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아 쿠피 - 폭력의 역사를 뚫고 스스로 태양이 된 여인
파지아 쿠피 지음, 나선숙 옮김 / 애플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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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아프가니스탄 이라는 나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탈레반의 만행으로 1500년 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바미안 불상이 폭파되는 장면을 보면서이다. 그후 [천개의 찬란한 태양][연을 쫓는 아이들]을 읽고 아프가니스탄의 고통스런 현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탈레반 정권이 물러가고 전쟁이 종식된 듯이 보이지만 아직도 완전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아프간 내란 당시 전체 아프가니스탄의 인구 1800만명중 2/3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1/3인 600만명정도가 전쟁으로죽었고, 600만명 정도는 해외로 피난을 떠났고, 나머지 600만 정도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단다. 

 정말 평범한 아프가니스탄의 소시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포탄세례를 받거나 굶주려 죽거나 별 이유없이 탈레반의 눈에 잘 못보여 죽어간 경우가 부지기 수였다. 조금이라도 재력이 허락하는 사람들은 피난길을 택해서 안전한 땅으로 피할 수나 있었지만 저소득층의 서민들은 정권이 바꿜때마다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여성들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에 의해서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았고  많은 여성들이 억압받고 있다고 한다. 파지아 쿠피가  증언하는 내용을 빌리자면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파지아 쿠피는 아프간 여성들 중에서는 참 행복한 편이다.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위협받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집안의 재력에 힘입어 자동차를 구하거나 말을 구해서 이동하고 피신할 수 있었고 적어도 먹는 걱정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교육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치안이 불안해서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가 대부분일 때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영어를 배워두었던 것이 파지아의 삶을 뒤바꿔놨다. 여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세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직업여성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교육의 힘이었다.  탈레반이 물러가고 유엔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에 영어를 할 수 있는 고인력이 꼭 필요한 상황에 파지아는 기회를 잡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병든 남편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파지아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기때문이었다.

 모든것이 교육의 힘이었다. 파지아가 교육받지 못하고 집안이 정해준 대로 결혼해서 남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한 아프간 여성들이랑 별 반 차이없이 살고 있었을 것이다.

 역사 속의 위대한 여성들을 보면 학식이 높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모양처인 신사임당이 그렇고, 중국역사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파지아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을 역임했고 미래에는 대통령에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피려하고 있다. 그녀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그녀의 신념대로 열심히 산다면 그 꿈이 꿈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 될 날이 머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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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 한 권으로 읽는 도덕경과 한비자
상화 지음, 고예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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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해까지 하든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가 끝나고 나서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3월인데 벌써 20권이상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가벼운 책 말고 제법 무게있는 책으로 말이다.

 [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도 그 중 하나다. 이책을 읽으면서 한문으로 쓰여진 글들은 옥편을 찾아가며 읽었고, 사기를 옆에 두고 인용된 고사들을 꼼꼼히 다시 읽었다. 예전에 사기를 읽어두어서 그런지 훨 이해가 잘 되었고 수박 겉핥기식이긴 하지만 한자를 공부해 두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읽는 진도는 느려도 내 나름의 재미와 소득이 있었던 책이었다.  예전에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를 읽을때는 참 진도가 안나갔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읽고 소화할 깊이를 갖추지 못하고 겉멋만 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책은 한비자와 도덕경을 간추려 놓은면도 있지만 내용들이 머리에 속 박히면서 참 잘 읽혔다. 선거철이 다가오니까 앞으로 뽑게될 우리의 대표들의 인물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으라고 이런책의 출간이 많이 되는 모양이다.

