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영화 읽기 수업 - 질문이 있는 교실 영화 이야기
지태민 지음 / 이비락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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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꽤 많은 선생님들이 수업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학습 내용이나 주제와 관련된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교과 내용과 관련되었더라도 아무때나 보는 건 아니다. 평소에는 진도 때문에 잘 보지 않는다. 어린이 날이라던가, 학기 말이나 방학 중에 특별한 경우에만 영화를 보여준다. 시간도 30분 미만의 짧은 내용만 활용한다. 그러다보니 장편을 함께 보기는 힘들다. 장편은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물이나 tv에 연재 되었던 애니메이션중 한편씩 보여준다.

지태민 선생님의 [어린이를 위한 영화 읽기] 책을 보는 순간 이 분은 수업에 어떤 영화를 활용하는지 궁금했다. 사실 내가 하는 수업이 특정 과목이라 수업에 영화를 활용할 일이 별로 없다. 끽해야 [고스트 바둑왕]을 함께 보는 정도다.

나와 달리 지태민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이다보니 영화를 다양한 수업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도 여러 분야를 다룬 작품들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1부 단편영화 읽기, 2부 주제별 영화 읽기, 3부 교과별 영화 읽기, 부록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단편 영화 읽기'에서는 10분도 안되는 영화부터 20분 안팎의 영화들이었다. 솔직히 나는 이런 짧은 영화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영화에 대해서 무지한 나는 부끄럽게도 "10분도 안 되는데 영화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나?"라고 까지 생각했다.

'2부 주제별 영화 읽기'에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면 딱 좋을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2부에 소개된 영화 중에서는 '주토피아'만 이름을 들어본 듯했고, 모두 내가 모르는 영화였다. 모두 내가 보지 않은 영화였다. 지태민 선생님은 "좋은 영화일수록 '볼매'이다. 여러번 보면 볼수록 안 보이던 것들이 눈과 귀로 들어오게 된다"(-p114) 라고 하면서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선생님이 영화읽기 수업을 하는 과정은 [성취기준 연계- 교과서 어떤 학년 무슨과목에 연계하면 좋을지 안내 → 줄거리(영화의 줄거리 소개) → 영화 열기(영화 내용 전달) → 영화 속으로(영화 내용에 관한 각자의 느낌 나누기)→ 영화 밖으로(영화 주제와 비슷한 상황 등을 현실에 확장하여 이야기 나눔)]으로 이루어져 있다.

'3부 교과별 영화 읽기'에서는 과목과 관련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과학과 관련 영화로는 '나의 문어 선생님','마션'을 소개하고 있다. 3부에 오니 내가 본 영화들이 제법 있었다. '자산어보','말모이', '마션',' 집으로','리틀 포레스트'.

3부에서 처음 알게 된 영화는 '페루자'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에티오피아의 페루자 라는 소녀가 조혼을 피해 먼 도시로 나가 직장을 구해야만 한다는 내용을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났다. 페루자의 어머니 또한 13살에 원치 않은 결혼으로 페루자를 낳았다니 완전 충격이었다. 아직도 어린 여성이 조혼과 노동에 착취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어린이를 위한 영화 읽기 수업]을 읽고 새로운 영화를 많이 알게 되어서 참 좋았다. 시간 내어서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잘 챙겨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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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 소설
테니 넬슨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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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깜찍하고 발랄하고 기발한 동화를 읽었다. 아니 10대 사춘기 청소년 소설을 읽었다고 해야하나? [인사이드 아웃1]에서는 라일리의 아동기였다면,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감정들을 다루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극장에 상영된 [인사이드 아웃]을보지 못했다. 아이들이 어렸다면 당연히 보았겠지만 이미 성인이 되어버렸으니 관심을 가지지않았다. 30대 신혼인 아들이 며느리와 함께 [인사이드 아웃]을 본 모양인지 극찬을 했었다. 그래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아들과 나는 취향이 달라서 그 아이가 재미있다고 하는 부분과 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 그리고 동양인 사고의 틀에 갇혀버린 내 머리로는 서양인의 유머가 가득한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들은 달랐다. 곰돌이 푸, 라이온킹, 뮬란, 등을 보고 자라서 그럴까? 그 정서가 낮설지 않은 모양인지 정말 좋아했다. 요즘도 곰돌이 푸나 라이온 킹의 대사를 줄줄이 왼다.

