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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 삶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모리 슈워츠 지음, 김미란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평점 :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보다 분명하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현재 나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강조한다. 현대 사회는 성공의 기준을 돈과 지위, 명예로 그 가치를 세운다.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직위에 있으며 어떤 집에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대하는 가치가 달라짐을 확인한다. 과연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은 삶의 목적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은 절대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고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음을 알기에 모리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전한 지혜로운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더 깊숙이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루게릭병은 근육에 신호를 보내는 신경이 완전히 파괴되는 질병이다. 다리부터 이 증상이 시작된 모리 교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부정하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으며 열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살아냈다는 것이다. 그가 평생 갈고닦아온 일관된 세계관은 타인을 향해, 세상을 향해, 자기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를 향해 다정하게 스스로를 열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해왔다. sns를 통해 남들이 만들어 낸 문화를 부러워하며 자괴감을 갖기보다 세상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자신만이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으로 지금을 살아낼 것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약한 존재, 실제로 언제든 쓰러질 수 있는 존재,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거나 쉽사리 인정하지 못합니다.
평상시 성격이 무척 급했던 모리 교수는 루게릭병을 얻은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며 스스로를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이동성의 상실, 자유의 상실에 좀 더 마음을 열고 성급한 자신의 성격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 나갔다. 특히 모리 교수가 강조한 것은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며 지나간 것에 후회하거나 미련을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과오에 자책하며 케케묵은 것들을 끄집어 내 후회할 시간에 현재 주어진 시간의 자신을 돌보는데 주력하라는 것이다.

나에게 친절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가진 유일한 자아이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정을 베풀고 상냥하게 대하듯 자신과 친구가 되십시오. 나 자신을 가슴 아파하고,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일을 실천하면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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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상황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누군가가 이긴다면 누군가는 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진리이다. 더 잘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기보다 자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것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더욱 격려하는 것이 모리 교수가 전하는 지혜이다. 우리의 삶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 소유가 아니라 관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애정하는 가수 임영웅의 노래 중에 『순간을 영원처럼』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이 노래는 아프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 더 많이 표현하고 평범하게 살아가자는 서정적 가사이다. 모리 교수의 말처럼 지금 우리는 충분히 사랑하고 아낌없이 표현하고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벌써 12월의 중반을 넘기고 있다. 세상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나 자신의 삶을 잃어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이 책은 분명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현재 나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점검하고 조금 더 따뜻하게 스스로를 보듬어가며 소중한 하루를 알차고 진중하게 소비해야 함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