 한비의 통치 철학은 누구나 다 아는 법치이다. 오늘날 모든 국가는 법치국가이다. 바티칸도 교회법으로 다스려진다. 한비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법을 공평하게 시행하라는 것이다. 왕족이라고 특혜를 주고 평민이라고 과도한 법으로 다스리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가 사상을 채택한 진시황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시황의 진나라는 겨우 20년도 안되어 농민 반란으로 망하고 말았다. 진승과 오광의 난은 법치가 낳은 폐단이 아닐까? 홍수로 강을 건너지 못해 기일안에 도착하지못하면 법을 어겨 죽임을 당하게 될것이니 봉기하자는 것이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니 갈때까지 가보자는 식이다. 권력이 황제 한사람에게 집중된 탓도 있겠지만 과도한 법시행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過猶不及인 것이다.

 한비를 읽으면서 공정한 법도 중요하지만 통치자의 자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법이 있고 유능한 신하들이 많아도 군주가 시원찮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예가 유방과 항우다. 유방은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덕을 갖춘 지도자였기때문에 인재들을 잘 활용해서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고, 항우는 귀족출신인데도 오만 하여서 주변의 유능한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군왕의 자질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역사이래 유능한 왕들을 보면 한결같이 엄청난 독서가였고 학구파였다. 진시황 또한 어린시절부터 학문하기를 좋아하는 영특한 인재였다. 말하자면 비록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했지만 그 사상이 뭔지를 모르고 그냥 분서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강력한 통치를 위해서 잡생각들을 없애버리자는 생각에 분서를 한 것이다. 물론 잘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을 위해서는 강력한 뭔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세종과 정조도 왕이기에 앞서 학자였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한비자는 정치가에게 필요한 지침이 될 책인지는 모르지만 백성을 교화할 수 있는 이념이 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물론 범인들이 살아가면서 마음에 담을 구절들이 많지만 법,술, 세를 생각할때 양심이 따르기를 거부하는 내용도 있었다.

 반면 노자편을 읽을때는 정말 한구절 한구절이 다 마음에 들었다. 예화로 소개된 고사들에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느꼈다. [도덕경]은 될 수 있어도 [한비경]이 될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있었다고 여겨진다.

암튼 이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했다. 다시 한문을 공부하자는 열의를 가지게 해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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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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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니?" 작가의 아버지가 작가에게 묻는 말이다. 아주 어릴때 청각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색깔에서도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대학2학년때 지금의 남편이랑 선배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야외 수영장에 놀러갔던 적이 있었다. 남편은 장난으로 수영을 하고 있는 나를 번쩍 안아서 물위에 내던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떨어지면서 수면과 오른쪽 귀가  부딪혀서 고막을 다쳤다. 귀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고막에 천공이 생겼다고 했다. 며칠 치료를 다녔더니 아프지 않았다. 그런데 그후 감기만하면 중이염에 걸렸다.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한 5년전부터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병원에 갔더니 중이염때문에 한쪽 고막이 다 없어진데다가 왼쪽 귀까지 천공이 생겼다면서 고막재생 수술을 권했다. 당장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수술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귀에 염증이 있으면 수술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때까지 계속치료를 다녔다. 그동안 잘 듣지 못해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그리고 가족과도 자주 다투었다. 가족들은 한번 말해서는 잘 알아듣지 못하니 자꾸만 다시 말해야 했고 그래도 내가 알아듣지 못하면 됐다면서 더이상 대화하기를 꺼려했다. 그러면 나는 나대로 서러워서 우울증에 걸릴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그때 나는 성당의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면서 가족들을 원망했다. 그랬더니 신부님께서 결정적인 말씀을 해 주셨다. "맹인중에서는 성자의 경지에 이른 인격이 고매하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농아중에서는 유독 성격 파탄자들이 많다고 하는군요. 맹인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속에서 명상하며 자신을 수양하는데 농인들은 보이는 것들에서 많은 오해를 한다는 것이지요. 자매님도 가족들의 마음을 많이 오해 하시는게 아닐까요?" 그 말씀을 듣고 난 참 많이 반성했다. 나의 불편함만 생각하고 가족의 고통은 헤아리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고막재생수술이 잘 되어서 잘 들리지만 그때는 참 불편했다. 내가 잘 들리지 않으니까 나도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들도 잘 안들리는 줄 아는 것이었다.

