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사랑법 - 김동규 철학 산문
김동규 지음 / 사월의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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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상처로 무정해진 여자에게 남자는 깊은 연민을 느끼고, 딱히 생의 목표가 없던 남자는 그 여자를 사랑하는 것에 남은 생 전부를 걸어버린다. 과연 이 남자의 선택은 옳은 것이었을까? 

남자의 여자에 대한 연민은 주제넘은 교만이었다. 여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랑보다 남자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혀 변화가 없던것만은 아니었다. 여자가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무력함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자그맣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아이가 해버린 것이다.

책은 여백으로 개신교가 가톨릭의 마리아나 예수를 성상으로 표현하는 것에 민감하다는 것을 남긴다.. 절대자의 초월한 이미지를 남기는 것은 십계명에 어긋난 우상숭배라는 것이다. 복잡하다. 좋으면 좋고 의지할 수 있다면 된거지...가톨릭 신자들은 성모님의 모습에서 사랑을 배우고 힘을 얻는다. 그냥 그 사람이 좋으면 된거다. 그 딴 잣대는 연구할 때나 하면되지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

남녀만 사랑의 결실을 낳는 것은 아니다. 사랑으로 철학자는 개념을 낳고 예술가는 작품을 낳는다. 창작함으로써 모두 마리아가 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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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랑법 - 김동규 철학 산문
김동규 지음 / 사월의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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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사랑에 대해 글로 읊는다. 독자는 약간의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얼마나 고차원적인 지식들로 사랑을 표현해 줄까? 어떤 철학자의 어떤 학설을 근거로 사랑에 대해 얘기할까? 내가 이 책을 이해는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으나 ...기우라고 말해야하겠다.

그는 철학자라도 그렇게 어렵고 고차원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읊조리며 잘난체 하는 지식인은 아닌듯 하다. 소위 말해 글에서 겸손이 보이며 지극히 인간적이다. 만약 철학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히지 않았다면 정말 친절한 인생선배와 노포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들을 법한 사랑에 관한 소신있는 생각의 글이다. 우리들의 비루한 일상에서 웅대한 사랑이 움트고 성장하며, 모욕 받으면서도 당당히 자신을 관철해 내는 사랑의 ' 사나운 조짐' 을 간파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을 읽어내는 목적이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의식의 흐름대로 내가 좋으면 사랑하는 것...이 단순한 이치는 성숙한 사람의 사랑법이 아니라는 것인지... 철학자 김동규가 들여다 보는 인간과 삶의 본질, 이 책을 통해 사랑에 관한 나의 고찰도 한번 제대로 정리해 보는걸로!



"이 책은 비루한 일상에서 웅대한 사랑이 움트고 성장하며, 모욕받으면서도 당당하게 자신을 관철해 나가는 사랑의 '사나운 조짐' 을 간파해내고자 한다."(page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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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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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향을 떠나올 때 이미 염세적인 인간으로 변해있었지. 인간이란 믿을게 못된다는 관념이 그때 이미 뼈속 깊이 사무쳤던게야. 나는 내가 증오하는 작은 아버지나 작은 어머니, 그외 다른 친척들을 모든 인류의 대리인쯤으로 생각하게 됐네.



선생님의 편지에는 그렇게 궁금해서 물었으나 대답해주지 않으셨던 이야기들이 마치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유서 속에 담긴 선생님의 비밀은 자살을 결심 한 후 자신의 목숨과 함께 매장해 버리고 싶은 이 진실을 그리고 경험을 세상에 단 한명뿐인 자신이 유일하게 신뢰하는 후배에게 편지글로 전한다. 청춘의 자아는 순수한 탓에 현실과 괴리감이 절벽처럼 높게 느껴지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함정같은 깊이로 다가올 수도 있을 법하다.

오해, 자기연민, 한없이 약하기만 한 자아...이 소설 좀 나와 맞지 않음을 느끼며 끝까지 읽으면 이 선생님의 힘들고 괴로운 내면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도 같다. 선생님의 진한 회한이 깊게깊게 읽는 이들의 마음을 적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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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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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어디까지나 선생님이 나를 위해 의식주를 해결할 일자리를 주선해 주려는 거라고 해석한 모양이었다. 나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의 평소 모습으로 미루어 보면 아무래도 이상했다. 선생님이 내 일자리를 찾아준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되었다.

page144

대학을 졸업하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갈 줄 알았으나 쉽지 않자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라도 직장에 들어가 는 모습을 보고 편하게 눈을 감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이신다. 우유부단한 나는 직장을 스스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줄곧 선생님께 편지로 부탁을 드린다. 사는게 복잡해 보이기만 하는 선생님이 직장을 알아봐줄리 없다는 건 독자들이 읽어봐도 뻔한 일인데 세월을 낭비하며 아버지가 돌아가실 날만 기다리듯 곁만 지키는 나의 모습에 고구마 열댓개 먹은 느낌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갈 줄 알았으나 쉽지 않자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라도 직장에 들어가 는 모습을 보고 편하게 눈을 감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이신다. 우유부단한 나는 직장을 스스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줄곧 선생님께 편지로 부탁을 드린다. 사는게 복잡해 보이기만 하는 선생님이 직장을 알아봐줄리 없다는 건 독자들이 읽어봐도 뻔한 일인데 세월을 낭비하며 아버지가 돌아가실 날만 기다리듯 곁만 지키는 나의 모습에 고구마 열댓개 먹은 느낌이다.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는 화자, 아버지가 꾸준히 돈을 대어 주시니 화자는 가끔의 잔소리도 자신에게 싫은 소리로 들린다. 화자는 여전히 선생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오로지 초점이 선생님에게로 맞추어진 화자를 생각하면 그래도 끝까지 자녀를 믿고 기대하는 그 부모를 보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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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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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에 겪은 일 때문에 남을 의심하게 됐어. 그래서 사실은 자네도 의심하고 있지. 하지만 어떻게든 자네만은 의심하고 싶지 않아. 자네는 의심하기에는너무도 단순한 것 같으니까. 나는 죽기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남을 신뢰하며 죽고 싶어. 자네가 그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되어 줄텐가? 자네는 정말로 진실한가?

page92

선생님도 특이한 분이고 화자인 나도 선생님에게 유달리 집착하며 집요하게 알아내고자 한다. 선생님은 도대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어 이렇게 파악하기 힘든 사람이 되었는지 읽는 내내 독자를 불편하게 한다. 부모님의 죽음 후 믿을 수 없게 바뀌어 버린 친척들에 대한 불신의 상처인가? 보통의 소설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다른 마음들이 보인다. 끊임없는 고민들과 복잡함이 아무것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화자인 나는 어떠한가. 우유부단하면서도 목표도 없이 선생님에 대한 탐구심만 가득한 사람이다. 도대체 선생님의 마음을 알아내서 어디다 써먹으려고 하는건지 아프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기대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 화자를 구제하고 싶은 마음이다.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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