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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1954년 19세의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데뷔한 프랑수와즈 사강이 2년여 동안 공들여 써낸 소설이라 특별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흔히 하는 한 여름 밤의 꿈이라거나 설익고 불안정하여 결실을 맺지 못할 것 같은 풋사랑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 책은 스무 살 먹은 애인이 있는 도미니크가 가정이 있는 애인의 외삼촌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입니다. 이 소설은 그냥 특별할 것도 없이 뻔한 스캔들 정도의 소재일 수도 있는데, 연금술사인 사강에 의해서 탄생된 특별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한 여름밤의 꿈이나 풋사랑이 오버랩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프랑수아 사강의 첫 번째 책의 등장인물들과 상당히 닮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책에서 열 일곱 살의 세실이 이 책에서는 스무 살의 도미니크로, 그녀의 아버지인 레몽의 진지하지도 사려깊지도 않는 성격과 이 책의 도미니크의 애인인 베르트랑의 외삼촌은 뤽의 성격이 사뭇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유부남과의 사랑, 사랑의 시작점부터 유부남과의 순탄치 못할 것 같은 뉴앙스를 풍기지만, 도미니크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사강은 이런 상황을 추하거나 통속적이지도 않게 잘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그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도미니크는 쿨하게 이별을 하고 혼자로 돌아옵니다.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라는 냉정한 자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뤽과 담담하게 만나는 관계로 정리하며 일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남녀간의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깊이 성찰해 보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좋아지는 감정,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부나방처럼 스스로 몸을 던지는 용기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런 사랑을 좋다고 해야 하는지, 천박하다고 해야 하는지, 누가 감히 이런 사랑에 왈가왈부하며, 비난하며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등등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해 봅니다.
프랑스의 이국적인 정서가 오래오래 남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