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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평점 :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한도를 아주아주 넘어서는 일, 삶에서 경험하는 기적 같은 능력을 어느 날 갑자기 가지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상상하지 못할 마법 같은 삶을 들려준다.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애독자들을 보유한 매트 헤이그의 4년 만의 신작 『라이프 임파서블』이 출간되었다.
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 인플루엔셜
아들을 사고로 잃고 그 순간을 자책하며 살아가는 72세의 은퇴한 수학교사 그레이스, 작은 소도시에 살며 4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반복되는 일정한 루틴 속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며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그녀에게 도착한 제자 모리스가 보낸 한 통의 이메일에 그레이스가 답장을 하면서 기적 같은 이야기는 시작된다.
난 마법을 믿은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란다. 그래도 가끔 마법처럼 보이는 일이 그저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삶의 일부분일 때가 있어...
자신의 존재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꼈던 사람이 이전에는 결코 몰랐던 삶의 위대한 목적을 발견하는 내용이고, 다른 이야기 못지않게 진실되단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그레이스가 제자 모리스에게 보낸 이메일 중 한 부분이다. 사고로 아들이 떠난 후 그레이스는 삶의 모든 의미와 목적을 잃어버렸다. 이 힘들고 참담한 사건의 비극은 그녀의 삶을 또 다른 슬픔과 실패로 이어준다. 남편 칼은 하드 록과 에일 맥주를 좋아하던 사람이었지만 아들의 죽음 이후 늘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남편마저도 죽음으로 떠나버리자 홀로 남은 그레이스는 보이지 않는 숲속에 쓰러져 가는 나무처럼 썩어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부부가 함께 모은 은퇴자금까지 교활한 사기꾼에게 빼앗겨 버리고 세상에 대한 불신과 비극만 남은 구겨진 삶 그 자체로 존재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크리스티나 판데베르크라는 사람이 자신이 소유한 스페인의 이비사라는 곳의 부동산을 그레이스에게 유산으로 남겼다는 내용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지중해의 집을 그녀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왜 자신에게 남긴 건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판데베르크라는 네덜란드식 성이 조금씩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학교에 수학교사로 재직하면서 짧은 기간 함께 일했던 음악교사 크리스티나는 스타일리시하고 노래를 무척 잘 불렀다. 크리스마스에 홀로 지내게 된 크리스티나를 안타까운 마음에 함께 보내자고 했던 그레이스는 그저 지극히 사소한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수십 년이 지난 후 그녀로부터 오래전 베풀어 준 친절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살던 집을 유산으로 받게 된 것이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보고자 떠난 이비사에서 찾아간 크리스티나의 집, 그곳에서 찾은 편지 한 통은 그레이스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여기에 와야 했는지 그레이스 자신이 그저 흔한 사람이 아님을 구구절절이 알려준다. 꼭 해야 할 일은 칼라 도르트에 있는 아틀란티스 스쿠버에서 알베르토라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잠수복을 입고 잠수한 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유기체인 해초대를 보라는 당부이다.
그랬다. 그거였다. 느낌을 바라보는 듯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로 들린다는 거 안다만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구나. 그건 왠지 모르게 사랑이나 희망을 바라보는 듯했다. 더 정확하게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우리가 무의식 깊은 곳에서 느끼는 감정, 계속 묻어두었으나 우리를 연결해주는 감정을 바라보는 듯했다.
바닷속에서 푸른 빛이 몸에 닿으며 바다 전체가 사라지는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레이스는 해방감을 느낀다. 자유로움 속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수호신같은 존재를 얼핏 본다. 이후 그레이스는 아무나 가지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오렌지주스 한 잔을 마시면서 무언가를 제대로 즐긴 것이 몇 년 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동안 암흑같은 세상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아들의 죽음을 슬퍼했던 그레이스, 세상 거의 모든 일은 깊이 파고들면 정말로 재미있지만 나이를 탓하며 그 무엇도 도전 해보지 않았고 할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생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 능력이 생겨나면서 그레이스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된다.
읽은 후 감상
매트 헤이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친숙하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관하며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며 살아가던 그레이스에게 빛과의 조우를 통한 일상의 변화는 기적과도 같았다. 스스로 불필요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한 존재임을 자신의 죄책감과 정면으로 맞서며 변화하게된다. 죄책감만큼 마음을 철저하게 더럽히고 막는 것은 없음을 인지하며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모두 가능하도록 변화시킨다.
삶의 경이로운 가능성에 대한 매트 헤이그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뭉클한 감동과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진실한 메세지를책을 통해 만나보기를 권하고 싶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