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날레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수전 구바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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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는 노년 여성의 삶과 예술을 살펴본다. 1부에서는 말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예술가들을, 2부에서는 노년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관점을 변형시킨 예술가들, 3부에서는 중년기에 자기초월을 통해 만년에 활력을 불어넣은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글쓰기와 사랑, 마지막까지 자기서사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 노력하며 산 조지 엘리엇. 
선함보다는 열정을 취했고, 결코 글쓰기를 믐촌 적 없는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모든 계급의 여성이 억압받고 있다고 주장던 화가 조지아 오키프.
스스로 불멸하는 욕망의 삶을 살 수 없었으나 자신의 예술과 서사를 갈고닦아 삶을 멋지게 표현하고, 에로티시즘으로 남자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이자크 디네세. 
실험적 모더니즘의 엘리트 시인이라는 경력을 뒤로 하고, 물질주의를 비판하고 독창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며, 노인이 된 자신의 자아를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 바꾼 메리앤 무어.
말년에 자신의 개인적 주제들을 과감히 다루어 가장 생산적인 시기를 보낸 것은 물론 기념비적 작품을 창작해 과거의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치유와 보상을 받은 루이즈 부르주아.
사십대 후반에 (상업적) 음악을 그만둘 각오로 가톨릭으로 개종 후 재즈를 (종교 음악) 예술의 경지로 끌어오리는 데 일조한 메리 루 윌리엄스. 
서른두 살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나 쉰 살부터 인종차별이 초래한 폭력의 폐해와 불의를 규탄하며 흑인 시인으로 자신을 규정한 궨덜린 브룩스. 무대 예술 공연을 통해 범아프리카적 예술을 전 세계에 알린 무용가에서 통합적 인문학을 실현을 위한 교육자이자 정치적 활동가가 된 캐서린 더넘. 
  
 






이처럼 책에는 문학 작가, 회화 미술가, 조각가, 재즈 뮤지션, 무용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나이듦의 과정이나 관점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주제(성性, 타인의 시선 등등)를 두고 각기 다른 경험과 의견을 가지는데, 그 폭이 아주 크다는 점은 독자로서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 삶의 지항점이 늘 옳고 정의로운 건 아니었을지 모른다. 다만 각각 다른 삶의 결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도리어 노년의 상실을 창조성으로 발현하는 계기로 삼아 생의 후반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열정을 쏟아부으며 야망을 이루기 위해 투쟁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교류와 젊은 세대의 도움을 무시할 수 없음을 그들 스스로 깨닫는데, 노년의 창조 활동에 있어서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이 중요함을 독자 역시 그들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년층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삶도 물론이지만 공공의 선이라는 측면에서도 노년을 맞은, 그리고 앞으로 노년을 맞게 될 우리가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환경 운동가이기도 한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지구 생명체 종말이라는 미래 전망에 비하면 노년에 대한 걱정은 극히 사소한 것으로 여겼다. 한 인터뷰에서 "왜 걱정하고 무서워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겠느냐"는 그의 말은 작가 이사벨 아옌데, 화가 루치타 우르타 등 다른 노년의 예술가들과 궤를 같이한다. 그들의 주장을 생각해보면 정작 순수하게 열정을 다해 뜻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시기는 노년기가 아닌가싶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노년기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니 이 시기를 최대한 꽉 채워 살아야 한다는 아니 에르노의 말도 와닿는다.  



​ 「독자의 상황에 따라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박히는 명문이라, 중년 이후 여성이라면 오래도록 붙잡아둘 책이다.」
정희진 선생의 추천사 중 일부인데, 책을 완독하고 나니 이 문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시선은 조지아 오키프와 루이즈 부르주아에 오래 머물렀더랬다. 처한 상황이 그들과 다르니 어느 한 사람이 롤모델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 등장한(본문 외에 결론 부분에서도 많은 창작가들이 언급된다) 예술가들은 내가 노년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정희진 님의 말처럼 곁에 두고 읽게 될 책이다.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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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여행 을유세계문학전집 150
로런스 스턴 지음, 김정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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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의 작가 로런스 스톤의 작품이다. 이 책을 먼저 읽겠다고 별렀으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작가의 마지막 작품인 『감성 여행』을 먼저 읽게 됐다.  



프랑스에 가본 적이 있냐며 묻는 하인의 도발적(?)인 질문에 오기가 난듯 곧장 프랑스로 떠난 요릭. (그는 충동적으로 떠나면서 여권을 챙기는 것을 깜빡했는데, 이것이 큰 문제가 되어 말썽이 난다.)


화자 요릭이 어떤 사람인지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짐작할 수 있다. 칼레에 도착해 처음 만난 수도승이 동냥을 하자 거절하는데, 그 대답이 능청스럽기 그지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도회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의 몫을 요구해서 얻어가는데, 분명히 구별해야하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 구분이란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구한 빵만 먹으려는 사람들과, 사람의 노동을 통해 빵을 구하는 사람들, 즉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무지와 나태 속에 생을 살아가는 것 말고는 다른 아무 계획도 없는 사람들은 구별해야한다는 것이다. 수도승이 얼마나 민망하고 뻘쭘했을까.  


