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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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카톨릭 사제 도리포스는 세상으로부터의 은둔 대신 런던 중심가에 숙소를 얻어 기독교의 미덕(시중, 정의, 용기, 절제)을 실천하며 지냈다. 그는 서른 살에 신실한 우정을 나누었던 밀러 씨가 세상을 떠나자 죽은 남자의 열여덟 살 난 딸의 유일한 법적 후견인이 되었다.  


고故 밀너 씨는 카톨릭 소속이었지만 개신교를 믿는 여자와 결혼하면서 아내와의 약속대로 딸이 태어나자 아내의 종교를 따르게 했다. 그래서 그의 딸은 개신교 기숙학교에 맡겨졌다. 밀너 양은 기숙학교에서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기도 전에 부고를 듣게 됐다.   


밀너 씨는 딸이 얼마 동안이라도 후견인과 같은 집에서 머물면서 그의 지인과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은 딸은 슬픔에 경도되어 아버지의 유언을 말없이 따랐고, 시종들을 데리고 도리포스 신부가 거주하는 호턴 노부인 댁에 도착했다. 밀너 양이 머물게 되면서 수입이 늘고, 그녀의 시종들 덕분에 생활수준이 높아지니 노부인은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밀너 양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는 도리포스는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더구나 외모는 아름다우나 성정이 만만치 않다는 레이디 에번스의 말에 더 불편해졌는데, 때마침 방문한 힐그레이브 부인의 말은 사뭇 다르다. 오히려 그녀의 아름다운 성품에 외모가 가려질 정도라고 하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건지... . 



처음 만나는 작가이기에 자료를 좀 찾아봤다. 삶의 이력이 꽤 다이내믹하다. 작품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 없이 읽어볼 요량으로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시작부터 가독성이 좋다. 18세기 영국이 배경인데, 카톨릭 사제와 신교도 여성의 만남이라는 설정도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재미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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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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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굿우드, 그가 찾아왔다. 2년 후 다시 얘기하자는 반강제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굿우드가 자기를 비난하고 화를 낸다면 마음 편히 관계를 끝냈을 있을텐데, 그의 불필요한 자제심과 아량을 베푸는 듯한 태도 때문에 이사벨은 그와 자리가 더욱 불편해졌고, 화를 내는 사람은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이사벨 자신이었다. 굿우드가 돌아가고 이사벨이 울움을 터뜨린 이유는 뭘까? 



오즈먼드와 약혼한 이사벨. 도대체 왜?! 리디아는 이사벨이 오즈먼드와 결혼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당연하지!).  


여기까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리디아의 말처럼 마담 멀의 부추김이 많은 영향을 끼쳤고, 이 사실을 이사벨 본인만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리디아에게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은 오즈먼드가 돈도 명예도 지위도 없고 워버턴보다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물론 여러모로 이것도 타당하다), 그가 결혼의 목적에 이사벨이 아닌 이사벨의 재력을 우선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리디아는 돈, 명예, 지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대한 리디아의 충고가 명쾌하다. 오즈먼드가 돈을 갖기를 바란다면 그에게 돈을 주고 결혼은 다른 사람과 하라고. 이사벨은 오즈먼드와의 약혼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게 뭘까? 이때까지 묘사된 오즈먼드를 봐서는 이사벨의 말이 수긍이 가지는 않는다.  


굿우드도 별로지만, 오즈먼드는 더 싫다. 굿우드보다 더 강적이 나타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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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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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원 회의에서 이와 같은 사실과 정황을 얘기하지만, 의원들은 편지가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다. 마지못해 크라수스가 겨우 추가 조사 요청을 제안했을 뿐이다. 그리고 얼마 후 또다시 키케로가 동료 의원들에게 우스운 꼴을 당하고 있을 때 퀸투스 아리우스가 돌아와 술라의 퇴역병들이 에트루리아에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한다. 이 보고 사항에도 카틸리나가 그들의 배후라는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에트루리아의 반란 주동자로 지목된 백인 대장이 카틸리나의 피호민이라는 사실을 직시한 카툴루스가 키케로의 편에 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예상과는 달리 에트루리아는 조용했다. 키케로는 의심과 기대 사이를 오가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수석 집정관으로서 반란이 일어나도 문제였고, 반란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를 예견했던 자신의 입지를 생각하면 그것 또한 문제였다.  


