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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 홍성남 신부님의 인생 구원 상담소
홍성남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평점 :

[나에게는 나를 사랑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병적인 자의식과 스스로에게 너무나 엄격함을 강조하며, 끝없이 몰아붙이고 채찍질했던 과거는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허망함만 남긴다. 신부님은 자신의 안에 도사리고 있는 무엇이든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의 괴물을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심리분석을 통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길고 긴 여정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신 신부님의 저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신다. 열등감으로 가득찬 신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유치원 시절 무엇을 해도 인정받지 못한 기억 때문에 항상 주눅이 든 시절,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치부하며 열등감에 짓눌린 채로 성장했다. 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하는지 돈 밖에 몰랐던 아버지는 오로지 돈 잘 버는 장남이 되기만을 바라셨고 누구와도 대화할 상대가 없어 늘 외로웠고 마음의 벽을 쌓은 채로 살았다. 우연히 발을 디딘 성당에서 관심을 주는 선배들을 만나며 신앙보다 오로지 만남을 목적으로 추구했고 관심에 굶주렸던 신부님은 독실한 신자로 인정받게되자 수도자가되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광기어린 신안생활이 사제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때부터 파란만장한 신부님의 삶은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았고 혐오가득한 세상과 세속적인 삶을 따라가게 된다. 신은 없다고 믿었고 무속신앙에 빠져 돈만을 추구하며 점쟁이가 되기 위해 수련을 쌓던 어느 날 , 기적처럼 영적체험을 하게되고 환시인지 모를 생생한 예수님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후 신부님은 신학교에 들어가셨고 서품을 받고 사제생활을 시작하셨다. 사제가 되어서도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고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방황을 하셨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동물 우리같은 삶에서 벗어나려할 때, 마음속 괴물은 온갖 욕설과 비방으로 가슴을 후며 파며 우리의 발목을 끌어당긴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자신을 이롭게 만들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결코 죄가 아니다.

유아기, 양육자의 사랑이 충분히 충족 되었을 때 우리에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지하는 자기애가 형성된다. 이 필요함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자존감은 쉽게 상처받고 자기애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다. 인간이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충분하게 사랑을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아주 친절한 사람과 때로는 의도치않게 빌런도 만나게 된다. 한 사람의 친절한 행동은 타인을 살리는 힘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타인에게 친절해야할 이유가 있다. 친절은 결국 자기 자신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대부분의 원인은 상대방보다 나 자신에게 있다. 우리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도 스스로 내 안에서 이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 전쟁같은 삶 속에서 내 마음을 평온하게 지켜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누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혹은 저 인간은 왜 저리 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인지 시한폭탄처럼 촌각을 다투는 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나를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습관들을 통해 나의 멘탈을 지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탄탄한 기본을 갖춰야 한다.
신부님께서 알려주는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쉽다. 좋은 것을 보면 눈이 즐겁듯이 내 눈에 지속적으로 기분 좋은 걸 보여주는 노력이다. 오감을 자극애 좋은 향기를 맡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들어 귀를 호강시키며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챙겨먹으며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깔끔하게 정돈하여 뇌를 쉴 수 있게 만들고 속상하면 실컷 울어서 감정을 표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강박에 시달리는 당신, 자기 모멸에 찌들어 삶이 꼬이고 불편한 당신을 위해 신부님께서 경험한 삶의 지혜를 풀어 놓은 책, 이 책을 읽고나면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짧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