 

 농아들이 성격 파탄자들이 많은 것은 제대로 의사소통을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달았다. 세상모든 사람들이 수화를 할 수 있다면 의사소통이 안돼서 청각 장애인들이 오해를 하는 일은 드물 것이다.

 

[아버지의 손]의 작가 마이런은 부모님이 청각 장애자였지만 아무런 장애가 없는 사람을 부모로 둔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자식을 훌륭한 작가로 길러낸 두분이 참 대단하다. 특히 9.사랑에 빠지다 편에서 학교의 프로젝트 수업에서 친구와 공동으로 준비한 수화를 보여주는 부분은 정말 큰 감동이었다. 작가는 어린시절 부모가 농아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그 시대만 하더라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일이 다반사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화로 프로젝트 수업을 했다는 것은 치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를 드러내어 자신만의 개성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 책에서 작가는 수화를 그림에 비유한다. 어머니의 그림같은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표현했다.

이야기를 보고있는 것이다. 무언의 판토마임을 보는 것처럼. 

- 수화는 하나의 완결체로 흡수되며 의미와 더불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 그날 코니아일랜드 해변의 허공에 그려진 수많은 수화의 파노라마를 돌이켜보면 마치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처럼 수화가 복잡하고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그리고 그 치와와의 그림은 아버지가 내게 그려준 수많은 그림들과 함께 내 마음의 갤러리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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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창작동화 나는 1학년 1
이금이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임수진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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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며칠 후면 새학기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한 학년씩 진학해서 새 친구들, 새선생님과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마음이 설레이는 아이들은 역시 올해 처음으로 학교를 들어가는 초등 1학년 새내기들이다. 여태껏 유치원에서는 놀이를 통해 공부할 준비운동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공부라는 것을 시작해야 한다. 새로이 학부모가 되는 아이들의 부모 역시 설레임과 걱정으로 한 학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내 아이를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그리고 부모들은 이미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는 지름길은 책을 가까이 하게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의욕을 앞세워 이학원 저학원을 기웃거려 아이들 스케줄을 짜기도 하고,  이런 저런 책들을 꼼꼼히 살펴서 사주기도 한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내 놓은 [1학년 창작동화]는 새내기 학부모를 겨냥해 만든 책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무언가를 꼭 배우게하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그런 책 말이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읽었던 책에서 교훈이 될만한 내용에 밑 줄 긋고, 아이들이 알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한번더 숙지 시켜주고, 어려운 글자들은 받아쓰기도 시키고 그러면 될까? 

 

 우리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엄마때문에 아기때부터 책 속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아이는 8개월쯤 되었을때 그림책으로 도미노 놀이를 하는 걸 엄청 좋아해서 온방에 책을 새워 도미노 놀이를 하며 책과 친해 졌다. 그리고 아기를 재울때마다 그림책들을 읽어 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는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는데 그냥 깨쳤다. 말도 제대로 하기 전에 글을 읽어서 아이가 천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둘째는 똑 같은 방법으로 키웠는데도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도 한글을 몰랐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좋은 동화책도 읽히자는 생각에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으로 받아쓰기 연습을 시겼다. 그런데 몇년 후 아이가 [강아지똥] 그림책을 보더니 처음 보는 책이라는 것이다. 정말 놀랐다. 정말 책에 밑 줄 그어가며 받아쓰기 연습을 했을 정도니 아이는 그책을 아무리 안 읽었어도 3번 이상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 읽는 책이라는 것이다. 난 정말 그때 반성을 많이 했다.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아이에게 부담스럽고 힘들게 다가간다면 상처만 남는다는 것을. 세째도 학교갈때까지 한글을 깨치지 않았지만 그런식으로 가르치지는 않았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나면 그림책을 읽어주고 마음에 드는 문장 한줄만 쓰게 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별 무리 없이 한글을 깨쳤다. 책을 많이 읽어주면서 키운 우리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무엇이 옳고 그런지 판단할 줄 알고 어려움을 회피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이것은 책의 힘이라고 본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내놓은 [1학년 창작동화]는 동화만 놓고 본다면 1학년에게 읽히면 참 좋은 내용들이다. 이책을 사는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자주 책을 읽어주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글을 다 읽을 수 있는 아이에게도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정서에도  좋고 ,자연스럽게 집중해서 듣는 훈련 되어서 참좋다.