동화로 본 [인사이드 아웃2]는 참 재미있었다. 라일리라는 소녀의 머릿속 감정들이 등장인물이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감정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 부럽,당황, 따분, 불안. [인사이드 아웃2]의 빌런은 단연 불안이다.

솔직히 사춘기가 되면 감정이 시소를 탄다. 하루에 열두번도 더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깔깔거리고 웃다가도 금방 울고, 뻑하면 화를 낸다. 별일 아닌데도 토라지고, 우울해 한다.

[인사이드 아웃2]에서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라일리를 폭주하게 만든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사춘기는 이제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고 이때부터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앞날이 불확실하니까 잘못하면 불안이라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이 동화에서는 하키 캠프에 참가하게 된 라일리가 절친 그레이스, 브리와 함께 했던 포그혼을 떠나 새로운 파이어 호크 팀원이 되기를 바라면서 감정들이 심각하게 혼란을 겪게 되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두 관점에서 전개 된다. 하키 경기를 하는 라일리와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머릿속 감정들. 감정들은 나름 라일리를 바른 길로 이끌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불안이 폭주하는 바람에 비상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것은 다른 자아감들과 달랐다. 모양이 계속해서 변했다. 매번 모양이 만들어질 때마다 다시 또 변했다. 감정들은 흥미진진하게 자아감이 계속해서 변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이것이 바로 계속해서 진행 중인 우리 라일리다. 항상 변하고, 항상 성장하는… 무엇보다도 언제나, 라일리는 라일리 자기 자신이었다.-P152

위 내용이 이 동화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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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아트북 : THE ART OF 인사이드 아웃 2
피트 닥터.켈시 만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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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한 책이 내 손에 들어오다니 ! 참 기쁘고 행복하다.

[인사이드 아웃1]에서 주인공 라일리는 슬픔도 기쁨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기로 하고 막을 내린다. 그런데 아이는 자란다. 그 시절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열세살이 된 라일리는 키가 10센티미터 쯤 컸고, 교정기를 끼게 된 청소년이다. 아트북에서 라일리뿐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의 다양한 모습이 어떻게 창작되었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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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는 절친 브리, 그레이스. 그리고 명문 파이어 호크 팀 선배들. 여기에 다 담아 낼 수는 없지만 인물들이 탄생하는 과정이 진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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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2]는 청소년이 된 라일리를 감정들이 어떻게 컨트롤

하는지 흥미진진하다.

[인사이드 아웃2]는 사춘기를 맞이한 라일리에게 기존의 감정들에 새로운 감정들이 들어온다. 불안, 부럽, 당황, 따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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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더 풍부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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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하키하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실제 하키 선수들의 동작을 얼마나 많이 보았을까? 정말 생생하다. 진짜 하키 선수들이 하키 스틱으로 퍽을 치면서 달려오는 것 같다. 실감 난다.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려고 소소한 것까지도 재미있게 그렸다. 기쁨, 슬픔, 불안, 까칠, 소심,부럽, 당황, 따분 등 감정들이 너무 귀엽다.

[인사이드 아웃2] 아트 북을 보지 않았다면 이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창작해낸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아트복까지 만들어 주어서 너무 소중하고 고맙다.

[인사이드 아웃2]은 2024년 극장가를 뒤흔들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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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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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수상하고 늦은 김장을 하려다보니 이제야 서평을 쓴다. 손암 정약전 선생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소설[자산어보]도 읽었고, 영화도 보았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과 [파란]에서도 소개 되었으니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양심상 [흑산도 가는길]을 읽지 않고 서평을 쓸 수는 없었다.

오늘에서야 [흑산도 가는길]을 다 읽었다. 정약전은 정약용의 둘째 형이다. 세째 형 약종은 신유박해 때 순교했다. 정약종은 우리나라 자랑스러운 천주교 성인이 되었다. 정약전과 정약용도 천주교를 믿었지만 배교했다. 정조가 죽고 대왕대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조선의 천주교를 박해했다. 유교의 나라에서 부모의 신주를 불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않겠다고 하는 천주교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천주교는 [서학]이라는 학문으로 먼저 받아들였다. 지배층에서부터 믿기 시작해서 민중에게 퍼져나갔다. 더구나 선교사가 와서 전파한 것이 아니라 서학을 공부한 선비들에 의해서 자생적으로 신앙이 일어나서 자리잡았다. 전 세계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다. 그래서 우리나라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은 바티칸에 가면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믿었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더구나 여러차례의 박해를 거치면서 순교자들이 넘쳐났다. 목숨을 바쳐서 신앙을 지켜낸 것이다.

