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 독립운동가 45인의 말
김구 외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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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의 이런 행보에 항상 감탄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를 출간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규모의 필사단을 모집한 기획력은 놀랍다.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심지어 책의 구성도 독립운동가들의 어록을 담은 본 책과 필사를 할 수 있는 작은 필사책, 8인의 독립운동가 일러스트를 담은 스티커를 포함해 신경써서 구성한 티가 난다. 더불어 독립운동가들의 말과 글을 문서나 어록으로 전해지는 자료를 토대로 발췌하여 독자들에게 좀 더 익숙한 표현으로 교열하여 실었다는 점에서도 배려가 느껴진다. 

 필사를 꾸준히 하기는 힘들어서 한동안 닫아두었던 공책을 펼쳤더니 풀어진 마음처럼 글씨도 엇나간다. 여러번 다시 쓰기를 거쳐 겨우 첫번째 필사를 마쳤다. 당연하다는 듯 필사용 책에 실린 문구 들 중 하나를 골라서 적었는데, 다 적고 보니 직접 문장을 찾아 적을 걸 아쉬움이 남았다. 그냥 한 장 씩 읽을 때는 그 안에 담긴 강한 의지와 기운이 아직까지도 전해지는 듯해 그저 감탄하며 지나갔던 문장들인데 따로 적어볼 문장을 찾으려니 '고른다'는 행위 또한 어려웠다. 이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내놓은 문장들이라 생각하니 참 무거웠다. 

 책을 읽으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사회와 문화, 교육과 시민의 의식에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와 경의가 제대로 전해져왔던가. 아직도 삼일절과 광복절마저도 티비에서 일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음습하게 방영*되고 있지 않은가, 국경일을 휴일이라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제국주의와 우익을 상징하는 요소가 나오는 컨텐츠**들을 그저 재미로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와 지리적 과오를 문제삼는 일을 지겹다며 입 막으려는 사람들은 혹시 없는가 생각했다. 최소한의 존중과 성의마저 흐려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80주년을 맞아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의 출간 소식이 반가웠는데,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더욱 많은 기획이 생기고 우리 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향유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런 의미가 담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특히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추천되길 바란다. 

*2024 광복절 KBS 1TV 나비부인 편성,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방영되었으나 이를 두고 일제 찬양 미화 의도가 없었다는 변명을 내세웠다.
** 20250809 귀멸의 칼날 우익 애니메이션 시구 논란


안중근의 말 (신한민보 1935.5.2)
마지막 말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며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쳐서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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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5.하반기 - 제51권 2호
한국문학사 편집부 지음 / 한국문학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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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들려오는 한국문학의 반년간지 출간 소식은 항상 반갑다. 

떠남과 부고로 시작하는 하반기여서일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글들 사이로 울적함이 쌓였다. 여름이 가는 것은 반가웠는데 한 해의 가장 뜨거운 부분이 함께 지나버린 듯하다. 입추가 지나고 난 뒤로 한국인들은 단체로 벌써 가을이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고 하던데,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공기가 달라, 하는 말이 옮아 닿은 것처럼 하반기 호에서는 짙은 분위기가 묻어나는 듯 했다. 이야기에는 사건과 갈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법인데, 알면서도 이 감각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고 죽음과 이별이 어디쯤 나타나서 증명해줄지 헤아리며 읽었다. 근데 진짜 하반기라 그런가 분위기가 좀 다르다니까, 하면서. 

시에서는 고명재의 '당신 뒤를 따라 걷는 게 좋았다'를 읽는 동안 좋았다. 귤 향이 나는 사람은 제주도에서 왔고, 솔 향이 나는 사람은 절에서 자랐고, 손이 따뜻한 사람은 목조건물에서 살았고, 목소리가 따스한 사람은 쑥차를 즐겨 마셨다고 삶의 흔적이 사소한 것들에서 비롯된 것들이라고 발견하기/믿기 좋아하는 소소함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월요일의 아이는 예쁘고], 하는 '마더구스'의 동요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바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떠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큰 근거가 없는데도 늘 관심을 끈다. 혈액형이나 별자리, mbti도 그런 것처럼.  

