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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평점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 빛소굴
@bitsogul
바질에게 처음 자신의 초상을 맡기고 모델을 선 도리언을 생각해 본다. 그때의 도리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오스카 와일드의 설정은 참으로 절묘하다. 순수하고 선했던 도리언과 이후 타락하고 갈수록 악해지는 도리언 , 그 사이에 무책임하게 타인의 감정을 지배하고자 하는 헨리경이라는 매개체가 있다.
유혹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유혹에 굴복하는 겁니다. (page32)
헨리경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부도덕적인 것을 도리언 그레이가 하도록 부추기면서 그것에 대한 결과에 도리언이 합리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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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구라면 도덕적으로 어긋난 일은 깨우칠 수 있도록 타이르는것이 마땅한 일인데 그림속의 자신과 영혼을 바꾼 시점부터 도리언은 변해간다. 늙고 싶지 않았다. 변하고 싶지 않고 지금 이상태의 젊음을 고이 간직하고 싶었던 그는 무엇이든 감당할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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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름다움은 더럽혀 지지 않은채 화폭에 그려진 얼굴이 자신의 정열이나 죄악의 무게를 짊어져 주기를 바랐고, 그림 속 얼굴이 고뇌와 사색의 잔주름으로 낙인찍히길 원했던 도리언은 시간이 갈수록 술, 마약, 매춘으로 찌들어간다.
그가 뒤늦게 자신을 늬우쳤더라도 살인은 죄악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헨리경이라는 도리언을 망친 인물은 모든 것을 다 아는것 같지만 실제 그가 아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젊음에 대한 욕망이 도리언을 망쳤고 헨리경의 합리화와 그릇된 죄의식이 한몫을 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어떤 도덕적 규범에 기준하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의 욕망과 감각만을 추구한다면 그 인생은 실패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규범은 필요하고 도덕적 의식도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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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이 헨리경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환경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새삼 느끼며 아쉬움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