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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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5002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진영 작가님의 두번째 단편집. 초창기의 날카로움과 어두움과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다. 이정도로 강하게 쓰는 한국작가님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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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내세 민음사 모던 클래식 7
러셀 뱅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N25001 버스사고로 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당한 비극적인 사고, 그리고 이와 관계된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숨겨진 사연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누군가에게는 비극이 누군가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과 한번 파괴된 관계는 예전처럼 회복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해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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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1-13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달콤한 내세‘ 저는 오래 전 영화로 봤는데 단번에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원작이 있었군요

새파랑 2025-01-14 07:17   좋아요 1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작품이 영화로도 있군요. 책을 읽으면서 사연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내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거 같아 더 무서웠습니다....

희선 2025-01-14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달콤한 내세인데 그렇게 달콤한 이야기는 아닐 듯 싶네요 죽은 다음 이야기가 나오는 건지... 숨은 사연이 나오는군요 사람 사이는 한번 틀어지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5-01-14 07:21   좋아요 1 | URL
영어 제목이 The sweet Hereafter 인데 이걸 달콤한 내세라고 번역하는게 맞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목이 좀 역설적인 느낌? 영화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서곡 2025-01-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영화 ‘달콤한 내세‘에 지금은 감독 겸 각본가(오스카 각색상도 탔어요)로 더 알려진 캐나다 여배우 사라 폴리가 나와요...폴리는 앨리스 먼로 마거릿 애트우드 미리엄 테이브스 등 자국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영상화했지요 반 남은 이 달 새해 1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새파랑 2025-01-16 18:18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남은 1월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역시 김연수작가님. 사랑의 정의에 대한 명쾌하고 유쾌한 답을 주는 작품.

하지만 사랑이 끝나면 이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다. 사랑의 종말이 죽음으로 비유되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사랑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원래의 자신으로 되돌아가는데. 그러면서 무한히 확장됐던 ‘나‘는 죽어버린다. 진우의 말처럼 한번 끝이 난 사랑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음은 비가역적인 과정이다. 사랑의 종말도 그와 마찬가지다. 확장이 끝난 뒤에는 수축이 이어지게 된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우주 전체를 품은 수 있을 만름 확장했던 ‘나‘는 원래의 협소한 ‘나‘로 수축된다. 실연이란 그 크나큰 ‘나‘를 잃어버린 상실감이기도 하다. - P43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었지만, 모든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 P44

기억이 아름다율까. 사랑이 아름다율까? 물론 기억이다. 기억이 더 오래가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사랑은 두사람이 필요하지만, 기억은 혼자라도 상관없다. 사랑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덧정을 쏟을 곳은 기억뿐이다. - P105

사랑했던 기억만은 영수증처럼 우리에게 남는다. 한때 우리가 뭔가를 소유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증거물. 질투가 없는 사람은 사랑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이 없는 사람은 사랑했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가 없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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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권 읽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에 실패해서 2024년 올해는 꼭 100권을 읽어보자고 연초에 마음 먹었지만...올해도 실패했다. 올해는 그래도 핑계가 있었던게 근무지를 옮기고 바쁜곳으로 간 첫 해에다가 장기간 출장도 있어서 시간이 정말 없었다. 그래도 나름 91권을 읽어서 뿌듯하다. 목표치의 91% 달성이다.



독서에 있어서 중요한건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살아보니 양을 무시하긴 쉽지 않더라.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북플 및 서재활동을 거의 못한게 아쉽기는 하다. 2025년에는 북플 및 서재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2025년에는 반드시 100권 이상을 읽어야 겠다.



월별로 좋았던 책을 1권씩만 선쟁해 본다면...



1월 : <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나의 최애 작가 중 한명인 보뱅의 대표작. 보뱅의 작품중 나의 최애 작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보뱅의 책을 추천한다면 1순위로 하고 싶은 작품. 이책을 읽고 나서 자유롭게 산다는게 어떤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고, 루시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내려놓으면 편하다. 잘 안되긴 하지만...



2월 : <사라진 것들> 엔드류 포터

2024년에 발표된 외국문학 중 나에겐 <사라진 것들>이 단연 최고였다. 초판으로 구입한 나 자신에게 칭찬하고 싶다.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공감할만할, 그리고 숙고할만한 단편들이 한가득이다.



3월 : <오로라> 최진영

2024년에 나의 최고의 성과는 최진영 작가님과 김연수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는 거다. 한번 빠지면 전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책도 열심히 모아서 읽고 있다. 언젠가 다시 책탑을 정리해봐야 겠다. 최진영 작가님 작품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라고 하면 단연 <오로라> 다. 



