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는 오랫만에 참 꼼꼼하게 읽은 책에 속한다.

책을 잡으면 쉽게 놓을 수 없었고 손에서 놓으면 쉽게 잡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때껏 평전을 꽤 많이 읽어 온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한 인물의 평전이면서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평전이기도 했다.

물론 칼 마르크스가 살았던 유럽에 유행했던 사상에 관한 내용에 국한 되어있기는 하다.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알고 있었다. 대학시절 칼 마르크스를 읽은적이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것은 축약본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의 사상에 관해서는 잘 아는 줄 알았는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었다는것도  깨달았다.

주로 [공산당 선언]에서 그가 외쳤던 내용들을 조금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특히나 그의 [자본론]을 읽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그를 안다 모른다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마르크스의 생을 보면 자신의 조국에서 추방당하고 프랑스에서도 몇년 살지못하고 다시 영국으로 가서 살게 되는데다가 극심한 생계의 어려움도 겪게 되지만 나름 성공한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었고 생각대로 실천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절친한 친구 엥겔스와 전 유럽에 걸쳐서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마르크스의 유년은 행복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지지해 주고 뒷바라지 해 주신 아버지를 두었고 학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지신을 지지해주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다. 

 마르크스는 냉철한 철학을 가진 급진적인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찌되었던 소외되고 억압받는 프롤레타리아트를 대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의 세상을 보면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것들은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고, 독점자본주의의 출현과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와 신기술의 부단한 도입으로 인한 주기적 공황의 도래등의 예언들으나 다 적중하였지만 다른 일들은 그의 예언대로 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19세기말 에서 20세기 초의 서유럽은 대파업과 혁명적 정세를 맞았고, 아주 비싼 댓가를 치르고서야 자본주의를 효과적으로 수정하기 시작했다. 마르크스 덕분에 자본주의 국가들은 붕괴되지않을 수 있었다고아야 할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던 러시아, 중국, 쿠바, 베트남등은 20세기 말에 벗어나기 어려운 위기를 맞아 와해 되었으며, 자본주의가 오히려 몰락한 사회주의 국가에 원조를 제공하고 있기까지하다.

그러나 그의 경제적 평등이 밑바탕이 되는 자유, 소외되지 않는 노동, 정당한 근로에 의한 소득, 인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불합리한 관습과 이데올로기로부터의 해방, 개인의 자유롭고 전면적인 발전등의 가치는 인류 문명의 귀중한 자산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이책은 이사야 벌린이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마르크스의 사상과 인물에 대해서 쓰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렇지만 그가 자본주의의 체제에 속한 사람이다보니 완전히 중립적인 시각과 객관성을 유지하지는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듯한 뉘앙스가 제법 많이 풍기고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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