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3015

언니네 이발관과 이석원 작가님을 좋아한다. 북플에서 자주 썼었는데, 특히 언니네 이발관을 너무 많이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 언니네 이발관이 처음 데뷔앨범을 냈을 때부터 좋아했다.


2집은 더 좋았다. ‘유리‘랑 ‘어제만난 슈팅스타‘는 아직도 자주 듣는다. 그리고 ‘너의 비밀의 화원‘은 힘들때마다 찾아 듣는다.


3집도 좋았다. ‘헤븐‘의 키보드, 힘들었던 2002년을 떠오르게 하는 ‘2002년의 시간들‘ 너무나 아련한 ‘언젠가 이발관‘ 까지 명곡들이 다수 실려 있다.


5집인 ‘가장 보통의 존재‘는 뭐 공인된 명반이니 생략하기로 하고...


마지막 앨범인 6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다. 가장 힘든 시절에 들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5집 보다도 6집이 더 좋았다. 6집만 들으면 힘들었던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면 4집은...사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2집에도 실려있지만 4집에도 실려있는 곡인 ‘꿈의 팝송‘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이지만, 다른 곡들은 그렇게 손이 잘 안가더라. 그 4집 앨범의 타이틀이 바로 이번에 이석원 작가님이 낸 책과 같은 제목인 <순간을 믿어요> 다.


이번에 이석원 작가님이 하필 신간의 제목을 <순간을 믿어요>로 하다니 나에게 있어서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걸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석원 작가님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띠지에도 그렇게 쓰여있고, 일단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성이 아주 비슷하다. 그래서 읽는 재미는 확실하다. 이석원 작가님 특유의 문체와 특이한 내용, 다음 페이지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구성까지 여전히 좋다.


하지만...전반적인 내용이 너무 따듯하고 착해서(?) 그런지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나는 좀 다크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막 강추는 못하겠지만, 이석원 작가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에 있는 작가님 특유의 문장은 너무 와닿았다.

˝평생을 지고 또 지고 지겹게 져서
이제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승부밖엔
남지 않은 어느 보통 사람의 이야기.˝

˝사랑이란 둘이 비슷하게 시작할 수는 있어도
동시에 끝낼 수는 없는 법.
그게 이 행위의 문제라면 가장 큰 문제다.˝

˝예민한 사람의 머릿속은 좀처럼
마음의 평화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갑자기 찾아온 만큼
또 불쑥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까 봐.˝




이 책에 실린 이야기가 실제인지, 실제를 가미한 허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이기를 바래본다.


ps. 작품의 중간에 알라딘을 까는(?) 문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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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4-03 2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니네이발관 인생의 별이랑 나를 잊었나요 좋아해요ㅎㅎㅎ그런데 이상하게 이석원 글은 안 좋아해요 노래가 더 좋음 밴드 왜 그만뒀어 하고요…ㅋㅋ새파랑님 찐팬심 알라딘 이웃 중에 모르는 사람 없을 것 같아요 ㅋㅋㅋ알라딘 까는 문장 궁금한데 옮겨주시지ㅋㅋㅋ(제목에 밤 들어가는 책 표지에 진짜로 먹는 밤 그려놓고 싶어했다는 거 보고 아…난 이석원 못 읽어 새파랑님은 못 잃지만 난 못 읽어…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04-03 22:30   좋아요 2 | URL
인생의 별이랑 나를 잊었나요도 너무좋죠~! 제 마음은 브로콜리 보다는 이발관이 조금더~!! 이발관 해체할때 너무 슬펐습니다 ㅋ

열반인님 덕분에 다시 책을 찾아보니

˝사람들은 넷플릭스 등 더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보느라 그런지 안 그래도 외면하던 책을 더욱 보지 않았고, 그나마 남은 독자들도 기업화된 중고 서점들이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었다. 중고 책은 백만 권이 팔려도 작가와 출판사에 겐 단 일 원도 돌아가지 않는다.˝ 요렇게 써있더라구요. 이거 알라딘 말하는거 아닌가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3-04-03 22:55   좋아요 1 | URL
아 이거 저 같이 중고책 좋아하는 그지 독자 까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나랑 이석원 안 맞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3-04-03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석원 작가는 잘 몰라요.
함 찾아봐야겠네요.
알라딘에 대한 얘기 궁금해요.^^;;

새파랑 2023-04-03 22:33   좋아요 2 | URL
위에 댓글로 썼는데 알라딘 말하는거 같았습니다 ㅋ 아닐수도 있지만~!! 이석원작가님 그래도 인기 많은 작가님이십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보통의 존재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음악도 엄청 좋아요 ^^

은하수 2023-04-03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래도 책도 모두 너무 좋아합니다.~~
너무 반갑네요^^

새파랑 2023-04-04 06:42   좋아요 2 | URL
은하수님도 좋아하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계속 읽을수 있다는건 기쁜일인거 같아요 ^^

거리의화가 2023-04-04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6집을 가장 좋아해요. 언니네 이발관 음반들을 모두 들은 것은 아니지만^^; 6집 들을 때 뭣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ㅎㅎㅎ
이제는 가수가 아니라 작가로 자리잡으신 것 같아 추억이 되었네요. 저는 아직 책으로는 접해보질 못했어요. 새파랑님은 진정한 팬이 맞으신듯!^^

새파랑 2023-04-04 19:44   좋아요 1 | URL
역시 거리의 화가님 음잘알 이시군요~~!! 6집 너무 좋습니다. 특히 비올때 들으면 딱 좋은거 같아요. 책도 꼭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레삭매냐 2023-04-04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래 전에 한참 음악
들을 적에 시디로 구한 기억
이 납니다.

또 요상한 이름의 밴드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
네요. 언니네 이발관하고
결을 같이 하는 그런 밴드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물감 2023-04-04 12:07   좋아요 3 | URL
혹시 스웨덴 세탁소 말씀은 아니실지...

새파랑 2023-04-04 19:45   좋아요 0 | URL
델리 스파이스가 그때 활동하긴 했었는데 그 팀 아닐까요? ㅋ

그시절 인디음악이 참 좋았습니다 ^^

페넬로페 2023-04-05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까는 얘기 궁금해요.
언니네 이발관과 이석원 작가 둘 다 잘 모르는데 음악 듣고 책도 읽어야 할 듯요^^

새파랑 2023-04-05 07:33   좋아요 1 | URL
맨위에 댓글로 남겼습니다 ^^
전 책보다는 음악이 더 좋더라구요~!! 비오는날은 6집이 딱 입니다 ㅋ

han22598 2023-04-05 0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이발관..추억 돋네요.
언니네는 인디인데 너무 알려지면서 전 시들해졌어요. ㅋㅋ
희한하게 유명해지면 전 시큰둥해지더라고요 ㅎ

새파랑 2023-04-05 07:35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는 언니네 이발관 듣는 사람이 없었어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마지막 6집 앨범 추천합니다 ㅋ 완전 좋아요 ^^

희선 2023-04-06 0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니네 이발관 <순간을 믿어요>를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그전에 조금 알았지만, 마침 그때 4집이 나와서... 5집은 못 듣고 마지막 6집은 들었군요 몇 번 못 들었어요 저는 예전에 소설 봤군요 《실내 인간》... 다른 책을 못 봤어요 다른 건 산문이면서 소설 같다고 한 말은 봤어요 이것도 그럴 것 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3-04-06 06:49   좋아요 1 | URL
희선님은 4집부터 들으셨군요 ㅋ 이 책도 소설같은 산문 맞습니다~!! <실내인간> 보다는 다른 책들이 더 좋았던거 같아요 ^^