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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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스 2세와 보좌진은 봄이 되자 로마를 떠나 라미쿰 가도의 외곽에 있는 야영지로 이동했다. 군사적 경험이 전혀 없는 마리우스2세에게 충고를 해주는 자는 아무도 없었고, 조언은 커녕 전투가 불리해지면 도망칠 궁리부터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술라의 군대가 다가온다는 소식에 공포에 질린 마리우스 2세는 곧바로 후퇴 명령을 내리고, 후퇴 직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탈영병이 속출했으며, 술라의 병사들은 그들을 가차없이 학살했다. 더구나 프라이네스테로 다시 후퇴하는 동안 마리우스 2세는 주축군을 거의 다 잃었고, 선임 보좌관마저 달아났으며, 로마 이남을 다 잃었다. 



젊은 지휘관은 로마에 서신을 보내 로마 이남을 모두 잃고 프라이네스테에 피신해 있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현재 로마에서 술라를 지지하는 자들을 모두 제거하라고 이른다. 이는 곧바로 실행되어 마리우스 아들에 의해 또다시 포룸 로마눔에 사람들의 머리가 걸린다. 로마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  




'靑出於藍而靑於藍' 
역사적으로 돌이켜봤을 때 이 말이 부자관계에 있어서는 흔치 않은 것 같다. 마리우스 2세. 그야말로 어린시절부터 절대 권력자의 외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그래서 자만심은 있으나 무엇이 되고자하는 욕망은 없었던 사람. '마리우스'라는 이름에 얹혀 스스로를 아버지와 동일시했던 오만과 착각의 대가는 처절했다. 아버지를 존경했고 순종했으나, 아버지로부터 배워야할 것들을 간과한 것이 잘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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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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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다섯 번, 미국 화가 빈센트 디어링 씨의 집에서 그의 딸 줄리엣 디어링을 가르치고 있는 스물다섯 살 리지. 줄리엣의 학습 태도와 돌봄이 필요한 상황을 얘기하기 위해 빈센트를 찾아가 상담하던 중 의도치 않게 키스를 하게 되고, 이는 리지의 잠들어 있던 감정을 깨우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디어링 부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빈센트가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별의 수순을 밟는다. 2년 뒤 뜻하지 않은 사촌의 유산 상속 덕분에 부유해진 리지. 현재가 편안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라졌지만, 기쁨이 사라졌고 그 자리에 공허한 여백이 자리했다. 그녀는 이 공허함을 물질로 채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빈센트가 돌아왔다. 그들은 3년 만에 재회했다. 그리고 다시 3년 만에 드러난 진실. 리지의 선택만이 남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구속하고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리지, 자신의 불행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았던 빈센트. 끝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면 좋았을 것을.  읽다보니 우리 주변에서 크고 작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 소설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여인의 감정, 지나친 배려에서 오는 고통, 기다림과 혼란 등  이디스 워튼의 탁월한 심리 묘사다. 그나저나 앤도라, 나랑 안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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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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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만에 재회한 아우렐리아와 술라. 예전의 설레임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은 사라졌지만 서로에게 친구로서의 연민은 남아있는 두 사람은 짧은 재회를 아쉬워하며, 술라는 아우렐리아 일행의 목적지인 딸 리아의 남편인 퀸투스 페디우스가 있는 곳까지 안내할 부관을 붙여주며 로마로 돌아가라고 조언한다. 중년의 나이에 황폐해진 술라의 모습을 목도한 아우렐리아는 비로소 그에 대한 사랑ㅡ남편에게 느꼈던 사랑과는 다른ㅡ을 새삼 떠올리며 비로소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한 조각을 주었던 열정적이고 아름다웠던 남자와 진정한 의미의 작별이 될지 몰랐다. 



