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을유세계문학전집 14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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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는 탐정소설의 창시자로 통한다. 평소에도 두뇌게임, 퍼즐, 암호문 해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작품속에서도 이를 활용해 인간 심리의 깊은 통찰을 독자들로 하여금 깨닫게 돕는다. 사람의 심리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있기에 추리, 탐정 소설의 완벽함을 전해준다.

을유세계문학전집의 143번째 도서는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이다. 책에는 총 13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내가 읽은 작품은 4편 정도라 이번 기회에 새로운 단편들을 읽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에드거 앨런 포의 어린시절은 불우했고 양부모의 영향으로 그나마 사랑을 받고 자랐으나 성인이 된 이후 도박, 음주 등 방탕한 생활로 스스로를 돌보지 않아 마흔이라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1.도둑맞은 편지

2.군중 속의 남자

3.어셔가의 몰락

4.검은 고양이

5.고자질하는 심장

6.라게이아

7.베르니스

8.길쭉한 상자

9.생매장

10.아몬티야도 술통

11.황금충

12.네가 바로 범인이다.

13.모르그가 살인사건

목차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있지만 『고자질하는 심장』이라는 단편은 지나치게 예민한 주인공이 그저 노인의 눈빛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살해한다. 한 마디로 어쩔수가 없었다!는 자기합리화로 노인을 죽인 동기를 찾고 노인의 눈빛에 혐오와 사랑을 동시에 보고있는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7일간 살인을 계획하며 극도의 조심성과 치밀함을 보이고 8일째 실천에 옮긴다.


매일 밤 자정 무렵, 나는 그의 문의 빗장을 열었다. 그리고 내 머리가 들어갈 정도로 문이 벌어지면 , 천으로 꽁꽁 싸서 빛이 새어 나오지 않는 랜턴을 그 문틈으로 집어넣고 그 다음에 머리를 밀어 넣었다. 내가 얼마나 교묘하게 머리를 밀어 넣었는지 봤으면 웃었을 것이다.

page100 / 고자질하는 심장 중


완전 범죄인줄 알았겠지만 경찰이 온 후 죽은 노인의 심장소리가 서서히 그를 압박해온다. 포는 인간이 통제할수 없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의 불안을 글로 나타낸다. 총 13편의 단편 속 논리적 추론과 과학적 분석을 통한 그의 소설은 인간심리의 복잡하고 다양한 내면을 탐구하며 철학적 깊이 또한 담고 있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경찰과 뒤팽의 숨막히는 추리대결을 읽을 수 있다. 살인사건에서 관습적인 경찰의 수사방식은 난제를 불러오고 뒤팽은 사건현장에서 경찰이 놓쳐버린 사건의 세부사항을 포착한다. 뒤팽의 창의력은 항상 경찰을 앞서고 이러한 작품의 구상은 훗날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표본이 될 정도로 문제해결방식에서 놀라운 창의력을 보여준다.

인간내면의 어둡고 복잡한 심리적 상황과 무의식, 억압된 매커니즘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포의 소설은 인간이 가지는 복잡성과 모순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독창성을 드러낸다. 총 13편의 소설을 읽는 동안 에드거 앨런 포가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이성과 공상 속에서 고군분투했을지 놀랍기만했다. 포의 소설은 질질 끌며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 나가기보다 의미있고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소재들로 다루어져 더 친근감이 있다. 더위는 가버렸지만 포의 소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서 스릴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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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 홍성남 신부님의 인생 구원 상담소
홍성남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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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나를 사랑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병적인 자의식과 스스로에게 너무나 엄격함을 강조하며, 끝없이 몰아붙이고 채찍질했던 과거는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허망함만 남긴다. 신부님은 자신의 안에 도사리고 있는 무엇이든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의 괴물을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심리분석을 통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길고 긴 여정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신 신부님의 저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신다. 열등감으로 가득찬 신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유치원 시절 무엇을 해도 인정받지 못한 기억 때문에 항상 주눅이 든 시절,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치부하며 열등감에 짓눌린 채로 성장했다. 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하는지 돈 밖에 몰랐던 아버지는 오로지 돈 잘 버는 장남이 되기만을 바라셨고 누구와도 대화할 상대가 없어 늘 외로웠고 마음의 벽을 쌓은 채로 살았다. 우연히 발을 디딘 성당에서 관심을 주는 선배들을 만나며 신앙보다 오로지 만남을 목적으로 추구했고 관심에 굶주렸던 신부님은 독실한 신자로 인정받게되자 수도자가되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광기어린 신안생활이 사제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때부터 파란만장한 신부님의 삶은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았고 혐오가득한 세상과 세속적인 삶을 따라가게 된다. 신은 없다고 믿었고 무속신앙에 빠져 돈만을 추구하며 점쟁이가 되기 위해 수련을 쌓던 어느 날 , 기적처럼 영적체험을 하게되고 환시인지 모를 생생한 예수님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후 신부님은 신학교에 들어가셨고 서품을 받고 사제생활을 시작하셨다. 사제가 되어서도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고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방황을 하셨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동물 우리같은 삶에서 벗어나려할 때, 마음속 괴물은 온갖 욕설과 비방으로 가슴을 후며 파며 우리의 발목을 끌어당긴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자신을 이롭게 만들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결코 죄가 아니다.