 

 동화 뒤에 나온 독후 활동 부분은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 그 내용은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하면 되는 부분이다. 1학년 밖에 안된 아이들에게 책이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아이들은 책과 멀어질 것이다. 아이들이 충분히 동화에 빠지게 하려면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생각을 강제로 끄집어 내려고 하지말고 머리 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저절로 튀어나오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럴려면 책과 친해지도록 서점나들이, 도서관 나들이도 많이하며 많은 책을 읽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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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엎어라 - 드라마틱한 역전의 승부사 이세돌의 반상 이야기
이세돌 지음 / 살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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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입문했을때 바둑계에서는 이창호 이후 가장 거센 돌풍을 예고 했었다. 물론 이세돌은 바둑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그때까지 지속되던 승단 체계라던가, 한국기원 원로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한국기원의 병패들에 이세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왔던 것이다. 그후 이세돌은 세계 기전에서 타이틀을 거머쥐기 시작하면서 바둑계의 승단체계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고, 한국기원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것들을 볼때 이세돌이 바둑계의 판을 엎은 것이 맞다. 바둑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번에 출간된 이세돌의<판을 엎어라>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기대하면서 읽었다. 바둑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어떻게 바둑공부를 했는지, 바둑 공부를안할때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세계기전에 임하는지. 많은 것들이 궁금했다. 이세돌은 바둑을 잘 두는 가족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어린시절부터 기재를 보이던 막내아들을 프로기사로 키워낸 것이다. 프로기사가 되기는 사법고시에 합격하기보다도 힘들다. 문이 좁다. 프로기사로 입단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중 약 20%가량의 기사들만 현역에서 활동한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80%의 기사들은 후학을 기르는 일에 매진하거나 호구지책으로 바둑과 무관한 다른일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세돌은 참 행복한 경우라는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기재도 있었고, 절대적으로 자신을 후원해 주는 가족도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이 둘은 부차적인 것이고 본인이 바둑을 좋아하고 바둑공부를 열심히 한 댓가이기는 하다.

[고스트 바둑왕] 이란 만화에서 주인공 신도우 히카루의 라이벌인 도우야 명인의 대화에 이런내용이 나온다.

"아버지 제가 신의 한 수를 찾을 재능이 있을까요?"

"그건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에게는 이미 두가지 재능이 있지않니. 하나는 바둑을 사랑하는 재능이고, 또하나는 신의 한 수를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재능이다."

 모든일이 다 그렇겠지만 그일을 사랑하는 것과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있겠는가!

모두들 이창호 기사를 두고 신산이라고 한다. 끝내기에서 수읽기와 계산에 있어서 신의 경지라는 소리다. 그럼 그런 끝내기에서의 정확한 집계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들여연구하고 공부한 결과로 얻은 것이다. 이창호도 바둑을 사랑하는 만큼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세계최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이세돌은 산을 오를때 죽기살기로 오른다고 한다. 아무생각없이 줄창 정상을 향해 나아가기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집중력의 또다른 모습이라 여겨진다. 바둑을 두다보면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 그리고 옆에 불이나도 잘 모를 때가 많다. 바둑판에 집중하느라 딴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뭔가를 얻었다는 생각보다 한 사람의 생활을 잠깐 엿본 기분이다. 이세돌의 연륜이 아직 책을 내기에는 이르지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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