남편 브루투스의 정치적 성공에 야망이 있는 세르빌리아(드루수스의 조카딸). 사실 그녀가 남편의 출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정작 남편이나 자신이 아닌, 자신과 일체라고 여기며 집착하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였다. 극히 정치적인 사고의 소유자인 세르빌리아는 여느 원로원보다 더 정확하게 앞으로의 일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이 있었다. 카르보에게는 술라에 대적할 만한, 술라를 상대로 로마를 단결시킬 만한 힘이 있는 인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느새 마흔 살 중년이 된 아우렐리아, 어찌할 수 없는 트러블메이커이자 애정결핍 악동 소녀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세르빌리아. 2부에서부터 3부를 읽고 있는 지금까지 소설 속에서 속을 알 수 없는 이가 아우렐리아다. 어찌보면 진정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절제가 대단한 여성. 현명한 그녀가 카이사르 가문에 미친 영향이 절대적이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반면 부모의 무관심, 특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각별했던 세르빌리아는 남편조차 아버지와 똑같은 사람을 만났다. 그 삐뚤어진 결핍이 아들에게 향하는데,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거침이 없는 그녀가 여러면에서 위태롭기만 하다. 두 여성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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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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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베네벤툼에서 마주한 술라와 폼페이우스. 그런데 술라는 폼페이우스가 기억하던 모습이 아니다. 그토록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던 남자는 온데간데 없고,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월과 지병의 상흔이 가득한 채로 술에 취한 볼품없고 황폐한 남자였다. 동정심이라고는 1도 없는 폼페이우스가 술라를 보고 슬퍼하는 까닭은 아마 자신의 운명이 그와 엮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취하지 않은 술라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리고 역시 술라는, 술라다.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폼페이우스의 모든 것을 꿰뚫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 부족한 시간과 앞으로 벌어질 로마 진군이 야기할 문제점까지 계산하며 계획을 진척시키고 있었다.
 
 


평생 술라를 따라다니며 괴롭힌 피부병. 문득 술라가 가이우스 마리우스만큼 건강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피부병 때문에 술라는 더욱 신중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3부에서 만나는 술라는 타고난 재능에 더하여 경험으로 쌓인 원숙함과 인내심까지 장착했다. 로마를 갖겠다고 칼을 벼리지만 서두르지 않는 그의 모습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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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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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지역 주민 일부가 서기 8세기 중엽 해외로 나간 것을 기점으로 바이킹 시대가 시작됐다. 이들이 해외로 나간 이유에 대해서 연구자들은 정치적 변화가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고 추론한다. 지배층들의 권력 강화,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전이 더해져 바다로 시선을 돌렸을 것이라는 짐작해 볼 수 있다. 바이킹은 민족의 정체성이 아니라 특유의 삶의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떠돌아 다니며 약탈 공격을 하는 등 삶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적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러나 그들이 단순히 약탈자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광범위한 지역으로 팽창해 나가며 그 지역에 영향을 미쳤고 교역 활동에도 능했다. 
 
 
약 300년 동안 지속된 바이킹 시대가 저물고 북유럽 지역과 북해는 비교적 평화로웠고, 어업과 해상 교역도 순조롭게 발달했다. 청어와 대구 종류가 중요한 식량이 되면서 북유럽 어업 혁명이 일어났고, 교역이 살아난 것이다. 12세기에 북부 독일 도시 상인들이 북해의 오래된 해상 교역로들을 활성화시켰고, 이들은 스코틀랜드에서 러시아까지, 프랑스 북부에서 스칸디나비아 지역까지 상업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여기에 이웃 지역 상인들도 참여했는데, 이때 교역을 주도한 상인들과 도시들이 공동의 이해를 지키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한자 동맹을 형성했다. 모임 수준에 가까웠던 한자 동맹은 1300년 중엽에 이르러 한자 도시들의 동맹으로 격상하면서 한자 대표들이 이루어낸 결정은 동맹 전체 의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 동맹은 300여년 동안 지속되다가 1614년에 정식으로 한자 공동의 법령을 제정하지만 이 시기는 이미 한자 동맹이 쇠퇴기에 접어든 때였다. 
 
 


바이킹이 단순한 폭력성이 강한 약탈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상당한 넓은 범위까지 활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세력이 3백년이나 지속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교역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된다. 오래 전에 읽은 책에서 대구가 경제와 외교를, 즉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 문헌에도 이 부분을 짚는다. 문득 우리나라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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