그는 그들의 본성을 최대한 많이 알고 싶어 했고, 많이 보여주고 싶어 했다. 첫 번째 할 일은 자신이 아는 것을 우선 자신에게 분명히 해두는 것이었다. 이 목적을 위하여 그는 각각의 인물에 관한 일종의 전기,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들이 한 모든 일과 그들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을 자세히 썼다. 프랑스 사람들 표현대로 그에게는 그들의 서류 일체dossier가 있었다…그는 이런 자료가 손에 있어야 전진할 수 있었다. 이제 이야기는 모두 한 가지 질문에 달려 있다. 내가 그들이 뭘 하게 만들 것인가?…

그러나 내가 말한 대로 그의 방법이 지닌 결함과 그가 받는 비난은 그에게 ‘건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말을 바꾸면 구성이 부족하다…투르게네프의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쓰였다는 것, 아니 생겨났다는 것을 알고 그의 작품을 읽으면 모든 행에서 그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더 심술궂게 표현했다. "[투르게네프의] 문학적 천재성은 문학적 상상력, 그러니까 그의 묘사적 예술의 독창성에 맞먹는 이야기 방법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는 상상력이라는 면에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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