page54


유아기, 양육자의 사랑이 충분히 충족 되었을 때 우리에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지하는 자기애가 형성된다. 이 필요함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자존감은 쉽게 상처받고 자기애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다. 인간이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충분하게 사랑을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아주 친절한 사람과 때로는 의도치않게 빌런도 만나게 된다. 한 사람의 친절한 행동은 타인을 살리는 힘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타인에게 친절해야할 이유가 있다. 친절은 결국 자기 자신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대부분의 원인은 상대방보다 나 자신에게 있다. 우리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도 스스로 내 안에서 이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 전쟁같은 삶 속에서 내 마음을 평온하게 지켜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누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혹은 저 인간은 왜 저리 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인지 시한폭탄처럼 촌각을 다투는 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나를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습관들을 통해 나의 멘탈을 지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탄탄한 기본을 갖춰야 한다.

신부님께서 알려주는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쉽다. 좋은 것을 보면 눈이 즐겁듯이 내 눈에 지속적으로 기분 좋은 걸 보여주는 노력이다. 오감을 자극애 좋은 향기를 맡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들어 귀를 호강시키며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챙겨먹으며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깔끔하게 정돈하여 뇌를 쉴 수 있게 만들고 속상하면 실컷 울어서 감정을 표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강박에 시달리는 당신, 자기 모멸에 찌들어 삶이 꼬이고 불편한 당신을 위해 신부님께서 경험한 삶의 지혜를 풀어 놓은 책, 이 책을 읽고나면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짧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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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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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순류는 선불교를 연구하고 미국에 전파한 유명인이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묵묵히 앉아서 수행할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말한다.

작가는 일본 승려의 아들로 태어나 곤궁한 어린시절을 보내며 자랐다. 열 세살 어린 나이에 수계를 받아 선사가 되었고 평생을 참선하며 이를 서구에 알리고 싶은 열망을 품어왔다. 선불교에서 전하는 단순하고 핵심적인 수행, 좌선의 아름다움과 힘을 깊이 믿어 사람들에게 지혜를 전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온 것이다.

그의 가르침과 수행방식이 그저 인간으로 존재하며 스스로를 알아가고 좀 더 자기 자신 다워지는 것에 힘을 실었기에 진정성을 인정받고 지속가능한 선 수행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자기를 잊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리에 머물렀는지 잊어가며 수행을 할 때, 그 수행은 만물을 어우릅니다.



자신을 알아내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작가의 말은 참선중 자신이 누군지 알아내려 하다보면 자기중심적이고 편협한 마음을 쓰게되어 오히려 그릇된 마음을 가질수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볼수 있는 수행을 하기를 권한다.

자신을 누르고 있는 압박과 모든 고민들을 내려두고 그저 내마음을 무의 상태로 두는 것이다. 숨을 고르고 편히 앉아 생각을 비워내고 오로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 스즈키 순류는 그때 스스로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시간을 만날수 있다고 한다.


녹록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수도없이 상처받고, 또 무던히 회복하며 살아간다. 그러다보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지레 섣불리 걱정하며 스스로를 조여 매기도 한다. 제대로 된 참선은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며 스스로의 생각을 말끔히하여 좀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도록 이끈다.

일상의 매 순간에 집중해 그저 앉는 것만으로도 진짜 나 자신을 만날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잠시 여유를 통해 내 안에 스며든 복잡한 생각들을 비우고 공의 상태로 머무는 것, 이 단순한 습관으로 좀 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다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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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영감노트 -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고전 수업
기무라 류노스케 지음, 김소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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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셰이크(shake) 하고 스피어(spear) 할 줄 아는 천재 작가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이런 존재다'라는 것을 완벽하게 전달한 인물이라고 한다. 보편적 인간의 행위와 본성을 누구보다 간파하고 있었던 그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감정, 행동, 본질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작품으로 그려냈다.

이 책은 위대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점이나 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와 미래를 꾸려나갈 용기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비결을 전하는 책! 셰익스피어의 영감 노트를 들여다보자!


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셰익스피어는 '말로 들려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그 시대는 특별한 오락거리 없이 연극이 가장 큰 중심의 문화였다고 하니 말로 들려주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 손을 감싸는 장갑이 되고 싶다. 그러면 저 뺨을 만질 수 있을 테니!

로미오와 줄리엣 제2막 2장

과격한 말, 근사한 말 다양한 말들로 표현되었던 셰익스피어의 말 중에는 사랑이 가득한 말도 존재한다. 마음속에 차오르는 기쁨과 사랑의 위대함, 설렘을 드러내는 말들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사랑이 완벽하지 않을 때 돌변하여 보이는 증오도 인간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흥미롭다.



