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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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열규 선생님의 책은 [메엔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이후 [독서]가 두번째다. [메멘토]도 참 새롭게 읽었었는데, 책을 사랑하는 내게 [독서]는 정말 특별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내가 가장 먼저 접했던 책은 언니 오빠들의 교과서이다. 8남매중 일곱째인 나는 책을 가지고 있는 언니, 오빠들이 정말 부러웠다. 아직도 그 때 읽었던 이야기가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소가된 게으름뱅이]도 그중하나다.

그후 교과서 외에 처음으로 내 책이라고 갖게된 것은 초등 3학년때 학교에서 고전읽기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팔았던 책들이다. 그때 내가 샀던 것은 프랑스와 우리나라 의 옛이야기 책이었다. 정말 그 책들이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삽화도 조잡한 참 볼품없는 책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중학교시절, 신설이었던 우리학교에 도서관도 있었고 부산에도 곳곳에 도서관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우리학교는 막 사대를 졸업하고 첫 발령을 받아서 부임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때 우리 담임이면서 체육을 담당하셨던 여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께서는 체육시간에 비가 오면 교실에서 우리들에게 책을 읽어주셨다.

 [벼랑위에 피는 꽃]. 박화성 선생님의 장편이다. 체육시간 1시간 안에 장편을 다 읽어 주실 수는 없었다. 다음 이야기를 계속 들으려면 다음 체육시간에 비가 와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했고 급기야는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책을 빌려보기 시작했다. [벼랑위에 피는 꽃]은 내게 정말 특별한 책이다. 도서관과 책과 친구가 되도록 이끌어준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 내가 별호로 쓰고 있는[석란]이다.

 [독서]를 읽는 내내 [벼랑위에 피는 꽃]을 생각했다. 요즘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단행본으로 출판된 책이 없어서 새로 구입할 수는 없었다.

 중, 고등학교때 정말 많은 고전을 읽었다. 루이제 린저,헤르만 헷세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고, 톨스토이를 비롯한 러시아 문학도 그때 다 읽었다. 처음엔 도서 대여카드에 이름을 올리는 재미와 책을 많이 본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서 도서관을 들락거렸다. 그러다가 헤르만 헷세를 읽을 무렵부터는 깊이가 더해지면서 철학 서적들까지 읽어나갔다.

 [독서]는 서경식님의 [소년의 눈물]을 떠올리게했다. [소년의 눈물]은 작가가 성장한 일본에서 출판된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아무래도 공감이 덜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독서]는 정서의 흐름이 같아서 그런지 훨씬 마음을 끌었다.

 이책에서는 자신의 성장흐름과 함께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며 시대상황까지 잘 느끼게 해 주어서 젼혀 지루하지않았다.

한편의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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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11-26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석란 님의 자서전을 한번 읽어 보고 싶은데요. ㅎㅎㅎ
바둑판 위의 정석 말고... 편법이지만, 그런대로 좋은 결과를 얻은 자서전이 더 재밌죠. ㅎㅎㅎ

몽당연필 2008-11-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에게도 역시 좋았군요. ^^

석란1 2008-11-29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서평이 정말 쓰기 싫었어요. 글을 올리는데 왜 그렇게 말이 꼬이고 글이 안돼던지요. 원래도 글재주가 없기도 하지만 줘어 짜듯 쓴 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