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나가노 현 아즈미노에 살면서 집필에만 전념하는 작가가 귀촌을 준비하거나 바라는 이들에게 쓴 불편한 충고의 글이다. 작가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귀촌의 현실에 대한 감상과 소망을 직설화법으로 통렬하게 짚어 내고 있다.
언론의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작년까지만 해도 꾸준히 귀농 인구가 증가했으나 금년부터는 약간 주춤한 추세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어찌 보면, 귀촌은 퇴직 후 노후를 여유롭게 보내거나, 아예 도시의 삶에 지쳐 있는 중년들에게 마지막 희망봉이며, 로망인지도 모른다.
시골을 전원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부른다.
시골이나 촌이라고 하는 어감에는 불편함이나 옹색함 같은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그러나, 같은 시골이라도 전원이라고 부르면, 그 곳에는 낭만이 있고, 여유가 흘러넘치고 있는 듯하다.
한 참 일할 나이에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에 내려가서 하우스 재배를 한다거나, 유기농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귀농이라고 부르고, 정년을 하고 은퇴하여 낙향하여 시골에서 지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위의 두 부류, 즉 귀농과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 모두에 해당하는 충고인 것이다. 우리는 시골하면, 우선 순박함이나 여유로움 정도가 떠오른다.
옛날 같으면, 시골하면 교통이나 생활적인 면에서의 낙후와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특히 산간 오지나 섬 지방을 빼고는 크게 교통이 불편한 곳은 많지 않은 형편이다.
또한 전기가 시골 첩첩 산중까지 다 들어간 지금은 생활적인 면에서도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는 생활을 한다. 그러므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귀농이나 전원생활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시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시골의 삶은 수월하거나 여유로운 삶이 가능할까?
이 책은 이런 생각은 망상이고 환상이라고 단언한다.
시골도 도시와 똑 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므로, 도시에서 일어난 일들이 시골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그 형태가 다를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 시골의 형태가 더 악화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골은 도시 사람들의 생각처럼 인정이 있거나 순박한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골 사람들은 한 마을이 한 가족처럼 살아가기 때문에 개인적 프라이버시가 아예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골은 도시보다 더 시끄러운 소음이 더 발생하는 곳이라고 설명해 준다. 사기꾼이나 도둑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평소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도시에서는 사소한 불편사항이 제도적이고 행정적으로 잘 수습이 되지만, 시골에서는 그렇지 않는 문제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몸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연락과 처리 등이 도시처럼 수월치 않으므로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 농촌에 사는 일본 작가가 쓴 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실정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실정과 흡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귀촌을 준비하고 있거나 노후를 전원생활을 보내려고 계획하시는 분들은 사전에 꼭 읽어야 할 참고 서적이라고 감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