사실 요릭은 여행에 대해 일정 부분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빛이 넘쳐나는 시대에 거의 모든 분야, 대부분의 영역에서 굳이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즐기고 소유할 수 있는 것들이 넘쳐나는데, 왜 굳이 여행을 해야하는가?   









요릭은 칼레를 시작으로 몽트뢰유, 낭퐁, 아미앵, 파리, 물랭에 이른다. 그는 이 여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험한다. 여행길에 스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깨닫는 인생의 굴곡. 낯선 공간, 낯선 타인으로부터 얻은 친절. 예상치 못했던 교류의 즐거움. 선행의 순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경우도 있지만 성장의 기회가 된 여행. 사실 이 책은 여행기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요릭의 여행을 통해 작가는 우리 내면에 있는 탐욕, 조심성, 신중성, 위선, 비열함, 자만심, 수치심, 배려와 관용, 자비와 연민, 열망 등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것은 자연의 본성이며 동시에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은 감성임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돈 키호테와 산초를 연상케하는 요릭과 라 플뢰르(외형으로는 영국인과 프랑스인의 상하 관게. 그러나 한마디도 지지 않는 라 플뢰르와의 관계도 흥미롭다). 전쟁 통에 적국인 프랑스로 여행을 감행하는 요릭의 엉뚱함과 그에 못지 않은 하인 라 플뢰르의 여정은 유머러스한 소동극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 웃음에는 요릭이 작정한 말도 있지만, 일부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처럼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도 있다. 전자는 통쾌하고, 후자는 유쾌하다.  


새장에 갇힌 찌르레기를 빗대어 여러 물리적인 이유로 인간이 갖는 구속과 자유의 한계를 통감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열망하는 그의 모습에 공감하는 까닭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실은 잘 알지 못하는 '진정한 자유'를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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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통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9
정용준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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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하도록 훈련했다. 그 감정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슬펐다는 것을, 외로웠다는 것을, 화가 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  


동아
실망이 두려워 소망을 갖지 않고, 헤어짐이 두려워 만남을 피하는 사람. 만나면 또 만나고 싶은 끝없는 개미지옥이 지긋지긋한 사람. 소망을 품자마자 시작되는 결핍과 초조가 지레 두려워 혼자 있기를 택하는 사람. 그래서 상대가 누가됐든 그들이 떠나기 전에 먼저 다 떠나보내는 사람. 그러나 외로움에, 외로움을 달리는 일에, 감정을 숨기고 진심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말을 꼬아하는 것에, 지쳤다. 



얻기도 전에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기쁨을 온전히 느껴볼 새도 없이 불행을 두려워한다. 사랑이 오면 그 사랑이 떠날까 불안하고, 좋은 글을 쓰지 못할 바에도  안 쓰는 것을 택하는 비겁함이 수치스러워 회피하는 사람.   






 



'겨울통'은 한 번 걸리면 환부가 사라지는 병이다. 전신 겨울통에 걸리면 온몸이, 부분 겨울통에 걸리면 신체의 일부가 녹듯이 사라지고 만다. 하지에 발병하고 동지에 녹아내리는 병病. 


한순간에 눈독듯 사라진다는 것, 어쩌면 단절이 자연스러워진 세상에서 사라짐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입을 닫아버린 아이에게서 말言을 끄집어내는 것, 누군가의 웃음에 동화되고 그를 위해 애쓰는 것, 상대의 안심에 안도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사랑이리라.  


기적을 바라며 발버둥치는 인하의 노력이 무모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사랑 때문이다. 동아에 대한 사랑, 그리고 돌아오리라는 믿음. 독자는 어느새 인하와 함께 마음을 맞추며 그를 응원하게 된다. 문득, 상대에게 사랑하느냐고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정용준 작가의 소설을 대부분 좋아하지만  그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 있다. 그 소설만큼이나 『겨울통』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소설의 결말,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 눈밭에서 사랑하는 이와 포옹하며 상큼한 에이드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이러하려나.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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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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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소설 목록에 있는 『비올레뜨, 묘지지기』의 작가 발레리 페랭의 신작이다. 전작 못지않다. 


소설은 사랑과 연민, 그리움, 그리고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오르탕시아 요양원의 19호실 입소자인 아흔여섯 살 엘렌 엘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1인칭 화자 스물한 살 쥐스틴의 부모의 죽음에 대한 비밀, 그리고 익명의 거짓 제보자의 미스터리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개된다. 







