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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 ㅣ 현대지성 클래식 70
애덤 스미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쉽게 분노하고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럴 때 이성을 다독이며 내가 만약 제3자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 질문만으로 감정적인 충돌이 심화되는 것을 90퍼센트는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에서 잠시 벗어나 그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은 인간 내면의 감, 이성, 양심이 어떻게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어 도덕적 질서를 만드는지 탐구한 책이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은 '공감'과 '공정한 관찰자'라는 감정과 내면 기제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행위와 이에 따른 사회질서가 자연스럽게 형성됨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알고 이는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기초가 된다. 또한 자신이 만나게 되는 사건, 사고들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객관적 가상의 공정한 관찰자를 통해 스스로 절제하며 도덕적으로 내면을 채워 나간다.

제1부 - 행위의 적절함에 관하여
제2부 - 공로와 과실 혹은 포상과 처벌의 대상에 관하여
제3부 - 자기감정과 행위 판단의 근거, 그리고 의무감에 관하여
제4부 - 효용이 도덕적 승인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제5부 - 도덕적 승인과 불승인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관습과 유행에 관하여
제6부 - 미덕의 성격에 관하여
제7부 - 도덕 철학의 체계에 관하여
목차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 보다 인간의 감정과 그 통찰에 대해 더 애정을 가지고 실용적인 윤리를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는 늘 우리에게 큰 고민을 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면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 내 안에 존재하는 '공정한 관찰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인간은 한없이 부족하고 완전하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조금만 이해하고 감정을 잘 다스릴 때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현대사회가 주는 개인적인 성향과 경쟁의 심화는 사람들을 더욱더 큰 고립으로 이끈다. 성과가 좌우하는 공로의 평가는 어떤 이에게는 사회적이고 호의적이지만 반면 반사회적이고 악의적인 감정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스스로의 행동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기준은 타인의 행동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기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우리가 처음으로 갖게 되는 도덕적 판단은 타인의 성품과 행동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우리가 타인을 평가하듯, 타인의 시선에 비친 자신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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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분히 이기적이고 자기애가 넘치는 존재이기에 자기 기만에 빠질 우려가 있지만 반면 우리 마음속에는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 또한 존재하므로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 필요도 있다.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공정한 관찰자로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시선에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도덕적 판단을 내리기 위한 결의론 적인 규칙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한다. 세상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화하므로 획일적인 규칙을 정하기보다 도덕적으로 동등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공정한 관찰자가 개입된 스스로의 판단에 믿음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내면에는 이미 사회를 바꾸는 힘이 있다!는 공정한 관찰자의 정의에 우리는 좀 더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를 느낀다. 사람이기에 부와 권력을 탐하고 끝없이 갈망하며, 타인의 인정을 얻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제어하는 이기심으로 사회가 붕괴되지 않는 이유는 공감에서 찾을 수 있다. 공감(sympathy)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이기심을 조절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 부와 명예를 가지고 탐욕스럽게 살아가기보다 살아있으므로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 속에서 행복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애덤 스미스는 권력과 부는 얻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건 더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위태롭고 탐욕스러운 욕망에 시달리기보다 적게 가지고 그 가운데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이 만족스러운 삶임을 강조한다. 인간의 양심을 심오하게 다룬 책, 도덕 감정론은 인간 행동의 모든 체계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도덕 철학의 완성이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책들 중 가장 으뜸이 되는 가장 현실적인 인간학이라고 한다.
어려울 줄 알았던 이 벽돌 책은 번역자의 매끄러운 화법으로 전혀 어렵지 않게 읽어나간 철학의 정수였고 공정한 관찰자를 통해 본 인간 내면의 공감과 성찰이 우리 사회를 보다 조화롭게 유지해 나가는 핵심임을 알게 되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