셰익스피어의 가장 대단한 점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순간을 어떻게든 말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page67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순간들을 언어의 모든 것을 짜내며 결국 자신만의 말로 바꾸어 내는 힘, 그 위대한 힘을 가졌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다 보면 독자 역시 생각하는 힘을 스스로 익히게 된다. 이 세상 전부가 하나의 무대임을 시사했던 그를 보면 시대를 너무 빨리 태어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이 갖춰진 지금의 세상에 셰익스피어는 아마 수많은 상들을 거머쥔 천재 감독이 자 작가가 아니었을까?


르네상스를 대표한 예술가, 인간의 본질과 우수함은 고대 그리스, 로마에 있다고 본 그는 늘 그 시대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훌륭한 인간상으로 그려내고 싶어 거듭 노력해왔다. 비비드 한 감각으로 시대와 함께 호흡했고,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주는 연극을 이용해 '인간과 세상'을 표현했던 위대한 문학가이자 예술가인 셰익스피어를 이 책을 통해 좀 더 친밀하게 알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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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을유세계문학전집 14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손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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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자아를 찾으며 타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과정들,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은 의식의 흐름대로 작가가 써 내려간 작품이다. 울프의 소설은 내면적으로 섬세하고 미묘한 감성으로 중단 없이 이어지는 특징이 있어 이 작품 역시 구성이 산만하여 살짝 혼란스럽기도 했다.

『댈러웨이 부인』은 1923년 6월 어느 하루의 일상을 보여주는 지극히 단순한 소재로 이루어진다. 주인공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항상 현재 시간에 대한 강박을 가진 인물이다. 현재의 시간이 가져다주는 감성적 고뇌와 슬픔, 그리고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과 투쟁하면서 진정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삶의 실체를 추구한다. 저녁파티를 위해 꽃을 사러가고, 과거 연인이었며 현재도 여전히 클라리사에게 관심을 갖고있는 피터가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되어있다.


내 유일한 재능은

거의 본능적으로

사람을 안다는 거지.

page15

하루 동안의 댈러웨이 부인이 경험하는 일상과 과거의 기억이 긴밀하게 드러나 버지니아 울프가 추구하는 내면적 인간의식의 활동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현재와 과거는 따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인물의 의식작용에 따라 자연스러운 구조가 형성된다. 삶에 대한 무료함과 죽음을 직시하며 살아가는 댈러웨이 부인과는 반대의 하루를 전쟁이후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는 셉티머스를 통해 보여진다.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자유와 독립성, 그리고 개인적 순결을 소중히 여기는 52세의 중년부인이다. 현재의 50대로서 인생의 황혼길은 빠른감이 있으나 소설이 쓰여진 시대는 죽음에 대한 위협을 느끼며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우아한 여인으로 표현되어있다. 과거 연인이었던 피터는 매사 비판적이었으며 타인의 일에 간섭하는 스타일이라 피터와는 정반대의 성향인 리처드 댈러웨이와 결혼한다. 반면 전 연인 피터의 기억 속에 댈러웨이 부인은 소심하고 매정하며 거만하고 상상력 또한 바닥인 냉정한 인물로 기억된다.그렇다면 그다지 명석하지 못한 리처드를 남편으로 선택한 댈러웨이 부인은 행복한 것인가?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있었다. 그건 아름다움도, 마음도 아니었다. 그녀에게 부족한 건 중심에 퍼져 있는 어떤 것, 표면을 깨뜨려 남자와 여자의, 혹은 여자들끼리의 차가운 접촉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따뜻한 어떤 것이었다. page47


자신만의 고립된 세계를 구축한 클라리사는 이 세계안에서 외부의 어떤 방해도 침범 받지 않으며 인생에 대한 자기성찰을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은 참으로 감상적이다. 클라리사에게서 드러나는 인간 고유의 감수성이 마치 그녀를 대변하는 듯 하다. 전 연인 피터는 비현실적이며 추상적 진리만 추구하고 있다. 반면 이들과 대칭되는 세계에 존재하는 셉티머스는 클라리사로 하여금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하나의 희생물로 등장한다. 애초에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을 죽는 인물로 설정했으나 셉티머스의 죽음을 통해 댈러웨이 부인이 삶에 대한 각성을 하게 한다고 들었다.


죽음의 이면에는 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있으나 다르게 보면 인생의 종말이라는 단정보다는 죽음을 두려워 하기보다 파티를 통해 모든 고립된 사람들을 결합시키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대담하고 생기발랄한 친구 샐리는 시간에 의해 찌들린 모습이고 피터 역시 불완전한 인간으로 보인다. 파티 중 듣게 된 한 번도 만난적 없는 셉티머스의 자살소식도 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파티가 끝나면 모든 하객들은 다시 자신만의 고립된 세계로 돌아가고 댈러웨이 부인은 현재에 자신이 존재하며 파티를 통해 삶을 회복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거, 현재, 미래를 쉬지 않고 오고가며 삶의 문제를 탐구하는 이 소설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하는 노력이 보여진다. 인간의 의식과 실존문제로 독자들을 시험하는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은 어느 시간 속에서나 불안과 고뇌를 떨쳐 버릴수 없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고 자기 인생을 개척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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