 
소설 속에서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은 일요일에 면회객이 없는 요양원 입소 노인들을 일컫는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익명의 전화가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 사망 소식을 전한다. 그러면 부랴부랴 가족들이 찾아오고, 거짓이라는 사실에 한바탕 소동이 일곤한다. 쥐스틴은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는, 이제는 뒷방 늙은이가 되어 존재조차 부정당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다. 다음으로 미루면 그 이야기는 영원히 침묵 속에 갇혀버린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소설에는 엘렌에게만 존재하는 '갈매기'가 있다. 처음 죽기로 결심한 아홉 살 소녀에게 살아야할 이유가 되어준 상처 입은 새, 갈매기. 그 갈매기는 마지막까지 뤼시앵과 엘렌의 머리 위에 머문다. 엘렌은 뤼시앵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 아닌 감사라고 말하지만, 사랑이다. 감사한 마음만으로는 누군가를 그토록 그리워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살아있다고 믿기에 자신도 살겠다는 다짐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연신 두근거리며 읽은 소설이다. 엘렌과 뤼시앵의 서사에서는 눈물을 훔치기 바빴고, 늘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했던 '그'와,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 저지른 짓이 처절한 결과와 더 큰 상처와 죄책감으로 돌아와버린 다른 '그'가 안타까웠으며, 또다른 '그'의 비겁하고 파렴치한 짓에 화를 냈다가 종단에는 그의 비겁함까지 불쌍하게 여겨졌다.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졌을텐데, 그럼에도 사랑과 연민을 놓지 않는 쥐스틴이 마냥 애잔했다. 만약 옆에 있다면 깊게, 오래도록 안아주고 싶을만큼.  


그야말로 소설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한 작품이다.
삶을 써내려가는 것. 아무렴, 바로 이런 것이 소설이지. 
 



※ 도서지원

넌 한 번도 내게 사랑한다 말한 적 없지만, 내가 네 몫까지 널 사랑해.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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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을유세계문학전집 149
마이클 온다치 지음, 김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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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종전, 산 지롤라모 빌라에 상실을 안고 있는 이들이 머물고 있다. 아버지와 연인이 죽고 아이까지 유산한 뒤 사람들과 담을 쌓은 간호사 해나, 두 손가락이 잘린 카라바조, 의사의 길이 정해져 있었으나 반제국주의자인 형을 대신해 자원 입대한 후 영국으로 파병된 시크교도 인도인 청년 키르팔 싱, 그리고 역사, 지리, 문화, 예술 등 온갖 해박한 지식과 자신의 여행 경로를 머릿속에 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만 기억하지 못하는 수수께끼같은 남자 잉글리시 페이션트. 
 








 
이야기는 영국인 환자가 왜, 어떤 과정으로 전신 화상을 입은 채 이탈리아에 있는 영국군 병원까지 흘러들어왔는지를 따라간다. 소설은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두 남녀의 사랑과 네 인물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에서도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독자로서 갖는 가장 큰 질문은, 해나는 왜, 굳이 생존의 위험과 불편을 무릎쓰고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영국인 환자와 남는 것을 선택했냐는 점이다. 그녀는 영국인 환자를 만나기 전까지 1년 동안 거울을 보지 않았던 해나는 빌라에 남은 그때서야 거울을 본다.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알아보려고 애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전쟁 중에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을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싶다.  


전쟁의 끔찍한 참상과 억울한 죽음, 제국주의와 인종차별 등 눈여겨 볼 대목들이 있지만 이 작품은 분명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불륜이라 비난받을 알마시와 캐서린의 비극적 사랑, 끝나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지 못했던 남자의 고통은 지난 과거사처럼 흐르지만 여러 이유로 결실을 맺지 못했던 해나와 싱의 사랑으로 이어진다. 아마 이 소설이 무척 아름다우면서도 그 아름다운만큼 가슴이 아픈 건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죽음으로써 사랑을 끝낸 연인, 이별로써 사랑을 이루지 못한 연인. 거기에는 전쟁이라는 비극이 존재한다. 그런데 전쟁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그들 모두 만날 일도 없었을 거라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설을 다 읽고, 도대체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했다. 위에도 썼듯이, 시사적인 부분들이나 상징하는 바들이 있지만 일일이 따지고 의미를 찾기에 이 소설은 그들의 사랑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치도록 아름답다. (특히 각자의 삶을 살고 있으면서 서로를 그리워 하는 해나와 싱의 모습은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헛헛하다.)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는 것만으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다른 것들은 염두에 두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랄프 파인즈의 리즈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 소설과 영화는 조금씩 다른 점이 있다. 무엇보다 킵(싱)의 서사가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 아직 영화와 소설을 다 접하지 않은 독자라면 소설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전쟁을 관통한 그들의 사랑이 남긴 여운 덕분에 지금 나는 꽤 뭉글하다. 




사족 
불발탄 및 시한폭탄 처리 부대원의 수명이 10주였단다. 지식과 장비 부족으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했던 그들.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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