'혼모노'가 정말 상반기를 장악한 소설이나 다름 없었나 싶게 등장했다.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로도 유명한 이 소설을 안 읽고 잘 버티고 있었는데, 임정연의 '구심과 원심의 풍경들'에서 마침내 혼모노를 발견했을때 찾아 읽어야지 어쩔 도리가 없구나 싶어졌다. 이전 좌담의 주제가 '우리 시대 2030세대의 문학 트렌드'였는데 요즘 눈에 많이 띄는 것이 연예인, 특히 아이돌과 연관된 팬 문화를 주제로 한 소설들이다. 이런 소설들은 팬질에 익숙한 세대에게 소름돋게 현실적이고 웃픈 내용으로 문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 흐름을 피해갈 수 없었는지 대학생 창작교실에서도 '죽여주는 생일/이채원' 아이돌 제이스를 덕질하는 황서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요즘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박지영'를 읽고 있는데 이 연예인과 팬의 관계성 때문인지, 병크와 탈덕의 광기같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은 좀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확실한 '재미'를 보장해주는 핫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이 소설과 함께 좌담과 비평의 눈을 관심갖고 즐겁게 읽었다.  

떠남을 만남으로 고쳐 볼 수 있을까, 25년 하반기호를 읽으며 성급히도 26년의 상반기호를 헤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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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로 출근하는 여자 - 빨래골 여자아이가 동대문 옷가게 알바에서 뉴스룸 앵커가 되기까지
한민용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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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호기심이었다. 책이 가지고 있는 이름들이 눈길을 끌었다. '최연소 여성 메인앵커', '최초의 여성 메인앵커' 같은 수식도 멋있지만 '빨래골 여자아이가 동대문 옷가게 알바에서 뉴스룸 앵커가 되기까지'라는 문구도 궁금했다. '빨래골'이 어디야? 

이런 호기심은 금새 실망을 불러왔다.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했던 것이 이런 장치들이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로 소모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배경이 나의 것과 비슷해서 더욱 그랬다. 유년시절을 모두 한 곳에서 보냈다(13)는 이유로 자신의 내면이 빨래골에서 물든 것들로 채워졌다는 문장을 읽으며 어색했다. 같은 산자락의 다른 골을 끼고 있는 동네에서 30년쯤 살아왔던 나에게선 어떤 냄새가 날까. 고향을 떠올려보니 우습게도 그의 말에 틀린 것이 없었다. 내가 어디에 있건 나의 뿌리는 바로 그 동네였다.
다소 차가운 시선으로 책을 읽어나가다 맥주 판촉 아르바이트를 하고, 동대문에서 옷을 팔았던 이야기에서 어떤 깨달음이 번뜩였다. 이런 순간들을 불편과 극복으로 여겼기 때문에 더 나아가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구나, 그 순간을 그냥 다들 그러는 것으로 흘려보낸 사람과는 당연히 다르구나. 우린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 타인의 경험을 나와 비교하려 들지 말고 그의 것으로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새겼다. 한 번 생각이 바뀌니 작고 단단하게 뭉쳐졌던 마음이 풀어졌다. 
선배의 조언(68)을 보며 정말 괜찮은 사람들을 만나왔구나 싶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만남들을 지켜보면서 저자가 주변 사람들을 좋게 보는 마음을 가졌구나 하고 생각을 고쳤다. 풀어진 마음은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말랑해졌다. 처음 비뚤었던 시선은 홀랑 사라지고 읽을수록 점점 저자가 마음에 들어왔다. 게다가 2부에 들어서면서 경찰서에서 버티기를 하며 지내는 '하리꼬미' 시절이 재밌었다. 기자들은 이런 생활도 하는구나, 몰랐던 뒷이야기를 알게 되는 호기심도 채워지고 JTBC로 옮기면서 달라지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도 특유의 불퉁한 속마음을 볼 때마다 공감되고 웃겼다. 
전체적인 톤을 무겁지 않게 썼기 때문에 재밌는 부분도 있고 읽기도 편하다. 하지만 매일 보는 기사 내용들을 떠올려보면 알다시피, 그가 초년생에서 직업인으로 성장해나가는 동안 겪었던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도 큰 상처를 남긴 일들이라 다시 보기 괴로운 부분들도 있었다. 게다가 책을 쓰는 과정에서 123이 벌어졌으니, 광화문 촛불 시위를 이야기하며 지난 안부를 묻다가 난데없이 마침표를 지워야하는 사족이 붙기도 한다.(176) 책을 내는데도 중간에 속보를 띄워야하는 일이 생기는 기자/앵커 답다고 할까. 