4월 :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김연수 작가님은 장편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단편이 더 좋았다. 특히 <너무나 많은 여름이>는 그냥 읽으면서 힐링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장편인 <내가 누구든..> 이랑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내용도 좋고 구성도 좋았지만 쉬운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5월 : <어둠의 심연> 조지프 콘레드

예전에 민음사판 <암흑의 핵심>으로 읽었는데 이번에는 을유출판사판으로 다시 읽었다. 다시 읽으니 확실히 이해가 잘되었다.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었다는...



6월 : <허클베리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어린시절 축약본으로 읽었던 이 책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었는데, 괜히 마크 트웨인이 유명한게 아니었다. 이거 너무 재미있잖아. 로드 무비를 보는 기분이었다. 모험이란, 자유라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작품.



7월 : <8월에 만나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르케스의 마지막 작품이라는데 뭐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다소 짧은 분량에 내용 자체도 황당하지만, 흡입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마르케스 아니면 어느 누가 쓸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8월 : <고요한 돈 강> 미하일 숄로호프

숄로호프의 역작~  <전쟁과 평화>에 전혀 밀리지 않는 전쟁문학의 끝판왕이다. 러시아 혁명기에 카자크인들을 대표하는 ‘멜레호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대하소설인데, <전쟁과 평화>가 귀족 지배계층의 이야기여서 고급진 느낌이라면, <고요한 돈 강>은 정반대로 서민적이여서 날것의 느낌이 강하다. 올해 가장 뿌듯한 일이 <고요한 돈 강>을 완독한 거다.  (완전 벽돌책인데 3권짜리임.) 리뷰를 쓰고 싶었으나 너무 장기간에 걸쳐 읽어서 못썼다. 꼭 재독 삼독이 필요한 작품.



9월 : <사랑의 갈증> 미시마 유키오

사랑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많은 감정들이 숨어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작품. 사랑은 타인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질투를 동반하며, 좋은 순간도 있지만 오히려 괴로운 순간이 더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사랑의 갈증을 느낀다. 아닌걸 알면서도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10월 : <청춘>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 너무 유명해서 그렇지 그의 다른 작품도 좋은게 많다. 그리고 아직 못읽은 그의 작품이 남아 있어서 너무 좋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들을 모은 작품. 청춘은 푸르기 보다는 방황이지 않을까? 이런 기획작품 너무 좋다.



11월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변의 카프카> 개정판이 새로나와서 소장용으로 구매해서 읽었다. 1Q84  처럼 합본으로 나왔으면 했는데 아쉬웠지만, 다시 읽은 <해변의 카프카>는 역시 좋았다. 말이 필요없는 작품



12월 :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 에벌린 워

처음 읽은 에벌린 워의 작품이었다. 종교가 사람과 사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맹목적인 믿음이라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왜 사랑은 그렇게 변하는건지,  아주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명작~!!



2024년도 정말 얼마 안남았는데, 모두 마무리 잘하시고 2025년도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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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2-30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2024년에 책을 아흔한권 만나셨군요 백권은 채우지 못했다 해도 즐겁게 보신 듯하네요 이틀 남았습니다 새파랑 님 별 일 없이 마지막 날까지 보내시고 새해 즐겁게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4-12-31 07:18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벌써 2024년 마지막날이네요. 마무리 잘하시고 2025년 새해 잘 출발하시길 바라겠습니다!!!

Jeremy 2024-12-31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91권이나 읽으셨군요!

전 초반엔 거의 100권 정도 너끈히 읽을 기세였는데...
그래도 12월 16일까지 88권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겨울 방학이라서 아들이 집에 돌아오면 아들 먹여살리랴
같이 놀아주랴 책 읽을 시간이 다 날아가 버리거든요.
그래도 올해 역시 종이책은 거의 150+권 이상 사서 쟁인 건 뿌듯!

2025년 새해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축복받은 한 해가 되시길!

새파랑 2025-01-02 07:40   좋아요 0 | URL
2025년 첫 근무일입니다 ㅋ 어제 일출도 보고 그랬는데 ~ 전 요새 책 둘곳이 없어서 구매는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ㅎㅎ Jeremy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24-12-31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책들도 제목이 여럿 보이네요. 올해도 책 진짜 많이 읽으셨네요.
새파랑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5-01-02 07:40   좋아요 0 | URL
여러 책이 보인다니 반갑네요. 벌써 새해하고 다음날입니다 ~!! 서니데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희선 2025-01-01 0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 새해가 왔네요 몇 시간 전은 2024년이었다니, 음력으로는 아직 2024년이군요 이번 설은 일월에 있더군요 설이 빨리 지나갈 것 같습니다

새파랑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 읽고 싶은 책 많이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5-01-02 07:42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2025년에는 24년보다 좋은 일이 많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원하시는거 다 이루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길 바라겠습니다~!!!!

moon 2025-01-03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좋은 책 많이 읽고 소개해주세요!

