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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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는 1인칭 소설이다.

<나>는 어른의 문턱에 다다른 열아홉살 청소년이다.

고3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학교를 자퇴하고 여행을 시작한다.

가족에게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집을 나서니 가출이라고 해도 되는 여행이다.

그렇다고 집안에 행선지를 알릴 어른도 없고 본인도 구지 알리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집에 있는 현금을 여행가방에 챙겨서 여행을 감행한다.

뚜렷한 목적지가 있는 여행이 아니라고 한다.

그냥 마음 가는데로 발길닿는데로 여행을 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인가하고 읽어내려가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처음이 안개에 쌓인듯 모호한 설정이다.

늘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형의 존재는 <나>의 의식 속에서만 존재한다는게 느껴진다.

첫날의 노숙을 잘 보내고 난 다음부터 비가오는 날이 계속된다.

여행이 끝날때까지.

<그치지 않는 비>라고 절망을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세상에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그러니 <나>의 삶에 드리운 우기도 시간이 지나면 그칠 것이라는 희망이 읽혀진다. <

나>에게 드리운 우기는 어머니와 형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이다.

처음 어머니가 죽었을 땐 형과 아버지는 본인들의 슬픔을 통제하기에 급급해 <나>를 방치하고,

결국 형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아버지는 술과 막일로 겨우겨우 삶을 지탱해 나간다.

그러나 <나>는 가장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을 발산하고 치유해 줄 아무도 없었다.

본인 말처럼 형과는 정반대로 행동하며 자신을 다잡았다.

형이 흐트러지면 흐트러질수록 자신은 더 성실하게 살았다. 

형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는데 그런형이 죽어버렸으니 더 이상 학교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나>의 여행은 결국 엄마와 형이 영면하고 있는 산에 다녀오는 것이었다.

엄마와 이별하고 형과도 이별하며 <그치지 않는 비>를 맞으며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는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이름이 없다.

주인공은<나>이고 초등시절 여자친구는 출석번호 19번, 목사, 산타크로스의 부인같은 할머니, 운전기사등.

직업이나 특징으로 지칭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치지 않는 비속의 흐릿함처럼 모든 상황이 몽환적이다.

비가 그치고 나면 꼭 짙은 안개가 자욱할 것 같고 안개가 사라져야 맑은 날이 올 것같다.

 

내가[그치지 않는 비]를 읽는 내내 날씨가 쾌청했다.

그래서 일까? 제목이 [그치지 않는 비]였음에도 전혀 우울하지 않았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듯이 <나>에게 내리고 있는 비가 그치고 나면 <나>는 괜찮게 잘 살아갈 것같은 희망이 느껴졌다.

 

"형은 그런말을 했었지. 과거는 발판처럼 현재의 밑에 깔려있는 거라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발판이라해도 그걸 딛고 사는 수 밖에 없다고 말이야."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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