기사로 자신을 말한다는 그의 답이 '아이들'이었을 때 마침내 대단한 사람에서 좋은 사람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도토리와 감자를 소중히 품은 첫 여자 앵커라는 사실은 대단한 사람의 도전만이 아니라, 그의 삶에서 존중받아야할 당연한 흐름으로 여겨졌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검프처럼이 아니라 그 자신대로, 그만의 길을 걸으며 지금처럼 꿈꾸는 또 다른 이들에게 길이 되어준다면 반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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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소란한 삶에 여백을 만드는 쉼의 철학
이영길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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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에 앞서 61쪽 1장의 끝부분에 있는 '쉼 결핍 증후군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먼저 해보길 권한다. 이유는 이런 자가 진단을 해보는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태인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들어서 재밌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2번과 10번 질문에 답을 하면서 큰 공감을 했는데,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먼저 확인해보니 책에 대한 관심과 필요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책 내용 곳곳에 이런 자가 진단 테스트가 몇 가지 더 있는데 해당하는 장의 마지막 부분보다 맨 앞에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6장과 7장의 뒷부분에 자가 진단이 있으니 원한다면 진단을 먼저 해보고 읽어도 좋겠다. 

" 우리가 진지하게 물어야 할 건 '당신에게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당신의 삶이 얼마나 다채로운지'이다. p16" 

처음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책의 제목을 통해 삶의 물리적 '여백'을 먼저 떠올렸지만, 책의 내용은 심리적 여백 '쉼'을 먼저 권하고 있었다. 얼핏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같은 목적지를 향한 것이라 개의치 않고 반기며 읽었다. 게으른 성격 탓에 나는 잘 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쉰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했다고 은연 중에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말 잘 쉬고 있는 것일까? 하얗게 비워진 여백이라 생각했던 공간이 사실은 까맣게 채워진 상실과 부채였던 것은 아닐까? 쉼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그려나가야 좋은 것일까? 책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게 만들고 또 답을 구하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일과 휴식/멈춤과 욕망, 웃음/기쁨, 속도/조급함, 사랑 등 다양한 관점으로 우리 삶에서의 쉼을 재조명하고 있다. 다른 것보다 4장의 내용 '내일의 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사회(115)'이 항상 의견이 분분한 주제와 닿아있고, 개인적으로도 중심을 어느 한 곳에 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삶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늘의 행복을 뒤로 미룬채 앞으로 달려나갈 수 만은 없는 것도 맞다. 어떤 것이 맞고 그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아갈 것인가, 매 순간 적절한 절제와 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읽고 배우고 생각하며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요즘은 5장에서 다룬 '욕망'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어서 특히 관심있게 읽었다. 특히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와 욕망, 소비행위를 비교하며 고민하곤 한다. 소비행위 자체를 하고 싶어서, 그저 가지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것'에 시간과 돈과 공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한다. 대체로 감각을 자극하는 동기가 사고를 마비시키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나곤 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절제(146)'에 대한 내용을 읽다보니 직접 체득한 실전 자기 조절 능력과 절제 방법이 떠올랐다. 바로 마트에 가기 전에 밥을 먹고 가는 것이다. 나만의 경우인지 모르겠는데 공복 상태로 장을 볼 때와 배부른 상태로 장을 볼 때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의 양이 달라진다. "제대로 쉰 사람은 배부르게 먹고 잠든 아이처럼 만족스럽고 평온한 상태가 된다.(149)"는 책의 내용처럼 결핍이 없는 상태에서 더 절제를 하기 쉬워지는 것을 직접 경험해왔기 때문에 확 와닿는 내용이었다. 