새파랑 2025-01-04 10: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moon님도 2025년에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도 많이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스파피필름 2025-01-05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벼운 마음>, <사라진 것들> 어서 읽어야겠어요. 새파랑님 늘 책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올해도 좋은 책들 많이 만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파랑 2025-01-06 08:05   좋아요 0 | URL
위의 두작품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시다 ㅋ 올해는 작년보다 독서환경이 더 좋을거 같습니다~!! 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초록비 2025-01-07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시네요! 목록에 올려주신 책도 다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못읽어본 책이 더 많네요. 덕분에 용기 백배하여 담아갑니다.

새파랑 2025-01-07 08:17   좋아요 1 | URL
저도 아직 못읽은 책들이 너무 많습니다 ㅋ 2025년에는 초록비님 더 많이 읽으일거라 확신합니다~!! 즐거운 독서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5-01-09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니 저도 2024년 독서 정리를 하고 싶네요^^

달 별로 꼽아주신 책 중에 본 책은 <해변의 카프카>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밖에 없네요ㅎ

25년도 즐거운 독서하시길 바라며^^

새파랑 2025-01-09 16:48   좋아요 1 | URL
글을 자주 못써서 이렇게 종합해서 한번 써봤습니다~! 해변의 카프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하루키 작품입니다~!!!

고양이라디오님도 25년 즐거운 독서 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5-01-09 22:48   좋아요 1 | URL
오오 그런가요? 전 하나 고르기 어렵던데

해변의 카프카 저도 무척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하루키를 처음 만나게 해준 소설^^

새파랑 2025-01-10 08:06   좋아요 1 | URL
사실 고르기가 대단히 어렵긴 하죠.. 작품마다 다 매력이 달라서 ㅋ 전 처음 만난게 ‘세계의 끝‘ 이었는데 ㅋ 이것도 세종류로 가지고 있어요 ㅋ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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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김연수 작가님의 책을 몇권 읽지는 않았지만 읽을때마다 따뜻함을 느꼈는데 내가 최근에 읽은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 라는 단편집에서도 작가님의 따뜻함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제목부터 회상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수록된 작품 모두 어린시절과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 들이었다.


모든 작품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자전적 이야기가 확실한 <뉴욕제과점>이었다. 올해 내가 읽은 단편중 이 단편보다 인상깊은 단편을 찾아내라고 한다면, 글쎄, 아마 없을것 같다.


줄거리는 등단해서 이제 작가라는 명함을 가진 김연수 작가님이 지금은 없어진 ‘뉴욕제과점‘ 아들이었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제과점 아들로 살아가면서 받았을 부러움, 하지만 실제로는 빵을 마음껏 먹지 못했던 사실들, 아픈 어머니 대신 팥빙수를 만들었던 일, 그리고 뉴욕제과점이 이제는 사라지고 국밥집으로 바꼈다는 이야기까지 누구나 경험해봤을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을 감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게다가 이야기 속 문장들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대단히 묵직하다. 자전적 소설이어서 더 진실되게 다가왔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뭔가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그다음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P.104(뉴욕제과점)



나에게도 작가님처럼 어린시절의 기억이 있다. 생겨나는걸 보진 못했지만 사라지는건 봤던 것들, 나만의 추억의 장소들, 더이상 현실에는 없는 것들, 다시는 만나기 힘든 사람들. 어느덧 새로 얻어지는 것보다는 사라지는 것이 많은 나이가 되다보니 기대보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왜 영원할거라 생각했는지, 왜 영원할 수는 없는건지, 왜 소중한건 더 빨리 사라지는 건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작가님은 이 작품에서 독자에게 이야기한다,다 그런거라고,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많은 불빛(추억)보다는 조금만 있으면 된다고,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존재한다고,어차피 인생은 그런게 아니겠느냐고 말이다.


오늘도 찬찬히 내가 간직하고 있는 불빛들을 하나씩 꺼내봐야겠다. 그리고 ‘아니겠냐‘와 ‘아니겠느냐‘의 차이도 생각해봐야겠다.



Ps. 이 책을 읽고 나서 얼마후에 전람회의 서동욱님이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 했다는 뉴스를 봤다.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오랜 친구가 떠난것 같은 공허함을 느꼈었다. 전람회 1집때부터 앨범도 사고 좋아했었다. 그가 부른 <마중가던길>, 듀엣으로 불렀던 <그대가 너무 많은>, <떠나보내다>, 그가 작사한 <하늘높이>. 다시 이 노래들을 들으면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시절의 불빛들을 떠올려봤다. 부디 다른 세상에서는 아픔없이 행복하시기를 바래본다. 그동안 아주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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