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0
부스 타킹턴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우~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가! 거기다 수상작이다. 반갑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옛 연인이라... . 나라면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은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의 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9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탈리아의 여류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하여 찾아보니 우리말 번역본이 출간 되어 있었는데 아직 읽어본 작품이 없다. 초기작이라니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칼비노 작품을 번역한 이현경님의 번역도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자와 달빛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개글 일부를 읽다보니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도 생각나고, <안나 카레니나>도 떠오른다. 사람 마음이 늘 뜻대로 되는 것도, 이성적이기만 한 것도 아닌지라 선택의 본인의 몫일 터. 나는 독자로서 궁금할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주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상에서 10미터 내려온 지하 1층. 120호실에는 시체 한 구가 너부러져 있다. 범인은 지하에 있는 아홉 명 중 한 사람. 





 


예상치 못했던 지진, 산속의 지하, 출입구는 막혔고 비상구까지 가는 통로는 침수 상태라 나갈 방도가 없다. 그들이 방주에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스마트폰은 불통이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철골을 제거하고 작은 방의 닻감개를 돌려서 막고 있는 바위를 아래로 떨어뜨리면 된다. 하지만 닻감개를 돌리는 사람은 그 방에 갇히고 만다. 심지어 지진으로 산길도 막혀 방주에서 탈출한들 구조대는 커녕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침수된 지하 3층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대로라면 방주는 완전히 수몰될 것이다. 시계바늘은 더 빨리 돌아가고 있었다. 


ㅡ 


슈이치를 화자로 하는 1인칭시점인 소설은 야박할 정도로 각 인물들의 개별적 서사나 인물 간 갈등이 부각되지 않는다. 오로지 사건이 벌어진 당장의 상황에만 집중할 뿐이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을 첫 번째 살해 피해자로 설정함으로써 작가는 독자의 어설픈 추론을 애초에 용납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해결은 고사하고 사건은 더 미궁으로 빠지며 독자는 오리무중에 놓인다.  


시작부터 호러와는 다른 결의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영화 '곤지암'이 떠오르는데, 나는 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 책장을 넘기다보니 몇 년 전에 읽었던 오승호 작가의 <도덕의 시간>이 떠올랐다.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도덕적 딜레마. 



밀실과 같은 공간에서 살인이 일어났고 범인이 일행 중에 있다면 모두 한 공간에서 감시를 병행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그런데 쇼타로의 말처럼 아홉 명은 이와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슈이치와 쇼타로를 제외하면 모두 방 하나씩을 차지해 각 방을 쓰고 있다. 즉 살인범에게는 더 없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무기력한 태도로 사건이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사고방식이라니.  


희생양을 세우는 데 있어 죄의식을 덜기 위해 살인범에게 닻감개 돌리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살인범이 아닌 무고한 사람을 지하에서 죽게 했다면 그들 자신이 살인범이 되므로 반드시 살인자를 찾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야말로 현실-합리가 아닌가. 살인범을 그들 자신의 목숨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단죄할 권리를 누가 누구에게 부여한 것인지. 더욱이 살인범의 죄는 희생으로 포장되고 말 것이다.


완벽한 근거가 없다면 차라리 모두가 용의자인 게 낫다는 쇼타로의 말, 누군가에게 닻감개를 돌리는 역할을 맡기는 일이 직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만큼이나 잔인하다는 자각, 가족을 정서적 인질로 삼는 저열한 악의 등 소설은 극단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본능과 이성,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순과 딜레마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에서 결정적 전제는, '범인은 왜 구태여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죽을 위기에 있는 비상사태에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이다. 정황상 살인을 미리 계획한 것도 아니다. 즉 범행의 직접적 동기는 지하 건축물에 갇힌 이후에 생겼다는 것. 위에 썼듯 이 소설은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점이 독자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결정적 힌트일지도.


결말에 밝혀질 범인의 실체나 범행 동기는 그다지 놀랍지 않다.
문제의 반전은 그 다음이다. 
독자는 마지막 여섯 장을 위해 삼백 쪽이 넘는 책장을 넘겼다. 


"그럼, 안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버뷰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7.
돌이켜보면 정적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함께 치열하게 싸운 뒤 찾아든 평화, 그가 자기 삶으로 끌어들인 사람에 대해 품어야 했던 잘못된 관심들.  

 


 





소설은 두 개의 줄기로 진행된다. 이스트앵글리아의 변두리 마을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줄리언과 과거 UA 요원이었던 플로리안을 추적하는 프록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소설에 등장하는 적지 않은 인물들의 중심에는 에드워드 에이번이 있다. 


반파시스트에 반제국주의 볼셰비키였고, 반베트남전쟁소년단 주모자였으며, 청년공산주의자 연맹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했던 남자.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한 후 자기 의지로 아버지 나라, 폴란드로 돌아갔던 사람.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대의를 위해 사는 공산주의자. 



잘나가던 증권사를 그만두고 작은 해변 마을에 서점을 연 줄리언 론즐리. 어느날 저녁, 서점에 들어온 노신사 에드워드는 한동안 줄리언을 성가시게 해놓고 정작 책은 사지 않더니 서점의 지하실만 구경하고 나간다. 얼마 후 카페에서 만난 에드워는 뜬금없이 그가 죽은 줄리언의 부친과 동창이라는 말과 함께 서점 지하에 '문화공화국'을 만들어보라는 제안을 한다. 그러고는 한참이 지나 예고도 없이 다시 서점에 나타나 본격적으로 '문화공화국'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생뚱맞은 부탁 하나를 한다.  


스튜어트 프록터 박사는 국토안보 수장이자 스파이캐처 팀장이다. 그는 토목업자 피어슨이라는 신분으로 어느 군대 기지의 영국 연락장교 지휘관 토드 앞에 앉아 있다. 스튜어트가 이곳에 온 목적은 기술적 사고때문이라는데 토드는 의심스럽다. 진짜 기술적 사고 때문이라고? 


ㅡ 


'실버뷰'는 정보국 최고 요원으로서의 영광을 잊지 않고 뼛속까지 요원이었던 데버라,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채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여왔으나 노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도 삶을 공유할 수 없고, 가정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어디에서도 안주하지 못하며, 위로조차 받지 못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처럼 어떤 이유에서든 현직에서 물러난 스파이들의 뒷모습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튜어트는, 그리고 나도 묻고 싶다. 에드워드, 당신 정체가 뭐냐고, 그동안 그렇게 수많은 인물로 살았으면서도 여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당신의 정체가 도대체 뭐냐고. 당신의 삶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냐고. 그에게 있어 사랑도 신념이었을까.



책에는 존 르 카레의 아들 닉 콘웰의 후기가 실려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은 작가가 꽤 오래 전부터 수정을 반복하며 마감없이 써왔고, 작고할 때까지 미출판 상태로 남아있었다는데, 완독을 하고보니 존 르 카레가 왜 선뜻 출간을 할 수 없었는지 알겠더라는.  


첩보국은 해결책일까, 문제의 원인이었을까?
이는 작가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든 듯 싶다. 


어쩌면 이 소설은 작가 자신에게, 그리고 한 시절 신분을 숨기며 설사 죽음에 이르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신념 하나로 해왔던 그들에 대한 헌사가 아닐런지. 




※ 출판사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