책의 좋은점은 쉼이라는 주제로 그동안 유지해 온 삶의 방식에서 한 걸음 떨어져 스스로를 점검해보고 새롭게 환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도 있지만, 소소하게는 각 단락마다 유명인들의 격언을 하나씩 담아 놓아 눈길을 끄는 요소들도 있다.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게 될 기술이 그들을 파괴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_올더스 헉슬리(87)"의 날카로운 격언이나 "우리는 항상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점점 더 혼자다.(54) / 우리는 관계를 가졌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대화를 잃고 있다. 우리는 연결되었지만, 고립되었다.(224) _셰리 터클[외로워지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처럼 마음에 들거나 인상 깊은 내용을 따로 적어두기에 좋았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했지만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바쁘고 밀도있게 하루를 보내면 오늘을 충실히 잘 보냈다며 만족스러워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서 5미터 이상 떨어지는 일 없이 하루를 보낸 날은 즐겁지만 한편으론 괜한 죄책감이 들곤 했다. '번아웃'이라는 말이 일상으로 통용되고, 자신을 돌보는 일에 지쳐버린 젊은 세대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쓰레기집' 현상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늘 뭔가를 하고 채워지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스스로에게 걸어둔 압박이나 조급함은 아니었을까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를 읽는 동안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덧붙여 책에도 여러번 언급되어 있지만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함께 읽는다면 더 좋은 감상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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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토어로 월 매출 5,000만 원 만들기 - 부업으로 시작해 퇴사까지, 돈 버는 실전 가이드
김대영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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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스토어로 월 매출 5,000만원 만들기' 정말 솔직하자면 이런 류의 가이드 책을 볼 때 의심의 눈을 장착하고 읽는다. 정말 진짜 고급 정보라면 이렇게 전부 다 공개하겠어? 결국 다 비슷비슷한 조언을 늘어놓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 이런 정보를 가지고 호기롭게 도전한다고 해도 결과는 사람과 제품, 시기에 따라 다를텐데 싶기도 하다. 실제로 한달에 로또 5천원 맞기도 어려운 로또는 믿으며 구매하면서 월 매출 5천만원을 달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신포도 취급하는 것이다. 

 귀여운 아이콘 디테일을 가진 '스마트스토어로 월 매출 5,000만원 만들기'를 한 번 쓱 훑어보고 창업이나 판매자로서의 관점보다 구매자의 방향에서는 알지 못했던 스마트스토어의 구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이 흥미로워 열심히 읽게 되었다. 월 매출 5천은 모르겠지만 월 소비 오만원, 오십만원은 다달이 지출할테니까. 책이 알짜 정보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요소 중 하나가 큐알코드로 넣어놓은 부록인데 핵심 내용을 잘 정리해둔 내용을 엑셀로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이런 코드를 사용해서 독자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요소들은 매번 신기하고 마음에 든다. 

 이 책 한 권과 본인이 하고자 하는 사업구상이 있다면 스마트스토어를 만드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상당히 자세하게 되어 있었는데, 읽으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 중 하나가 '스토어명 정하기(62)'의 내용이었다. 굉장히 짧은 단락이긴 한데, 주변에 창업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고민하고 다른 요소들에 비해 주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것이 상호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 본인의 마음대로 하긴 하지만. 본인은 주변인 창업 때 상호 공모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선정된 이력과 로고(80)제작 초안에 참여하여 밥을 얻어먹은 경력이 있다. 
  
 다른 것들은 장바구니에 담긴 애매하고 언젠가 필요하면 구매하려고 눌러두었던 '찜 해두기(156)'가 스토어에도 도움이 되는 포인트로 반영된다는 것과 '블로그체험단(250)'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체험단은 말도 탈도 많은 홍보 수단인데 특히 주변에 이 체험단을 잘 이용하는 블로거 지인과 맛집을 검색했을때 체험단 후기가 많으면 그 가게는 절대 이용하지 않는다는 지인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체험단의 후기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른다는 지인의 입장이 이해가지만, 확실히 자세한 정보를 담은 체험단 후기를 검색해서 볼 때 도움이 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홍보가 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생각 나는 지인이 있어 이 책을 선물로 줄 계획이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스마트스토어를 병행하려고 만들어 둔 지인이 있는데 판매물건은 초기에 올려둔 제품 딱 2개 뿐이고 기본 스토어명 그대로 바꾸지 않은 채 방치하다시피 운영하고 있다. 가게를 하면서 둘다 병행하기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래도 정말 드물게 주문이 들어올 때가 있어 본인도 신기하다고 했는데, '스마트스토어로 월 매출 5,000만원 만들기'가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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