정약전는 초기 천주교를 받아들여 전파시킨 선비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물론 살기위해 배교하고 흑산도에 유배되었지만 말이다. 신학문으로 공부했던 [서학]이 온 집안을 풍비박산나게 하고 자신 또한 절해 고도에 귀양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귀양지 강진에 자리잡고 학문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데 집중했다. 다산과 여러 면에서 더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손암 정약전은 훨씬 서민적인 삶을 살았다. 물론 서울에서 더 먼곳인 흑산도로 유배되어 그곳 아전들과 수군들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었지만.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정호(程顥)와 정이(程頥) 형제와 비슷했던 것 같다. 형인 명도선생(정호)는 호방하고 여러 학문을 두루 연구하였지만, 동생 이천선생(정이)은 매우 꼼꼼하게 정통 학문만 판 경우이다.

정약전이 명도선생과 비슷하여 흑산도 사람들과도 격이없이 어울리고, [현산어보]를 집필한 것이 정통 학문에 벗어났지만 매우 값진일이다.

첩으로 맞아들인 거무라는 여인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막을 모르겠다. 하지만 절해고도에 혼자 남겨진 정약전이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첩을 맞아 들인 것은 그 시대에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으니 내가 평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죽음의 원인 된 술과 더불어 살았다니, 어린 자식들과 젊은 첩에게는 정말 무책임한 가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천주교 신자인 나는 천주교라는 명품 종교를 우리나라에 받아들여준 정약전 같은 선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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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풍경 컬러링북 - 수채화로 그리는, 2024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이향우 지음 / 인문산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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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옥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기와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한옥이나 궁궐을 보면 고향 생각이 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태어난 집이 고대 광실 대궐같아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한옥 마을에 가면 고향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푸근해진다.

[궁궐 풍경 컬러링북]을 보는 순간 깊은 정감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볼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커졌다. 그림이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드는 수채화라서 더 좋았다.



궁궐 그림이다보니 그 곳에 살았던 왕과 왕비가 먼저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사계절의 궁궐 풍경이 차례 차례 소개 되었다.

가을,



어느 곳을 그린 그림인지 그림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하고 어떻게 색칠해야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름,



색칠 포인트에서는 실제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림에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격려한다.

겨울,



책에서 제시한 대로만 따라 그려보아도 그림 실력이 늘 것 같다. 그림을 직접 그려보지 않고,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궁궐 풍경 컬러링북]을 보고 그림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마을과 집을 머리 속으로 떠올려 보았다. 그림으로 그린다면 우리집 한채가 아니라 마을 전체를 그려야할 것 같다.

우리집은 디귿 자 모양의 집이었다. 안채를 중심으로 오른 쪽에는 외양간과 돼지 우리가 있었고, 왼쪽에 사랑채가 있었다. 외양간 옆의 커다란 감나무, 마당 끝 화단에 있던 개암나무도 생각난다. 어린 마음에 마루와 마당이 엄청 넓고 컸다. 내가 여섯살이 되었을때, 자식들을 도시에서 교육시켜야겠다는 아버지의 일념으로 이사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다시 고향 마을 내가 태어난 집을 가 보았다. 우리집은 내 기억보다 훨씬 작았다. 넓은 대청도 아니었고, 방들도 왜 그리 작은지. 여섯살 기준으로 엄청 크고 넓었던 것이다.

내가 태어난 마을 이름이 배마을이다. 집집마다 배나무가 있었다. 아이 주먹만한 맛없고 작은 배가 열리는 돌배나무였다. 지금 생각하니 마을이름도 무척 정겹다. 봄이면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마을이었다. 하얀 배꽃, 백의민족, 돌아가실때까지 군자임을 내세우던 아버지.

[궁궐 풍경 컬러링북]에서 내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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