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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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카페라 하면 옛날에는 약간 낯설은 단어였지만, 지금은 한창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점심을 먹은 후 가까운 카페에서 다양한 마실 것을 사서 캐리어나 컵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입니다.

 

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19편의 단편집입니다.

사강의 장편 소설만 읽었기에 단편은 또 다른 흥미와 기대를 갖게 합니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의 배경은 작가의 고향인 프랑스보다는 오히려 영국이나 독일 이탈리아를 무대로 하고 있음이 특이합니다.

 

아마 다양한 풍경이나 인물, 사건들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프랑스보다는 이들 나라들이 더 어울렸던 것으로 이해합니다. 옮긴이는 이 책 끝에서 이 19편의 서사는 결별을 테마로 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을 알지 못하고 읽었을 때는 전혀 이런 테마인지를 몰랐습니다.

특히 지골로라는 작품의 제목이 제비족이라는 것을 인터넷을 찾아서 그 뜻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사강이 살던 유럽에 이런 직업이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길모퉁이 카페1975년에 처음 출간됐다가 2004년 프랑수아즈 사망 후인 2004년에 다시 출판된 적이 있다고 소개합니다. 특히 19편의 작품 중 이 책의 제목으로 차용된 길모퉁이 카페는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작품을 대표할만한하게 수작(秀作)입니다.

 

폐암 3개월이라는 우울한 소재의 작품이지만, 호쾌한 반전이 있는 기분 좋은 소설입니다.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3개월 시한부라는 사실 앞에 절망하는 모습보다는 당당히 맞서서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세웠고, 죽기 전에 기분 좋게 카페에 모인 고객들에게 술 한 잔을 돌리는 용기가 눈물나도록 짠하기만 합니다.

 

그런 후, 차를 타고 플라타너스에 돌진하여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 눈부시게 용감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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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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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사강이 서른세 살 되던 해인 1968년에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불과 보름 만이라는 짧은 시간에 완성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는 결국 이 소설은 작가가 영감에 사로잡혀서 단시간에 써 낸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소설을 가상의 이야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실제의 이야기처럼 지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경우는 자전적 소설처럼 작가 자신이 경험한 실제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써 낸 경우입니다.

이 두 경우를 통해서 하나의 소설이 탄생한다고 보면, 이 소설은 작가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이야기라기보다는 , 마약, 자동차 사고, 나이든 여자와 기둥서방이라고 비난(192쪽 역자 후기 옮김)’받을 정도로 사생활이 문란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쓴 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15일이라는 단시간에 200쪽에 가까운 긴 소설을 쓸 수 있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이 책의 여주인공 도로시, 한때는 여주인공으로 성공하기도 한 시나리오 작가, ‘매혹적인 악마라는 평가를 받은 뭇 남성들의 연인이었던 사강 자신인 듯 합니다.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고 재즈를 즐기며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가진 사강은 도로시로 투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우연히 약물 중독으로 인하여 자신의 애인인 폴이 모는 자동차에 몸을 던진 루이스라는 청년과 엮이게 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됩니다.

 

이 사고로 루이스는 갈 곳이 없다고 하여, 도로시 집에서 함께 살게 되고, 도로시를 위해서 프랭크와 제리 볼튼, 루엘라 슈림프, 도로시를 모욕하는 영화감독 빌 매클리를 연기 도중에 실제 살인을 하기까지 무려 네 명이나 죽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도로시는 자신도 공범으로 몰릴까봐 그 사실을 모른 채 함구합니다.

보통 사람의 건전한 상식으로는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도 없는 황당함 이야기를 한 권의 소설로 그럴싸하게 꾸며 낸 솜씨는 사강의 섬세하고도 우아한 글솜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강의 소설은 사강의 특별한 냄새가 자욱합니다.

 

통속적이고 천박한 소재, 말도 안 될 것 같은 허황된 이야기거리도 사상이라는 작가는 더없이 훌륭한 소설로 탈바꿈시켜 놓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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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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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아홉 명입니다.

베르나르, 니콜, 조제, 알랭 말리그라스, 파니, 에두아르, 베아트리스, 졸리아, 자크.

그리고 이들이 엮어가는 복잡한 로맨스가 한 묶음의 실타래처럼 얽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라고 합니다.

