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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수상쩍은 과학 교실 ㅣ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한수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부분의 아이들은 획일적이고 반복적이고 강제적인 것을 싫어한다. 공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즘은 그래도 꽤 재미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우리집 아이는 내가 능력되는 대로 집에서 가르친다. 물론 학교 숙제 정도를 봐 주는 수준이다.
아들이 일반 학교가 아니라 대안학교를 다니는 바람에 숙제가 많지는 않고 시험은 아예없다.
그래도 단원이 정리 되는 부분이 숙제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아들과 내가 머리를 맞대고 능력껏 푼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내가 답안지에서 풀이 과정을 미리 보고 설명해준다.
그렇다고 아들이 나를 무시하거나 한적은 한번도 없다.
물론 엄마가 이 문제를 다시 본 것이 30년이 넘은 옛날일이라 많이 잊어버렸음을 누차 강조하고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같이 답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아들의 공부를 봐주기 위해서는 아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를 내가 먼저 살피게 된다.
요즘 교과서는 정말 알차게 되어있다.
재미있기도 하고 보충 설명도 참 잘 되어있다.
70,년대에 초등과 중등을 다닌 내가 보기에 그렇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국어도 말,듣,쓰기와 읽기가 따로 되어있고 수학도 수학과 수학익힘으로 과학도 과학과 실험관찰등으로 나뉘어 있다.
잘 활용하면 보습학원에 다닐 필요가 전혀 없다.
사이버 스쿨을 활용하면 인강도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예습 복습이 다 가능하다. 정말 공부하기 좋은 세상이다.
그런데 공교육이 잘 못됐다고 다들 말한다. 모두 공부,공부하니 아이들이 미쳐간다고들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대로 안가르쳐주는 걸 학원에서 배운다고 다들 사교육 현장으로 아이들을 내몬다.
공교육에 아이를 맡기지 않고 있는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교육이 잘 못됐다고 대안학교를 택한 건 아니다. 아이가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배움을 즐기를 바래서 였다.
대안학교에서는 공부만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많은 것들 중에 공부가 가장 좋으면 공부를 하면 된다. 그런 선택을 아이스스로가 하도록 자립심을, 의지를, 열망을 표출하도록 안내한다.
얼마전 아들이 사귀던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아이가 전학을 할까라고 했다.
그래서 같이 생각해보자고했다. 전학을 하게 되면 일반 학교에 가야한다. 그렇지만 아이는 별로 싫은 내색이 없다.
성적에 줄을 세우지 않는 부모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학교가 어디냐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에 읽게 된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은 3,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과학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할 목적으로 출판된 책인듯하다.
과학을 싫어하는 아로라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과학시간이 지루하고 싫다.
그런데 옆집에 이상한 부녀가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입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좋게 설정했다.
이삿짐을 끌고 가는 엄청나게 큰 고양이 얼굴이 거의 몸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이상하게 생긴 부녀.
한밤중에 몇년째 비어있던 빈 집으로의 이사등등...
서두가 재미있다보니 책을 들고 금방 다 읽을 수 있었다.
단원을 물질, 액체와 기체, 동물의 한살이, 동물의 세계 등으로 나누어 자연에서 일어나는 과학적인 현상과 변화 생명의 탄생등을 잘 설명해 놓았다.
곳곳에 만화를 삽입해서 긴 문장을 읽어내는 호흡이 짧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가 잘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이 사교육에서 이루어 진다는 설정이 좋지 않게 느껴졌다.
이 책을 출판한 곳이 과학 수학 사교육을 선도하는 [와이즈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정도의 과학에 관한 내용은 교과서에서도 충분히 재미있게 다루어지는 부분들이다.
수업만 착실히 듣는다면 잘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이다.
굳이 공부균 선생이 차린 과학 교실이라는 사설 학원이 아니더라도 다 배울 수 있다는 말이다.
공부균이라는 과학자가 딸 하나를 데리고 몇년째 비어있던 빈 집으로 이사를 와서 과학교실을 차린다는 설정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공부균이란 사람의 과학적 능력은 세계적이다 못해 우주적이기까지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후진 동네에 와서 그냥 과학을 가르치는 학원을 차릴까?
책의 내용이 발상이 너무 지나쳐서 허무맹랑해져 버렸다.
차라리 우주에서 지구별로 이사왔다거나 그랬다면 좀 덜 했을 것 같다.
이야기에 개연성도 없고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니 좀 과장을 해서 재미를 주려고 했다는 건 알겠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 더 신경써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호킹 박사와 그의 딸이 공동으로 만든 책 중에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가 있다.
그 책에서도 옆집에 딸 아이와 세계적인 과학자가 산다.
그 책에서 모티브를 살짝 따와서 이 책을 만든 느낌이 강하게 전해온다.
그런데 그 책에서는 재미도 있고 리얼리티와 개연성도 착착 맞아 떨어진다.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교실]은 발상은 좋으나 부족한 면이 많이 보이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