마침내 11월 초하루, 프라이네스테를 시작으로 파이술라이, 카푸아, 아풀리아까지 적의 공격이 한꺼번에 터졌다. 키케로는 원로원을 소집했고, 마르스 평원에서 개선식을 기대하고 있던 퀸투스 마르키우스 렉스와 메텔루스 크레티쿠스에게 진군 명령이 하달됐다. 그리고 때를 맞춰 카틸리나를 대상으로한 고발장이 원로원에 도착한다. 



키케로가 자기의 조국과 수석 집정관이라는 직위를 생각했다면 사실 반란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야한다. 물론 입수되는 정보에 따라 반란이 명백히 예상되었기에 그는 제 할 일을 한 것이지만, 그 기저에는 국가와 시민의 안위보다는 귀족 혈통이 아니라는 피해의식과 어떻게든 성공하겠다는 그릇된 명예심이 더 컸음은 분명하다. 뿌리 깊은 혈통주의에서 애쓰는 그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모순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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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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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와 함께 여행을 마치고 피렌체에 돌아온 이사벨. 그녀가 가든코트에 처음 방문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났다. 그녀는 자신이 2년 전보다 지혜롭고 인생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 사이 이사벨의 언니 릴리는 뉴욕에서 건너 와 유럽에서 동생과 함께 다섯 달을 보내고 돌아갔다. 이사벨은 언니가 돌아간 후 마담 멀과 석 달간 그리스와 터키, 이집트를 여행했다. 그녀는 마치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물을 찾듯 빠른 속도로 여행을 이어갔다. 마담 멀이 그녀를 따라가기에 힘이 부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마담 벌은 말벗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이사벨이 부담하는 여행 경비에 충분히 상쇄했다.  

석 달 간의 여행을 통해 이사벨은 마담 멀에 대해서 더 알게 됐고, 그녀가 자신과 다른 도덕적, 사회적 분위기의 산물이며, 그래서 본질적으로 마담 멀이 자신과 다른 도덕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확신으로 마담 멀에게서 때로는 잔인함이나 정직에서 벗어난 거짓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사벨은 그리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로마에 머물렀다. 며칠 후 길버트 오즈먼드가 로마를 방문했고, 마담 멀의 집에서 머물렀던 이사벨은 어쩔 수 없이 그와 매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3주 후 이사벨은 혼자 리디아가 있는 팔라초 크레센티니로 떠났고, 랠프는 케르키라 섬에 있어서 그곳에는 이모 혼자 있었다. 그녀는 1년이 다 되도록 랠프를 보지 못했다. 


여행을 통해서 견문과 경험이 쌓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 부족할 것 없는 여행이 그녀의 성장에 얼만큼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마담 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호의적인데 과연 그녀가 추후 이사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어째든 이사벨도 보통은 아니다. 능구렁이같은 마담 멀한테 한마디도 지지 않는 걸 보면. 그래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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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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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틸리나가 군대를 모집하기 위해 가이우스 만리우스를 파이술라로 파견했다. 키케로는 정보를 얻기 위해 모병에 지원해 잠입을 지시해 병사 한 명을 파이술라로 보냈다. 문제는 명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파이술라 뿐만 아니라 에트루리아에서도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손에 잡히는 정보가 없었다. 배타적인 에트루리아인의 특성상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들어오는 정보라고는 에트루리아와 아풀리아의 경제 불황과 극심한 가난에 대한 내용이 전부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키케로는 어느 늦은 밤에 찾아온 크라수스에게서 희망이 보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크라수스의 집 앞에 놓인 발신자 없는 편지 더미가 키케로의 의 희망이 되었다. 편지들의 주된 내용은 혁명이 곧 로마를 덮칠 거라는, 그러니 군사를 조직해 파이술라를 침공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편지에는 교묘하게 반란의 주동자에 대한 직접적인 명시가 없어 카틸리나에게 공개적으로 혐의를 제기할 수 없었고, 로마 내에 연루된 자에 대한 언급 또한 없었다. 



그럴듯한 군사적 경험이라고는 1도 없는 키케로에게 군사적 반란이라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셈이다. 이래서 집정관 자격의 필수 요건이 군사 경험인 건 필연적이거늘, 그런 면에서 키케로는 자격 미달인 건 분명하다. 국경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집정관 한 명은 군장을 하고 전쟁터로 떠나야하는데, 키케로가 군장을 갖춰 말을 타고 전쟁터로 떠나는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애처로울 지경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 



그나저나,
드디어 '옥타비우스'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지금 등장하는 옥타비우스는 카이사르의 조카딸 아티아의 남편. 점성술사는 이제 막 태어난 옥타비아누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거라고 예언했다. 아티아의 아들 옥타비아누스는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듯 카이사르의 후계자요,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가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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