슬픔이여 안녕 이후, 작가로서의 명성과 이력에 어울릴만큼의 질적인 성취를 이루는 소설이라고 자평해 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복잡하고, 난해한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작가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들을 통하여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로맨스들은 정상적인 경우보다는 다 뒤틀린 비정상적인 경우를 망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는 작가의 성향과도 관련되어 있을 것이고, 이 소설이 쓰인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이후의 불안하고 어지러운 정세도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특히 이 소설의 제목, ‘한 달 후 일 년 후는 이 책 속에서 실제 그려진 베르나르와 조제의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라는 덧없는 사랑을 상징적으로 잘 압축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은 변치 않고 영원할 것으로 믿고 살아가지만 실은, 사랑이란 이 두 사람을 통해서 보듯이 덧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애증이 교차 되는 관계, 하나도 제대로 또는 안정된 프라토닉한 사랑이 없는 내용들은 사랑의 난해함이나 사랑의 쓸쓸함을 체감하게 합니다.

 

아마 이런 정서는 작가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소설가들은 자신이 경험하거나 알고 있는 것, 평소에 느끼는 것들을 소재로 작품화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깊은 내면을 헤아려 봅니다.

 

평소에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 책에서 그려지는 모든 케이스가 실제이기 보다는 소설의 소재로서 차용된 것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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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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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19세의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등단한 작가가 작가 생활 18년이 된 1971년도에 쓴 작품이므로 작가의 나이는 37세입니다. 이 작품을 쓴 기간은 약1년 이라고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작가가 그 동안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작가의 면모를 갖추고 사고와 필력이 완숙된 시간들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두 트렙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한 트렙은 소설로서, 스칸디나비아에서 이민 온 세바스티앵과 그 누이 엘레오노르의 남매의 이야기와 작가 자신의 작가로서의 에세이가 사이좋게 섞이면서 전개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논픽션과 픽션이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로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두 남매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가 교대로 등장하면서, 현실이었다가 가상의 이야기로 넘나드는 그네뛰기 기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진솔한 작가로서의 삶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생명은 글을 쓰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아무리 글을 쓰고자 노력을 해도 글이 한 글자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런 때 견디기가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글은 영감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작가가 아무리 애를 써도 영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음을 애둘러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이 경과되었고, 유럽과 동양이라는 지리적 간격이 있지만 지금 여기서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한 내용이 없습니다.

 

글에 등장하는 세바스티앙 오누이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로베르 베시의 도움을 받고 살아 갑니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의 형편과 수준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처지가 아닌, 상류층에 속할 만큼 고급스럽습니다. 그들은 잘 생겼고 남의 이목을 받을 만큼 잘 생겼고, 이성 관계와 연애에도 자유분방한 생활을 합니다.

 

사실, 이 남매의 삶과 연애에는 작가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고 짐작됩니다.

작가의 연애 취향, 작가의 바람, 작가의 성격 등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작가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익한 자료와 정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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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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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19세의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데뷔한 프랑수와즈 사강이 2년여 동안 공들여 써낸 소설이라 특별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흔히 하는 한 여름 밤의 꿈이라거나 설익고 불안정하여 결실을 맺지 못할 것 같은 풋사랑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 책은 스무 살 먹은 애인이 있는 도미니크가 가정이 있는 애인의 외삼촌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입니다. 이 소설은 그냥 특별할 것도 없이 뻔한 스캔들 정도의 소재일 수도 있는데, 연금술사인 사강에 의해서 탄생된 특별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한 여름밤의 꿈이나 풋사랑이 오버랩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프랑수아 사강의 첫 번째 책의 등장인물들과 상당히 닮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책에서 열 일곱 살의 세실이 이 책에서는 스무 살의 도미니크로, 그녀의 아버지인 레몽의 진지하지도 사려깊지도 않는 성격과 이 책의 도미니크의 애인인 베르트랑의 외삼촌은 뤽의 성격이 사뭇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유부남과의 사랑, 사랑의 시작점부터 유부남과의 순탄치 못할 것 같은 뉴앙스를 풍기지만, 도미니크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사강은 이런 상황을 추하거나 통속적이지도 않게 잘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그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도미니크는 쿨하게 이별을 하고 혼자로 돌아옵니다.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라는 냉정한 자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뤽과 담담하게 만나는 관계로 정리하며 일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남녀간의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깊이 성찰해 보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좋아지는 감정,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부나방처럼 스스로 몸을 던지는 용기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런 사랑을 좋다고 해야 하는지, 천박하다고 해야 하는지, 누가 감히 이런 사랑에 왈가왈부하며, 비난하며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등등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해 봅니다.

프랑스의 이국적인 정서가 오래오래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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